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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9. 5. 6. 선고 2008나29477 판결
[약정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씨에스 담당변호사 전영하)

피고, 항소인

피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인 담당변호사 김정무)

변론종결

2009. 4. 8.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37,534,693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4. 15.부터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 사이의 투자약정

원고는 2006. 1. 27. 피고들과 사이에 투자자문계약(이하 ‘이 사건 투자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1호증).

제2조 투자금액

피고들의 투자금액을 4억 5,000만 원으로 하되, 리딩투자증권 주식회사의 피고 1 계좌에 3억 원을, 피고 3 계좌에 1억 5,000만 원을 입금한다.

제3조 투자기간

투자기간은 2006. 3. 31.까지로 한다.

제4조 투자수익보장

원고는 투자금액 4억 5,000만 원과 투자금액 10%인 4,500만 원을 합한 4억 9,500만 원을 보장하고 그 담보로 소외 2 주식회사(현재 상호 ○○○ 주식회사, 이하 ‘ 소외 2 주식회사’) 발행 백지어음 1장을 교부한다.

제5조 수수료

피고들은 투자수익 10% 초과분의 50%를 투자 종료와 동시에 원고에게 자문수수료로 제공한다.

제6조 투자의사결정

투자의사결정은 상호 합의 하에 결정키로 하되, 투자수익의 10% 이하에서 투자종료를 결정할 경우에는 사전 합의한다.

나. 피고들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매수 및 투자기간 연장 등

(1) 피고 1은 리딩투자증권 주식회사의 자신 계좌에 3억 원을, 피고 3도 자신 계좌에 1억 5,000만 원을 입금하고, 원고의 지시에 따라 코스닥에 상장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아래 표와 같이 매수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계좌 번호 매수일 (매수 횟수) 보유 주식 수 1주당 평균 매수가 총 매수 금액
피고 1 (계좌번호 1 생략) 2006. 1. 31.경~2006. 2. 2.경 (33회) 129,550주 2,306원 298,832,070원
피고 3 (계좌번호 2 생략) 2006. 2. 2.경 및 2006. 2. 3.경 (22회) 62,727주 2,381원 149,463,590원
합계 192,277주 448,295,660원

[을 제11, 12호증의 각 1(잔고 및 거래 명세서) 상으로는 매수일이 피고 1의 경우 2006. 2. 2. 이후로, 피고 3은 경우 2006. 2. 6. 이후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을 제30호증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소외 2 주식회사의 일별 주식 저가와 고가 상황에 비추어 보면 실제 매수일은 그 기재일보다 2 영업일 정도 앞선다. 이하 매도일도 마찬가지다.]

(2) 이 사건 투자약정의 최초 만기인 2006. 3. 31. 기준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종가는 1주당 4,850원이었다. 피고들의 매도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투자기간 연장을 요청하여 2006. 3. 31. 피고들의 대표인 피고 2와 사이에 투자기간을 2006. 4. 14.까지 연장하였다. 다만, 원고가 받을 수수료를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다.

2. 수수료

매도 시 해당 주식의 매도단가가 주당 4,000원 미만인 경우 피고들의 투자수익은 주당 4,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원고의 수수료는 투자수익 중 피고들의 수익분을 제외한 잔여 금액으로 한다.

(3) 연장된 투자기간 만기인 2006. 4. 14. 기준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종가는 1주당 4,005원으로 피고들 보유 주식의 평가액은 770,069,385원(=192,277주×4,005원)이다.

다. 피고들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처분

(1) 연장된 투자기간 만기 무렵, 피고 1은 리딩투자증권 계좌에 보관하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129,550주 중 2006. 4. 13. 6,600주, 2006. 4. 14. 75,793주 합계 82,393주를 1주당 평균 3,911원에 매도하였다. 피고 3도 2006. 4. 14. 리딩투자증권 계좌에 보관하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62,727주 중 26,017주를 1주당 평균 3,889원에 매도하였다.

(2) 원고는 나머지 주식 매도를 보류할 것을 요청하여 피고 1, 3은 나머지 주식을 보유하였다. 피고 1은 원고의 추가 매수 권유로 2006. 4.경부터 다른 주식계좌에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232,000주를 1주당 평균 4,103원에 매수하였다. 그런데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은 2006. 4. 7. 최고가(5,400원)를 기록하였다가 하락 추세에 들어 2008. 11. 7. 1주당 115원까지 떨어졌다.

