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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2002. 8. 29. 선고 2001누1893 판결 : 상고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하집2002-2,491]
판시사항

[1]임원 또는 사용인이 법인의 자산을 횡령한 경우, 귀속자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여 법인에 근로소득세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도록 한 구 법인세법시행령 제94조의2 제1항 제1호 의 적용범위

[2]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아니라 단지 고용된 대표이사가 법인의 자금을 횡령한 경우 그것이 그 대표이사에게 사외유출된 것으로 보아 근로소득을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임원 또는 사용인이 법인의 자산을 횡령한 경우, 법인이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하여 취득한 손해배상채권 등을 그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포기하거나 면제해 줌으로써 횡령행위를 추인한 경우에는 그 시점에서 횡령액(손해배상액) 상당이 사외유출되어 임원 또는 사용인에게 귀속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한 상여로 보아 소득처분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구 법인세법시행령(1998. 5. 16. 대통령령 제15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의2 제1항 제1호 각 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득처분은 법인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임원이나 사용인에게 익금을 귀속시킨 경우 또는 임원이나 사용인의 횡령행위를 법인이 추인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 임원 또는 사용인이 법인의 의사에 반하여 법인의 자산을 횡령하였고 법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한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2]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그 법인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고, 단지 법인에 의해 고용된 대표이사(이른바 고용사장)의 경우에는 다른 고용된 임원이나 사용인의 경우와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므로 고용된 대표이사에 의해 저질러진 횡령행위에 대하여 횡령액 상당이 사외유출되었다고 보아 그 금액을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그 결과 법인에게 그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지울 수 없다.

원고,항소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지수)

피고,피항소인

서대전세무서장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배)

주문

1.원심판결 중 피고 서대전세무서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소득세 부과처분 부분 및 피고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 부분을 각 취소한다.

2.피고 서대전세무서장이 1999. 12. 14. 원고에 대하여 한 갑종근로소득세 금 24,638,516,190원의 부과처분 및 피고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이 2000. 2. 10. 원고에 대하여 한 소득세할 주민세 금 2,710,236,770원의 부과처분을 각 취소한다.

3.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4.소송비용은 제1, 2심을 통틀어 10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들의 각 연대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주문 제2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 서대전세무서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1999. 10. 4.자 1998년 사업년도 귀속 법인세 금 176,470,37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전세계적으로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그룹 1의 계열회사로서 국내에서 종합소매업(할인점)을 영위할 목적으로 1994. 3. 8. 설립되었다.

원고는 회사 설립 이후 1994. 10.부터 1996. 2.까지 사이에 부천, 대전, 일산, 인천에 토지를 각 구입하여 할인매장을 마련하였고, 1996. 4.부터 같은 해 11.까지 사이에 인천, 부산, 분당, 안양에 있는 상가를 각 분양받아 할인매장을 마련하였다.

그 후 까르푸 본사에서는 1996. 9.경 국내의 할인매장을 전국으로 확장하기로 하는 내용의 4개년 영업계획을 세우고 원고에게 1997년도에 할인매장 부지구입을 위한 추가투자예산으로 금 2,635억 원을 배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1997. 3.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대구 동구 검사동 944-5 외 전국 8개 지역에 있는 토지 50필지 합계 121,969㎡(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를 할인매장부지로 취득하였는바, 실지취득가액은 금 104,842,969,557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계장부에는 그 취득가액을 실지취득가액보다 금 55,996,627,712원(이하 '이 사건 과다계상액'이라 한다)이 더 많은 금 160,839,597,269원으로 계상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피고 세무서장에게 1997년 사업년도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하였다.

그 후 수사기관에 의하여 이 사건 과다계상액이 해외로 유출된 사실이 밝혀지자, 원고는 1999. 3.경 피고 서대전세무서장(이하 '피고 세무서장'이라 한다)에게 1998년 사업년도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하면서 그 때까지 밝혀진 유출금 52,493,323,589원을 미수금(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으로 대체계상하고, 금 525,425,014원을 위 미수금액에 대한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여 손금에 산입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세무서장은 이 사건 각 토지의 가액을 실지취득가액인 금 104,842,969,557원으로 바로잡고 그로 인하여 감소된 가액, 즉 위 과다계상액 금 55,996,627,712원을 가지급금 항목으로 익금에 산입한 다음, 익금에 산입된 위 과다계상액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보아 이를 대표자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고, 그에 따라 1999. 10. 4. 원고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다음, 같은 해 12. 14. 원고에게 1997년도 귀속 갑종근로소득세 금 24,638,516,190원을 부과하는 한편, 원고가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위 금 525,425,014원을 손금불산입하여 같은 해 10. 4. 원고에게 1998년 사업년도 법인세로 금 176,470,370원을 부과하였다.

