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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4. 6. 18. 선고 2003누13863 판결
[교수임용거부처분][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산 담당변호사 장훈열)

피고, 피항소인

강릉대학교총장(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기)

변론종결

2004. 5. 21.

주문

1. 원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3. 1. 22. 원고에 대하여 한 교수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2. 7. 4. 강릉대학교 홈페이지에 ‘국립강릉대학교 교수초빙 공고’라는 2002 하반기 전임교원신규채용 공고를 내고 강릉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환경조경학과(이하 ‘환경조경학과’라 한다) 조경설계분야 등 각 채용분야별로 1명씩 12명을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위 채용공고에 따라 환경조경학과 조경설계분야에 지원하였다.

나. 피고는 2003. 1. 22. 대학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전임교원신규임용 동의건이 부결되어 원고를 채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교원임용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2002 하반기 전임교원신규채용 공고에 따라 환경조경학과 조경설계분야에 지원하여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기초심사, 전공심사, 공개강의 및 면접심사에서 최고득점을 받아 임용예정자로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피고가 심의기구에 불과한 대학인사위원회의 부결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임용을 거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고, 원고에게 임용예정통보까지 마친 후에 아무런 사정변경 없이 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구속의 법리 및 신의칙에 반한다.

나. 피고의 주장

대학교수의 임용 여부는 임용권자가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으로, 피고가 대학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원고에 대한 임용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을 재량권일탈 또는 남용이라 할 수 없으며, 임용예정통보만으로는 확정적으로 임용의사를 표시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그 후 임용거부처분을 하였더라도 신의칙에 반하거나 행정의 자기구속원리에 반한다고 불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라.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38, 을 제3호증의 1 내지 29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반선섭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1) 환경조경학과는 1997년 신설된 학과로서, 학과 특성상 조경기사 취득을 목표로 설계 및 계측·시공·관리 등 실습을 위주로 한 강의를 실시하고 있음에 반하여 2002년 당시 재직교원이 3명뿐이어서 주당 법정시간(10시간)보다 8 내지 11시간 정도 더 강의를 하여야 하는 등 교원이 절대 부족하고 학교의 위치와 제반 여건상 외부강사의 확보도 어렵다는 이유로 2002. 6. 12. 피고에게 1순위 조경설계 분야, 2순위 광역조경계획 분야의 교원신규채용을 요청하였다.

(2) 이에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 7. 4. 환경조경학과에 교원 1명을 채용하되, 채용분야는 조경설계분야로 하고, 지원자격을 교육공무원 임용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로서 박사학위소지자로 하며, 교원임용지원서, 학력 및 성적증명서, 경력증명서, 연구실적물(학위 논문, 최근 4년 이내 발표된 모든 연구실적물), 포트폴리오 등을 2002. 9. 5.까지 제출하도록 하는 2002 하반기 전임교원신규채용 공고를 하였고, 위 공고에 따라 원고와 소외 1, 소외 2가 환경조경학과의 조경설계분야에 지원하였다.

(3) 강릉대학교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교원신규임용을 위한 전형은 서류심사, 기초심사, 전공심사, 면접심사 순으로 하되(제9조), 서류심사는 교수자격 적격 여부, 연구실적물 충족 여부, 구비서류 충족 여부만 심사하고(제10조), 기초심사 10점, 전공심사 70점(공개강의 10점 포함), 면접 10점 합계 100점 만점으로 하여 평정하고 있다.

(4)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2002. 9. 28. 내부심사위원으로 환경조경학과장 소외 3을, 외부심사위원으로 소외 4를 각 선정하여 기초심사를 하게 하였는데, 내부심사위원 소외 3의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가 공정성과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2002. 10. 7. 강릉대학교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11조에 의하여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하였고, 피고는 2002. 10. 8. 대학 기획연구처장, 생명과학대학장, 사회과학대학 및 공과대학 교수 각 1명을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였으며, 2002. 11. 7. 개최된 제3차 조정위원회에서 기왕에 실시한 기초심사를 백지화하고 기초심사와 전공심사를 한국의 가장 저명한 조경관련학회에 의뢰하고, 공개강좌는 환경조경학과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가운데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5) 이에 따라 피고는 2002. 11. 13. 2002 하반기 환경조경학과 전임교원 신규채용에 따른 기초심사와 전공심사(공개강좌 포함)를 한국조경학회에 의뢰하였고, 한국조경학회는 2002. 11. 22. 5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하여 기초심사 및 전공심사를 실시하였다.

기초심사의 심사항목은 최종학위논문 일치도, 최종출신학과 일치도, 최근연구논문 일치도, 최근경력 일치도로 구성되어 있고, 전공심사의 심사항목은 연구실적 점수, 경력심사 점수, 교수 구성 상황, 발전 기대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각 항목에 따라 5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한 결과 임용지원자들에 대한 각 점수는 아래 표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지원자 A 위원 B 위원 C 위원 D 위원 E 위원 합계 평균
원고 기초 19 20 20 19 20 98 19.60
전공 51.10 50.30 48.30 51.50 49.80 251.00 50.20
소외 1 기초 19 18 19 18 20 94 18.80
전공 27.98 27.98 27.98 27.98 26.98 138.90 27.78
소외 2 기초 18 19 19 18 15 89 17.80
전공 39.93 40.63 38.43 34.33 28.13 181.45 36.29

(6) 환경조경학과장 소외 3은 2002. 12. 11. 피고에게 해당 학과 전임교원의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인사절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다음날로 예정된 공개강좌에 참석할 수 없다는 통지를 하였고, 다음날에는 같은 이유로 심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므로 전임교원 신규채용을 보류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예정대로 2002. 12. 12. 환경조경학과 교원임용지원자들에 대한 공개강좌 및 면접심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아래 표와 같이 원고가 최고득점을 하자 피고는 2002. 12. 13. 원고를 환경조경학과 전임교원 신규임용예정자로 결정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지원자 기초심사 전공심사 공개강좌 면접 합계 최종순위
원고 19.60 50.20 9.55 9.16 88.51 1
소외 1 18.80 27.78 8.55 9.66 64.79 3
소외 2 17.80 36.29 9.00 9.33 72.42 2