(3) 소외 2 주식회사 주가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피고 1은 2006. 6. 13.경 남은 주식 47,157주를 다른 주식계좌로 옮겼다. 피고 1은 원고의 권유로 추가 매수해 둔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232,000주와 함께 위 주식 47,157주를 2006. 8.경까지 1주당 평균 3,554원에 전량 매도하였다. 피고 3도 2006. 6. 14.경 남은 주식 36,710주를 다른 주식계좌로 옮겨 2006. 8.경까지 1주당 평균 3,328원에 전량 매도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제6호증 내지 제8호증, 을 제1호증, 제2호증, 제11호증, 제12호증, 제29호증, 제3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투자약정 연장 만기 당시 피고들이 보유한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평가액을 기준으로 320,069,385원(=평가액 770,069,385원 - 투자원금 450,000,000원)의 수익이 생겼다. 그 수익에서 피고들에게 보장한 10% 수익금을 뺀 나머지 금액의 50%인 137,534,693원[=(320,069,358원 - 45,000,000원)/2]이 원고가 받을 수수료이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무효 주장

(가) 이 사건 투자약정은 사채업자인 원고가 소외 2 주식회사의 대주주인 소외 1(대법원 판결의 소외인)과 공모하여 내부 정보를 이용, 주가를 부당하게 조종하거나 외국 기업이 소외 2 주식회사를 인수한다는 등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등으로 체결한 것이다. 이는 증권거래법 제188조의 4 제2항 , 제4항 등이 금지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또한, 이 사건 투자약정은 주식 투자 본질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 위반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이거나 원고가 자신의 이익을 챙기거나 기존의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하여 체결한 것으로 민법 제104조 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취소 주장

원고는 피고들에게 소외 2 주식회사의 재무구조 및 경영상태가 양호하며 향후 호재가 있어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고 거짓말하여 피고들이 속아서 체결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이 사건 투자약정을 기망을 이유로 취소한다.

(3) 주식의 실제 매도 시점을 ‘투자종료일’로 봐야 한다는 주장

(가) 이 사건 투자약정은 원고의 요구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1주당 4,000원을 보장하기로 하여 2006. 4. 14.까지 연장되었다. 연장 만기 무렵에 피고들이 매도를 시작하자 원고는 외국 기업 인수 시까지 기다리라면서 주식을 50%만 매도 후 나머지를 보유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추가 매수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 뒤 외국 기업 인수가 지연되고, 주가가 떨어지자 피고 1, 3은 어쩔 수 없이 2006. 6.경부터 2006. 8. 경까지 전량 매도하였다.

(나) 투자수익은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아니라 실제 주식을 매도하여 현금화한 것을 기준으로 수익 발생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수익 산정기준일인 ‘투자종료일’은 주식을 매도하여 투자수익이 현실화된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주당 평균 매도단가가 4,000원 미만이므로 원고의 수수료 청구는 부당하다.

(4) 분별의 이익 주장

피고 2는 이 사건 투자를 주선하였을 뿐 수익 분배와 관련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 한편, 피고 1, 3이 연장된 투자기간 종료를 기준으로 약정 수수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더라도 각자 자신의 독립된 계좌를 관리하였으므로 보유 주식 비율에 따라 개별적으로 원고에게 약정 수수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3. 판 단

이 사건 투자약정의 무효 여부를 먼저 살핀다.

가. 시세조종행위 금지

(1) 관련 규정

(가) 구 증권거래법(2007. 3. 29. 법률 제8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8조의4 제2항 은 ‘누구든지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단독으로 또는 타인과 공모하여 유가증권의 매매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거래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여기서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이란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세를 변동시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시세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오인시켜 유가증권의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말한다. 한편 ‘유가증권의 매매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거래’란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라 자유경쟁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시장요인에 의하지 아니한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말한다. 실제로 시세가 변동될 필요까지는 없고, 일련의 행위가 이어진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그 행위로 인하여 시세를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

(다) 위와 같은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유가증권의 성격과 발행된 유가증권의 총수,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과 공정성, 가장 혹은 허위매매 여부,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도4320 판결 참조).

