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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06. 9. 29. 선고 2006누1760 판결
[해임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철원)

피고, 피항소인

부산지방경찰청장

변론종결

2006. 9. 15.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5. 8. 1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3, 18, 24, 30, 31, 36, 4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1. 7. 13. 순경으로 임명되어 1998. 10. 21. 경장으로 승진한 후, 2005. 2. 25.부터 부산해운대경찰서 좌동지구대에서 근무해왔다.

나. 원고는 2005. 6. 6. 12:05경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있는 해운대 정비공장 앞길에서 신호위반하는 소외 1(여, 22세) 운전의 승용차량을 발견하여 정지시켰으나, 그녀로부터 현금 1만 원을 받고는 그냥 보내주었다.

다. 피고는 부산지방경찰청 감찰계의 조사 및 부산해운대경찰서 경찰공무원 보통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05. 8. 11. 원고에 대하여, 그가 위와 같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고 신호위반행위에 대해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제57조 (복종의 의무), 제61조 (청렴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를 들어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그 비위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위 각 증거 및 을 제1, 2, 4 내지 8, 10 내지 17, 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유향림의 증언을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5. 6. 6. 11:50경 치안센터의 오토바이 기름을 넣기 위해 송정해수욕장 입구 삼거리 부근을 운행하다가, 위와 같이 소외 1이 신호위반을 하여 운전하는 것을 발견하고 단속을 위해 차량을 정지시키고는, 소외 1에게 “오늘 여성운전자만 세 번째”라고 하면서, “신호위반은 벌금 6만 원이고 벌점은 15점”이라고 하였다. 이에 소외 1이 “출근하는 길인데 봐 주세요”라고 하자, 원고는 “그냥은 안 되지요”라며 그녀의 면허증을 제시받아 확인한 다음 돌려주면서, “담뱃값으로 만 원짜리 하나 신분증 밑에 넣어주면 된다.”라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들은 소외 1이 1만 원짜리 지폐 1장을 접어 원고에게 건네주자 원고는 돈을 받으며, “이렇게 주면 안 되고 몇 번 접어 보이지 않게 주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때 위 차량에 동승한 소외 2가 이름표에서 본 원고의 이름과 위 오토바이의 번호를 핸드폰에 입력시키자, 이를 본 원고는 “신고해 보았자 나는 가볍게 처리되고 신고한 사람은 범칙금을 내야한다.”라고 말하였다.

(나) 경찰청장은 2005. 6. 27. 원고가 위와 같은 비위를 저질렀다는 전화신고를 받고 부산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 감찰관으로 하여금 위 신고내용을 조사하도록 하였는데, 원고는 2005. 7. 8.의 1차 조사에서는 그 사실을 부인하다가 2005. 7. 14. 2차 조사에서는 금품 수수사실을 인정하였다.

(다) 원고에 대해 소속부서장인 부산해운대경찰서장이 중징계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원고는 위 비위사실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거나 1만 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다가, 나중에는 감찰관이 작성한 조서 내용대로 처벌해 달라고 진술하였다.

(라) 원고의 계급별 근무성적은 2003년도의 경우 255명 중 184번째 순위였고, 2004년도의 경우 272명 중 130번째이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시까지 경찰공무원으로서 14년 1개월 동안 근속하면서 1회의 지방청장 표창, 15회의 경찰서장 표창 등을 받았고, 2회의 계고처분 이외에는 다른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

(2) 재량권의 남용 여부

(가) 국가공무원법 제79조 는 징계를 파면·해임·정직 등으로 구분하고 있고, 경찰공무원징계령 제16조 , 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은 이를 가리킨다) 제2조 제1항 은, 징계혐의자의 비위의 유형,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의 경중과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징계의결을 요구한 자의 의견 기타 정상 등을 참작하여 위 규칙 [별표 1]의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징계사건을 의결하도록 하고, 징계의결이 요구된 자가 소정의 공적이 있는 경우에는, 금품 및 향응수수 등과 같은 비위에 대한 징계가 아닌 한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위 [별표 1]에서는 성실의무위반 중 직무태만, 복종의무위반, 청렴의무위반으로서 그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모두 ‘해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한편,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이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운전자에게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더구나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돈을 접어 건네주도록 전달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거나, 이름과 오토바이 번호를 입력하는 동승자에게 신고하면 범칙금 처분을 받게 된다는 등 비위신고를 막기 위한 말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를 중징계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신호위반한 운전자로부터 단속하지 아니한 대가로 단 1만 원을 건네받았을 뿐인 점, 원고가 조사과정에서 일시 비위사실에 대하여 부인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이를 자백하고 특히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이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처분시까지 14년 1개월 동안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2회의 가벼운 징계를 받기는 하였으나 10여 회 이상 표창 등을 수상하였고, 대체로 성실하게 복무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경찰공무원이 교통법규 단속을 빌미로 운전자로부터 돈을 건네받는 행위를 일벌백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그 비위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신(재판장) 권영문 성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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