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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2005. 2. 16. 선고 2003가단11009 판결
[손해배상(자)] 확정[각공2005.6.10.(22),889]
판시사항

[1] 시야의 장애가 없는 편도 1차선 도로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량을 오토바이 운전자가 충격하여 동승자가 사망한 경우, 오토바이의 통행에 있어 지장이 없는 도로 사정상 위 사고는 운전중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오토바이 운전자의 일방적인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사례

[2]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검사 결과 출혈성 뇌좌상과 다발성 뇌내 출혈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였으나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환자를 입원시켜 집중관찰하던 중 다음날 아침 이상증세를 보임에 따라 정밀검사 및 전원조치를 하였으나 환자가 지연성 뇌출혈로 사망한 경우, 의사의 치료행위상 주의의무위반이나 전원조치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시야의 장애가 없는 편도 1차선 도로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량을 오토바이 운전자가 충격하여 동승자가 사망한 경우, 오토바이의 통행에 있어 지장이 없는 도로 사정상 위 사고는 운전중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오토바이 운전자의 일방적인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사례.

[2]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검사 결과 출혈성 뇌좌상과 다발성 뇌내 출혈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였으나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환자를 입원시켜 집중관찰하던 중 다음날 아침 이상증세를 보임에 따라 정밀검사 및 전원조치를 하였으나 환자가 지연성 뇌출혈로 사망한 경우, 의사의 치료행위상 주의의무위반이나 전원조치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봉수)

피고

피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수원외 4인)

피고 1 보조참가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수원)

변론종결

2004.5.14. (피고 1., 2.에 대하여)

2005.1.12. (피고 3.에 대하여)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원고 1에게 금 43,011,410원, 원고 2 , 원고 3, 원고 4, 원고 5에게 각 금 21,054,306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2. 9. 29.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피고 1 및 피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기초사실

(1) 원고 1은 2002. 9. 29. 17:30경 자신 소유의 무등록 100㏄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전남 해남군 마산면 북창리 앞 도로상을 같은 면 맹진리쪽에서 마산면 소재지 쪽으로 속도불상으로 진행하던 중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잘못으로 그 진로 전방의 마산면 맹진리 북평부락 앞 도로 우측 노견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 1 소유의 전남 90나5970호 화물차량(피고 회사에 책임보험만 가입된 피보험차량임)의 뒷 적재함 부분을 위 오토바이의 우측 부분으로 충격함으로써 위 오토바이에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동승하고 있던 자신의 처 소외 1로 하여금 두부손상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2) 원고 2 , 원고 3, 원고 4, 원고 5는 원고 1와 위 망 소외 1의 자녀들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거나 갑1, 갑2, 갑3의 1-2, 변론 전체의 취지

