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음식을 먹고 체하여 정신이 매우 혼미한 상태에 있었고 피해자 D이 운전한 차량(이하 ‘피해차량’이라 한다)을 충격한 직후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는데 당시 피해차량을 충격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현장을 이탈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고현장 이탈행위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해자 D은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차량을 추돌(이하 ‘1차 사고’라 한다)하였을 당시 운전석에 등을 기대고 있었는데 1차 사고의 충격으로 인하여 몸이 운전대에, 무릎이 문 쪽에 각 붙었고, 당시 조수석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 F가 놀라 소리를 지르면서 깨었으며,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는 소리가 들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1권 제4면), 피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CD 증거목록 순번 17번, 이하 '블랙박스 영상'이라 한다

에 의하면 1차 사고 당시 “쿵”하는 소리가 난 직후 비명소리가 들렸던 점, ② 1차 사고, 즉 피고인이 운전하던 SM5 승용차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피해차량을 추돌함으로써 그 충격으로 피해자 D이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슬부, 전완부의 타박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F가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흉부, 두부의 타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