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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서부지원 1999. 2. 12. 선고 98가합11840 판결 : 항소심원고일부승소
[근저당권말소 ][하집1999-1, 419]
판시사항

[1]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을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이 되는지 여부(한정 소극)

[2] 사립학교 경영자가 사립학교의 교지나 교사로 사용되는 재산을 담보로 제공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관할 교육구청장의 확인을 얻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기망하여 이를 담보로 제공한 후에, 스스로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위반을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의 규정은 사립학교의 존립 및 목적 수행에 필수적인 교육시설을 보전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2] 사립학교 경영자가 단순히 강행법규인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을 위반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사립학교의 교지나 교사로 사용되는 재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을 알면서도 관할 교육구청장의 확인을 얻는 형식을 갖추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기망하여 사립학교의 교지 및 교사를 담보로 제공하여 금원을 차용한 후 그 금원을 자신이 경영하는 여러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였고, 또한 징역형이 확정됨으로써 사립학교 경영자에 대한 관할 교육구청장의 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될 여지가 있는 등 계속하여 사립학교를 경영케 하는 것이 같은 법 제28조 제2항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사립학교 경영자가 스스로 같은 법 제28조 제2항의 위반을 이유로 사립학교의 교지 및 교사로 사용되는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무효를 주장함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본 사례.

원고

원고

피고

황동환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기학)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피고 황동환은 이 법원 은평등기소 1995. 12. 18. 접수 제57752호로 경료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피고 주식회사 서울은행(이하 '피고 서울은행'이라고 한다)은 같은 등기소 1988. 3. 11. 접수 제9812호로 경료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피고 신용보증기금(이하 '피고 기금'이라고 한다)은 같은 등기소 1991. 11. 28. 접수 제58500호로 경료한 근저당권 일부이전의 부기등기 및 1997. 11. 21. 접수 제56529호, 제56530호로 각 경료한 각 근저당권 일부이전의 부기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피고 고차숙, 강정임은 같은 등기소 1992. 11. 28. 접수 제55686호로 경료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피고 태림포장공업 주식회사(이하 '피고 태림'이라고 한다)는 같은 등기소 1995. 11. 3. 접수 제50232호로 경료한 근저당권설정등기와 같은 등기소 1995. 11. 27. 접수 제54080호로 경료한 근저당권변경의 부기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를 각 이행하라는 판결.

이유

1. 원고의 청구원인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을나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부동산을 교지 및 교사로 하여 설립된 은정유치원은 1975. 8. 25. 소외 서울 서부교육청 교육장으로부터 설립인가(명칭은 은정유치원, 위치는 서울 은평구 대조동 215의 38, 학급 수는 3학급, 정원은 120명, 개원 연월일은 1976. 3. 1.)를 받아 설립되었고(다만 이 사건 건물 중 3층 부분은 인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원고는 1983. 9. 17.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고 같은 달 19.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다음, 1983. 10. 20. 위 유치원의 설립자 명의를 원고로 변경하여, 여전히 이 사건 부동산을 그 유치원의 교사 및 교지로 사용하며 위 유치원을 경영하여 오던 중 피고 황동환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가등기를, 피고 서울은행, 고차숙, 강정임, 피고 태림에게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고,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에 터잡아 피고 기금의 위 각 근저당권 이전의 부기등기 및 피고 태림의 위 근저당권 변경의 부기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교육법(1997. 12. 13. 폐지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7호 , 제83조 제1항 및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1호, 제3조 에 의하면, 사인(사인)이 설립·경영하는 유치원도 사립학교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있고,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같은법시행령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학교법인의 재산 중 ① 교지, ② 교사, ③ 체육장, ④ 실습 또는 연구시설, ⑤ 기타 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시설·설비 및 교재·교구 등은 학교법인이 이를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사립학교법 제51조 에 의하면, 같은 법 제2조 제3항에 규정된 사립학교 경영자에게도 학교법인에 관한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을 준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유치원을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 경영자인 원고로서는 그 유치원의 교사 및 교지로서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된 위 각 가등기,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그에 터잡아 경료된 근저당권이전의 부기등기 등은 사립학교법 제51조 에 의하여 준용되는 같은 법 제28조 제2항을 위반한 무효의 등기라 할 것이다.

