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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1996. 9. 6. 선고 95나5506 판결 : 상고
[임금 ][하집1996-2, 200]
판시사항

[1] 제수당을 미리 합산한 일정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의 효력(한정 유효)

[2] 연월차휴가근로수당을 미리 월정 임금에 포함시킨 포괄임금 계약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1] 근로시간·근로형태와 업무의 고유한 특성 등을 참작하거나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계약 체결시에 시간급 통상임금에 따른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아니하고,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 제수당을 미리 합산한 일정 금액을 근로자의 승낙하에 월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지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2] 근로기준법상의 연차 및 월차휴가제도는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가 구체화된 것으로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사용자에 대한 취업의무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하여 노동력을 유지·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인바, 그 목적이나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근로자가 연·월차휴가 청구권의 행사로 얻게 되는 연·월차휴가일에도 근로할 것을 정하고 그 연·월차휴가일의 근로에 대한 이른바 연·월차휴가근로수당을 미리 지급키로 하는 연·월차휴가권의 매수예약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월차휴가권의 행사를 사실상 저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연·월차휴가근로수당을 미리 월정 임금에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임금약정은 이를 포함시킨 부분에 한해서는 무효이다.

원고, 항소인

권오영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미화실업

주문

1. 원심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643,818원 및 이에 대한 1994. 12. 27.부터 1996. 9. 6.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을 합하여 이를 4분하여 그 3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891,29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청구를 감축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1, 2, 3, 갑 제8호증의 1 내지 7, 갑 제9호증, 갑 제11, 12, 13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14, 을 제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근로관계의 존속기간

원고는 1992. 11. 19. 경비, 시설관리, 청소 등에 필요한 경비원 등의 인력을 수급하는 용역업체인 피고 회사에 입사한 다음 피고 회사의 배치지시에 따라 1993. 7. 31.까지는 주식회사 배원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그 다음날부터는 주식회사 영동개발에 배치되어 역시 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1993. 12. 14. 피고 회사를 퇴직하였다.

나. 소정 근로시간과 근로의 제공

원고는 피고 회사가 지정한 용역의뢰업체에서 경비원으로서 주·야간 1주일 단위로 1일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되, 피고 회사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주간근로를 하는 날은 근무시간을 08:00부터 20:00까지로 하면서 그 중 12:00부터 13:00까지와 18:00부터 19:00까지의 2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고, 야간근로(하오 10:00부터 상오 06:00까지의 근로를 말함, 근로기준법 제46조 참조)를 하는 날은 근무시간을 20:00부터 다음날 08:00까지로 하면서 그 중 24:00부터 다음날 01:00까지와 03:00부터 04:00까지의 2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여 휴가나 휴일도 없이 계속 근로하였으며, 특히 위 주식회사 배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중인 1993. 4. 14.부터 그 해 6. 27.까지 75일간은 교대인원이 부족하여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주간근무 없이 매일 18:00부터 다음날 08:30까지 근무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같은 경비원의 근무형태는 근무시간 동안 배치된 장소에 대기하면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단속(단속)적으로 일정한 장소를 순찰하고 경비를 하는 그 업무 자체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이 명확하게 구별되지는 아니하였다.

