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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1999. 4. 22. 선고 97가합9989, 98가합187 판결 : 항소
[손해배상(자),구상금 ][하집1999-1, 133]
판시사항

[1]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이 피해자로부터 제소당하여 공동면책시킨 경우, 소송수행을 위하여 지출한 변호사 비용이 구상권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그 변호사 비용의 인정 범위

[2]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순찰차의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그 추적을 피하여 과속으로 신호를 위반하면서 도주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경찰관의 과잉추적을 이유로 한 국가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이 피해자로부터 제소당하여 공동면책시킨 경우, 그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하여 행사하는 구상권에는 '피할 수 없는 비용 기타의 손해배상'이 포함되고, 여기에서 '기타의 손해배상'에는 손해배상의 소송 수행을 위하여 지출한 변호사선임비용도 포함되는 것으로 볼 것이나, 다만 그 수액은 변호사비용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산출한 금액의 범위 내로 인정함이 상당하다.

[2]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순찰차의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그 추적을 피하여 과속으로 신호를 위반하면서 도주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도주한 것은 소위 거동수상자로서 다른 어떤 범죄에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으로서 추적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인정되고 또한 사고 당시는 야간으로서 인적이나 차량의 통행이 한산하여 제3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다른 순찰차량과의 공조체제 등 다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경찰관의 위 추적행위는 직무를 벗어난 위법한 과잉추적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원고

김미선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재외 1인)

피고

피고 1외 1인

주문

1. 피고 1은,

가. 원고 김미선에게 금 87,456,483원, 원고 김주현에게 금 58,586,934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7. 1. 13.부터 1997. 8. 9.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나. 원고 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에게 금 359,059,67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9. 11.부터 1999. 4. 22.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 김미선, 김주현의 피고 1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및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김미선, 김주현과 피고 1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8분하여 그 1은 위 원고들의, 그 나머지는 위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원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피고 1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하며, 원고들과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 김미선에게 금 109,173,869원, 원고 김주현에게 금 58,586,934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1. 1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원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게 금 359,059,67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9. 11.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원고들과 피고 1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39조에 의하여 위 피고가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보고, 원고들과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서는 갑가 제1 내지 5호증, 갑가 제8호증의 1 내지 16, 19 내지 20, 22, 23, 갑가 제9호증의 1 내지 10, 12, 13, 15 내지 17, 20 내지 26, 30, 31, 34, 갑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갑가 제8호증의 21, 갑가 제9호증의 11, 19, 32, 33, 35의 각 일부 기재 및 증인 홍승한의 증언, 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위 사고 당시 위 경찰관들인 조판관, 김양진 등이 다른 지역을 순찰하거나 도보순찰 중이어서 피고 1의 승용차를 추적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 을 제1호증의 1 내지 8 및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5의 각 기재와 갑가 제8호증의 21, 갑가 제9호증의 11, 14, 19, 32, 33, 35의 각 일부 기재는 믿을 수 없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원고들의 신분관계

원고 김미선은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소외 망 김맹수의 처이고, 원고 김주현은 위 김맹수와 김미선의 자이며, 원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원고 조합'이라고 한다)는 육운진흥법 제8조, 같은법시행령 제10조, 제11조 및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일반택시사업을 하고 있는 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배상에 대비하여 교통부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설립된 공제조합으로서 위 김맹수가 운전한 광주 60사2805호 영업용 택시(이하 '이 사건 택시'라고 한다)가 소속된 소외 유한회사 용진운수(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를 그 조합원으로 하여 소외 회사 소속 택시가 운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소외 회사가 부담하게 되는 대인배상책임 등에 따른 손해를 인수하여 보상하기로 약정한 자이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피고 1은 광주 (차량번호 생략) 쏘나타 승용차(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고 한다)의 운전자인바, 1997. 1. 13. 01:20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고 남광주 사거리 쪽에서 화순 쪽으로 진행하다가 광주 동구 학동 소재 부궁가든식당 앞에 이르러 그 곳은 유턴금지구간임에도 중앙선을 침범하여 유턴을 하였는데, 그 지점으로부터 약 250m 전방인 같은 구 학운동 소재 현대스포렉스 앞에 112 순찰차(이하 '이 사건 순찰차'라고 한다)를 세워놓고 근무를 하던 광주 동부경찰서 학운파출소 소속 경사 소외 조판관과 순경 소외 김양진(이하 '위 경찰관들'이라고 한다)은 피고 1이 위와 같이 불법유턴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 1을 교통위반으로 단속하기 위하여 이 사건 순찰차에 장치된 확성기로 피고 1에게 "쏘나타 기사, 우측에 세워"라고 말하면서 정지 지시를 하였다.

