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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5. 4. 22. 선고 2004나61992 판결
[손해배상(기)] 상고[각공2005.6.10.(22),939]
판시사항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에 의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의 범위

[2]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한 요건

[3] 쟁의행위에서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그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4] 지하철 파업의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운 안전운행 4개항 등 대정부교섭사항의 관철에 있고, 이러한 요구사항이 없었더라면 파업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 파업은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5] 쟁의행위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조정 또는 중재절차를 거치도록 한 취지 및 쟁의행위가 위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 그 정당성을 상실하는지 여부(한정적극)

[6]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그 파업을 기획·주도한 노조간부들도 부담하여야 하며, 이 경우 위 노동조합과 노조간부들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다고 한 사례

[7]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로서의 일실이익의 계산 방법

[8]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사용자가 이른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여 쟁의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위 임금 미지급분이 사용자의 부당이득으로 되는지 여부(소극) 및 사용자가 노동조합 등에게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 위 임금 미지급분을 고려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에 의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된다.

[2]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②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③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의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④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3]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4] 지하철 파업의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운 안전운행 4개항 등 대정부교섭사항의 관철에 있고, 이러한 요구사항이 없었더라면 파업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 파업은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5] 쟁의행위에 있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조정 또는 중재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은,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쟁의발생을 미리 예고하게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주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 또는 중재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국민의 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상치 못한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6] 불법파업을 기획·주도한 노조간부들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는 측면 이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노동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그 파업을 기획·주도한 노조간부들도 부담하여야 하며, 이 경우 위 노동조합과 노조간부들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다고 한 사례.

[7]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로서의 일실이익의 계산은 구체적으로 현실화되지 않은 피해자의 이익상실분을 계산하는 것이므로 그에 있어서는 적극적 손해에서와 같은 정도의 엄격한 인과관계의 입증을 요구할 수는 없고, 불법행위 당시 및 그 이전의 피해자의 소득 및 앞으로의 소득 전망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상당성 있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장래에 얻을 수 있었던 소득의 상실분을 계산하면 족하다.

[8]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사용자가 이른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여 쟁의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비록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들이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이로 인하여 사용자가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용자가 노동조합 및 쟁의행위 참가 근로자들에게 대체인력 투입에 든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손해의 한도 안에서 이를 고려함이 공평의 관념상 타당하다.

원고,피항소인겸부대항소인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은강)

피고,항소인겸부대피항소인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노동조합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동우)

변론종결

2005.3.25.

주문

1. 피고들의 각 항소 및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의, 부대항소비용은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금 119,114,475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6. 2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추가로 금 57,876,88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6. 2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사실관계

(1)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인천광역시 지하철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도시교통의 발전과 이용시민의 편익 및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인천광역시의 전액 출자에 의해 1998. 4. 15. 설립되어, 인천지하철의 운영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이다.

피고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노동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고 한다)은 원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며, 나머지 피고들(이하 '개인 피고들'이라고 한다)은 2003. 6. 24.부터 같은 해 6. 28.까지 있었던 인천지하철 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고 한다) 당시 피고 조합의 핵심 간부들로서, 피고 정현목은 피고 조합의 위원장직을, 피고 최순양은 피고 조합의 사무국장직을, 피고 정대균은 피고 조합의 총무부장직을, 피고 임영호는 피고 조합의 조직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2) 이 사건 파업의 경위

(가) 피고 조합은 원고와 맺은 2001년도부터 2003년도까지의 단체협약의 효력이 종료함에 따라 2003. 4. 10.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임금 11.4% 인상과 조합전임자수 조정 등 총 147개 항목의 단체협약 개정요구안을 주요 안건으로 확정한 후 원고와 같은 해 5. 2.부터 5. 26.까지 8회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였다.