(2) 인정 사실

(가)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관계

1) 원고는 증권회사를 다니다가 2004년 3월경부터 2005년 6월경까지 약 1년 여간 사채회사 ‘ 소외 5 주식회사’에 근무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담당하면서 소외 2 주식회사의 실질 사주인 소외 1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2005년 12월경 소외 1의 부탁으로 사채 회사를 소개하여 소외 2 주식회사는 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빌리기도 하였다.

2) 소외 1은 2008. 5.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① 2004년 1월과 9월 소외 2 주식회사 주가를 올릴 의도로 허위의 M&A 사실을 유포하고, ② 2006년 3월경 자신이 횡령한 회사 자금 22억 3,000만 원을 직원들에게 대여한 것으로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공시하는 등의 증권거래법위반죄 등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 받아 확정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고합1197 , 서울고등법원 2008노1447 , 대법원 2008도9866 )

3) 한편, 소외 2 주식회사(당시 상호 ‘ ○○○’)는 2007년 3월 약 20억 원, 2007년 5월 약 186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였다. 소외 2 주식회사는 일반 투자자들을 모으기가 여의치 않아 원고에게 부탁하여 사채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였다. 원고는 2007년 5월 소외 2 주식회사와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약정서를 작성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07년 5월 대출금액 30%에 해당하는 자기앞수표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소외 1에게 유상증자 자금 18억 5,300만 원을 빌려주었다. 원고는 유상 증자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매도 처분하여 사채를 회수하였다.

(나) 이 사건 투자 약정 체결 경위

1) 원고는 피고 2에게 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백지어음을 담보로 제공할 테니 소외 2 주식회사가 외국 기업에 M&A 될 때 대주주 관계 지분으로 매각해 주겠다며 10억 내지 20억 원 정도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매수를 권유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투자약정을 체결하면서 소외 1의 동의를 얻어 피고 2에게 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백지어음(자가 09630877)과 백지어음 보충권부여증을 교부하였다. 백지어음 보충권부여증에는 소외 2 주식회사뿐만 아니라 실질 사주인 소외 1의 서명날인도 되어 있다. 원고는 피고 2에게 위 백지어음과 보충권을 담보로 자금을 모아 투자해서 이익이 나면 상당 부분을 소외 1에게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투자 약정 당시 피고 2에게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샀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 누설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하고, 투자 약정 제7조로 비밀유지 약정을 하였다. 원고가 호재로 말한 소외 2 주식회사의 M&A, DMZ 철책 사업 수주 등은 당시 증권가에 나도는 풍문에 그쳤을 뿐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다) 투자 약정 이후 주식 매수량, 시세 변동 등

1) 원고는 피고들이 거래할 증권회사와 계좌를 특정하였다. 피고들은 원고의 지시에 따라 오직 소외 2 주식회사 주식만을 매수하였다. 당시 소외 2 주식회사는 당기 순이익이 2003년 약 △36억 원에서 2006년 약 △97억 원으로 3년 연속 적자일 정도로 재무상황이 악화된 상태였다.

2) 피고들이 매수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192,277주는 해당 일자 총 거래 주식 2,234,730주의 8.7%에 이른다. 그 중 피고 1이 2006. 2. 1. 매수한 주식은 하루 거래량의 14.4%(60,603주/421,470주)이다.

3) 원고는 2006. 4. 14.경 증권단말기를 통해 피고들이 리딩투자증권을 통해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 주문을 내어 그 주가가 불안정하자 피고 2에게 전화하여 항의하며 매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2006. 4. 14. 피고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하였을 경우 당일 거래량의 약 22%에 해당한다.

4) 원고는 2006년 초경 사무실 동료인 소외 3 등에게 리딩투자증권에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대상으로 대주주 관련 주식매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소외 3은 주변 지인에게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매수를 추천하여 특히 증권회사도 대량 매입하였다.