다. 원고의 임금수령 내역

원고는 입사 당시 이른바 포괄임금의 약정하에 월급여액은 주간근무의 경우 1일 8시간씩 15(16)일 근무한 기본급과 1일 2시간씩 15(16)일 근무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무의 경우 1일 8시간씩 15(16)일 근무한 기본급과 1일 2시간씩 15(16)일 근무한 연장근로수당 및 1일 6시간씩 15(16)일 근무한 야간근로수당, 월차수당 1일분, 주휴수당 4일분, 휴일근로수당 2일분 등 법정 제수당을 포함시킨 금 42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면서 결근시에는 감액할 수 있다는 내용의 유보조항을 두고, 그에 따른 금 420,000원의 월급여를 받아 오다가 1993. 3.부터는 월급여액이 금 440,000원으로, 그리고 그 해 8.부터 11.까지는 월급여액이 금 450,000원으로 각 인상되어 이와 같이 인상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1993. 5.과 같은 해 11.에는 상여금으로 각 금 213,400원을 지급받았으며, 퇴직시에는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일이 속한 달의 급여로 금 210,000원을 지급받고, 이듬해인 1994. 2. 1.경에는 피고 회사가 송금한 금 514,438원의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1)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시간급 통상임금에 기초하여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한 시간수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장근로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토요연장수당, 연차 및 월차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 회사와 간에 체결된 위 임금약정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위 제수당의 산정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최저기준에 미달하여 무효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입사시부터 1993. 2.까지는 금 1,005원, 그리고 1993. 3.부터 퇴직시까지는 금 1,100원으로 각 계산되는 시간급 통상임금에 기초하여 근로기준법상의 할증률에 따라 할증한 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산출한 제수당 중 미지급 차액이 남아 있는 연장근로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토요연장수당의 합계액인 금 1,989,220원 및 월차수당 합계 금 105,600원, 연차수당 합계 금 88,000원의 각 추가 지급을 구하고, (2) 또 피고 회사는 근로계약상의 1일 근로시간 12시간보다 2시간 30분 많은 14시간 30분을 18:00부터 다음날 08:30까지 근로한 1993. 4. 14.부터 6. 27.까지의 75일 동안에는 근무내용이 변경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고 종전의 임금만을 지급함으로써 그 연장된 근로에 대한 연장(시간외)근로수당을 합한 금 306,375원, 야간수당 합계 금 165,000원을 적게 지급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지급도 구하며, (3) 나아가 퇴직금도 평균임금을 잘못 계산한 탓으로 정당하게 지급받아야 할 금액보다 금 234,098원이 적게 지급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지급도 아울러 구한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기본적인 소정 근로에 따른 제수당 차액 청구부분에 대하여

(1) 원고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법정 제수당 차액의 청구부분과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포괄임금 약정이 전부 무효라는 점과 그가 1일 12시간의 근무시간 중 근로계약에서 정하여진 2시간의 휴게시간도 없이 계속적인 근로를 하였으므로 이 2시간의 초과근로시간도 포함하여 전체 근로시간을 계산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본전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고유한 특성 등을 참작하거나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계약 체결시에 시간급 통상임금에 따른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아니하고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제수당을 미리 합산한 일정 금액을 근로자의 승낙하에 월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지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 체결시에 경비원의 근무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근로계약서 작성을 통하여 잘 알고 있었고, 경비원 근로가 단속(단속)적이고 그 근로밀도가 낮아 실제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별하기도 힘들어 법정시간을 초과한 모든 시간을 시간외 근로시간이나 야간근로시간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는 사정 등이 있어 이를 참작하여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제수당을 미리 합산한 일정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지급받기로 승낙하여 이의 없이 계속하여 임금을 수령하여 온 사실은 앞에서 이미 적은 바와 같고, 또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에 소속된 원고 이외의 다른 경비원들도 원고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경비원으로서의 근로시간, 근로형태, 근로내용을 잘 알고 입사하여 기본급, 법정 제수당 등이 포함된 포괄임금제에 의한 월급여를 지급받아 온 까닭에 피고 회사에 대하여 위 월급여 이외에 따로 시간외 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요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바는 없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토요연장근로수당의 제수당을 포함시킨 위 포괄임금약정이 원고에게 불이익하거나 부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적어도 이들 제수당이 포함된 위 임금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기본적인 소정 근로에 대하여도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토요연장근로수당의 미지급 차액이 남아 있음을 내세운 원고 주장 부분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그런데 연차 및 월차휴가 근로수당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포괄적인 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이들 연차 및 월차휴가 근로수당까지 미리 월급여액에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약정부분은 그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상의 연차 및 월차휴가제도는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가 구체화된 것으로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사용자에 대한 취업의무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회복하여 노동력을 유지·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인바, 그 목적이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근로자가 연·월차휴가청구권의 행사로 얻게 되는 연·월차휴가일에도 근로할 것을 정하고 그 연·월차휴가일의 근로에 대한 이른바 '연·월차휴가근로수당'을 미리 지급키로 하는 연·월차휴가권의 매수(매수)예약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월차휴가권의 행사를 사실상 저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연·월차휴가근로수당'을 미리 월정 임금에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위 임금약정은 이를 포함시킨 부분에 한해서는 무효로 된다 할 것이어서 위 인정의 포괄임금약정에 기한 월급여의 지급에도 불구하고 연·월차휴가근로수당만큼은 그 지급이 의제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한편 원고는 피고 회사에 391일 동안 개근하면서 연·월차휴가를 사용함이 없이 '퇴직'함으로써 원고가 위와 같은 근로를 하여 취득한 연·월차휴가청구권( 근로기준법 제47조 제1항 제2항 , 제48조 제1항 , 제3항 , 제5항) 을 행사하여 연·월차휴가 그 자체를 더 이상 사용할 수는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결국 위 연·월차휴가청구권의 행사에 의하여 원고가 사용할 수 있었던 12일간의 월차휴가일수와 10일간의 연차휴가일수에 대한 퇴직 당시의 통상임금을 휴가수당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1993. 3. 이후부터 퇴직시까지의 시간급 통상임금에 관하여는 원고가 피고 제출의 임금대장에 기재된 1,100원을 그대로 원용하여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르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할 월차휴가근로수당은 금 105,600원(시간급 통상임금 1,100원×근로기준법에 의한 1일 소정 근로 8시간×12일)이 되고, 연차휴가근로수당은 금88,000원(시간급 통상임금 1,100원×근로기준법에 의한 1일 소정 근로 8시간×10일)이 된다.