또한, 피고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이하 '피고 서구청장'이라 한다)은 피고 세무서장으로부터 위와 같은 갑종근로소득세의 부과사실을 통보받고, 구 지방세법(2000. 1. 12. 법률 제6124호) 제178조 제1항 , 제2항 에 따라 원고에게 2000. 2. 10. 위 갑종근로소득세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소득세할 주민세 금 2,710,236,77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피고들이 원고에게 행한 위 각 조세부과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이라 한다).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3,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4, 을 제10 내지 1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과다계상액은 원고의 전임 대표이사였던 소외 1이 할인매장 부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전임 부사장이었던 소외 2, 아르헨티나인인 소외 3 등과 공모하여 토지가액을 실지거래가액보다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원고의 자금을 횡령한 후 이를 홍콩, 말레이지아, 스위스의 은행계좌로 유출시켰다는 전제 아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대표자가 법인의 자금을 횡령한 경우에 이를 대표자에 대한 상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소득처분하는 것은, 법인이 대표자의 그와 같은 횡령행위를 용인한 경우, 또는 대표자가 법인의 지배주주인 관계로 법인이 대표자에 대하여 횡령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 법인이 그 금원을 사외로 유출하여 대표자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고 당해 법인에게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는 세법상의 제도인바, 원고는 소외 1의 횡령행위를 용인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외 1의 횡령사실을 확인한 후에는 그 채권의 회수를 위하여 스위스은행의 예금구좌를 동결시키고 국내외적으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였으며, 소외 1은 그룹 1의 직원으로서 원고의 대표이사로 임명된 자로서 원고의 지배주주도 아니므로, 소외 1의 횡령액은 사외로 유출된 것이 아니라 손해배상채권으로서 사내에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위 횡령액에 대하여는 소득처분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세무서장이 한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위와 같이 원고가 소외 1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피고 세무서장이 원고가 위 손해배상채권을 미수금으로 계상한 것을 부인하고, 나아가 위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여 한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도 위법하다.

피고 세무서장이 한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이 위법한 이상 위 소득세 부과처분에 근거하여 행해진 피고 서구청장의 이 사건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도 역시 위법하다.

피고들의 주장

원고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의 당시 대표이사인 소외 1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과다계상액을 횡령하였으므로 이는 그 자체로 사외유출되어 소외 1에게 귀속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세무서장이 위 과다계상액 상당액을 소외 1에 대한 상여로 보아 소득처분하였음은 적법하다.

또한, 일단 자금이 사외유출된 이상 법인이 횡령한 자에 대해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및 그 회수가능성 여부, 법인이 그 회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소득처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하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경우 법인은 늘 피해자가 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법인이 횡령행위를 용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그 결과 인정상여제도 자체가 무력화되게 된다.

사외유출된 이 사건 과다계상액을 소외 1에 대한 상여로 처분한 것이 적법한 이상, 원고가 소외 1 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이미 소득처분되어 세무회계처리가 종결된 위 과다계상액에 대하여 또다시 미수금 계정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미수금 계정을 부인하고 대손충당금을 손금불산입하여 행한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도 적법하다.

피고 세무서장이 한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이 적법한 이상 위 소득세 부과처분에 근거하여 행해진 피고 서구청장의 이 사건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도 역시 적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원고는 그룹 1 본사에서 1996. 9.경 수립한 4개년 영업계획에 따라 1997. 3.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토지를 할인매장 부지로 매입하였다.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는 소외 1이었는데, 소외 1은 당시 원고의 부사장이었던 소외 2, 그룹 2의 홍콩리미티드의 실질적 경영자였던 소외 3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면서 그룹 2에 전체 매매대금의 30%에 이르는 거액의 자문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회사의 장부에는 위 자문료까지 포함한 금액을 매매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토지주들에게는 애초 약정된 매매대금만을 지급하고, 그 차액인 위 자문료에 상당하는 금액은 소외 4, 5, 6 등을 통하여 홍콩달러화나 미달러화로 환전하여 스위스은행 예금구좌에 송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합계금 55,996,627,712원을 원고의 자금에서 부당하게 인출, 횡령하였다.

이 사건은 1997. 12.경 수사기관에 인지되어 수사가 개시되었고, 처음에는 그룹 1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하여 조직적으로 저지른 행위인 것처럼 수사가 진행되었는바,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원고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하여 이 사건이 소외 1 등의 개인적인 횡령행위인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1998. 8. 28. 우리 나라의 검찰에 소외 1, 소외 2, 소외 3 등을 고소하는 한편, 같은 해 11.경 홍콩 경찰에도 소외 3 등을 고소하였고, 같은 해 10.경 스위스 경찰에 소외 3 등을 고소하여 그들의 예금구좌를 동결조치시키고, 소외 3 등을 상대로 홍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소외 1 등이 횡령한 금원을 회수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였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대부분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우리 나라에서의 검찰수사는 피의자 및 참고인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로 종결되었고, 스위스에서의 예금동결조치는 범죄와 연관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지되었으며, 홍콩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은 대한민국에서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소송절차가 정지되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마르코스 안토니오 파라다 톨로사의 증언, 변론의 전취지

