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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등법원 2006. 11. 10. 선고 2005나2279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대한민국

피고, 항소인

피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한밭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남현우외 3인)

변론종결

2006. 10. 13.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별지 기재 사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는 15,490,000원과 이에 대한 2001. 8. 9.부터 2006. 11. 10.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2001. 7. 20.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재정에 기한 15,49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7년경 서산시 해미면 신정리, 석포리 일원에 공군 제○○전투비행단 공군비행장(이하 ‘이 사건 공군기지’라고 한다)을 설치하여 공군의 F16 전투기 비행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 피고 1을 중심으로 피고 2는 그의 처, 피고 3은 그의 동생인데, 피고들은 1991년경부터 이 사건 공군기지 활주로 북쪽 끝으로부터 약 4.5㎞ 떨어진 서산시 음암면 (이하 생략) 소재 그들의 양돈장에서 모돈 약 100두, 육성돈 약 900두를 사육하면서 양돈업에 종사하여 왔다.

다. (1) 피고들은 2000. 11. 16. 원고를 상대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이 사건 공군기지에서 발생하는 항공기 소음으로 인하여 2000년 5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사이에 걸쳐 그들의 양돈장에서 기르던 모돈 19두가 유산하는 재산피해를 입었고, 원고들도 수면방해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이유로 환경분쟁조정법 제16조 에 의한 분쟁조정신청을 하였다.

(2)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현지조사, 당사자 진술,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① 이 사건 공군기지에는 수개의 비행대대가 편성되어 매일 수십 회에 걸쳐 비행훈련을 하고 있는데, 전투기가 정상이륙할 때에는 이 사건 양돈장 상공을 1,800 내지 2,000m의 고도로 비행하고 전술이륙할 때에는 이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있다.

② 위 양돈장의 소음도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 순간최대소음도가 항공기 이륙시에는 76 내지 96dB, 착륙시에는 74 내지 84dB, 선회시에는 73 내지 83dB에 이르렀고, 항공기 소음평가 추정치는 75WECPNL에 이르렀다.

③ 이 사건 공군기지에는 소음방치벽과 방음정비고가 설치되어 있으나 지역 및 거리특성상 위 양돈장에는 방음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④ 위원회가 1997년에 발간한 ‘소음으로 인한 피해의 인과관계 검토기준 및 피해액 산정 방법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모돈은 순간최대소음도 84 내지 96dB 정도의 소음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20~30% 정도 유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⑤ 한편 대전·충남양돈축협 동물병원의 2000. 10. 10.자 ‘ 피고 1 양돈농가의 유산피해 농장의 질병검사 및 역학조사 결과’에 의하면, 위 양돈장에서 발생한 유산의 원인은 질병이 아닌 환경요인에서 오는 스트레스성 초기유산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 양돈장 주변에는 모돈에게 스트레스를 줄만한 다른 요인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⑥ 2000년도 농림부 축산물 생산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돈 1두당 연간수익은 815,000원이다.

(3)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01. 7. 20. 위 인정사실을 토대로 항공기 소음으로 인하여 피고들 농장에서 모돈 유산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으로 15,490,000원(19두×81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재정문 정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라는 내용의 재정을 하였다(피고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그 소음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갑 제1호증의 1, 2,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인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들의 양돈장에서 모돈 유산이 발생한 것이 이 사건 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항공기소음으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3. 판 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가해행위와 손해발생 간의 인과관계의 입증책임은 일반적으로 청구자인 피해자가 부담하나, 소음공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에 의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과 마찬가지로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자연과학적으로 증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러한 공해소송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사실적인 인과관계의 존재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요구한다는 것은 공해로 인한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가 될 우려가 있는 반면에, 가해자는 기술적·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훨씬 원인조사가 용이한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자로서는 소음공해가 없었더라면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리라는 정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입증을 함으로써 충분하고, 가해자측에서 그 결과가 소음공해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대법원 1974. 12. 10. 선고 72다177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공군기지에서 군항공기가 이착륙할 때에 발생하는 소음이 모돈의 유산을 일으킬 정도의 소음인 점, 수의학 전문가의 역학조사 결과 모돈의 유산이 질병이 아닌 환경요인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추정되는 점, 피고들 양돈장 주변에 항공기 소음 외에 모돈에게 스트레스를 줄 만한 환경요인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입은 재산피해는 이 사건 공군기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로 인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피고들의 수인한도를 넘는 위법행위라고 판단된다.

나아가 피고들이 입은 손해액에 관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과 같이 그 손해액은 15,490,000원(19두×815,000원)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손해배상금으로 15,490,000원과 이에 대하여 위 재정문 정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01. 8. 9.부터 원고가 그 손해배상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06. 1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2000년 5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사이에 걸쳐 이 사건 공군기지에서의 항공기소음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에 대한 원고의 손해배상채무는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않는바, 피고들이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별지 생략]

판사 권순일(재판장) 김종원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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