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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3. 7. 26. 선고 2013노106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오현철(기소), 유두열(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서옥필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3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① 전국교수공제회는 회원 자격을 ‘전임강사 이상의 대학교수와 그 배우자’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 회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은 ‘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② 전국교수공제회가 수신행위를 함에 있어 인가·허가를 받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아니한 것은 관련 절차를 규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위법하지 않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0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판단

가.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축소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부분은 위 변경된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판결에 위와 같이 직권으로 파기할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를 살펴본다.

나.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업으로 행한 자금 조달에 해당되는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비록 전국교수공제회의 회원 자격이 전임강사 이상의 대학교수와 그 배우자로 제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식상의 제한에 불과할 뿐, 자금조달 대상자의 인적 범위가 상당 부분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이상 누구라도 희망을 하면 전국교수공제회에 자금을 위탁할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할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전국교수공제회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는 관계 법령에 의한 허가나 인가를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출자금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규제하여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광고를 통하여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전혀 면식이 없는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행위에 해당하고(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6도1614 판결 참조),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 직접 투자를 권유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처음 자금조달을 계획할 당초부터 대상자가 특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이는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로서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9 판결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전국교수공제회를 통하여 유사수신행위를 하였다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① 피고인은 전국교수공제회는 자금조달을 ‘업(업)’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나, 전국교수공제회의 조직 및 구성 인원이나 자금 조달 규모, 임원들의 월 급여 액수와 운영 방식, 자금조달의 대상자인 회원자격 및 그 회원의 수, 등기부에 표시된 영업 내용(보험업, 상호저축은행업, 신용협동조합업, 새마을금고업 등)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전국교수공제회를 통하여 친목계의 형태를 넘어 ‘업’으로 자금조달행위를 한 것이 명백하다.

② 전국교수공제회는 연 4회 공제회 미가입 교수들에게 가입을 권유하는 홍보물을 보내는데, 홍보물에는 지로용지, 전국교수공제회 간행물, 입금액 대비 장래 수익을 표시한 도표 등이 첨부되어 있고, 한 회에 발송되는 홍보물의 수는 7~8만 부에 육박하며 그 우편 발송비는 연 약 3억 원에 이른다. 또 전국교수공제회는 광고비 명목으로 따로 연 2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전국교수공제회가 전임강사 이상의 대학교수와 그 배우자로 회원자격을 한정하고 있긴 하지만, 위와 같이 회원가입권유를 통한 투자자 모집이나 자금조달은 전혀 친분이나 면식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인 광고 및 홍보물 등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③ 전국교수공제회는 회원들로부터 장기공제저축급여 및 목돈수탁급여 명목으로 금원을 받았는데, 장기공제저축급여의 경우 1구좌 당 770원을 기준으로 200~600구좌를 납입할 수 있도록 납부금액의 상한(46만 2,000원)이 있었으나, 목돈수탁급여의 경우 규정에 따른 제한인 1인당 3억 원의 한도가 엄격하게 지키지 아니한 채 실제로는 6억 원까지도 가입을 받았으며(공판기록 607, 678), 부부가 함께 가입할 경우에는 10억 원까지 가입할 수 있었다(수사기록 1665). 또 목돈수탁급여의 경우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2배가량 높은 1~3년 만기 기준 7.47%~10.81%의 고금리를 선이자로 지급한다는 회원모집조건이 제시되었으므로 회원들은 자신의 자금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조달한 자금까지 동원하여 상품에 가입하였다. 전국교수공제회는 이처럼 투자금의 상한을 회원들의 통상 수입규모에 비해 높게 설정하고, 그 상한도 엄격하게 준수하지 않으면서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하여 사실상 회원자격이 없는 다수 간접투자자를 발생시키고 제3자로부터 자금의 수신행위를 할 기회를 열어둠으로써 자금조달 대상자의 인적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④ 전국교수공제회는 ‘공제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특정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 배우자까지도 회원가입을 허용하여 회원자격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크게 확장시켰다. 따라서 위 공제회의 회원자격은 교수임용 등의 사유뿐 아니라 혼인, 이혼 등의 신분변동으로도 변화가 생길 수 있도록 회원대상자의 변동 가능성이 확대되었다. 이처럼 회원자격의 범위만 특정되어 있을 뿐 실제 회원이 될 수 있는 대상자는 회원자격의 변동 가능성이 커서 그 규모가 고정되어 있거나 일정 비율의 증감을 예측할 수 없고 수시로 변동될 뿐만 아니라 그 변동의 폭도 적지 아니하므로, 실제로는 회원대상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인가 등 절차에 관한 법령의 부존재로 유사수신행위가 허용되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유사수신행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이상 법령에 인가·허가 또는 등록·신고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면 유사수신행위는 그 자체로 금지되는 것이지 이러한 절차 규정이 없다고 하여 유사수신행위가 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이 전국교수공제회를 통하여 회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것을 업으로 한 행위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정한 유사수신행위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입법 목적이나 취지, 규정형식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일부를 다음과 같이 변경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변경하는 부분