(2) 그러나 피고 1은 위 경찰관들의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남광주 사거리 쪽으로 시속 70km 정도의 속도로 도주하였고, 이에 위 경찰관들은 경광등을 켠 다음 확성기로 차를 세우라는 정지명령을 수회 발하면서 이 사건 승용차를 추적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순찰차의 추적을 받게 되자 피고 1은 남광주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직후부터 더욱 가속하여 시속 약 120km 속도로 광주 동구 동명동 소재 조선대학교 후문 입구 외곽도로 쪽으로 도주하면서 횡단보도 및 교차로의 신호를 수차례 위반하였고, 이에 따라 이를 추적하던 위 경찰관들도 그에 상응하게 속도를 높여 위 조선대학교 후문 앞까지 경광등을 켜고 확성기로 정지하라는 방송을 하면서 싸이렌은 울리지 아니한 채 50m 내지 70m 정도 간격을 두고 이 사건 승용차를 추적하였다.

(3) 그리하여 위 경찰관들에 의해 추적을 받던 피고 1은 같은 날 01:30경 위 조선대학교 후문 입구 앞 도로에 이르렀는바, 당시 그 곳은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교차로로서 피고 1의 진행 방향은 정지신호 중이었는데도 그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진행하였고, 그로 인하여 때마침 위 조선대학교 후문 쪽에서 같은 구 동명동 과학관 쪽으로의 직진과 남광주 쪽으로의 좌회전 동시진행신호를 받아 이 사건 승용차 진행 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진행중이던 이 사건 택시를 피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승용차 정면 범퍼로 이 사건 택시 운전석 부분을 들이받음으로써 위 김맹수로 하여금 뇌좌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여 같은 날 02:30경 전남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고, 또 이 사건 택시 승객인 소외 김준우로 하여금 복강내출혈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여 같은 날 03:55경 같은 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며, 이 사건 택시 승객인 소외 송경태로 하여금 두개골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여 1997. 1. 17. 23:25경 서귀포시 서귀동 597의 2에 있는 동인의 집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 사건 택시 승객인 소외 1로 하여금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혈흉상 등의 상해를 입도록 함과 동시에 위 김맹수 운전의 이 사건 택시를 수리비 금 4,486,820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신호등 체계 및 도로 상황

(1) 피고 1이 불법유턴하였던 광주 동구 학동 소재 부궁가든식당 앞에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가 3곳,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1곳 있고, 인근에 아파트들이 있으며, 남광주 사거리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위 조선대학교 후문 입구 앞 도로까지는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가 5곳 있고 또한 조선대학교와 소규모 상점들이 길 양편에 있으며, 위 유턴지점으로부터 위 사고 발생지까지는 모두 4곳의 교차로가 있고 그 중 남광주 사거리에서 위 사고 발생지점까지 사이의 교차로 3곳에는 모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다.

(2) 위 유턴지점으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편도 2차로,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편도 3차로이고,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 차량의 제한속도는 시속 70km이며, 위 유턴지점으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약 840m, 남광주사거리로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약 970m 정도의 거리인데, 이 사건 발생 당시는 한밤중이어서 통행인이나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어 한산한 편이었고,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화물차 등이 갓길에 드문드문 주차되어 있었다.

2. 피고 1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김미선, 김주현의 청구 부분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피고 1이 제한속도 및 신호를 위반한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 1은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한 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위 김맹수 및 그 유족들인 위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위 망 김맹수의 일실수입

1) 인정 사실 및 평가사항

가) ① 성별:남자 ② 생년월일:1959. 9. 18.생 ③ 사고 당시 연령:만 37세 3개월 정도 ④ 기대여명:35.07년

나) 경력 또는 직업:위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영업용택시 운전자로 종사하였는데, 위 원고들은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보통인부 임금 상당의 수입으로 구함

다) 가동기간:매월 25일씩 만 60세가 될 때까지.

라)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1997. 1.경 도시일용노동자에 해당하는 보통인부에 대한 1일 임금 34,947원.

마) 생계비:수입의 1/3 정도

(의제자백:민사소송법 제139조)

2) 계 산

위 망 김맹수가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을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환산하면 금 105,760,805원이다.

