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서 가지고 나온 빌트형 가스렌지 4대, 디지털 도어록 4대는 주물인 이 사건 다세대주택의 상용에 이바지하는 종물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종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가져간 물품이 종물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① 피고인이 가져간 가스렌지는 신축 당시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이후 주방 공간 확보나 미관상의 이유 등으로 싱크대 내에 움푹 파인 곳에 집어넣는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설치되었을 뿐이고, 일반 가스레인지와 마찬가지로 설치나 해체가 간단하고 그 비용도 과도하게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기능이나 효용 면에서도 일반 가스레인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② 피고인이 가져간 디지털 도어록도 신축 당시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기존에는 일반 손잡이(수동식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디지털 도어록을 해체하면서 일반 손잡이를 재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를 원상복구 하였는데, 일반 손잡이만으로도 경제적 효용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디지털 도어록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고, 주물인 이 사건 다세대주택 그 자체의 효용과 직접 관계가 있는 물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③ 주택의 전 소유자나 임차인 등이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