2. 피고의 항변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스스로 피고들에게 위에서 본 각 등기를 경료하여 준 다음, 뒤늦게 사립학교법상의 금지규정을 내세워 위 각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행사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1, 2, 을가 제1호증, 을가 제4호증, 을가 제5호증의 1, 2, 을가 제6호증, 을가 제7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1호증, 을나 제3호증, 을나 제4호증, 을나 제5호증의 1 내지 3, 을나 제6호증, 을나 제7호증, 을나 제8호증, 을나 제9호증, 을나 제12호증, 을나 제13호증, 을나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이 사건 각 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① 1984. 5. 29. 같은 등기소 접수 제33350호로 같은 날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국민은행, 채무자 원고, 채권최고액 금 5천만원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② 1985. 12. 13. 같은 등기소 접수 제81484호로 같은 날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 채무자 주식회사 홍양사, 채권최고액 금 1억 5백만 원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③ 1986. 12. 1. 같은 등기소 접수 제81379호로 같은 해 11. 28.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근저당권자 피고 태림포장공업 주식회사, 채무자 동신산업 주식회사(후에 동신판지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채권최고액 금 8천만 원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경료하였고, 위 ① 근저당권설정등기는 1985. 12. 13.에, 위 ② 근저당권설정등기는 1988. 3. 15.에, 위 ③ 근저당권설정등기는 같은 달 3. 11.에 각 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말소된 바 있는 사실, 원고는 피고 서울은행에게 위 각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금원을 차용하기 위하여 1988. 3. 10. 서울 서부교육청 교육장에게 유치원교육의 지속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자 하니 동의하여 달라는 취지로 유치원 근저당 이용확인을 요청하였고, 이에 위 서부교육청 교육장은 위 유치원에 대한 근저당권의 설정에 대하여 이의가 없음을 확인하여 준 사실, 이에 피고 서울은행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이 가능하다고 믿고 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되었고, 피고 기금이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에 터잡은 근저당권 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하게 된 사실, 한편 피고 고차숙, 강정임 역시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등기부상의 기재를 신뢰하고 위와 같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게 된 사실, 피고 태림으로서도 이미 피고 태림이 근저당권자가 되어 경료한 바 있었던 위 ③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담보하고 있던 채권이 변제되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준 전례가 있었으므로 원고의 요청으로 다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게 된 사실, 한편 피고 황동환은 원고가 사실상 경영하던 소외 동신판지 주식회사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면서, 위 회사가 소외 주식회사 서울은행으로부터 금 2억 5천만 원을 차용함에 있어 물상보증인이 되어 위 피고 소유의 서울 강동구 석촌동 273의 17 대 229.9㎡ 및 지상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였으나 원고가 위 차용금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위 피고가 이를 대신 이행함으로써 원고에게 위 금원 상당의 구상금채권을 가지게 된 사실, 이에 원고는 피고 황동환에게 위 구상금채무 및 기타 위 피고가 위 동신판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음으로 하여 입게 된 손해배상채권 등의 이행을 담보할 목적으로 위 가등기를 경료하여 준 사실, 피고 서울은행 명의의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무자는 위 동신판지 주식회사, 피고 고차숙, 강정임 명의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무자는 원고, 피고 태림 명의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무자는 인화산업 주식회사인데, 위 동신판지 주식회사는 원고가 사실상 경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위 인화산업 주식회사 역시 원고의 처인 소외 김신자가 그 대표이사로 되어 있으면서 원고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인 사실, 원고는 1997. 10. 31. 이 법원에서 유가증권위조, 위조유가증권행사 등 죄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1998. 7. 2.경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 3층 중 39.29㎡의 용도를 유치원에서 주택으로 변경한 다음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판단하건대, 위에서 본 사립학교법상의 규정은 사립학교의 존립 및 목적 수행에 필수적인 교육시설을 보전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함이 권리남용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고 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을 보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각 등기 이전에 이미 3회에 걸쳐 금원을 차용하고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이를 말소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소외 서울은행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함에 있어서는 스스로 이 사건 부동산이 사립학교법에 의한 유치원의 교지 및 교사로 이용되고 있어 이를 담보로 제공할 수 없음을 알고도 관할 교육구청장의 확인을 얻는 형식을 갖추는 등 피고 서울은행을 적극적으로 기망하려 한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피고들 모두 이러한 등기부상의 기재를 신뢰하고 위 각 등기를 경료하게 된 것인바, 이와 같이 단순히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28조 제2항을 위반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원고와 같이 사립학교의 교지나 교사로 사용되는 재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기망하여 이를 담보로 제공한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함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원고는 유가증권위조등 죄로 징역 10월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고, 사립학교법 제49조 제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는 사립학교 경영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비록 위 형의 확정으로 원고가 당연히 그 사립학교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거나 유치원설립인가가 당연히 실효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위 형의 확정으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관할 교육구청장의 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될 여지가 있어 위 유치원이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고, 특히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차용한 각 금원은 이 사건 유치원의 유지·존속 및 발전을 위하여 사용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경영하는 여러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도대체 원고와 같은 사람으로 하여금 위 유치원을 계속하여 경영케 하는 것이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위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어느 모로 보나 원고가 이 사건으로 피고들을 상대로 위 각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항변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소순무(재판장) 최창영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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