가) 기간(마지막 월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사고 당시인 1997. 1. 13.부터 만 60세에 달할 때인 2019. 9. 18.까지 272개월.

나) 호프만 수치:181.5792

다) 현가(원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금 34,947원×25×2/3×181.5792=금 105,760,805원

(나) 장례비:금 2,000,000원(의제자백)

(다) 위자료

1) 참작 사유:위 망인 및 원고 김미선, 김주현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

2) 결정금액

가) 망 김맹수:금 20,000,000원

나) 원고 김미선, 김주현:각 금 10,000,000원

(라) 상속관계

1) 망 김맹수의 재산상속인 및 상속분:원고 김미선 3/5, 원고 김주현 2/5

2) 피상속채권액:금 125,760,805원(망 김맹수의 일실수입 금 105,760,805원+위자료 금 20,000,000원)

3) 상속금액

가) 원고 김미선:금 75,456,483원(금 125,760,805원×3/5)

나) 원고 김주현:금 50,304,322원(금 125,760,805원×2/5)

(3) 소결론

따라서 피고 1은 원고 김미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87,456,483원(상속금액 금 75,456,483원+장례비 금 2,000,000원+고유의 위자료 금 10,000,000원), 원고 김주현에게 손해배상금 58,586,934원(상속금액 금 50,304,322원과 고유의 위자료 금 10,000,000원을 합하면 금 60,304,322원이 되나, 위 원고가 금 58,586,934원만 구하므로 이에 따른다) 및 각 위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조합의 청구 부분

(1) 구상권의 발생

(가) 원고 조합은 피고 1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이 사건 택시에 동승하고 있다가 사망한 위 망 김준우, 송경태의 유족들과 상해를 입은 소외 1에게 이 사건 택시가 소속된 소외 회사를 대위하여 아래와 같이 합계 금 359,059,670원(위 망 김준우 측에 합계 금 180,480,400원+위 망 송경태 측에 금 138,353,600원+ 소외 1에게 금 40,225,670원)을 지급하였다.

1) 위 망 김준우에 대하여

가) 치료비:1997. 2. 5. 전남대 부속병원에 위 망인의 사망 전까지의 치료비로 금 830,400원을 지급.

나) 손해배상금:위 망 김준우의 유족인 소외 김종철 외 3인은 원고 조합을 상대로 이 법원 97가단7139호로 합계 금 192,788,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그 사건은 조정(97머8857)에 회부되어 1997. 6. 3. "피고(이 사건 원고 조합)는 1997. 7. 2.까지 원고 김종철에게 금 87,300,000원, 원고 강순희에게 금 85,300,000원, 원고 김효연, 김창우에게 각 금 2,500,000원씩을 각 지급한다."라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이 나고 그 시경 확정되자 원고 조합은 1997. 6. 23. 위 김종철 등에게 손해배상 합의금으로 합계 금 177,600,000원을 지급.

다) 변호사 보수:위 김종철 외 3인이 원고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 소송을 위하여 원고 조합은 1997. 4. 11. 변호사선임료 금 2,050,000원을 소외 권세진 변호사에게 지급.

2) 위 망 송경태에 대하여

가) 치료비:1997. 1. 17. 조선대학교 부속병원에 위 망인의 사망 전까지의 치료비로 금 6,081,600원, 같은 해 6. 10. 소외 지방공사 서귀포의료원에 치료비로 금 272,000원을 각 지급.

나) 손해배상금:1997. 2. 5. 위 망 송경태의 유족인 소외 강명순 외 2인에게 손해배상 합의금으로 금 132,000,000원을 지급.

3) 소외 1에 대하여

가) 치료비:1997. 2. 3. 조대 부속병원에 소외 1의 치료비로 금 7,448,670원, 같은 해 6. 10. 서울 성동구 중곡동 소재 박애외과의원에 치료비로 금 145,000원 및 금 1,953,000원, 같은 해 9. 11. 광주 서구 양2동 소재 광주신경외과의원에 치료비로 금 679,000원을 각 지급.