나. 1993. 4. 14.부터 그 해 6. 27.까지의 추가근로로 인한 연장수당 등 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1993. 4. 14.부터 그 해 6. 27.까지 주간근무로 교대함이 없이 매일 18:00부터 다음날 08:30까지 근로하게 됨으로써 당초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보다 매일 2시간 30분씩 시간외 근로를 하였고, 근로계약상의 야간근로보다 1일 6시간씩 37.5일(75/2) 동안 야간근로를 더 하게 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시간외 근로수당(시간급 통상임금의 150%)으로 금 309,375원(75일×2.5시간×1,100원×1.5)을, 야간근로수당(시간급 통상임금의 50%)으로 금 123,750원(37.5일×6시간×1,100원×0.5)을 각 지급하여야 한다.

다.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1)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66조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이어받아 1년 이상 계속 근로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평균임금 30일분의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 1일 평균임금 산정시에 포함되는 급여항목은 다음과 같다.

1993. 9. 15.부터 퇴사한 그 해 12. 14.까지 3개월간 수령한 월급료 합계 금 1,350,000원(450,000×16/30+450,000+450,000+210,000)

1년간 지급된 상여금 합계 금 426,800원 중 3개월분 금 106,700원(426,800/4)

3개월간의 월차수당:1일 통상임금 8,800원×3=금 26,400원

3개월간의 연차수당:1년간의 연차수당 금 88,000원/4=금 22,000원

(원고는 위에서 본 75일의 기간 동안에 추가근로를 하여 지급받게 되는 임금부분도 평균임금 산정시에 가산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사정에 의하여 지급받게 되는 임금일 뿐만 아니라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임금에도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계 산

따라서 원고가 정당하게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금 531,531원( + + + )/91일×30일×391일/365일, 원 미만은 버림)이 되나 여기에서 이미 수령한 퇴직금 514,438원을 공제하면 금 17,093원이 추가 지급할 퇴직금이 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인정의 미지급임금의 합계액인 금 643,818원(105,600+88,000+309,375+123,750+17,093)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1994. 12.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1996. 9. 6.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그 중 위 인용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그 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갑(재판장) 이채문 박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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