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선저탱크에 주입된 해수가 부식된 공기통풍관을 통하여 화물창으로 누출되어 화물이 훼손된 경우, 항해과실로 인한 손해로서 해상운송인이 면책되는지 여부(소극)
[2] 신용장 개설은행이 발행한 수입화물선취보증서에 기하여 화물이 인도되고 그 후 해상운송인이 신용장 개설은행으로부터 선하증권을 회수한 경우, 그 선하증권의 효력 및 운송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자
[3] 화물의 일부가 멸실·훼손되고 그 도착지의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 기준
판결요지
[1] 선박의 측심작업은 선박의 항해를 위하여 해수를 주입할 때에도 필요하지만 운송물의 보호를 위하여도 필요한 작업인데도 해상운송인의 피용자들인 선박의 선원들이 해수를 주입할 때에는 물론 그 후 항해시에도 전혀 측심을 행하지 아니하여 화물창의 50㎝ 높이까지 해수가 유입되어 일부 화물이 수침되었음에도 이를 양륙시까지 발견하지 못한 경우, 이를 상법 제788조 제2항 소정의 항해 내지 선박관리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고,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운송물의 운송, 보관 등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하여야 하고, 더욱이 발항 당시 해상운송인이 상당한 주의로서 세밀히 공기통풍관의 노후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부식된 것을 사전에 발견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적재한 운송물을 훼손한 것이므로, 이는 해상운송인이 감항능력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2] 수입상이 신용장 개설은행이 발행한 수입화물선취보증서와 상환으로 화물을 수령하고 대금을 결제함에 따라 해상운송인이 다시 수입화물선취보증서와 상환으로 화물에 대한 선하증권 원본을 신용장 개설은행으로부터 전부 회수하여 목적이 성취되었다는 소인을 찍은 경우, 선하증권 원본은 그 기재된 화물을 표창하는 효력을 가지지 아니하게 되었으므로 수입상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화물을 인도받은 셈이므로 화물의 정당한 수하인 내지 소유자로서 화물의 운송중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이 있다.
[3] 화물의 일부가 멸실·훼손되고 화물을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화물을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운송물의 멸실, 훼손으로 인하여 지급을 요하지 아니하는 운임 기타 비용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상법 제137조 제4항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그 화물의 대한민국 기준비용 및 운임 포함가격인 송장 기재 금액을 일응의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이 타당하고, 그 화물에 대한 손상 상태 및 범위를 조사하기 위하여 의뢰한 수수료와 비용은 화물의 일부 손상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해당한다.
원고
코흥 쉽핑 컴퍼니 리미티드(Coheung Shipping Co., Ltd.)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원철 외 4인)
피고
영해산업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정동 외 1인)
주문
1. 원고의 1993. 7. 24. 부산항에 도착한 룩 익스프레스호에 선적된 화물수침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피고 영해산업 주식회사에게는 금 11,826,168원을, 피고 장승우에게는 금 14,565,099원을 각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원고와 피고 영해산업 주식회사 사이에 금 33,605,487원의 채무가, 원고와 피고 장승우 사이에 금 28,545,561원의 채무가 각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판결.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의 2, 3, 을 제1호증의 4 내지 28, 41 내지 45의 각 기재에 증인 여태언, 정진만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원고 회사는 룩 익스프레스(Rook Express)호(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의 운항자로서 해상물건운송업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 영해산업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광물 무역업을 하는 회사이며, 피고 장승우는 무역업을 하는 소외 서부무역을 경영하는 자이다.
나. 피고 회사와 소외 서부무역은 1993. 7. 소외 아시아 앤 퍼시픽 비즈니스 어소시에이츠 리미티드(Asia & Pacific Business Associates Ltd.)와 중국산 천연인상흑연 360t(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 한다)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각 소외 한국외환은행에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을 개설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한 다음 그 시경 원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화물의 중국 퀸다오(Quindao)항에서 부산항까지 운송에 대한 해상물건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화물은 25kg 포대로 포장되어 각 콘테이너 마다 720포대(18t)씩 20개의 콘테이너 속에 넣어져 1993. 7. 20.부터 22. 사이에 중국 퀸다오항에서 이 사건 선박에 적재되었는데, 이때 위 아시아 앤 퍼시픽 비즈니스 어소시에이츠 리미티드가 피고 회사와 소외 서부무역을 수하인으로 하여 작성한 각 송장과, 원고 회사가 수하인은 한국외환은행의 지시에 따르되 그 통지선을 피고 회사와 소외 서부무역으로 하고 그 이면에는 이 운송계약에 대하여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한다고 기재하여 작성한 각 선하증권이 각 발행되었다.