나.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1로서는 도로상에 주차를 할 경우 위 장소가 차량의 왕래가 빈번한 편도 1차로의 좁은 도로이고 위 시간대에는 해가 지고 있어서 눈이 부셔 전방을 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위 화물차량을 그 곳에 주차하지 않아야 하고 주차를 하더라도 안전하게 주차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고 만연히 위 화물차량을 도로상에 주차한 잘못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은 불법행위자 또는 위 화물차량에 대한 보험자로서 위 사고로 인하여 위 망 소외 1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위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는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원고 1의 일방적인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18,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이 사건 사고 장소는 폭이 약 3m에 이르는 편도 1차로인 도로이고 노견은 백색 실선으로 되어 있어 주차금지구역이 아니며 위 화물차량은 당시 좌측 바퀴가 위 우측 실선에 접하여 노견에 주차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 오토바이가 도로를 통행함에 있어서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사실, ② 원고 1는 등록되지 않은 위 오토바이를 무면허로 운전하여 가다가 좌측을 보느라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잘못으로 위와 같이 주차된 화물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오토바이의 우측 핸들로 위 화물차량의 좌측 옆부분을 충돌하게 된 사실, ③ 사고 당일은 일요일로서 일출시간은 06시 26경, 일몰시간은 18시 21경이어서 사고 당시는 일몰로부터 약 1시간 전이었고 날씨는 맑아서 시야에 장애가 없었던 사실, ④ 위 주차된 화물차량에 어떠한 구조상의 결함이나 기능상의 장애는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1이 화물차량을 도로 갓길에 주차한 것은 다소 잘못이라 하겠으나 그로 인하여 정상적인 도로교통에 어떠한 장애도 초래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이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위와 같은 도로 사정 등으로 보아 위 오토바이의 운전자인 원고 1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오토바이를 운행하였더라면 위 화물차량을 쉽게 발견하고 이를 충분히 피해갈 수 있었다고 보여져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운전중에 좌측을 보느라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원고 1의 일방적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어서 위 피고들은 위 사고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손해배상액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피고 의료법인 용호의료재단(이하 '피고 재단'이라고 한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피고 재단에 대한 주장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피고 재단은 평소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하는 제1차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현재 의료수준에 적합한 의료시설을 갖추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관리·감독을 통하여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그 소속 해남우석병원(이하 필요하면 '피고 병원'이라고 한다) 의사인 소외 2가 아래와 같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여 결국 피고 병원에 내원한 위 소외 1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외과적 오진의 점 : ① 위 망인은 사고 당시 우쇄골 골절이 발생하였고 또 골절된 늑골에 의하여 폐에 손상을 입어 혈흉 및 기흉이 발생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병원의 당직의사 소외 2는 망인에 대한 외과적 진단 결과 우측 쇄골에 금속물이 고정되어 있는 이외에는 다른 병증을 발견하지 못하고 X-ray 판독 등 진단을 잘못함으로써 적절한 치료를 할 수가 없었다. ② 설사 혈흉 및 기흉이 망인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혈흉 등이 발생하면 바로 폐를 압박함으로써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호흡곤란은 그 자체로 인한 통증과 스트레스가 발생하며 체내에 산소공급을 원활히 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자연치유력이 감소되어 다른 병증을 악화시키게 되므로 간접적으로라도 인과관계가 있다.

(3) 뇌출혈 등에 대한 오진의 점 : ① 망인은 피고 병원에 내원한 후 한차례도 의식을 회복한 적이 없었고 진단을 마친 이후에도 무의식상태에서 쇄골 부분의 통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때문에 허공에 손을 내젓기도 하였는데도 피고 병원의 의사 위 소외 2는 이를 단순한 타박상이라고 진단하고 일반병실에 방치한 채 생리식염수, 포도당 및 소염진통제만을 투여하였다. ② 같은 날 23:00경부터는 그 증상이 악화되어 심한 구토를 하고 침상에서 일어나 옷을 벗으려 하거나 허공에 손을 내젓기를 반복하므로 간호사를 통해 의사의 진찰을 요구하였음에도 위 소외 2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다가 망인의 사위인 신재영이 뇌출혈의 증세를 의심하면서 정밀검사를 요구하자 MRI 주1) 를 촬영할 기사나 판독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서 단지 망인을 중환자실로 이동시켰을 뿐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③ 피고 병원은 망인의 급성경막외 혈종과 뇌실질내 혈종을 장시간 방치하였다.

(4) 전원조치 미흡의 점 : 피고 병원은 사고 다음날인 2002. 9. 30. 09:00이 조금 지나서 위 망인에 대하여 MRI 촬영을 하였으면서도 장시간 방치하다가 같은 날 14:00경이 지나서야 갑자기 뇌출혈이 발생하였다고 하면서 전남대학교병원으로 전원시킴으로써 망인으로 하여금 적절히 치료를 받을 시기를 놓치게 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외과적 오진의 점에 관하여

