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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22.1.13. 선고 2021노32 판결
공연음란
사건

2021노32 공연음란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검사

최세윤(기소), 이상민(공판)

변호인

변호사 장광덕, 박지수

원심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12. 17. 선고 2020고정310 판결

판결선고

2022. 1. 1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음란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7. 3. 15:00경 청주시 흥덕구 B에 있는 C 청주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피해자 D와 친구 2명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내려 성기를 만지는 행위를 하고, 계속하여 육교 위로 올라가 버스정류장을 바라보며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만지는 등 다수인이 이용하는 거리에서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하였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누군가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고, 음란행위를 직접 목격한 D의 수사기관 진술 및 원심 법정진술, 사건 발생 후 위 D이 친구 E에게 범인으로 지목하여 E이 촬영한 인물이 피고인과 동일인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에 C에서 근무하는 어머니를 만나고 육교를 건너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돌아온 사실이 있을 뿐 음란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② 범인이 이 사건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D이고, D의 친구들인 E, F은 이를 목격하지 않았으며 범인이 이 사건 음란행위를 할 당시 사건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 E은 이 사건이 발생한 때로부터 약 7~8분이 경과한 후(소송기록 제106쪽) D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피고인을 F과 함께 뒤따라가 피고인의 뒷모습을 사진 촬영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음란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D의 진술이 유일하다.

③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D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 D는 경찰조사에서 경찰이 E이 촬영한 사진(피고인의 뒷모습이 촬영된 사진, 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 한다)을 제시하면서 음란행위를 한 범인과 이 사건 사진속의 인물이 동일인인지를 묻자 동일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D는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의 얼굴을 직접 확인한 후 범인이 맞는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이 사건 사진 속의 인물과 범인이 동일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옷도 그렇고, 안경도 쓰고 느낌이 범인 같다. 확실하지는 않다. 약간 그 때 기억나는 모습이 안경을 쓰고 검정색 어두운 계열 옷을 입고 약간 통통해가지고."라고 진술하였는바(소송기록 제101, 109쪽), D이 경찰조사에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명확한 기억을 바탕으로 위와 같은 진술을 한 것이 아니라 뒷모습이 촬영된 사진만으로 자신이 갖고 있던 범인에 대한 주관적인 인상에 기초한 추측에 기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D는 범인이 버스정류정에서 한 음란행위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는 "뒤를 돌아보니까 어떤 아저씨가 처음에는 바지 지퍼 밖으로 성기만 드러내고 가만히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가서 둘만 남게 되자 내 눈치를 보면서 나에게 다가오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원심 법정에서는 "나에게 다가오려고 한 사실은 없다."라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인이 바지는 올린 채 지퍼만 내린 상태에서 성기를 밖으로 들어낸 채 만지작거렸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은 사건 발생 무렵 지퍼가 달려있지 않은 운동복 반바지를 착용하고 있었고, 이 사건 사진 속의 인물도 지퍼가 달려있지 않은 운동복 반바지를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

㉢ D은 음란행위를 목격한 후 불안한 마음에 버스정류장을 이탈했다가 우연히 E, F을 만나게 되어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설명하고 친구들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 왔는데, 그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대략 7~8분이었다(소송기록 제106쪽). 당시 피고인은 회색 반팔과 검정색 반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그와 같은 형태와 색상의 복장은 남성들이 흔하게 착용하는 복장인바, 위와 같이 D이 범행 현장을 이탈해 있었던 사이에 범인과 유사한 복장을 한 피고인이 우연히 현장을 통행하고 있었고, 현장에 되돌아온 D이 피고인과 범인을 혼동하여 친구들에게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친구들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을 때 범인이 바지는 올리고 있었지만 바지 밖으로 계속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E, F은 원심 법정에서 "범인이 바지를 내리고 있었다거나 바지를 입은 채 성기부위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거나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는바(소송기록 제58, 79쪽), 이에 의하면 D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오창섭

판사 김태형

판사 성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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