라. 이 사건 선박은 1993. 7. 22. 중국을 출발하여 같은 달 24. 부산항에 도착하여 같은 날 콘테이너를 양하하던 도중 이 사건 선박의 선원들이 이 사건 선박의 2번 및 3번 화물창에 바닥에서 40∼50cm 높이까지 해수가 차 있으며 최하단에 적재되어 있던 피고들의 화물이 실린 7개의 콘테이너를 포함한 일부 콘테이너들이 수침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마. 이에 피고들의 의뢰를 받은 소외 협성검정 주식회사와 원고 회사의 의뢰를 받은 소외 코리손해사정 주식회사가 수침 손상된 화물의 상태를 검사한 결과, 각 콘테이너당 25kg들이 720포대씩 들어 있는 이 사건 화물 중,
(1) 피고 회사가 수하인으로 되어 있는
(가) 천연인상흑연 585번이 들어 있는 콘테이너 번호 FBZU6120309(선하증권 번호 RE334E-129PA) 중 298포대, FBZU6197039(선하증권 번호 RE334E- 129PC) 중 362포대,
(나) 천연인상흑연 -185번이 들어 있는 콘테이너 번호 SCZU7281010(선하증권 번호 RE334E-129PJ) 중 382포대, CRXU2953252(선하증권 번호 RE334E- 129PK) 중 331포대,
(2) 서부무역이 수하인으로 되어 있는 천연인상흑연 898번이 들어 있는 FBZU6090966(선하증권 번호 RE334E-169Q) 중 260포대, SCZU7286686(선하증권 번호 RE334E-171Q) 중 371포대, SCZU7497755(선하증권 번호 RE334E- 172Q) 중 250포대 등
총 7개의 콘테이너에서 천연인상흑연 585번 660포대 16.5t, -185번 713포대 17.825t 및 898번 881포대 22.025t이 각 수침 손상되어 상품가치를 상실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바. 피고들은 위 화물손상에 대한 책임이 원고 회사에 있음을 주장하면서 1994. 4. 7. 원고 회사를 상대로 선박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같은 달 8. 당원 94타경10886호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경매절차 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원고 회사가 위 피고들의 청구액 및 이자를 보증공탁함으로써 1994. 4. 15. 당원 94카기1001호로 그 절차가 정지되었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원고의 면책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화물의 수침 손상은 원고 회사의 피용인인 이 사건 선박의 선원들이 선박의 항해 및 관리를 위하여 선저의 탱크에 해수를 유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위 손상은 상법 제788조 제2항 소정의 선박의 항해 또는 관리에 관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운송물에 관한 손해에 해당하여 원고 회사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2)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27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이 사건 선박은 대부분의 원양을 항해하는 선박처럼 선저에 발라스트 탱크(Ballast Tank)를 두고 그 안에 해수를 주입하여 복원성을 유지하되, 해수 주입이 탱크 안의 공기 압력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발라스트 탱크의 상단부터 화물창을 거쳐 갑판까지 공기통풍관(Air Vent Pipe)을, 해수 주입 작업시 탱크로부터 해수가 넘치는지 여부 및 선창의 해수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해수량의 조사, 즉 측심(Sounding)을 위하여 발라스트 탱크의 하단부터 화물창을 거쳐 갑판까지 측심관(Hold Bilge Sounding Pipe 또는 Sounding Pipe)을, 각 설치하여 두고 있다.