(나) 그런데 인천·대구·부산지하철공사노동조합, 철도노동조합,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서울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 등 6개 노조로 구성된 이른바 '전국궤도노동조합연대회의(이하 '전국궤도연대'라 한다)'는 2003. 2. 18. 있었던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같은 해 5. 24.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궤도노동자대회를 개최하여 '1인 승무 철폐, 외주용역 철회, 안전인력 증원, 안전위원회 설치(이하 '안전대책 4개항'이라 한다)' 등을 내걸고 정부에 대한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서,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동파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다) 이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은 2003. 6. 2. 전국궤도연대 대표자와의 면담에서, 노조가 지하철 안전을 책임질 기구로 노조,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및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 '안전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지하철 등 운수기관의 경영활동 대부분은 안전운행 등 안전과 관련된 업무가 많다는 특성이 있고, 따라서 이러한 안전관련업무는 인사ㆍ재정ㆍ운영시스템 등 경영권 전반에 관련된 사항이므로, 만일 노조가 참여하는 안전위원회를 설치할 경우 결과적으로 노조에게 경영권의 간섭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위와 같은 안전대책 4개항은 경영권 관련사항들로서 임금 및 단체협약의 교섭대상이 아니고, 이를 수용할 경우 각 운영기관의 교섭력이 약화됨과 동시에 이러한 현상이 여타 산업부분으로 파급되어 국가적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정부와 직접 교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파업자제를 당부하였다.

(라) 그러자 피고 조합은 위와 같은 전국궤도연대 소속 서울도시철도공사, 대구ㆍ부산지하철공사 노조와의 공동파업 방침에 따라, 원고와 단체협약 147개 조항 중 17개 조항만을 논의한 상태에서 원고의 교섭태도가 불성실하다는 구실로 원고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2003. 6. 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는 한편, 같은 날 제3차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상무집행위원회를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그 위원장에 노동조합 위원장인 피고 정현목, 사무국장에 피고 최순양, 조직국장에 피고 임영호, 정책기획국장에 피고 정대균 등 12명의 쟁의대책위원을 선임하였다. 그 후 2003. 6. 2.부터 같은 해 6. 4.까지 피고 조합 소속의 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여부 및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의 상급단체변경 등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73.9%의 찬성으로 파업 및 상급단체 변경결의를 하였다.

(마) 또한, 민주노총 공공연맹과 전국궤도연대는 2003. 6. 10. 정부에 대하여 안전대책 4개항에 대하여 정부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그 요구가 관철되지 아니할 경우 2003. 6. 24. 04:00 인천ㆍ대구ㆍ부산지하철노조는 총파업을 할 것을 천명하였다.

(바)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민주노총과 전국궤도연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피고 조합은 2003. 6. 16. 쟁의대책위원회의 간부들을 중심으로 철야농성에 돌입하였고, 같은 해 6. 20. '투쟁지침 6호'를 통해 전 조합원에게 파업에 대비하여 파업배낭, 파업수첩 준비를 지시하였으며 같은 해 6. 21. '투쟁지침 7호'를 통해 총파업전야제 전원 참가, 파업배낭ㆍ투쟁조끼 전원 착용을 지시하였다.

(사) 한편,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 조합으로부터 조정신청이 접수된 이후 2003. 6. 16.부터 같은 해 6. 23.까지 3회에 걸쳐 조정회의를 진행하고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피고 조합이 2003년도 임금협약체결이나 단체협약과는 무관한 안전대책 4개항을 비롯한 경영권 관련 대정부교섭사항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과정에서 결국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같은 해 6. 23. 직권으로 중재회부를 결정하였다.

(아) 그러나 피고 조합은 위와 같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2003. 6. 23. '투쟁지침 8호'를 통하여 전 조합원에게 2003. 6. 24. 04:00까지 귤현기지사업소로 집결할 것을 지시하고, 같은 해 6. 23. 20:30부터 귤현기지사업소에서 조합원 및 전국궤도연대와 민주노총 인천본부 소속 노동자 등 총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전야제를 개최한 후, 같은 해 6. 24. 04:00 파업을 선언하였다(대구ㆍ부산지하철공사노조 역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파업에 돌입하였다).