(7) 원고는 2002. 12. 20.경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원고가 신규임용예정자로 결정되었으므로 채용신체검사서, 신원진술서, 경력증명서 등 임용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고 채용신체검사를 받는 등 서류를 준비하여 2002. 12. 27.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8) 한편 강릉대학교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원회’라고만 한다)는 2002. 12. 27. 제9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임용동의안을 심의한 결과 출석위원 12명 중 찬성 6명, 반대 1명, 기권 2명, 보류 3명(보류는 찬반 의결의 보류 즉 기권의 취지인지, 원고의 채용 자체를 보류하자는 취지로 기재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으로 찬성이 의결정족수인 과반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결되었고, 피고는 2003. 1. 22. 위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신규임용 동의안이 부결되어 원고를 채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교원임용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9) 이에 원고가 2003. 2. 3.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2003. 2. 26. 위 인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재심의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의를 하지 않았다.

마. 판단

대학교수 등의 임용 여부는 임용권자가 교육법상 대학교수 등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나, 임용권자의 대학교수 등 임용거부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하였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9. 7. 선고 2000두1942 판결 ,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누1264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교육공무원법 제5조 제1항 에는 ‘부총장·대학원장·단과대학장에 대한 보직동의 및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에 대한 임용동의 기타 대학교원의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대학에 인사위원회를 둔다’고 규정되어 있고, 대학인사위원회의 구성·기능과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규정 제13조 제1항 에는 대학인사위원회의 심의사항 중의 하나로 ‘총장 또는 학장이 교수·부교수 및 조교수의 임용제청을 하고자 하거나 전임강사를 임용하고자 할 때의 그 임용제청 또는 임용의 동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강릉대학교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규정 제4조 제1항에는 ‘인사위원회는 본 대학교 소속 교육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대학인사위원회는 심의기구로서 임용동의는 임용권자의 임용을 위하여 필요한 내부적인 절차에 불과할 뿐이고 임용권자를 구속하여 임용권자로 하여금 그 동의에 따를 의무를 부담케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누12641 판결 참조).

따라서 대학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임용동의안이 부결되었다 하더라도 교원임용권자인 피고로서는 단순히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임용동의안이 가결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이 사건 처분에서 피고는 위 사유만 언급하였고 다른 사유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곧바로 원고에 대한 임용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인사위원회에서 임용동의안이 가결되지 않은 이유와 환경조경학과의 교원 현황, 원고가 대학교수로서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을 구비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 임용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환경조경학과는 재직교원이 3명뿐이어서 교원들이 주당 법정시간보다 훨씬 많은 강의를 하는 등 교원이 절대 부족하고 학교의 제반 여건상 외부강사의 확보도 어려워 교원임용이 시급한 상황이었던 점(더구나 2002학년도 하반기부터 교원 3명 중 소외 5 교수의 해외장기파견으로 교원 부족이 더 심화된 상황이었다), 환경조경학과 지원자에 대한 최종심사결과 원고가 1순위(2순위와 100점 만점에 16.09점이나 차이가 난다)로 되자 피고는 원고를 임용예정자로 결정하고 이를 통지하여 원고로 하여금 채용신체검사를 받게 하는 등 임용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은 점, 환경조경학과에서 피고에게 교원신규채용 보류요청을 하였지만 그 이유가 지원자들의 자격이나 능력에 문제가 있다거나 또는 학과의 사정변경으로 교원임용이 필요 없게 되었다는 등의 합당한 사유가 아니라 단순히 학과 교원이 심사절차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이며(학과 교원이 심사절차에서 배제된 원인도 기초심사에서 내부심사위원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 요청이 해당 학과 교수의 전체 의사를 반영한 것인지도 의문인 점(3명의 교원 중 소외 6은 보류요청서에 날인을 하지 않았고, 소외 5는 그 명의의 날인은 되어 있지만 당시 해외에 파견되어 있었다), 강릉대학교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규정 제4조에 의하면 ‘인사위원회는 본 대학교 소속 교육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되, ‘1. 교육경력, 연구실적 및 전문영역의 학회활동 2. 학생의 교수, 연구 및 생활지도에 대한 능력과 실적 3. 교육관계법령의 준수 기타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는 점, 인사위원회 개최 전부터 인사위원들이 위와 같이 심사과정에서 해당 학과 교원이 배제되었다는 사유로 환경조경학과의 채용보류 요청이 있었다는 사정을 알고 있어 그것이 어느 정도 결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고, 표결 결과도 위원 12명 중 찬성이 6명이고, 반대가 1명뿐이었으며 나머지 5명은 기권 등으로 명백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던 점, 임용권자인 피고가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기까지 하였으나 재심의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된 점, 기타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설령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임용동의안이 가결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임용권자인 피고로서는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임용동의안이 가결되지 못한 이유와 경위를 파악하는 등으로 인사위원회가 임용동의안에 대하여 인사위원회규정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심의하였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그 밖에 환경조경학과의 교원수급 사정과 그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 여건, 원고에게 대학교수로서 요구되는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파악하여 원고에 대한 임용 여부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단순히 인사위원회에서 임용동의안이 가결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임용예정자로 결정되었다는 통지를 받고 임용에 필요한 서류까지 제출한 원고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의 부결만을 이유로 삼아 그 임용을 거부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임용신청자인 원고의 신뢰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하여 임용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하겠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기식(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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