(나) 따라서 선원이 발라스트 탱크에 해수를 채울 경우에는 측심을 자주 행하여 알맞은 양만을 탱크에 주입하여야 하고 또 그 후에도 선박의 동요로 인한 선창의 침수를 확인하기 위하여 수시로 측심을 행하여야 하나, 이 사건 선박의 선원들은 1993. 7. 22. 중국을 출항한 후 같은 달 24.까지 사이에 측심을 전혀 행하지 아니한 채 발라스트 탱크에 과도한 해수를 주입하였기 때문에 해수가 공기통풍관 및 측심관으로 역류하였고, 선창이 해수에 침수된 사실도 부산항 도착 후 양하작업을 개시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하였다.
(다) 이 사건 선박 2번 화물창의 공기통풍관은 발항하기 이전부터 화물창 바닥으로부터 2.5m에서 4m 사이가 심하게 부식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3.5m 높이에는 구멍이 뚫어져 있었기에 위와 같이 공기통풍관으로 역류한 해수가 파손된 공기통풍관을 통하여 누출되어 2번과 3번 화물창의 바닥에 약 30∼50cm 높이로 해수가 고이게 되었고, 이 사건 선박의 항해 중 요동으로 인하여 최하단에 적재한 콘테이너의 50∼60cm 높이까지 적재한 화물이 수침되었다.
(3)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선박의 측심작업은 선박의 항해를 위하여 해수를 주입할 때에도 필요하지만 운송물의 보호를 위하여도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것인바, 원고 회사의 피용자들인 이 사건 선박의 선원들이 해수를 주입할 때는 물론 그 후 항해시에도 전혀 측심을 행하지 아니하여 화물창의 50cm 높이까지 해수가 유입되어 화물이 수침되었음에도 이를 양륙시까지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이를 오로지 상법 제788조 제2항 소정의 선박 항해 내지 관리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고,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운송물의 운송, 보관 등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화물의 수침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이 사건 선박 2번 화물창의 공기통풍관은 발항하기 이전부터 심하게 부식되어 있었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데, 발항 당시 선박운항자인 원고가 상당한 주의로서 세밀히 공기통풍관의 노후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이를 사전에 발견하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인데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고 선박을 출항하여 측심을 행하지 아니하고 해수 유입 작업을 함으로써 발라스트 탱크에 저장된 해수가 공기통풍관을 통하여 역류하면서 위 공기통풍관의 파손된 부위에 생긴 틈과 구멍으로 새어나와 화물창의 최하단에 적재한 운송물을 훼손한 것이라 할 것인바, 그렇다면 위 사고는 운송인인 원고가 감항능력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상법 제787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면치 못한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 회사는 어느 모로 보나 면책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시 이 사건 화물에 대하여 선하증권이 발행되었는데 피고들이 이를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화물의 정당한 소유자라고 할 수 없고,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화물의 수침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한다면 차후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선하증권 소지인이 그 화물의 인도 내지 그 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원고는 2중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들은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6 내지 12, 20 내지 27,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당원의 한국외환은행장 및 부산세관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수침된 7개의 콘테이너에 대하여 원고 회사의 한국 내 대리점인 소외 동보상선 주식회사와 피고들은 그 통관의 편의상 전혀 손상되지 않은 정상적인 화물을 한데 모아 3개의 콘테이너로 만들어 피고들이 이를 인도받아 통관하였고, 손상된 2,254포대와 정상화물 626포대로 4개의 콘테이너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손상된 것으로 처리하였다.
(나) 피고들에게 신용장을 개설한 소외 한국외환은행은 미리 수입화물선취보증서를 발행하여 수입상인 피고들로 하여금 화물을 인도받을 수 있게 하였으므로 선하증권이 소외 은행에 도착하고 수입상이 수입대금 결제를 하면 선하증권 원본을 운송인에게 제시하고 수입화물선취보증서를 회수하여야 하는데, 피고들이 대금을 모두 결제하였는데도 위 회수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선하증권을 소지하고 있다가, 이 사건 소송에서 위 선하증권의 소지자가 누구인가가 문제가 되자 피고들의 요청에 따라 이를 뒤늦게 위 동보상선에 교부하였고, 동보상선에서는 회수한 선하증권의 각 표면에 선하증권의 목적이 성취되었다는 의미의 "ACCOMPLISHED"라는 소인을 찍어 아래의 공매대금 회수에 필요한 3매는 피고들에게 다시 교부하였고, 나머지는 현재 동보상선이 보관하고 있다.