판 단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에 관하여

무릇, 임원 또는 사용인이 법인의 자산을 횡령하는 경우, 법인은 횡령한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하여 횡령으로 인해 잃게 된 이익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권(금전 이외의 자산을 횡령한 경우에는 목적물반환청구권, 금전을 횡령한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내지 손해배상청구권, 이하 이러한 사법상의 권리를 통틀어 '손해배상채권'이라 한다)을 갖게 되므로, 일반적으로는 횡령행위로 말미암아 그 자산 상당액이 바로 사외유출되었다고 볼 수 없고 손해배상채권의 형식으로 여전히 사내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 후에 당해 손해배상채권이 회수된 경우에는 회수된 금액 상당액은 위 손해배상채권에서 차감 처리되고, 모든 조치를 취하였어도 회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회수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시점에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대손처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법인이 위와 같은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그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포기하거나 면제해 줌으로써 횡령행위를 추인한 경우에는 그 시점에서 횡령액(손해배상액) 상당이 사외유출되어 임원 또는 사용인에게 귀속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한 상여로 보아 소득처분을 할 수 있다 [ 대법원 1989. 3. 28. 선고 87누880 판결 , 대법원 1989. 1. 31. 선고 87누760 판결 각 참조, 구 법인세법기본통칙 2-3-49의2…9 및 2-16-9…20 각 참조, 2002. 3. 13.자 국세청 서이46012-10477 예규 참조].

따라서 구 법인세법시행령(1998. 5. 16. 대통령령 제15797호,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94조의2 제1항 제1호 각 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득처분은 법인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임원이나 사용인에게 익금을 귀속시킨 경우 또는 임원이나 사용인의 횡령행위를 법인이 추인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 임원 또는 사용인이 법인의 의사에 반하여 법인의 자산을 횡령하였고 법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한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지 아니하고 만일 임원 또는 사용인의 횡령행위에도 위 규정을 적용시켜 그 임원 또는 사용인에 대한 상여로 처리하게 되면, 법인에 원천징수의무를 부담지우고 있는 현행 세법체계에서는 피해자에 불과한 법인에게 그 법인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도 횡령행위로 인한 피해액에 더하여 범법자가 납부해야 할 소득세까지 법인이 대신하여 납부해야만 하는바, 이것이 부당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원천징수제도의 본질에도 맞지 않는다.

또한 판례에 따르면, 법인의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경영자 등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횡령 등 법인의 자금을 유용한 경우에는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바(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두3324 판결 ,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8두7350 판결 ,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누9365 판결 등 참조), 이는 법인의 대표이사나 실질적 경영자 등은 그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행위자의 의사가 곧 법인의 의사로 간주되는 까닭에, 설사 법인이 그 행위 당시에 그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도 법인이 위 대표이사나 실질적 경영자 등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결국 이러한 경우에는 법인이 사실상 회수할 의사가 없거나 이러한 행위를 사실상 용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그 법인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고, 단지 법인에 의해 고용된 대표이사(이른바 고용사장)의 경우에는 다른 고용된 임원이나 사용인의 경우와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과 같이 고용된 대표이사인 소외 1에 의해 저질러진 횡령행위에 있어서는 처음의 원칙으로 되돌아가 횡령액 상당이 사외유출되었다고 보아 그 금액을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하며, 그 결과 법인인 원고에게 그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지울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소 결

그렇다면 원고에 의하여 고용된 대표이사인 소외 1이 이 사건 과다계상액 상당을 원고의 자금에서 횡령함으로써 원고가 소외 1에 대한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원고가 이를 포기하거나 면제하는 등으로 위 횡령행위를 추인한 사실도 없으며 오히려 나름대로 회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실이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 위 과다계상액이 사외유출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이를 소외 1에 대한 상여로 처분하여 피고 세무서장이 원천징수제도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이 위법한 이상, 이에 근거하여 피고 서구청장이 원고에게 대하여 한 이 사건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있다.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에 관하여

대손충당금이란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대손추산액을 산출하여 당해 채권에서 차감하는 금액을 말하는 것이나, 모든 채권이 대손충당금의 설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관계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면, 외상매출금·대여금 등 적법한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채권에 한정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소외 1 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손충당금 설정 대상 채권으로 삼아 금 525,425,014원을 위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으로 계상한 것은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 세무서장이 위 대손충당금을 부인하여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한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은 적법하다{다만, 피고가 소외 1이 횡령한 금액을 그에 대한 상여로 보아 익금에 산입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하겠으나(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위 금액은 소외 1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의 형태로 사내유보된 것으로 보아 미수금 계정으로 익금에 산입하여야 할 것이다.), 법인세 산정의 과세표준을 산출함에 있어서는 상여로 보나 미수금으로 보나 어차피 모두 익금에 산입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잘못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 및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어 인용하고,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나, 이 사건 소득세 부과처분 및 소득세할 주민세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일영(재판장) 금덕희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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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1.10.19.선고 2000구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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