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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부산지법 2005. 3. 31. 선고 2004고정3615 판결
[배임] 항소[각공2005.5.10.(21),880]
판시사항

피고인이 채무변제 명목으로 피고인 소유의 미등기건물을 피해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대지권리증계약서(가옥증여증)를 작성하여 준 후에 제3자에게 위 미등기건물을 양도하고 무허가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소유자 명의도 위 제3자 명의로 변경하여 준 사실만으로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채무변제 명목으로 피고인 소유의 미등기건물을 피해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대지권리증계약서(가옥증여증)를 작성하여 준 후에 제3자에게 위 미등기건물을 양도하고 무허가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소유자 명의도 위 제3자 명의로 변경하여 준 사실만으로는 피해자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거나 동인에게 위 미등기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검사

박승대

변호인

변호사 손우태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범 죄 사 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자신의 처인 공소외인이 피해자 서양순으로부터 차용한 금 6,000,000원에 대한 채무변제 명목으로 피고인 소유의 부산 서구 서대신동3가 산 85에 있는 미등기 건물 1동(이하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이라 한다)을 위 서양순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대지권리증계약서(가옥증여증)를 작성하여 주었으면, 그 후 위 서양순이 이 사건 미등기 건물에 대하여 소유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 줄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03. 11. 5. 부산 서구 토성동 소재 상호 불상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을 공소외 이정숙에게 매매 형식을 빌어 양도하여 줌으로써 위 서양순에게 금 6,0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 서양순의 요구에 따라 도장 및 신분증을 교부하여 주었는데, 위 서양순이 권한 없이 자신의 처인 공소외인과 함께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을 위 서양순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대지권리증계약서(가옥증여증)을 작성한 사실이 있으므로, 자신은 위 서양순에 대하여 아무런 의무를 부담하고 않는다고 항변하나, 제2

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 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인의 일부 진술 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서양순의 진술 기재,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부산광역시 서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위 서양순이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인의 채무 변제를 요구하자, 피고인 스스로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겠다고 말하였던 사실, 피고인이 위 서양순의 요구에 따라 스스로 자신의 신분증과 도장을 위 서양순에게 내어 주었던 사실, 그 후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인이 위 서양순의 요구에 따라 자필로 이 사건 미등기 건물에 대한 위 대지권리증계약서(가옥증여증)를 작성한 사실, 같은 날 자신을 찾아 온 다른 채권자인 공소외 이정숙에 대하여 피고인이 사정 이야기를 하자 위 이정숙도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을 자신에게 양도하여 달라고 독촉을 하였던 사실, 피고인이 위 이정숙의 독촉에 못 이겨 바로 다음날인 2004. 11. 5. 위 이정숙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미등기 건물에 대한 무허가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소유자 명의도 위 이정숙에게로 변경하여 준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자신의 도장 및 신분증을 위 서양순에게 내어 줄 당시에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의 양도에 관한 대리권을 위 공소외인에게 부여하였다고 보여지고, 그 밖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이를 자백하고 있고, 위에서 언급한 각 증인들의 진술 기재 및 부산광역시 서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의 보강증거도 충분하므로, 공소사실에 기재된 사실관계를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서양순에게 이 사건 미등기 건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미등기 건물을 이중으로 공소외 이정숙에게 양도하고, 더 나아가 무허가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소유자 명의를 위 이정숙 명의로 변경하여 준 사실만으로는 위 서양순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거나 동인에게 위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대법원 1969. 7. 8. 선고 69도760 판결 참조).

따라서 위 공소사실과 같은 사실관계만으로는 피고인이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 피해자 서양순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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