나) 손해배상금:1997. 8. 5. 소외 1에게 손해배상 합의금으로 금 30,000,000원을 지급

(의제자백:민사소송법 제139조)

(나) 그렇다면 원고 조합은 소외 회사가 피고 1에게 갖는 구상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 1은 원고 조합에게 위 대위변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구상권의 범위

(가) 변호사 선임비용 포함 여부

위 김종철, 강순희, 김효연, 김창우 등이 원고 조합을 상대로 이 법원 97가단7139호로 소가 합계 금 192,788,000원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원고 조합이 소외 권세진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그 선임비용으로 금 2,05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그 구상권에는 '피할 수 없는 비용 기타의 손해배상'이 포함되고, 여기에서 '기타의 손해배상'에는 손해배상의 소송수행을 위하여 지출한 변호사선임비용도 포함되는 것으로 볼 것이나, 다만 그 수액은 변호사비용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산출한 금액의 범위 내로 인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원고 조합이 대위지급한 금 2,050,000원은 위에서 본 위 손해배상사건의 소송물가액인 금 192,788,000원에 대하여 위 규칙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산출한 금 3,013,940원의 범위 내이므로 그 전액이 위 '기타의 손해배상'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

(나) 그 외에 원고 조합이 이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금원은 모두 피고 1에게 구상할 수 있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속한다.

(3)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 1은 원고 조합에게, 원고 조합이 소외 회사를 대위하여 위 망 김준우, 송경태의 유족들 및 소외 1에게 지급한 손해배상 합계 금 359,059,6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승용차를 과잉추적한 이 사건 순찰차의 불법행위도 경합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대한민국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과연 이 사건 순찰차를 운전하여 이 사건 승용차를 추적한 위 경찰관들이 직무를 벗어나 위법행위를 하였는지의 점에 관하여 첫째 추적의 필요성 및 상당성의 점, 둘째 구체적 위험성 및 예측가능성의 점, 셋째 다른 조치의 가능성 여하, 넷째 사고 후 미조치의 점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1) 추적의 필요성 및 상당성의 점

먼저, 원고들은 피고 1이 이 사건 사고 직전 범한 불법유턴행위는 도로교통법상 단지 금 100,000원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게 되어 있는 경미한 범죄에 불과한데 이를 단속하기 위해 위 경찰관들이 이를 무리하게 추적한 것은 과잉추적이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위 경찰관들의 추적행위는 위법하다는 것이다. 즉, 피고 1의 범죄행위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과연 그 당시 경찰관들의 추적행위가 필요했고 상당한 방법이었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건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제2항에 의하면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같은 법 제2조, 제3조, 제6조에 의하면 경찰관의 임무는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교통의 단속 및 위해의 방지,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에 있고, 그에 따라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고,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해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실을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13조 제1호, 제16조 제1항은 자동차가 유턴금지구간에서 유턴한 경우에 그 운전자를 100,000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1항은 현행범인을, 같은 조 제2항 제1, 4호는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되고 있는 자나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하는 자를 준현행범인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1은 유턴금지구간에서 유턴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경찰관들의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고속으로 도주를 기도한 것으로 소위 거동수상자로서 불법유턴행위 외에 다른 어떤 범죄에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위 경찰관들은 피고 1을 현행범인으로 검거 내지 체포하는 외에 거동수상자에 대한 불심검문을 할 필요도 있었다고 할 수 있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승용차의 차량번호나 피고 1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며, 다른 순찰차에 무선연락을 취하여 공조수사 체제를 취할 수 있다 하더라도 도주하는 차량에 대하여 궁극적으로 추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당시 이 사건 순찰차가 이 사건 승용차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5조, 제22조, 제25조, 제26조, 제33조, 동법시행령 제2조, 제3조의 각 규정에 의하면, 경찰용 자동차 중 범죄수사, 교통단속, 그 밖에 긴급한 경찰임무수행에 사용되는 자동차는 긴급자동차로서 도로교통법상의 속도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정지하여야 할 경우에 불구하고 정지하지 아니할 수 있으며, 그러한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싸이렌을 울리거나 경광등을 켜야 하도록 되어 있어, 긴급자동차에 해당되는 이 사건 순찰차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도주하는 이 사건 승용차를 50m 내지 70m 정도의 거리를 내내 유지하며 경광등을 켜고 추적하였을 뿐이고 달리 이 사건 순찰차의 추적방법 자체에 특별히 위험을 수반하였다(예컨대, 이 사건 승용차를 몰아붙였다든가 뒤에 바짝 붙어 위협을 가하였다는 등)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추적행위는 상당한 방법으로 행하여졌다 할 것이다.