(3) 이 사건 파업에 있어서 피고들의 구체적인 참여행위

(가) 피고 조합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2003. 6. 24.부터 파업을 시작하여 소속 조합원들로 하여금 인천 연수구 귤현동에 있는 차량정비ㆍ수리처인 귤현기지사업소 검수고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쇠파이프를 소지한 사수대로 하여금 파업현장 주변을 봉쇄한 채 같은 해 6. 28. 파업을 철회할 때까지 안전대책 4개항 등 대정부교섭사항의 관철을 주장하면서 소속 조합원 총 788명 중 약 500여 명이 각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일제히 근로를 거부하도록 하였다.

(나) 피고 정현목은 피고 조합의 위원장 겸 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파업의 전과정에 있어서 이를 기획·주도하였다. 피고 최순양은 피고 조합 사무국장 겸 쟁의대책위원회 사무국장, 피고 정대균은 피고 조합 총무부장 겸 쟁의대책위원회 정책기획국장, 피고 임영호는 피고 조합의 조직부장 겸 쟁의대책위원회 조직국장으로서, 각 피고 정현목을 도와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였고, 피고 정현목과 함께 미리 준비한 관광버스 등을 동원하여 이 사건 파업 당시 피고 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한편, 피고들 스스로도 근무지를 이탈한 채 파업기간 중의 4차례에 걸친 복귀명령에도 응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였다.

(4)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

원고는 이 사건 파업 기간 동안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체 인력을 초과 근무시키거나, 경찰관 등 대체인력을 투입하여 지하철 운행을 계속하였으나, 대체인력 부족에 따라 배차간격이 길어지는 등 인천지하철의 파행적인 운행이 불가피하였고, 그에 따라 운수수입 감소 및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 등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증 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1 내지 19, 21, 25, 2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 제1심 증인 이인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 단

(1)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 여부

(가) 우리나라 헌법 제33조 제1항 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위 법 제3조 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그런데 위 법 제3조 에 의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②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③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의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④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등 참조).

(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안전운행 4개항 등 대정부교섭사항의 관철에 있었고, 위 요구사항이 없었더라면 파업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바, 위 요구사항은 인천지하철 근로자들의 안전과도 관련 있는 내용이기는 하나 주된 부분은 원고의 경영·인사에 관한 사항이고, 또한 인천광역시나 정부의 보조금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할 내용으로 원고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닌 것이므로 이를 두고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파업은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파업 당시 피고 조합이 귤현기지사업소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쇠파이프를 소지한 사수대를 조직하여 원고 직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행위로 원고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그 수단에 있어서도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것이다.

(라) 또한, 위 법 제62조 , 제63조 , 제71조 에 의하면, 지하철운송사업과 같이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이른바 '필수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지방노동위원회에 의한 중재회부결정이 있으면 그 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쟁의행위에 있어 법에서 정한 조정 또는 중재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은,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쟁의발생을 미리 예고하게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주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 또는 중재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국민의 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상치 못한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조합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회부결정을 한 2003. 6. 23.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운행 4개항 등 대정부교섭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2003. 6. 24.부터 같은 해 6. 28.까지 이 사건 파업을 감행하였고, 그로 인하여 5일간 인천지하철이 파행적으로 운행됨으로써 원고에게 상당한 손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커다란 불편을 겪게 하는 등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었으므로, 이 점에 있어서도 이 사건 파업은 그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책임의 귀속

(가) 우선, 피고 조합의 집행부 간부들인 개인 피고들이 이 사건 파업을 기획·주도한 행위는 피고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에 해당되므로, 피고 조합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아울러, 이 사건 파업을 기획·주도한 개인 피고들의 행위는, 피고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는 측면 이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노동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 조합의 책임 이외에도 이 사건 파업을 기획·주도한 개인 피고들은 그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며(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피고 조합과 개인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다고 하겠다.