(다) 위 손상된 흑연에 대하여는 그 수하인인 피고들이 통관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그대로 태종보세창고에 적치하여 둔 관계로 부산세관에서는 1994. 4. 22. 관세미납을 이유로 이를 공매하였고, 피고들은 1995. 4. 11. 위와 같이 동보상선으로부터 교부받은 선하증권 원본을 제시하고 공매 잔대금을 수령하였다.
(3) 판 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소외 한국외환은행이 발행한 수입화물선취보증서와 상환으로 이 사건 화물을 수령하였다고 할 것이며, 원고는 다시 위 선취보증서와 상환으로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선하증권 원본을 소외 한국외환은행으로부터 전부 회수하여 목적이 성취되었다는 소인을 찍은 이상, 위 선하증권 원본은 그 기재된 화물을 표창하는 효력을 가지지 아니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들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이 사건 화물을 인도받은 셈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화물의 정당한 수하인 내지 소유자로서 이 사건 화물의 운송중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그 운송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그렇다면 원고 회사는 1993. 7. 24. 부산항에 도착한 이 사건 선박에 선적된 천연인상흑연의 수침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피고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 수침된 흑연의 시가 상당금
(1) 인정사실
을 제1호증의 13 내지 19, 을 제1호증의 29 내지 32의 각 기재에 증인 정진만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송장에는 그 화물의 가격에 관하여 대한민국 기준 비용 및 운임포함 조건으로 천연인상흑연 -185번은 t당 미화 220$, 585번은 t당 870$, 898번은 t당 1,100$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및 1993. 6.에서 12. 사이에 피고 회사 또는 소외 서부무역이 천연인상흑연 -185번은 t당 300,000원, 585번은 t당 949,000원, 898번은 t당 1,300,000원에 각 타에 매도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 없다.
(2) 판 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들이 주장하는 위 납품가격은 정상적으로 수입되어 관세, 통관수수료, 양륙비 등을 모두 포함한 채 피고들이 이를 타에 전매한 금액이므로, 화물을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운송물의 멸실, 훼손으로 인하여 지급을 요하지 아니하는 운임 기타 비용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상법 제137조 제4항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이 사건 손해배상액의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는 없으며, 달리 시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기준비용 및 운임 포함가격인 송장기재 금액을 일응의 기준으로 이 사건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계 산
1993. 7. 24.의 원화의 $화에 대한 환율이 1$당 808.70원임은 당원에 현저한 사실이므로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게 배상하여야 할 수침으로 인한 손해액은 다음과 같다.(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은 각 버림)
(가) 피고 회사의 손해
천연인상흑연 585번 : 16.5t×220$×808.70원=2,935,581원
천연인상흑연 -185번 : 17.825t×870$×808.70원=12,541,117원
(나) 피고 장승우의 손해
천연인상흑연 898번 : 22.025t×1,100$×808.70원=19,592,779원
나. 검정 비용
을 제1호증의 37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손상이 발생하자 그 손상상태 및 범위를 조사하기 위하여 소외 협성검정 주식회사에 검사를 의뢰함으로써 그 수수료 및 비용으로 금 807,20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는바, 위 비용은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일부 손상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 회사에게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공매대금의 공제
이 사건 수침화물에 대하여는 그 통관절차가 늦어져 부산세관이 관세미납을 이유로 이를 공매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위 공매결과 관세와 공매비용 등을 공제하고 남은 잔금 9,485,410원 중, 1995. 4. 11. 피고 회사가 금 4,457,730원, 피고 장승우가 5,027,680원을 각 수령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금원은 피고들에 대한 각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1993. 7. 24. 부산항에 도착한 룩 익스프레스호에 선적된 화물수침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채무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는 금 11,826,168원(2,935,581원+12,541,117원+807,200원-4,457,730원), 피고 장승우에 대하여는 금 14,565,099원(19,592,779원-5,027,680원)을 각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은 위와 같이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이 그 이상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범위를 다투는 바이므로 원고로서는 그 채무의 범위에 대하여 확인을 받을 법률상의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