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중 일방은 실지거래가액, 타방은 환산가액에 의한 양도차익 산정의 적부
나. 과세자료전 등이 은닉되어 있음을 발견한 세무공무원이 이를 양성화하여 과세처분되도록 조치하지 않은 경우와 직무유기죄의 성부
판결요지
가. 양도차익을 산출함에 있어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은 다같이 실지거래가격에 의하든지 또는 다같이 시가표준액에 의하여야 하고 어느 하나를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면서 다른 하나를 시가표준액에 의할 수는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포탈세액을 산출함에 있어 임야의 취득가액은 그 실지거래가액인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하면서 양도가액을 불분명하다 하여 구 소득세법시행령(1982.12.31 개정전) 제170조 제3항 , 동법시행규칙 (1983.2.28 개정전) 제82조의 2 제2항 및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환산한 가액을 기준으로 하였음은 양도차익계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이 세무서 소득세과 재산세계에 근무하면서 과세자료처리 및 정리등 사무를 취급하였는데 같은 계 근무직원인 소외(갑)의 책상서랍속에 공동피고인(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자료전들이 은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그 당시 피고인이 위 과세자료들을 자료대장에 등재할 직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업무의 보조업무에 해당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또 위 자료전의 은닉이 위 (을)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의적 은닉이라는 사실과 위 (을)이 주민등록을 여러차례 옮겨 전출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위 (갑)으로 하여금 위 자료전을 조속히 처리함으로써 세원을 양성화하여 국가의 적정한 조세징수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며 동 의무는 단순히 윤리적, 추상적인 직무를 넘어선 구체적인 직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갑)에 대하여 위 과세자료를 자료정리부에 등재하여 자기에게 넘겨 달라고 촉구만 하고 그대로 이를 방치하였다면 직무유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다.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안병수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먼저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거시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방위세를 포탈하려고 세무공무원인 공소외 1에게 청탁하였고 공소외 1이 위 청탁을 받아들여 제 1세무서 근무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양도소득세 등에 관한 자료전을 은닉토록 하여 조세부과징수를 곤란케 한 사실을 인정하고 동 피고인의 양도소득세 및 방위세포탈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는 있는 바, 원심판결 이유설시의 각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고 동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앞서 본바와 같은 부탁을 하고 그 결과 조세부과에 관한 자료전이 은닉되어 그 부과징수가 곤란하게 되었다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부탁행위는 조세범처벌법 제9조 소정의 부정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소론이 지적하는 당원의 판례들은 모두 위와 같은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없는 경우에 관한 것들로서 이 사건과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달리하여 이 사건에 적절한 선례가 되지 못한다. 논지는 이유없다.
다음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1이 포탈한 양도소득세액을 금 43,040,136원, 방위세액을 금 8,608,021원으로 각 판시하고 있는데 원심판결의 별지 및 제1심 법원에 제출된 공소장 변경신청서의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동 피고인이 양도한 이 사건 임야의 취득가액은 실지취득가액인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양도가액은 불분명하다 하여 이 사건 양도당시에 시행되던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 동법시행령 제170조 제3항 , 동법시행규칙 제82조의 2 제2항 ,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환산한 가액으로 하여 양도차익을 산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위와 같은 포탈세액을 산출하였음이 명백한 바, 양도차익을 산출함에 있어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은 다같이 실지거래가격에 의하든지 또는 다같이 싯가표준액에 의하여야 하고 어느 하나를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면서 다른 하나를 싯가표준액에 의할 수는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당원 