먼저, 피고 병원이 외과적으로 오진을 하였는지 점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9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을다 제1호증의 1, 2, 을다 제3호증, 을다 제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곽인희의 일부 증언 및 이 법원의 광주 씨티병원장 및 전남대학교 병원장(2003. 7. 30.자), 한국배상의학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위 망 소외 1은 위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2002. 9. 29. 18:05경 피고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는데, 망인이 청각장애인이어서 문진을 위한 의사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사실, ② 피고 병원 당직의사(내과 전문의) 소외 2는 당시 망인이 우측 쇄골 부위와 머리를 가리키며 통증을 호소하므로 신속히 흉부 X-ray와 좌·우측 쇄골 X-ray를 촬영하고, 교통사고 환자임을 감안하여 뇌 CT 촬영 주2) 도 함께 한 사실, ③ 흉부 X-ray 촬영 결과 양쪽 폐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쇄골 X-ray 촬영 결과 이 사건 사고 이전의 수술 흔적(망인은 2001. 5.경 교통사고로 피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당시 우측 쇄골 골절로 내부에 핀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과 함께 골절이 발견되었지만 당장 응급수술을 해야 할 만큼 위급하지는 않았던 사실, ④ 일반적으로 혈흉이나 기흉이 발생하면 심한 호흡곤란, 청색증, 빈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출혈로 인하여 혈액량이 감소됨으로써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쇼크증상을 동반하게 되나, 당시 망인에게는 이러한 증상이 없었고 피고 병원에서 전원한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실시한 단순 촬영에서도 양쪽 폐는 정상이었으며 혈흉이나 기흉은 없었던 사실, ⑤ 망인은 2002. 9. 30. 15:40경에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전원되었다가 다시 같은 날 20:15경에 광주 씨티병원으로 전원되었는데, 이와 같이 전원된 광주 씨티병원 응급실에서 시행한 흉부 X-ray 촬영에서 비로소 혈흉 및 기흉이 발견되었던 사실, ⑥ 쇄골 및 늑골 골절은 통상 외력에 의하여 발생하고 이와 같은 골절이 있으면 혈흉이나 기흉이 동반하기도 하나, 늑골골절이 있어도 골절편(골절된 뼈 조각 또는 뼈 끝)이 제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면 혈흉 등의 후유증이 동반되지 않으며 환자의 움직임이 증가함에 따라 골절편이 어긋나 늑막이나 폐손상을 유발하면서 혈흉 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혈흉 등이 시작된 경우라도 임상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려면 어느 정도 발전된 상태여야 하므로 손상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여 혈흉 등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 사실, ⑦ 쇄골 및 늑골 골절은 단순방사선 검사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그러한 것은 아니고 특히 늑골골절은 단순방사선 검사에서 잘 관찰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증인 곽인희의 일부 증언은 믿을 수 없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망인에게 발생한 늑골골절은 망인이 피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아가 이후 전원된 전남대학교 병원에서도 단순 방사선 촬영상 그 진단이 어려웠고, 위 골절로 인한 혈흉 및 기흉 또한 전남대학교 병원에서조차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전원된 광주 씨티병원에서 비로소 발견되었던 것이라고 보여지며, 망인이 피고 병원에 있을 동안 혈흉 및 기흉의 증상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여 보면 위 병증은 적어도 망인이 피고 병원에 있었던 기간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혹은 존재하였더라도 그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이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피고 병원의 의사 소외 2가 X-ray 촬영 결과에 대한 판독 등을 잘못하였거나 그밖에 다른 진단상의 과실을 범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뇌출혈 등에 대한 오진의 점에 관하여

(가) 다음으로, 피고 병원이 망인의 직접적 사인이 된 뇌출혈 등에 대하여 오진하였는가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갑 제9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을다 제4호증의 각 기재, 증인 곽인희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광주 씨티병원장 및 전남대학교 병원장(2003. 7. 30.자), 한국배상의학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을다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피고 양용석 본인신문 결과(피고 양용석 본인신문 이후에 원고들은 위 피고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다.), 이 법원의 2004. 7. 21.자 전남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필름감정촉탁 결과, 화순전남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감정보완촉탁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증인 신재영의 증언과 증인 곽인희의 일부 증언은 모두 믿지 아니한다.