(3)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본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들이 이 사건 파업을 한 시기는 2003. 2. 18. 있었던 대구지하철 참사로 인해 지하철의 안전확보문제가 원·피고들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로 대두되었던 시기로서, 지하철 운행의 책임을 지고 있는 원고로서는 지하철 안전확보문제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이 비록 경영권에 관한 사항으로서 단체협약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피고들과 대화에 임하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 사건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에는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공평의 원리에서 이러한 사정을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그 비율은 원고의 책임이 30%, 피고들의 책임이 70%로 정함이 상당하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운수수입결손금

(1) 의의 및 산정방법

(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여객운송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가 여객 운송수입의 감소로 입은 영업상의 손해는 일실이익으로서 이 사건 파업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할 것인바, 그 산정방법은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파업기간과 가장 인접한 다른 시기의 요일별 운수수입을 산술평균하여 그 합계금액에서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실제 운수수입을 차감하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해 피고들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운수수입결손금 손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운수수입이 아닌 수송인원을 기준으로 하여, 먼저 2002년도 대비 2003년도의 승객자연감소비율을 반영한 2003년도 이 사건 파업기간의 예상 수송인원을 계산한 후 거기다가 이 사건 파업기간의 실제 수송인원을 차감한 수송인원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계산해야 하는바, 이 사건의 경우 2002년도 4월에서 8월까지의 수송인원과 2003년도 4월에서 8월까지의 수송인원을 비교하면 2002년 대비 2003년의 수송인원비율은 97.15%로 감소하였으므로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수송인원도 전년도에 비해 97.15%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수송인원은 그것보다 더 증가하였으므로 운수수입에 있어서 원고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해 입은 손해는 없다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로서의 일실이익의 계산은 구체적으로 현실화되지 않은 피해자의 이익상실분을 계산하는 것이므로 그에 있어서는 적극적 손해에서와 같은 정도의 엄격한 인과관계의 입증을 요구할 수는 없고, 불법행위 당시 및 그 이전의 피해자의 소득 및 앞으로의 소득 전망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상당성 있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장래에 얻을 수 있었던 소득의 상실분을 계산하면 족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원고의 일실 운수수입금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업이 포함된 분기 및 그 직전에 원고가 얻고 있던 운수수입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객관성과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고, 지하철 이용승객수는 원·피고가 모두 인정하고 있듯이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으로서 피고가 주장하는 계산방법에 의한 운수수입 결손금의 계산이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원고의 일실 손해를 계산함에 더 객관적이거나 상당한 방법이라고는 판단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계 산

(가) 이 사건 파업기간 {2003. 6. 24.(화요일) ~ 2003. 6. 28.(토요일)} 중 인천지하철운행으로 인해 원고가 얻은 운수수입은 500,889,310원(금액 ③)임에 비해, 2003년도 2/4분기 사업연도 중 이 사건 파업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대해, 일요일, 월요일, 법정공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의 요일별 평균 운수수입(통계적 편향을 제거하기 위해 최대값, 최소값은 제외)의 합계는 565,057,534원(금액 ①)이고, 이 사건 파업 1주일 전 같은 요일의 운수수입 합계는 545,233,640원(금액 ②)이다.

[증 거 : 갑 제5호증, 제1심 증인 이인호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그렇다면 이 사건 파업으로 원고가 입은 운수수입결손금 손해는 위 금액 ①에서 금액 ③을 차감한 금액인 64,168,200원과 위 금액 ②에서 금액 ③을 차감한 금액인 44,344,330원의 산술평균인 54,256,265원으로 계산함이 상당하다.

나. 대체투입비용(지하철의 정상운영을 위하여 투입된 비용)

(1)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한 초과근무수당

원고는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지하철의 운행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로 하여금 비상근무를 하도록 하였고, 그에 대한 시간외 근무수당으로 131,273,460원, 야간근무수당으로 7,209,320원, 합계 138,482,780원을 지급하였다.

