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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89. 6. 19. 선고 88구12617 제5특별부판결 : 상고
[토지형질변경원상복구지시처분취소][하집1989(2),560]
판시사항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요하지 아니하는 토지형질변경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도시계획구역 안에 있는 유지를 낚시터로 조성하기 위하여 그 밑바닥을 고르면서 흙을 굴착한 뒤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유지 동쪽과 남쪽에 굴착한 흙을 적치하여 둑을 만드는 일방 유지 중앙에도 그 굴착한 흙을 적치하여 작은 섬을 만들고 둑과 섬에 좌대를 설치하고 갈대와 잡풀을 제거한 결과 원래의 상태보다는 유지로서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잘 정돈되고 더욱 깨끗하게 현상이 변경되었다면 이와 같은 형질변경행위는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단서와 동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요하지 아니한다.

원고

서광석

피 고 인

천직할시 서구청장

주문

피고가 1988.11.26. 원고에 대하여 한 인천 서구 경서동 350의 91,92,93,94 유지에 대한 토지형질변경행위의 원상복구지시처분은 이를 취소하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먼저 원고가 이 사건 행정처분에 대하여 1988.12.27. 행정심판청구만 하였을 뿐, 그 재결결과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이 사건 소의 제기에 이르렀으니 원고는 전심절차인 행정심판을 거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진정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8호증(접수증), 갑 제9호증의 1,2(송달서, 재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행정처분에 불복하여 1988.12.27. 처분청인 피고를 경유하여 인천직할시장에게 행정심판을 청구하여 1989.2.20. 같은 달 20.자의 기각결정을 송달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행정심판전치주의의 근본취지가 행정청에게 반성의 기회를 부여하고, 행정청의 전문지식을 활용하는데 있으므로 비록 제소당시에 전치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 하여도 사실 심변론종결당시까지 그 전치요건을 갖추었다면 그 흠결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볼 것이니, 위 인정사실과 같이 이 사건 변론종결 이전에 원고가 행정심판청구를 하고 그 기각결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이 사건 제소당시에 행정심판재결을 거치지 아니한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각 진정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토지형질변경원상복구지시), 갑 제4호증의 1 내지 4(토지대장), 갑 제5호증의 1 내지 5(등기부등본), 을 제2,3호증(허가증, 을 제3호증은 갑 제7호증과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니, 원고는 인천 서구 경서동 350의 91 유지 2,787평방미터, 같은 번지의 92 유지 2,335평방미터, 같은 번지의 93 유지 2,671평방미터, 같은 번지의 94 유지 2,800평방미터(이하 이 사건 유지들이라고 한다)을 1987.5.7. 소외 김여성으로부터 매수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뒤, 이 사건 유지들 중 7,597평방미터를 조성한 뒤 그해 7.25. 인천직할시장으로부터 낚시업허가를 받고(1988.7.23.에 1년간 기간연장허가를 받아 이 허가의 유효기간은 1989.7.24.까지이다) 경서해변낚시터란 이름으로 낚시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1988.5.2.부터 그해 6.2.까지 실시한 감사원 감사결과 이 사건 유지들은 허가없이 불법으로 토지 7,597평방미터를 굴착하여 제방축조 및 택지조성, 분리대조성과 하천수 인수시설을 하는 등으로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여 낚시터를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여 같은 해 11.26. 원고에 대하여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 제3항 에 따라 그해 12.30.까지 위와 같이 형질변경된 이 사건 유지들을 원상복구하도록 명령하여 이 사건 행정처분에 이른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없다.

피고는 위 적용법조와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행정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유지들 전체면적 10,593 평방미터 중 7,597평방미터 부분의 바닥을 고르고 그곳에서 굴착한 토지를 적치하여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남은 토지로는 유지 중앙에 작은 섬을 만들어 도시경관에 어울리는 낚시터를 조성한 것으로서 이는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여도 되는 형질변경행위에 해당하는 데도 피고가 원고의 위와 같은 이 사건 유지들의 바닥고르기와 굴착된 토지의 적치행위를 허가가 필요한 형질변경행위로 보고 한 이 사건 행정처분은 법령상의 근거없이 한 처분일 뿐더러, 그 경관도 유지 당시보다는 현재의 낚시터가 훨씬 양호하므로 이를 원상으로 복구하는 것은 오히려 도시경관을 해치고, 시민들의 여가선용시설을 없애는 것이 되어 공공복리에도 어긋나므로 이 사건 행정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2, 3호증,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 6호증(도시계획확인원)의 각 기재와 증인 홍병오의 증언 및 당원의 현장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니, 이 사건 유지들은 1968.8.20. 바다의 매립준공으로 조성된 토지의 일부로서 원래 그 지목이 답으로 책정되었으나, 담수의 수로부위에 존재하고 지대가 낮아서 항상 물이 고여있고 갈대와 잡풀들이 자라고 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오다가 1987.2.6. 그 지목이 실제상황대로 답에서 유지로 변경되었는데, 현재 도시계획구역안에 위치하여 있고, 그 용도지역은 생산녹지인 사실, 원고는 1987.5.7. 이 사건 유지들을 낚시터로 조성할 목적으로 이를 매입하여 이 사건 유지들 중 7,597평방미터 해당하는 유지의 밑바닥을 고르면서 그 흙을 굴착한 뒤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유지 동쪽과 남쪽에 굴착한 흙을 적치하여 둑을 만든 일방 유지 중앙에도 그 굴착한 흙을 적치하여 작은 섬모양을 만들고, 그 둑과 작은 섬에 좌대를 설치하고 갈대와 잡풀을 제거하여 낚시터를 만들었는데, 이 낚시터는 현재 서울, 인천 등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장소로 인기가 있는 사실, 이 사건 유지들에 근접한 곳은 갈대와 잡풀이 우거져 있고 물이 고여있는 유지들이며 보다 먼곳에는 농경지가 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되고 반증없다.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에 의하면, 도시계획의 결정이 고시된 이후에는 도시계획구역 안에서의 토지의 형질변경은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없이는 이를 행할 수 없으나,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행위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항 은 시장 또는 군수는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토지의 형질변경 등 제1항 소정의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그 토지의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같은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 법 제4조 제1항 단서 소정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행위의 하나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되어 있는 토지 및 그 인근지 이외에서 도시경관을 손상하지 아니하는 토지의 굴착, 토석의 채취 또는 적치"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우선 이 사건 유지들과 그 인근지역에는 도시계획법 제2조 제1항 제3호 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가 낚시터 조성을 위하여 한 형질변경행위는 위 인정사실과 같이 이 사건 유지들의 물밑의 바닥에 있는 흙을 굴착하여 이를 적치한 것으로서 갈대숲과 잡풀이 우거진 원래의 유지상태보다는 유지로서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잘 정돈되고 더욱 깨끗하게 현상이 변경된 것에 불과하여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흙의 굴착, 채취 또는 적치라는 형질변경행위가 도시경관을 손상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형질변경행위는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 단서와 같은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도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피고가 이를 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으로 보고 허가없이 한 원고의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원상회복을 명한 이 사건 행정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행정처분의 위법함을 내세워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승두(재판장) 최정수 구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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