1980.7.8선고 80누95 판결 참조) 원심이 이 사건 포탈세액을 산출함에 있어 위 임야의 취득가액은 실지거래가액인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하면서 양도가액을 불분명하다 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환산한 가액을 기준으로 하였음은 양도차익계산에 관한 위와 같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동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양도하고 이에 관한 양도차익예정신고나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그 실지양도가액이 불분명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을 모두 기준싯가에 의하여야 한다 할 것인데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이를 계산하면 부과될 양도소득세액은 금 49,157,364원이 되고 방위세액은 금 9,831,416원이 되므로 양도소득세액이나 방위세액 모두가 원심인정포탈세액보다 많아 피고인에게 오히려 불이익한 결과가 되므로 피고인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심판결을 파기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논지는 이유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이유 거시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종합검토해 보면, 피고인 2는 세무주사보로서 1980.11.1부터 1981.4.30까지 사이에 제1세무서 소득세과 재산세계에 근무하였고, 당시의 동 피고인은 제1시 도당동, 소사동등 5개동과 제1군 삼산면등 6개면 지역에 해당하는 과세자료에 관한 부과징수, 감면사무와 상속세, 증여세에 관한 사무 등을 담당하였고 특히 1980.12.16경부터 1981.5.1 동 세무서의 법인세과로 전보될 때까지는 같은계에 근무하는 공소외 2의 담당사무인 재산제세자료처리 및 정리부 정리사무와 자료통수보사무의 보조적인 성격을 가진 소속 제1세무서와 다른 세무서의 자료인계, 인수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던 자인데 1981.3. 말경 결재인을 찾으려고 공소외 2의 책상서랍을 열었다가 그 속에 1980.6.25 및 동년 9.15자로 수원세무서에서 제1세무서로 통보되어온 피고인 1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자료전들이 은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 바, 양도소득세과세자료전이 위와 같이 6개월 내지 9개월간씩 장기간 은닉되어 있으면 사실상 국가의 조세권행사가 불가능 내지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놓이게 되므로 동과세자료상 피고인 1의 세적이 동 피고인의 담당구역인 제1시 도당동으로 되어 있었고 일건 그 과세자료전에 의하여 부과될 양도소득세액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액임을 직감하였으며 비록 동 피고인이 위 과세자료들을 자료대장에 등재할 직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지는 않았고 위 과세자료들이 수원세무서에서 통보되어 올 당시에는 제1세무서에 근무하지는 않았으나, 위 과세자료들이은닉되어 있음을 발견할 당시에는 이러한 업무의 보조업무에 해당하는 자청, 타청 과세자료 인수, 인계업무를 동 피고인이 담당하고 있었으며 또한 동 피고인이 은닉사실을 발견한 직후 공소외 2에게 위 자료들을 조속히 정리하여 동 피고인에게 넘겨달라고 하자 공소외 2가 얼굴을 붉히며 그냥 나가버렸고 그 2-3일 후에는 동 피고인이 수원세무서에 근무할 때 상사였던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 1의 양도소득세건을 잘 봐 달라는 전화가 걸려와 동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자 그 양도소득세를 결정징수하면 공소외 1의 자기 신변에 영향이 있으니 우선 결정을 좀 보류해 달라는 부탁까지 받았으므로 위 공소외인들이 공모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위 과세자료전을 고의로 은닉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우기 그후 동 피고인이 위 과세자료전을 복사하여 피고인 1의 세적지로 되어 있는 도당동 사무소에 주민등록을 확인한 결과 피고인 1은 일시 주민등록을 수원에서 제1시로 옮겼다가 다시 수원시로 전출해 간 사실까지 확인한 피고인으로서는 마땅히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자료전을 조속히 처리하게 하거나 위와 같은 은닉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등 방법으로 이를 양성화하여 국가의 적정한 조세징수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2에게 소극적으로 위 과세자료를 자료정리부에 등재하여 동 피고인에게 넘겨달라고 촉구만 하고 그대로 이를 방치하다가 공소외 1로부터 결정을 보류해달라는 청탁전화를 받고 이를 응낙하여 동 피고인이 법인세과로 전근될 때까지 그대로 방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이 그와 같다면 동 피고인의 위 과세자료를 양성화하여 국가조세징수권의 적정한 행사가 되도록 하여야 할 직무는 단순히 윤리적, 추상적인 직무를 넘어선 구체적인 직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직무를 위와 같이 방치한 동 피고인의 소위는 그 직무를 유기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이 동 피고인을 직무유기죄에 의율처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