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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2. 10. 19. 선고 2012나23490 판결
[추심금][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한진해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정진영)

피고, 피항소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삼선로직스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삼선로직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안의)

변론종결

2012. 9. 21.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72,014,228원 및 그 중 300,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나머지 372,014,228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에서 변경 및 추가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변경 및 추가하는 사항

O. 제1심 판결문 제3면 제13행, 제6면 제2, 19, 20행의 각 “24,6675,898달러”를 “24,675,898달러”로 변경한다.

O. 제1심 판결문 제4면 제15행의 “런던 해사중재위원회는” 다음에 “2010. 4.경”을 추가한다.

O. 제1심 판결문 제9면 제5행부터 제10면 제7행까지의 “바. 피고의 상계로 인한 이 사건 회생채권의 소멸 여부”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바. 피고의 상계로 인한 이 사건 회생채권의 소멸 여부

1) 인정사실

피고가 2010. 2. 12.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 사건 회생채권액에 해당하는 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선우상선에 대한 미지급 용선료 및 손해배상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선우상선의 피고에 대한 수동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내용의 의사표시를 2010. 2. 17.과 2010. 2. 22. 선우상선에게 하여 그 무렵 선우상선에게 위 의사표시가 각 도달한 사실, 이 사건 가압류 결정은 피고에게 2010. 3. 31. 송달된 사실, 피고와 선우상선은 ○○ 호를 포함한 각 선박의 용선계약서에서 선주와 용선자 간의 모든 분쟁은 런던 해사중재위원회 중재에 회부하기로 약정하였는데, 런던 해사중재위원회는 2010. 4.경 ‘○○ 호, △△ 호, □□ □□□ 호에 관련하여 선우상선이 피고에 대하여 각 미지급 용선료 및 손해배상금 합계 미화 18,891,346.14달러를 지급할 채무가 있다’는 내용의 중재판정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그 후 제1심에서 피고가 2011. 12. 15. 원고에게 위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이 사건 회생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예비적으로 상계의 항변을 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위 의사표시가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2) 이 사건 상계의 준거법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주장하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모두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한 정기용선계약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살피건대 상계는 변제, 공탁 등과 같이 채권의 소멸원인 중 하나로서 기본적으로 채권 자체의 효력문제에 해당하므로 섭외적 상계의 요건은 원칙적으로 채권 자체의 준거법에 의해 판단할 것이므로 이 사건 상계의 요건은 영국 보통법에 따라 그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가 국내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회생법’이라 한다)에 따라 진행된 이상, ‘도산법정지법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 회생채권에 대한 상계의 절차 및 효과에 관하여는 국내법이 적용되므로, 상계의 요건에 관하여는 영국 보통법상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외에 추가로 회생법 제131조 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3) 이 사건 상계의 허용 범위

가) 2010. 2.경의 상계에 대하여

이 사건 상계 요건의 준거법인 영국 보통법에 의하면, 상계는 행사할 당시 그 채권의 성립여부와 범위가 확신을 줄 정도로 확정되어 있어야 하고, 특히 손해배상채권의 경우에는 법원이나 중재기관 등 사법기관에 의해 확정(이하 ‘사법적 확정’이라 한다)된 이후에야 상계가 가능하다. 그 외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추가로 회생법 제131조 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사건에 위 법리를 비추어 보면, 피고의 자동채권 중 미지급용선료 채권의 경우에는 그 성질상 각 변제기가 도래한 시점에 상계할 수 있고, 조기반선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영국 중재판정을 받은 시점인 2010. 4.경 이후에 비로소 상계할 수 있는데, 을 제7, 9,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미지급용선료 채권의 변제기는 ○○ 호의 경우 2009. 2. 18. 이전, △△ 호의 경우 2009. 2. 25. 이전, □□ □□□ 호의 경우 2009. 1. 31. 이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10. 2.경의 상계는 확정 요건을 갖춘 미지급용선료 채권 상당액 4,562,448.15달러의 범위 내에서만 효력이 있고, 사법적 확정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기반선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상계가 허용되지 아니한다.

나) 2011. 12. 15.자 상계에 대하여

(1) 피고가 2011. 12. 15. 원고에게 선우상선에 대한 미지급용선료 채권 및 조기반선에 따른 손해배상채권 합계 18,891,346.14달러를 자동채권으로 하고, 선우상선의 회생채권 중 금전으로 추심할 수 있는 가액인 8,389,805.32달러(= 24,675,898달러 x 0.34)를 수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살피건대 위 상계시점에는 피고의 자동채권 전부가 사법적 확정이 되었고, 피고에 대한 회생개시결정 당시 이미 이행기가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었으므로, 선우상선의 위 수동채권은 위 상계로 인하여 상계적상시에 소급하여 전부 소멸하였다고 판단된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0. 3. 31. 이 사건 가압류가 피고에게 송달되었으므로 그 후에 이루어진 2011. 12. 15.자 상계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섭외적 사건에 관하여 적용될 외국법규의 내용을 확정하고 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외국법이 그 본국에서 현실로 해석 적용되고 있는 의미, 내용대로 해석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소송과정에서 본국의 판례나 해석기준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그 내용의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일반적인 법해석 기준에 따라 법의 의미, 내용을 확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카19470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498조 는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 상계제도의 목적 및 기능, 채무자의 채권이 압류된 경우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압류명령 또는 채권가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대립하는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그 당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이러한 법리를 비추어 보면, 2010. 3. 31. 이 사건 가압류 당시 자동채권은 모두 주1) 변제기 가 도래한 반면, 수동채권은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되는 회생채권에 불과하여 양 채권은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3채무자인 피고는 상계로써 가압류 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상계의 대항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자동채권의 사법적 확정시점이 가압류 이후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사법적 확정은 자동채권을 가진 자가 상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하는 것일 뿐이고, 수동채권의 가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는 위 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판결 의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특히 원고가 우리 민사집행법에 따라 수동채권을 가압류 및 압류하여 추심명령을 받고 이에 기하여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추심금 청구를 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가압류가 피고의 상계주장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는 우리 민사집행법민법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고가 내세우는 사법적 확정시점을 이 쟁점에까지 확장하여 별도의 대항불가 사유로 삼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원고의 변론재개 신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황병하(재판장) 명재권 김동규

주1) 원고도, ○○ 호의 경우 2009. 2. 19., △△ 호의 경우 2009. 2. 25., □□ □□□ 호의 경우 2009. 1. 31.에 각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달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다(원고의 2012. 10. 15.자 참고서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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