1) 내원 후 입원시까지의 과정

① 망인이 피고 병원에 내원할 당시 후두부가 부어 있었고 머리를 가리키며 통증을 호소하므로 피고 병원의 의사 소외 2는 상세한 신체검진과 문진 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뇌 CT 촬영을 하였는데, 그 검사 결과 출혈성 뇌좌상 주3) 과 다발성 뇌내 출혈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였으나 이는 교통사고에 의한 두부 외상시 흔히 나타나는 정도로서 심각하지 않았고, 또 뇌좌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흡수되어 없어지기도 하므로 당장 수술하기보다는 입원 후 지연성 출혈 발생 여부 등을 관찰하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② 위 소외 2는 망인에 대한 위 뇌 CT 촬영 결과에 대하여 "다발성 뇌내출혈 및 출혈성 뇌좌상, 좌측측두 두정부"라고 판독하였음에 대하여, 이 법원이 화순전남대학교 병원장에 대하여 행한 필름감정촉탁에 있어서 진단방사선과 감정의 서정진은 위 촬영 결과에 대하여 "㉠ 뇌좌측 측두엽, 전두엽, 두정엽 그리고 우측 전두엽에 다발성 출혈성 뇌좌상 및 뇌실질 출혈이 있음, ㉡ 두정엽 부위에 축삭손상이 의심됨, ㉢ 뇌좌측 측두-전두엽과 우측 전두엽 경막하 혈종이 의심됨, ㉣ 두개골 골절은 보이지 않음, ㉤ 우측 두피에 부종과 혈종이 있음"이라고 판독기술하면서, 위에서 ". . . 있음"이라고 표현 내용은 위 소외 2의 판독지에 거의 기술되어 있고, ". . . 의심됨"이라고 한 소견에 관해서는 판독기술이 다소 미약한 것이지만, 이는 감정의 입장에서 의심해 볼 수 있는 소견이어서 기술한 것일 뿐이고 일반적으로는 기록하지 않는 소견이며, 위 미약한 일부 병변에 대한 기술의 경우 대부분 추적 뇌 CT 검사에서 확인 가능한 것이므로 위 소외 2의 판독 결과가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소견을 기술하지 않은 오류는 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③ 또한, 망인에게 위 CT 촬영 결과 판독된 뇌내출혈 경우도 뇌정중선 이동(midline shift)이 있거나 현저한 종괴효과가 있는 경우 응급 두개골 절개술의 적응증이 되지만 망인에 대한 영상 소견에서는 그러한 소견이 관찰되지 않으므로 즉각적인 수술을 시행해야 할 이유는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6시간 후 추적 뇌 CT 촬영을 다시 실시하여 병변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원칙이나 그 동안에 환자의 의식변화나 운동저하가 나타날 때 즉각적인 뇌 CT 촬영을 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응급수술이 필요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중요법으로 치료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4)

④ 이에 의사 소외 2는 사고 당일 19:20경 망인에게 5% 포도당 생리식염수와 소염진통제를 투여한 후 망인을 병실로 입원시켰다.

2) 입원 이후 뇌출혈을 발견할 때까지의 과정

① 입원 후 망인은 당일 23:00경에 구토를 1회 하였고, 주5) 23:40경 간호사로부터 망인이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연락을 받은 피고 병원 의사 위 소외 2는 망인의 의식상태와 대광반사, 신경학적 이상증세에 대한 진찰을 하였는데, 그 결과 동공반사는 정상적이었고 농아인 관계로 의사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의식상실은 보이지 않았으며, 뇌출혈의 경우 의식이 떨어지는 것이 통상적인데도 망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아악 - " 소리를 지르면서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므로 위 소외 2는 망인에게 엑티겐 주사(뇌압을 떨어뜨려 주고 뇌실질 내 혈액순환을 개선해 줌)와 렉토크레인 주사(환자의 구토나 증상을 개선시켜 줌)를 처방한 다음, 보호자들에게는 하루 이틀 정도 후에 서서히 출혈증상이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세한 경과관찰이 필요하며 일단 지켜 보다가 나중에 더 자세한 검사를 해 보자고 설명해 주었다.