① 원심판결문 3쪽 14행: “총 220회에 걸쳐 피해자 전국교수공제회의 자금 561억 5,550만 원을 가져가”를 “총 217회에 걸쳐 피해자 전국교수공제회의 자금 502억 8,550만 원을 가져가”로

② 범죄일람표(3) 중 변경 부분

○ 순번 23번 ‘횡령방법’란 중 “같은 날”을 “다음날(2001. 9. 27.)”로

○ 순번 31번 ‘횡령방법’란 중 “피고인의 우리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를 “피고인의 제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 순번 52번 ‘횡령금액’란 중 “10억 2,000만”을 “3억”으로

○ 순번 52번 ‘횡령방법’란 중 “43억 2,000만 원을 인출한 후 그 중 33억 원을 (건물명 1 생략)의 매수 잔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0억 2,000만 원을 개인용도로 사용”을 “36억 원을 인출한 후 그 중 33억 원을 (건물명 1 생략) 매수 잔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억 원을 개인용도로 사용”으로

○ 마지막 부분 “총 220회에 걸쳐 합계 561억 5,550만 원”을 “총 217회에 걸쳐 합계 502억 8,550만 원”으로

○ 순번 62번, 65번, 108번을 각 삭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양형의 이유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총 유사수신액이 6,700억 원을 초과하고 피고인이 횡령하여 사용한 금액만도 500억 원이 넘으며 피해를 본 회원은 4,200명에 육박하는 등 그 규모나 피해액에 있어 사회적 폐해가 상당하다. 유사수신행위는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선량한 거래자를 희생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큰 범죄인데, 피고인의 범행은 특히 ‘공제회’라는 미명 아래 유명교수들을 대표와 이사로 내세워 얻은 신용을 바탕으로 과장된 홍보를 통하여 수신행위를 한 것이어서 범행의 수법 및 내용도 극히 불량하다. 또 피고인은 이렇게 수입한 수천억 원대의 금원을 자의적으로 운용하면서 그 중 500억 원 이상을 개인적 이득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피해를 본 회원들은 노후 대비로 저축한 돈이나 평생 모은 재산 또는 부모, 자식 등의 재산까지도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러한 피고인의 범행은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할 뿐 아니라, 피해를 본 회원들 대부분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하여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이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받은 금원 중 4,400억 원 이상은 이미 약정대로 환급이 이루어졌고, 당심에 이르러 검사의 공소장변경으로 횡령액이 60억 원가량 감액된 점,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죄를 인정하고 횡령한 자산의 많은 부분을 전국교수공제회에게 반환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 피해액을 줄이고자 노력한 점, 전국교수공제회의 최초 설립 당시에는 유사수신행위를 규제하는 법령이 없었던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건강, 나이, 환경, 성행, 가족관계, 전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윤성원(재판장) 김경환 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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