판시사항
가. 술에 취한 자가 기를 부축하고 있는 자를 7, 8회 구타하였다는 진술의 신빙성
나. 가해행위를 한 것 자체가 불분명한 자에 대한 상해죄의 동시범으로 의율가부
판결요지
가. 피고인(갑)이 술에 취하여 쓰러지려고 하는 것을 피해자가 부축하여 서있는 상태였다면 술에 취하여 몸을 잘 가누지 못할 정도의 위(갑)이 피고인(을)의 가해행위에 가세하여 자기를 부축하고 있는 피해자의 얼굴을 7, 8회 때리는 등 폭행에 가담하였다고 함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나. 상해죄에 있어서의 동시범은 두사람 이상이 가해행위를 하여 상해의 결과를 가져올 경우에 그 상해가 어느 사람의 가해행위로 인한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면 가해자 모두를 공동정범으로 본다는 것이므로 가해행위를 한것 자체가 분명치 않은 사람에 대하여는 동시범으로 다스릴 수 없다.
참조조문
가. 형사소송법 제308조 나. 형법 제263조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1심은 피고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피해자 가 말렸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은 이마로 위 피해자의 얼굴로 1회 받은후 얼굴과 가슴을 5, 6회 때리고, 피고인 2는 이에 가세하여 주먹으로 위 피해자의 왼쪽 뺨을 1회 때렸으며 피고인들중 한 사람이 그곳에 있던 깨진 유리병 조각을 들고 위 피해자의 코를 내리 찍어 47일간의 치료를 받아야 할 비골개방성골절상을 입게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들을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죄로 다스리고 있다.
2.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가해행위가 과연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피고인들 자신의 주장과 위 피해자의 진술 외에 그 진부를 가릴만한 목격자의 진술 등 다른 증거가 없는데 위 피해자의 진술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피해자 에 대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진술조서(수사기록 제12, 13정)에 보면, 위 피해자는 " ...술에 취하여 쓰러지려고 하는 피고인 2의 허리를 양팔로 쥐고 있는데 별안간 피고인 1이 이마로 저의 좌측 머리부위를 1회 박치기하고 재차 저의 양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이마부위로 저의 좌측눈부위를 1회 박치기하여 제가 피고인 1의 가슴을 밀어내니까 피고인 1이 양주먹으로 저의 배부위를 5대, 얼굴부위를 5대 가량 때리자, ... 피고인 2가 양주먹으로 저의 얼굴부위를 7, 8회 때릴 때 저도 반항하느라고 양주먹을 휘두르다가 그곳에서 맞아 죽을 것 같아 약 2, 3미터 도망가려고 하는데 성명 미상자가 다가와 양주먹으로 얼굴부위를 3, 4회 때리는 순간 위 피고소인 3명중 1명이 유리병을 들고 저의 코부분을 1회 찍어 저는 이때 그 자리에 쓰러져..." 라고 진술하고 있다.
우선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2는 술에 취하여 쓰러지려고 하는 것을 피해자가 부축하여 서있는 상태였음이 엿보이는데, 이와 같이 술에 취하여 몸을 잘 가누지 못할 정도의 위 피고인이 피고인 1의 가해행위에 가세하여 자기를 부축하고 있는 피해자의 얼굴을 7, 8회 때리는 등 폭행에 가담하였다고 함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2) 뿐만 아니라 그후 위 피해자는 피고인들에 가세하여 피해자를 공격한 제 3 자가 위 진술내용과는 달리 뒤에서 피해자의 등을 주먹으로 때렸다든가(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지동준에 대한 진술조서중 대질신문부분, 수사기록 제46, 47정, 피고인 1에 대한 피해자신문조서중 대질신문부분, 수사기록 제86, 87정) 또는 등을 발로 찼다는 등(검사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 수사기록 제133정)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고, 또 유리병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찍은 행위에 관하여도 처음에는 피고인들과 성명 미상인의 3명중 누군가가 찍은 것이라고 진술하다가 그후 피고인들 2명중 한 사람이라고 진술을 바꾸고 있다(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제 3 회 피의자신문조서중 대질신문부분, 수사기록 제100, 101정 및 검사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 수사기록 제133정).
위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내용 자체가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범행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바, 위 피해자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던 중 도망가려고 2, 3미터 가량 물러서다가 제 3 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순간 흉기로 얼굴을 맞았다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도 구타당할 당시에 피고인들이 서 있던 위치와 피해자가 물러서다가 제 3 자로부터 공격을 당한 위치를 비교하고 피해자가 제 3 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순간에 피고인들이 흉기로 피해자의 얼굴을 찍을 수 있는 위치와 거리에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기 전에는 위와 같은 피해자 진술만으로 흉기에 의한 공격이 피고인들 두 사람중 한 사람의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상해죄에 있어서의 동시범은 두 사람 이상이 가해행위를 하여 상해의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 그 상해가 어느 사람의 가해행위로 말미암은 것인지 분명치 않다면 가해자 모두를 공동정범으로 보자는 것이므로 가해행위를 한 것 자체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 동시범으로 다스릴 수 없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피고인들이 주먹이나 이마로 피해자를 구타한 것이 피해자 주장과 같이 인정된다면 이 점에 대한 죄책을 면할 수 없겠지만, 만일 흉기로 피해자의 얼굴을 찍은 것이 피고인들중 어느 한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라면 피고인들 및 제 3 자 상호간에 의사의 연락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흉기에 의한 상해행위 부분까지 그 죄책을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고 이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