② 위 소외 2는 그 날 24:00경까지 망인을 관찰하였으나, 과민반응도 줄어들고 호흡이나 기타 이상증세가 없이 잠이 들어서 다른 환자를 진찰하기 위해 망인의 병실을 나왔는데, 다시 같은 해 9. 30. 00:50경에 망인이 잠을 깨어 과민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여 망인을 진찰하였지만 이 때에도 망인에게 동공반사와 의식상실 등의 심각한 신경학적 이상증세가 없었으며, 주6) 다만 망인을 좀 더 자세하게 집중관찰할 필요성을 느껴 망인을 중환자실로 옮긴 후 한 시간 간격으로 활력증후와 동공반사를 관찰한 결과 혈압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의식상실도 없었으며 망인은 그 날 06:00경까지 특별한 이상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③ 같은 날 08:00경 망인이 힘이 별로 없고 그 의식이 조금 더 저하된 듯한 반응이 관찰되자 중환자실 간호사는 이를 신경과 과장인 양용석에게 보고를 하였고, 이에 위 양용석이 망인을 관찰하였는데, 이학적 검사상으로는 외관상 후두부가 부어 있는 상태였고 신경학적 검사상으로는 우측 반신의 힘이 약간 감소되어 있는 상태였으며, 뇌압상승의 지표인 유두부종 등은 관찰되지 않았고 동공반사 등의 뇌신경 검사상으로도 특별히 비정상적인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진찰 결과 망인의 의식상태가 보고를 받은 '졸리운 상태(정상보다 한 단계 아래인 상태)'보다 더 아래인 '혼미상태(불러도 눈을 뜨지 못하고 통증에 자극을 주었을 때 반응을 하는 정도)'이고, 좌측 팔다리에 다소의 마비증세가 있으므로, 그 전날에 촬영했던 뇌 CT상에 나타나지 않은 지연성 뇌출혈 주7) 을 의심하여 망인에게 좀 더 정밀한 검사인 뇌 MRI를 촬영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이에 그 날 10:00경 그 촬영이 행해졌다.

⑤ MRI 촬영 결과 뇌 우측 두정엽 부위에는 급성 경막외 출혈이, 뇌 좌측 기저핵 부근에는 뇌실질내 출혈 증상 등이 나타나므로, 망인의 보호자들인 그 딸과 사위 등에게 위 사진촬영 결과와 혈종의 양, 뇌실질의 손상 정도 등의 심각성과 뇌수술의 필요성, 사망할 수 있는 가능성, 수술시 사망률 등에 대하여 설명한 후 수술이 가능한 큰 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권고하였다.