5) 2006년 1월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거래량이 100만 주를 넘은 날은 21영업일 중 단 하루에 불과했던 것이 이 사건 투자 기간(2006. 1. 31.~2006. 4. 14.) 53영업일 중 16일이나 되었다. 한편, 피고들이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2,300원대에 매수한 이후 연장된 투자 만기까지 약 2개월 동안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은 2배 이상 급등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제3호증, 제4호증, 제11호증, 제13호증의 1, 2, 을 제3호증, 제11, 12의 각 1, 제14 내지 제30호증, 제31호증(일부)의 각 기재, 당심 소외 4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 단

(가) 위 간접사실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투자약정은 공개 주식시장에서 정상적인 수요·공급의 시장 원리에 반하여 소외 2 주식회사의 주가를 부당하게 형성할 의도로 체결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1) 이 사건 투자약정 체결 전후의 정황에 따르면 원고는 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단순한 주식 투자자라기보다는 소외 1과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소외 2 주식회사의 자금 조달 및 유상 증자 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2) 원고가 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백지어음과 보충권 부여증을 가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소외 2 주식회사 실질 사주인 소외 1이 소외 2 주식회사와 위 백지어음 등을 이용하여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투자권유를 받기로 사전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소외 1이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쓰면서 주가가 떨어지자 원고가 사채회사에 원고 보유의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17,000주(종가 기준 1억 4,455만 원)를 추가 담보로 제공하고 소외 1에게 그 반환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백지어음 등을 교부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장회사가 약 1억 5천만 원 상당의 주식 담보 대가로 원고에게 백지어음을 교부하였다는 것은 거래관념상 납득하기 어렵고, 갑 제11호증, 제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 없다].

3) 원고는 이 사건 투자약정 최초 만기 시에 피고들이 보유한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전량 매도할 경우 투자원금 외에 약 4억 8,000만 원의 투자수익과 함께 약정에 따른 수수료도 약 2억여 원에 달했음에도 피고들의 매도를 반대하여 투자기간을 연장하였다. 여기에 ① 연장된 만기에도 증권단말기를 통해 소외 2 주식회사 주가 상황을 주시하면서 피고들의 대량 매도주문을 스스로 파악하여 전화로 항의한 점, ② 리딩투자증권 계좌를 통해 대주주 보유 계좌인 것으로 말하여 다른 사람들이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을 매수하게 한 점, ③ 실제로 투자약정상 투자기간 동안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한 정황 등을 더해 보면 주식 매도를 통한 수익 실현보다는 피고들 계좌를 통해 대주주 거래가 있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주가를 끌어 올리거나 급격한 주가 하락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따라서 이 사건 투자약정은 시장 원리에 의한 공정한 가격형성이라는 공개 주식시장(코스닥)의 건전한 투자질서를 해하는 것이며, 이에 의하여 아무런 투자금을 지출하지 않은 원고가 낮은 비율의 위험 부담 아래 고율의 수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수익보장약정 금지

(1) 관련 규정

1) 구 증권거래법 제52조 는 증권회사 또는 그 임·직원의 고객에 대한 주식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 또는 수익 보장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2) 주식투자는 은행 예금과 달리 주식의 종류나 매매의 시기 및 방법 등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하여 항상 위험이 따르고 그 위험은 원칙적으로 투자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에게 투자에 대한 손실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원본의 보전이나 일정한 이익이 보장된다면 항상 투자에 따른 위험은 회피하고 이익만을 취득하게 되어 위와 같은 자기책임주의에 반하게 된다(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7다47989 판결 참조). 한편, 증권회사 등의 손실보전 또는 수익보장 행위는 위험관리에 의하여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증권시장의 본질을 훼손하고 안이한 투자판단을 초래하여 가격형성의 공정을 왜곡하는 행위로서, 정당한 사유 없는 손실보전의 약속 또는 그 실행행위는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다30718 판결 참조).

(2) 판 단

(가) 주식 투자 권유 시 손실보전 또는 수익보장 행위를 금한 증권거래법 규정은 증권회사와 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 사건 투자약정은 증권회사와 고객 사이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 체결된 것이지만, ① 원고의 적극적인 투자 권유에 의하여 체결된 점, ② 원고가 투자 종목과 기간 등을 주도적으로 지정한 점, ③ 투자에 따른 위험이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주식 투자의 본질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그 위법성의 정도는 증권회사의 부당한 권유에 따른 고객의 투자에 견주어 더 가볍지 않으므로 증권거래법상 수익보장 등 금지의 법리를 위 투자약정에도 유추 적용함이 상당하다.

(나) 따라서 투자원본 및 수익 보장과 그에 따른 수수료 약정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투자약정은 주식투자 본질에 반하여 공개 주식시장을 통한 건전한 투자질서를 해하는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피고의 나머지 주장을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결론이 달라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있어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명수(재판장) 남성민 안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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