[증 거 : 갑 제6호증의 1, 2, 변론 전체의 취지]

(2) 외부지원인력에 대한 제반경비

(가) 이 사건 파업 당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만으로는 지하철의 정상운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발생하여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경찰 병력 등이 이 사건 파업 현장에 투입되었는데, 원고는 그 인력에 대한 식비와 간식비로 합계 12,947,500원을 지출하였다.

[증 거 : 갑 제7호증의 1 내지 92, 갑 제8호증의 1 내지 67,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공무를 수행중이던 경찰 병력 등에게 식비와 간식비를 제공한 것은 의무 없는 행위로 인한 비용지출로서 이 사건 파업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공기업인 원고가 이 사건 파업 당시 지하철 운행의 중단을 막기 위하여 필수적인 외부지원인력의 투입을 요청하는 것과 그 외부지원인력에게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한 비용의 지출로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역운영 경비 등

원고는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한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각 역에 대하여 1일 2만 원 내지 3만 원의 사무소 운영경비 합계 2,120,000원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파업기간 동안 비상수송대책본부장 명의로 나가는 문서에 필요한 고무인을 제작하는 데 6만 원이 소요되어 합계 2,180,000원을 지출하였다.

[증 거 : 갑 제9호증의 1, 2, 30, 31, 갑 제2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4) 배척하는 부분

(가) 원고는 이 사건 파업기간 중에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직원 416명의 사기진작을 위해 식대 및 교통비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씩 합계 41,600,000원을 지급하였고, 그 외 비상근무 직원들에게 추가로 지급한 식대와 간식비가 1,291,500원이며, 이 사건 파업기간 중 귤현기지사업소의 소장, 업무지원팀장, 차량정비팀장 등이 그 곳에서 비상대기하면서 야간근무를 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야전침대 3개를 구입하는 데 150,000원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비상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였고 이를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손해로 인정하였으므로, 원고가 직원들에게 사기 진작을 위해 지급한 위 41,600,000원을 추가로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손해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갑 제9호증의 3 내지 29, 32, 33, 34, 갑 제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주장의 위 항목의 손해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 미지급분 공제

(1)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사용자가 이른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여 쟁의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비록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들이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이로 인하여 사용자가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사건에서와 같이 사용자가 노동조합 및 쟁의행위 참가 근로자들에게 대체인력 투입에 든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손해의 한도 안에서 이를 고려함이 공평의 관념상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2)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파업기간 중에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에게 파업기간 중의 급여 75,545,940원, 연차 2일분 56,134,130원, 월차수당 28,067,065원, 합계 159,747,135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 거 : 갑 제10호증의 1, 2, 3, 변론 전체의 취지]

그런데 위 금액이 앞에서 인정한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 합계액인 153,610,280원(= 138,482,780원 + 12,947,500원 + 2,180,000원)보다 오히려 더 많으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대체인력 투입과 관련하여 입은 손해는 없는 결과가 된다.

(3) 피고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 미지급분을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손해액 이외에 다른 부분의 손해에 대하여까지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가 위 임금 미지급분 상당을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다른 부분의 손해에 대하여까지 공제하여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책임의 제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대체인력 투입과 관련하여 입은 손해는 없는 결과가 되므로, 결국 원고의 손해액은 운수수입결손금 54,256,265원이 되고, 여기에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곱하면 37,979,385원(= 54,256,265원 × 0.7,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마. 손익공제

이 사건 파업에 따라 파업기간 중 전동차 운행 횟수가 평소보다 감소하면서 원고가 4,520,931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하게 되었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은 원고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해 입은 손해에서 공제됨이 상당하다.

바. 소 결

따라서 피고들이 이 사건 파업으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33,458,454원(= 37,979,385원 - 4,520,931원)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3,458,45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03. 6. 24.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04. 7.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각 항소 및 원고의 부대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형기(재판장) 한영환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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