⑥ 뇌실질내 출혈 또는 혈종 주8) : ㉠ 생성기전은 뇌좌상과 비슷하며 80-90%가 전두엽과 측두엽에 발생한다. 이는 뇌좌상이나 경막하 혈종 등과 동반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연성으로 발생되기도 하며 처음 CT상 뇌좌상의 소견을 보였으나 추시한 CT에는 뇌실질내 혈종이 되기도 한다. ㉡ 이 혈종의 발생빈도는 경막하 혈종이나 경막외 혈종의 빈도보다 훨씬 낮으나 CT의 이용이 많아지면서 뇌실질의 출혈의 빈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점상의 작은 뇌실질내 출혈은 두부손상의 20%에 달할 만큼 흔하다. 혈종이 발생하는 양상은 손상 직후 바로 혈종을 형성하는 1차 혈종(primary hematoma)이 있고, 이에 반해 수상 후 수일이 경과한 후에 혈종을 형성하는 것을 지연성 혈종(delayed hematoma)이라고 하는데, 외상성 뇌실질내 혈종의 20%는 1차 혈종이고 80%는 지연성 혈종이다. 지연성 외상성 뇌실질내 혈종은 전체 두부손상 환자의 0.3-2.4%, 중증 두부손상환자의 1.5-7%에서 드물게 발생되나 일단 발생되면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고 적극 치료한다 해도 사망률이 40-56% 정도나 되는 예후가 불량한 병소이다. 40세 이후의 둔탁 두부손상을 받았던 환자에서는 병변이 전두엽, 측두엽 및 두정엽에 호발하며 드물게는 뇌기저핵부, 뇌간, 소뇌 등에서도 발생한다. 외상 직후 시행한 CT 촬영상 뇌실질내 혈종이 없었으며 있더라도 국소의 출혈성 뇌좌상 정도의 가벼운 소견만 보였던 환자가 외상 후 수시간 또는 수주가 지나서 회복기간 중 갑자기 의식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신경학적 국소증상이 나타나서, 또는 중증의 뇌손상 환자의 경우에 증상의 호전이 없어 시행한 추적 CT 검사 소견상에 발견되기도 한다. ㉢ 예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인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특히 외상 초기 CT상 출혈성 뇌좌상이나 미세한 뇌실질내 출혈 소견을 보인 둔탁손상 환자에서 면밀한 신경학적인 관찰과 함께 반복적인 CT 추적촬영이 필요하며, 또한 수상 초기부터 중증환자라면 지속적인 뇌압 측정에 의한 감시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MRI를 이용하여 CT상에 보이지 않는 뇌 실질 부위의 좌상 부위를 확인할 수 있어 지연성 뇌실질내 혈종의 발현 가능성을 예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나) 이제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서 보듯이 피고 병원 당직의사 소외 2가 후두부가 부어 있고 머리에 대해 통증을 호소하는 망인에 대해 뇌 CT 촬영을 한 후 '다발성 뇌내 출혈과 출혈성 뇌좌상'으로 이를 판독한 점, 그 판독 후 뇌정중선 이동이나 현저한 종괴효과가 있지 않아 즉각적인 수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환자를 입원시킨 후 이를 집중관찰하기로 한 점 등에 있어서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소견을 기술하지 않았거나 그 치료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망인이 입원 이후에 구토하는 등 다소 과민반응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위 소외 2가 진찰한 결과 어떠한 신경학적 이상증세가 없었던 점, 초기 뇌 CT 촬영시 나타나지 않았던 '급성 경막외 출혈'과 '뇌실질내 출혈' 증상이 사고 다음날인 2002. 9. 30. 10:00경 촬영된 MRI에서야 비로소 나타났고 외상성 뇌실질내 혈종의 80%가 수상 후 수일이 경과한 후에 발생하는 지연성 혈종인 것에 비추어 망인에게는 당시 지연성 뇌출혈이 발생하였다고 추단해 볼 수 있는 점, 위 소외 2가 마지막으로 망인을 진찰하였던 2002. 9. 30. 00:50경 이후 망인은 과민반응을 멈추고 잠이 들었는데 그 때까지 망인에게는 동공반사와 의식상실 등의 이상증상이 없었으며 혈압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면 설사 위 소외 2가 즉시 CT 추적촬영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그것만 가지고 소외 2의 집중관찰에 의한 진료 또는 그 치료행위에 어떠한 주의의무위반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도 없는바, 그렇다면 피고 병원 담당의사인 위 소외 2가 망인에 대해 뇌출혈 등에 관하여 오진하였다는 취지의 위 원고들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그리고 원고들의 주장 중 망인이 2002. 9. 29. 23:00경부터 심한 구토를 하고 침상에서 일어나 옷을 벗으려 하거나 허공에 손을 내젓기를 반복하므로 간호사를 통해 의사의 진찰을 요구하였음에도 위 소외 2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다가 망인의 사위인 신재영이 뇌출혈의 증세를 의심하면서 정밀검사를 요구하자 MRI를 촬영할 기사나 판독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서 단지 망인을 중환자실로 이동시켰을 뿐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앞서 보았듯이 이에 관한 증거인 증인 곽인희의 일부 증언과 증인 신재영의 증언을 모두 믿지 아니하므로 이를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전원조치 미흡의 점에 관하여

끝으로, 피고 병원의 전원조치에 미흡하였는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양용석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위 양용석은 같은 날 10:00경 망인에 대하여 MRI를 촬영한 이후 같은 날 14:00경에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망인을 전원조치한 사실, ② 통상 MRI를 촬영하는 데에는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30-40분이 소요되는데, 환자의 의식상태가 안 좋거나 또는 지시자의 명령을 잘 수행하기 힘들어서 자세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든 경우에는 한번 자세가 흐트러져 다시 상을 잡는 시간까지 감안할 때 1시간 정도의 촬영시간이 경과할 수도 있는 사실, ③ 또한, MRI 촬영시 예열시간, 촬영시간, 촬영 후 필름이 나와서 진단방사선과에서 판독한 후 담당의사에게 오기까지 2시간 정도가 걸리며, 환자에게 사진을 비교하면서 예후를 설명하는데 20-30분 정도가 소요되고, 환자의 보호자가 담당의사의 말을 듣고 어느 병원으로 전원할 것인지 상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병원이 결정되면 퇴원명령이 내려지고 전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준비과정, 수속 등을 포함하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되는 사실, ④ 망인은 같은 날 14:00경 피고 병원을 출발하여 같은 날 15:40경 전남대학교 병원에 도착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 병원에서 위 양용석이 망인에 대하여 MRI를 촬영하고 그 결과를 확인해 준 후 그 보호자에게 이를 이해시키고 전원할 때까지 걸린 시간과 조치 내용이 모두 정상적이었다고 보여지므로 그 전원조치에 어떠한 과실이 있었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재단이 망인에 대하여 의료과실을 저질렀음을 전제로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 원고들의 피고 재단에 대한 각 청구는 그 배상금의 액수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손진홍

