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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86. 1. 29. 선고 85나529 제5민사부판결 : 상고허가신청기각
[해고처분효력정지가처분청구사건][하집1990(2),177]
신청인, 피항소인

김태성

피신청인, 항소인

세방전지주식회사

주문

원판결을 취소한다.

신청인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취지

피신청인이 1984.8.14. 신청인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의 효력은 위 당사자간의 해고처분무효확인소송의 판결확정시까지 이를 정지한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2,747,277원 및 1985.5.14.부터 위 당사자간의 해고처분무효확인소송의 판결확정시까지 매월 금 392,883원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아니된다.

소송비용은 1,2심 모두 피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먼저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본다.

신청인이 1981.5.14. 피신청인회사에 밀링공으로 입사하여 이후 같은 회사의 시설부 기계반에서 근무하여 온 사실, 그런데 신청인은 위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1977.1.17.부터 신청외 동양기계(주)에 근무하면서 노동조합 분회장으로 활동하다가 1980.10.10. 해고당하였음에도 앞서와 같이 피신청인회사에 입사함에 있어 위와 같은 신청인의 전력이 알려지면 채용되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이유로 종업원 신상카드의 경력란에 위 1977.1.17.부터 1981.4월까지의 사이에 신청외 한국기계(주)에서 근무한 것처럼 가장 기재하여 경력을 사칭하였던 사실, 그러던중 신청인은 1984.6월경에 이르러 피신청인회사로부터 신청인 때문에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통솔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진퇴사해 줄 것을 권고받게 되자 같은 해 7.13. 피신청인회사 그룹의 비서실장 앞으로 신청인이 종사하는 시설부의 차장으로서 상사인 신청외 이규식에게 여러 가지 비위가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발송한 사실, 그러자 피신청인회사는 19874.8.14. 신청인이 투서로써 상사를 모해하였고, 상사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입사시 경력을 사칭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입사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신청인을 징계해고처분한 사실 등은 모두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신청인회사의 징계규정(소을 제1호증, 성립에 다툼이 없다) 제18조에 의하면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채용된 자(제1호)나 비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 상사에 대하여 투서하여 상사의 지휘통솔권에 영향을 준 자(제12호) 등에 대하여 징계해고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대소명이 없다.

이에 신청인은 첫째 그가 비록 상사인 위 이규식의 비위를 들어 진정서를 발송하였고, 또 이로 말미암아 위 이규식의 명예가 다소 훼손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이규식이 그의 독단적인 행위로 피신청인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제품생산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었기 때문에 이의 시정을 위하여 부득이하게 한 행위였으므로 이를 들어 신청인을 징계해고할 수는 없고, 둘째 신청인이 입사당시 비록 경력을 속이기는 하였지만 당시 피신청인회사로서는 신청인의 기능 및 해당분야 작업경력만을 중시하였지 그전의 근무처가 어디였는가는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고, 뿐만 아니라 신청인이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 피신청인회사 또한 신청인의 전력을 알게 되었음에도 신청인의 해고될 때까지의 3년여기간 동안 아무 말 없이 이를 묵인하여 왔으므로 신청인이 피신청인회사에 근무중 그 직책수행상의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신청인이 경력을 속이고 입사했다는 이유를 들어 징계해고처분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위 징계해고처분은 무효일 수밖에 없으니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위 해고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하고, 그때까지의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가처분신청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상사인 위 이규식이 통상의 업무처리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경미한 시행착오를 범한 것을 가지고 이를 침소봉대하여 그가 무능하고, 부정과 비리를 일삼는 자인 양 중상모략하는 투서를 하였으므로 이는 징계해고사유로 삼기에 충분하고, 또 신청인이 경력을 속이고 입사한 사실은 이 사건 징계해고 무렵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고, 신청인이 입사당시에 미리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더라면 채용하지 않았을 터이므로 이 또한 징계해고사유로 삼기에 충분하니 이 사건 징계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근대적 기업에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자의 기능, 경력 등을 기재한 이력서나 신상카드를 요구한 이유는 노동자의 기능, 경험 등 노동력평가의 조사자료로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그 노동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에 대한 적응성 기타 협조성 등 인격조사자료로 함으로써 노사간의 신뢰관계의 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할 것이므로 노동자가 그 이력서 등에서 경력을 은폐하거나, 사칭한 내용이 위 두가지 목적 중 어느 것에 관계되든지 간에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그 전력사칭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노동자에 대한 징계해고사유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피신청인회사의 징계규정 제18조 제1호의 내용도 위와 같은 취지로 풀이하여야 할 것인바,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신청인은 1981.5.14. 피신청인회사에 입사함에 있어 신상카드의 경력사항란에 동양기계주식회사에 근무한 경력을 속이고, 근무하지도 아니한 한국기계주식회사에 근무한 것같이 사칭하였고, 이는 신청인이 동양기계주식회사에서 노동조합활동을 하다가 해고당한 것이 나타나면 피신청인회사에 고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때문에 그 경력을 사칭하였다는 것이고, 그후 피신청인회사가 신청인의 경력사칭사실을 알게되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또한 징계사유의 하나로 삼아 징계해고하기에 이른 것으로 미루어 보면 피신청인회사는 사전에 신청인의 경력사칭사실을 알았다면 신청인을 고용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므로 신청인은 입사시에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인격판단을 그릇칠 수 있는 중요한 경력을 사칭한 것으로 되어 이는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신청인은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신청인이 피신청인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피신청인회사가 신청인의 경력사칭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묵인하여 왔다고 하나 이에 부합하는 소갑 제3호증의 3(소견서), 4(해고예고예외인정신청 및 근거자료), 소갑 제5호증의 3(증거사실)의 각 기재내용 및 원심증인 조순대, 당심증인 양경승, 같은 조경제의 각 증언은 당심증인 이규식, 같은 이희창의 각 증언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소갑 제7호증(민간인 신원진술서, 소을 제9호증과 같다)의 기재내용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달리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소명이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은 나머지 징계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살펴볼 것도 없이 위 부정입사행위 하나만 가지고도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위 징계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나온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피보전권리의 흠결로 부당하여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판결을 취소하고,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패소자인 신청인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형(재판장) 강문종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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