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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36 판결
[상해][미간행]
판시사항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 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이어야 하나 합리성이 없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도1018 판결 ,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상해죄의 피해자가 제출하는 상해진단서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당해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상해의 원인을 파악한 후 의학적 전문지식을 동원하여 관찰·판단한 상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기재한 것으로서 거기에 기재된 상해가 곧 피고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가 되기에 부족한 것이지만, 그 상해에 대한 진단일자 및 상해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으며 거기에 기재된 상해의 부위와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무렵 피해자가 제3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으로 달리 상해를 입을 만한 정황이 발견되거나 의사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더불어 피고인의 상해사실에 대한 유력한 증거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증명력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관련 증거를 살펴보면, 피해자 공소외 1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하여 ‘피고인이 먼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턱 부위를 때렸고 몸싸움 과정에서 함께 넘어진 일이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을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을 때려 안면 찰과상 등을 가하는 한편,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손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그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유일한 목격자인 공소외 2도 경찰에서 최초로 조사를 받으면서 ‘먼저 피고인이 멱살을 잡고 손으로 툭 미니까 피해자도 같이 밀어 피고인이 바닥에 넘어졌다.’라고 진술한 사실, 또 의사 공소외 3 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상해진단서에 의하면, 그 진단일이 2006. 1. 27.로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던 날의 바로 다음날이고, 상해의 원인이 ‘폭행(본인진술)’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특히 병명이 ‘우수부 좌상 및 피하출혈, 양 턱관절 및 우견부 좌상’으로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하였다고 하는 경위 및 부위와 대체로 일치하는 사실(한편, 기록에 의하면 위 의사는 2006. 1. 26. 피고인을 진단한 후 상해진단서를 발부하였고 이것이 피해자에 대한 위 약식명령의 증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등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턱과 어깨를 각 1회씩 때려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양 턱관절 및 우견부 좌상 등을 가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은, “ 공소외 2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공소외 2의 증언, 당시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범행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은 모순되는 부분이 있으며 피고인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당사자로서 피고인을 구타한 행위를 희석하기 위하여 진술을 과장하였다는 의심이 들고, 공소외 2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도 공소외 2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추측하여 진술하였다고 의심이 들며, 의사 작성의 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상해의 원인을 기재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것을 입증할 뿐 피고인이 그와 같은 상해를 가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는 취지의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공소외 2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 사건 다툼의 원인이 되었던 자로서 피고인보다는 피해자와 더욱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자신을 도와주러 왔던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허위로 꾸며내어 진술할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면서 주요한 근거로 삼은 SK텔레콤 통화내역조회에 의하면 ‘ 공소외 2의 휴대전화로 피고인에게 전화를 한 번 하였다.’라는 피해자의 진술과는 달리 공소외 2의 휴대전화와 피고인의 휴대전화 사이에 세 번의 통화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통화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첫 번째 통화(피고인과 공소외 2의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전화를 받고 사건발생 장소인 주점에 왔다가 공소외 2의 만류로 돌아간 일이 있다고 함)는 통화 도수가 0이고 ‘미완료호’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오히려 두 번째 통화( 공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다시 전화하려고 하는 것을 빼앗았다고 함)의 통화 도수가 3, 통화시간이 21초임을 알 수 있는 등 위 통화내역이 피해자의 진술과는 어긋나고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자료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술에 취한 상태여서 정확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판결이 설시한 것과 같은 사정만으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와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원심의 채증법칙 위반 등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김영란 이홍훈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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