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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66. 9. 9. 선고 66나122 제6민사부판결 : 상고
[손해배상등청구사건][고집1966민,284]
판시사항

정차하고 있던 차량이 진행하려고 할 경우 그 차량후미에 있던 사람의 주의의무

판결요지

진행로가 특정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정차하고 있던 차량의 운행은 반드시 전방으로만 진행되는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정지하고 있던 차량이 엔진을 시동하여 운행하려 할 경우에는 전방은 물론 후방에 있던 사람도 모두 자리를 피해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원고, 피항소인

원고 1외 1인

피고, 항소인

나라

원심판결

제1심 서울민사지방법원(65가8602 판결)

주문

원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 1에 대하여 금 20,000원, 원고 2에 대하여 금 16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63.11.12.부터 완제에 이르기까지 연 5푼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2심을 통하여 이를 3분하여 그 2를 피고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1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주문 (1)항 기재 금원중 원고 1은 금 240,000원, 원고 2는 금 140,000원을 각기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피항소인)들 소송대리인은 피고는 원고 1에 대하여 금 360,184원, 원고 2에 대하여 금 210,092원 및 각 이에 대한 1963.11.12.부터 완제에 이르기까지 연 5푼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를 구하였다.

항소취지

피고(항소인)소송수행자는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2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을 구하였다.

이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2호증(판결)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1은 피고 나라의 산하기관인 육군 전투병과 교욱사령부 공병근무대소속의 상등병으로서 같은부대 107호 담푸트럭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인데 1963.11.11.오전 7시 30분경 전남 광산군 송정리읍 소재 위 부대 저탄장에서 위 추럭의 엔진을 가열시킬 목적으로 시동운행을 하려 하던중 위 추럭을 후진시키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경우 자동차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마땅히 차량 후방에 사람이나 또는 기타 장애물의 유무 여하를 조사하여 위험이 없음을 확인한 연후 차량을 후진시켜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소외인은 그 당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함이 없이 그냥 갑작스레 후진조치를 취함으로써 당시 위 추럭을 바로 뒤에 서 있었던 같은 부대 근무 병장 소외 2를 위 추럭 후부차체로 충격 그 자리에 쓸어트린후 위 소외인의 안면부를 역과함으로써 소외 2로 하여금 두골 골절파열상을 입혀 그날 오전 9시 20분경 사망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다른 반증이 없는바, 그렇다면 소외 2의 사망은 피고 나라 산하기관의 자동차 운전병인 소외 1의 직무수행중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국가배상법에 정하는 바에 따라 위 소외 망인에 대하여 위 사망으로 인하여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는데 한편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1호증(호적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은 위 소외 망인의 부모로서 위 소외 망인은 이번 사망당시 아직껏 미혼이었던 사실을 알아 볼 수가 있으므로 위 소외 망인의 이번 사고로 인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원고들이 공동으로 상속하였다고 볼 것이요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 대하여 망 소외 2가 이번 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소송수행자는 위에서 본 이번 사고발생에 있어 피해자 자신에게도 과실이 있었다고 내세워 과실상계의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나온 갑 1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덧붙혀 보면 이번 사고발생의 원인이 된 사고추럭의 후진속도는 당시 시속 약 2마일 정도에 불과하였던 사실과 피해자인 소외 2는 그 당시 사고추럭 바로 뒤에서 있었던 사실을 알아 볼 수가 있는바 생각하건대 군저탄장과 같이 진행로가 특정되지 아니하고 있는 장소에 있어서는 정지하고 있는 차량이 움직임에 있어 반드시 전방으로만 운행되는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정지하고 있는 차량이 엔진을 시동하여 운행하려 할 때는 그 전방은 물론 그 차량 후방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그 자리를 피해 차량과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함은 일반적인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주의의무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므로 본건에 있어 위 소외 망인이 사고차량이 엔진을 시동하고 바야흐로 운행하려는 찰나 위 추럭의 뒤쪽에서 피함이 없이 그냥 그 추럭 뒤에 서 있었음은 그 자체로서 본건 사고의 일부 원인을 이루는 과실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같은 피해자 자신의 과실은 뒤에서 보는 손해액 산정에 있어 참작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다음에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재산상의 손해액에 관하여 본다.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1호증(호적등본), 같은 3호증(간이생명표)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 소외 2는 본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할 당시 26세(1938.2.5.생)의 보통 건강체인 남자로서 그 평균여명이 35.21년이었던 사실을 알아 볼 수가 있는바 그렇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소외 망인은 원고가 말하는대로 최소한 나머지 군복무 의무를 다 마쳐 27세가 되어 군에서 제대한 뒤 28세가 되는 해부터 일반적인 노동능력이 인정되는 55세에 이르기까지 28년간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함으로써 그 임금 상당 수익을 얻을 수가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본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함으로써 위 기간중의 수익총계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라고 할 것이며 한편 농촌일용자가 한달에 적어도 25일간 노동할 수 있음은 현저한 사실이라고 하겠는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5호증(농협조사 월보)의 기재에 의하면 본건 사고발생 당시인 1963.11. 당시 농촌노동자의 하루 임금은 평균 170원 정도인 사실을 알아 볼 수가 있고 위 소외 망인의 살아 있었더라면 그 생활비가 매월 금 2,000원씩 소요되리라 함은 원고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렇다면 위 소외 망인은 만일 그가 살아 있었다고 한다면 매월 금 4,250원씩 벌고 그 금원중 위의 생활비를 공제함으로써 매월 금 2,250원씩의 순수입을 얻을 수가 있었다고 하겠는데 원고들은 현재 위 금원의 일시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호프만식계산 방법에 일시지급이 가능한 위 금원의 현가를 구하여 보면 위의 금원은 금 439,257원(27,000×(17.2211-0.9523)=439,257이 됨이 계수상 명백하므로 결국 위 소외 망인은 본건 사고로 사망함으로써 인하여 위 금액 상당의 장래 가동금원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며 위에서 본 바에 따라 피고는 위 금원을 위 소외 망인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는데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본건 사고발생에는 피해자인 위 소외 망인 자신에게도 과실이 있었으므로 쌍방과실의 정도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위 소외 망인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금원은 위 인정의 금 439,257원에서 금 139,257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300,000원으로서 상당하다고 하겠는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금원은 원고들이 공동으로 상속한 것이므로 이를 원고들 법정상속분에 따라 논아보면 원고 1에 대하여는 금 200,000원, 원고 2에 대하여는 금 100,000원이 됨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원고들의 위자료청구에 관하여 본다.

원고들이 망 소외 2의 부모들인 사실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 원고들이 본건 사고로 인하여 그들의 아들인 위 소외 망인을 갑자기 잃음으로써 적지않은 충격을 받고 비통해 하였으리라 함은 경험측상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그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위자함에 충분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는데 그 금액에 관하여 보면 앞에 나온 갑 1호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들의 연령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금 60,000원으로서 상당하다고 하겠다.

과연 그렇다면 위에서 본 바에 따라서 피고는 원고 1에 대하여 금 260,000, 원고 2에 대하여 금 16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본건 사고발생 다음날인 1963.11.12.부터 완제에 이르기까지 연 5푼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의 금액 범위내에 있어서만 그 이유가 있다고 하여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그 이유가 없다고 하여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당원의 판단과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따라서 피고의 본건 항소는 위 부당한 한도내에서 그 이유가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85조 에 따라 원판결을 변경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같은법 제96조 , 제93조 , 제92조 , 제89조 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같은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찬(재판장) 이범렬 김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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