(2) 구체적 위험성 및 예측가능성의 점

다음, 원고들은 피고 1이 유턴한 지점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지점까지는 횡단보도가 9곳,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가 3곳이 있었고, 유턴지점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그 근처에 아파트들이 산재해 있고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조선대학교와 소규모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도심의 도로인 점을 고려할 때 위 경찰관들이 피고 1을 과속으로 추적할 경우 그 추적에 의하여 당황한 피고 1이 신호를 위반하며 더욱더 과속으로 도주함으로써 자기 또는 다른 제3자의 생명, 신체에 피해를 입힐 구체적 위험성이 있고, 이를 추적하는 위 경찰관들로서는 위와 같은 위험성을 충분히 예측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이러한 상황이라면 위 경찰관들은 그 추적을 중지하여야 할 터인데도 만연히 추적을 계속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발생케 하였으니 결국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피고 1이 위 경찰관들의 정지지시를 무시하고 도주하다 사고를 낸 지점까지 횡단보도가 9곳, 신호등 있는 교차로가 3곳 있었고 유턴지점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그 근처에 아파트들이 있으며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조선대학교와 소규모 상점들이 길 양편에 있기는 하나 그 당시 오고가는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었고 그 추적 거리가 약 1.81km에 불과하며,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도로 갓길에 화물차 등이 드문드문 주차되어 있었으나 그것이 통행에 방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던 점, 특별히 위험한 도로교통상황은 없었고, 위 유턴지점으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편도 2차로, 남광주 사거리로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편도 3차로이고, 사고 발생 시각이 오전 01:20경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경찰관들의 추적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예측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다른 조치의 가능성 여하

원고들은 위와 같은 도로상황이나 도주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을 추적하던 위 경찰관들로서는 그 추적을 중지하고 피고 1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차량번호를 확인하여 나중에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또는 이 사건 순찰차에 설치된 무선전화기 등을 이용하여 다른 순찰차량에 피고 1의 차량번호와 도주방향 등을 알려주어 이를 체포하게 하는 등 다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피고 1이 고속으로 도주하자 계속 같은 속도로 추적하여 피고 1을 흥분시킴으로써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한 것은 그 정도를 벗어난 과잉추적 행위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1이 유턴한 지점으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약 840m, 남광주 사거리로부터 이 사건 사고지점까지는 약 970m의 거리여서 이를 합해 보아도 총 거리는 약 1.81km인데, 피고 1은 위 유턴지점으로부터 남광주 사거리까지는 시속 70km 내지 80km 정도의 속도로, 남광주 사거리부터 위 사고지점까지는 시속 120km 정도의 속도로 도주하고 이 사건 순찰차 또한 그에 상응하는 속도로 추적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최초 추적을 시작한 때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시까지는 시간상으로 볼 때 불과 1분 7초 내지 1분 13초 정도의 시간밖에 경과되지 않았다고 보이고, 위와 같은 추적거리 및 추적시간 상황하에서라면 현행범인을 추적하는 경찰관으로서 다른 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또한 한밤중인 시간대에 약 50m 내지 70m 간격을 두고 추적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위 경찰관들이 앞서 가는 이 사건 승용차 차량번호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고 보이고, 도로가 사방으로 뚫려있는 도시지역에서는 도주차량이 어디로 도주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다른 순찰차에 이를 무선연락하여 공조체제를 취할 방법이 있다고 해서 추적이 필요 없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경찰관들의 추적행위가 권한을 넘는 과잉추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사고 후 미조치의 점

원고들은 위 경찰관들이 이 사고 직후 자신들의 과잉추적행위를 감추기 위해 아무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그 직무상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피고 1을 추적하던 위 경찰관들이 아무런 현장구호조치 없이 경광등을 끄고 우회전하여 역방향 일방통행로인 조선대학교 후문 입구 쪽으로 그 방향을 거슬러서 사고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이탈행위가 경찰관의 직무를 유기한 위법한 행위이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에 그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일 뿐이고 그것이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원인이 되었다거나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앞에서 본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직후 119 구급대와 다른 순찰차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출동하여 피해자의 병원 이송 및 사고현장 수습조치를 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위 경찰관들의 직무상 과실 또는 그 위법성의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 1은, 원고 김미선에게 위 금 87,456,483원, 원고 김주현에게 위 금 58,586,934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당일인 1997. 1. 13.부터 피고 1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1997. 8. 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조합에게 위 구상금 359,059,67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대위변제일인 1997. 9. 11.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선고일인 1999. 4. 2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김미선, 김주현의 피고 1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및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박찬(재판장) 서영철 서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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