주1)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 : 자기공명영상 촬영

주2) CT(Computerized Tomography) : 컴퓨터 단층 촬영

주3) 뇌좌상이란 “혈액성분의 혈관외 유출과 다소의 신경조직의 파괴를 보이는 외상성 구조변화”라고 정의되고 있으며, 이른바 뇌에 멍(bruise)이 든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뇌좌상은 CT가 가장 좋은 진단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든 뇌좌상이 CT로 진단가능한 것도 아니므로 최근에 MRI(자기공명영상)이 두부손상의 진단에 이용되면서 CT상 발견되지 않던 뇌좌상을 진단한 보고도 있다고 한다. 뇌좌상은 시간이 가면서 괴사, 부종, 출혈 등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며 작은 경우에는 대부분 흡수되어 없어지게 되나 큰 경우에는 종괴효과가 더 커지게 되어 의식장애가 악화된다. 뇌좌상의 치료방법에 관하여는 논란이 많으며, 뇌좌상의 종괴효과가 크고 두개강내압이 높으면 수술적 요법을 요하며 수술은 되도록 조기에 실시해야 손상된 모세혈관으로부터 부종이 악화됨을 막을 수 있다. 뇌좌상의 사망률은 25-60%라고 하며 다른 병소를 동반했거나 나이가 50세 이상일 경우, 수술 전 의식상태가 나쁠 때 예후가 나쁘다고 한다. 〈을다 제2호증의 1, 2, 두부외상학 참조〉

주4) 물론, 환자에게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도 통상 6시간 후 추적 뇌 CT 촬영을 다시 실시하여 병변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원칙이고 그 동안에 환자의 의식변화나 운동저하가 나타날 때 즉각적인 뇌 CT 촬영을 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도 하게 되나, 그 외에 응급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중요법을 시행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화순 전남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감정보완촉탁 결과〉

주5) 갑 제10호증의 2 중 사고 당일 밤 11:40경 “구토(-)”로 되어 있는 부분은 구토를 하지 않은 것을 간호사가 표시한 것이며, 이는 그 이전인 밤 11:00경에 망인이 구토를 1회 하였으므로 그 이후 구토를 하였는지 여부를 보고하기 위해 표시해 두었다고 보인다. 〈증인 임동명의 증언〉

주6) 신경학적 이상증세란 뇌병변의 위치에 따라 운동감각 또는 감각신경이 떨어지거나 호흡 지장, 기억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증인 임동명의 증언〉

주7) 지연성 출혈이란 이전의 검사영상에서 출혈이 없었던 부위에 새로운 출혈병소가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데, 때로는 초기에 점상출혈을 보이던 병소가 다음 검사에서 상당히 큰 혈종으로 변하는 경우를 이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지연성 뇌출혈은 대부분 첫 2-4일 이내에 발생하며, 빠른 경우에는 2시간 이내에도 올 수 있다. 지연성 뇌출혈이 발생하는 환자에 있어서 외상 직후의 CT상 정상인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다른 종류의 뇌손상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또한 통상 전두엽과 측두엽에 호발하고 특징적으로 혈종이 매우 크기 때문에 예후가 불량하여 일반적으로 추적검사에서 큰 변화가 없는 환자에 비하여 평균 사망률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을2의 1, 2, 두부외상학 참조〉

주8) 출혈 혈종과 출혈은 같은 의미로 혼용되고 있으나 직경이 1㎝ 이상인 출혈을 혈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을2의 1, 2, 두부외상학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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