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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법 강릉지원 1994. 6. 23. 선고 91가합1380(본소), 92가합506(반소) 민사부판결 : 항소
[임차권확인등청구사건][하집1994(1),365]
판시사항

가. 전통사찰의 부동산 임대행위를 허가대상으로 한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2호의 위헌 여부

나. 허가 이전 단계에 있어서 전통사찰의 부동산 임대행위의 효력

판결요지

가. 채권적 임대차계약도 그 대상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서는 사찰의 존립에도 관계될 수 있는 점, 허가대상이 되어야 할 임대의 범위는 제한적 법률해석을 통하여 헌법합치적인 적용이 가능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임대행위를 허가대상에 포함시킨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2호 자체가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전통사찰의 원임대차계약과 임대차갱신계약의 목적물이 원임대차계약 당시 시행되고 있던 불교재산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2호 와 임대차갱신게약시의 적용법규인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2호 의 적용대상으로서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5항 이 "전통사찰의 주지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사찰재산을 임대하는 행위는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문상의 '무효'라는 개념은 허가 이전 단계와 그 이후 단계로 나누어 그 이전 단계에서는 '아직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그 이후 단계는 허가 여부에 따라 '유효' 또는 '무효'로 확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임대인은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아직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가 없음을 내세워 그것이 무효라고 하여 이를 부정할 수 없음은 물론 오히려 임대차갱신계약이 무난히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임대인들에게 협력할 의무가 있다.

원고(반소피고)

김장영 외 13인

피고(반소원고)

대한불교조계종 신흥사

주문

1. 원고(반소피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반소원고)는,

가. 원고(반소피고) 김장영에게 설악산 국립공원 설악동 지구 내 계조암코스 등산로 철근 콘크리트조 휴게소 가동 제2호에 대한,

나. 원고(반소피고) 김명래에게 같은 휴게소 나동 제2호에 대한,

다. 원고(반소피고) 김영기에게 같은 휴게소 나동 제4호에 대한,

라. 원고(반소피고) 임춘기에게 설악산 국립공원 설악동 지구내 비선대코스 등산로 철근 콘크리트조 휴게소 가동 제1호에 대한,

마. 원고(반소피고) 박인규에게 같은 휴게소 가동 제2호에 대한,

바. 원고(반소피고) 유미옥에게 같은 휴게소 가동 제3호에 대한,

사. 원고(반소피고) 박덕녀에게 같은 휴게소 가동 제4호에 대한,

아. 원고(반소피고) 엄선이에게 설악산 국립공원 설악동 지구내 비룡폭포코스 등산로 철근 콘크리트조 휴게소 가동 제1호에 대한,

자. 원고(반소피고) 김종희에게 같은 휴게소 가동 제2호에 대한,

차. 원고(반소피고) 김세문에게 같은 휴게소 가동 제3호에 대한,

카. 원고(반소피고) 하태봉에게 같은 휴게소 나동 제1호에 대한,

타. 원고(반소피고) 오준택에게 같은 휴게소 나동 제2호에 대한,

파. 원고(반소피고) 안선겸에게 같은 휴게소 나동 제3호에 대한, 피고(반소원고)와 위 각 원고(반소피고) 간의 1990.12.13.자 각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전통사찰보존법상의 허가신청절차를 이행하라.

3.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1/3은 원고(반소피고)들과 반소피고 유청옥의,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1. 본소 :

가. 주위적 청구취지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들에 대하여 주문 제2항 기재 각 휴게소(이하 이 사건 각 휴게소라고 한다)와 그 각 대지(별지목록 기재 토지의 일부임. 그 구체적인 명세는 아래의 반소청구취지에서 보는 바와 같음. 이하 같다)에 관하여 각 1990.12.13. 임대차예약완결에 기한 각 임차권이 있음을 확인한다.

나. 제1 예비적 청구취지:주문 제2항 기재와 같다.

다. 제2 예비적 청구취지: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휴게소와 위 각 대지에 관하여 1990.12.13.자 각 임대차계약의 청약에 대하여 이를 각 승낙하라.

2. 반소 : 피고에 대하여,

가. 원고 김장영은 별지목록 제1항 기재 토지 중 별지도면(1) 표시 1,2, 14, 13, 12, 1의 각 점을 순차 연결한 선내 (가)부분 지상 쇠파이프기둥 비닐지붕 식당용 가건물 50㎡과 같은 도면 표시 15, 18, 17, 16, 15의 각 점을 순차 연결한 선내 (나)부분 지상 쇠파이프기둥 비닐지붕 기념품 가게 15㎡ 및 같은 도면 표시 5, 6, 20, 19, 5의 각 점을 순차 연결한 선내 (라)부분 지상 합판조 천막지붕 창고 12㎡을 각 철거하고, 같은 도면 표시 17, 18, 19, 20, 17의 각 점을 순차 연결한 선내 (다)부분 지상 벽돌조 슬래브지붕 단층 휴게소 건평 53㎡을 명도하고, 같은 대지 130㎡을 인도하고, 금 14,324,180원 및 1992.6.1.부터 위 철거, 명도 및 인도 완료일까지 월 금 240,5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머지 청구취지 생략)

이유

본소청구 및 반소청구를 함께 판단한다.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1 내지 20, 갑 제3호증의 1 내지 24, 갑 제5호증, 갑 제8,9,10호증의 각 1,2,3, 갑 제17호증의 1 내지 4, 갑 제20호증의 1 내지 5, 갑 제23호증의 1 내지 10, 갑 제24호증, 갑 제28호증의 1,2, 갑 제29호증, 갑 제33호증의 2,3, 갑 제37호증의 4, 갑 제39호증의 10 내지 12의 각 기재, 갑 제33호증의 1, 갑 제37호증의 3,5, 갑 제38호증의 7 내지 15, 갑 제39호증의 1 내지 6,18,19의 각 일부 기재와 증인 변수만, 심응섭, 이상길, 강일수, 계종민, 조일호, 김창준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 김장영, 김명래, 김영기, 박인규, 박덕녀, 엄선이, 김종희, 김세문과 소외 임영순, 김영식, 최종현, 김충남, 최난수 및 반소피고 유청옥(이하 위 유청옥이라고만 한다)은 1981.4.18. 피고와 별지목록 제1항 내지 제6항 기재 각 토지상에 건립되어 있는 벽돌조 슬래브지붕 단층 휴게소 7개동 18칸의 건물인 이 사건 각 휴게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가) 입주보증금은 600만 원으로, 임대료는 1982년부터 매년 백미 65두 내지 110두로 각 정하고, 대지는 영업상 필요한 평수를 국립공원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사용한다.

(나) 임대기간은 위 계약일로부터 10년 간으로 하고, 임차인이 임대기간 만료 3개월 이전에 임대인에게 재계약체결을 희망할 때에는 임대인은 임차인과 계속 매 10년 기한으로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한다.

(다) 임차인의 사망시에는 그 상속인에게 임차권이 승계되며, 임차인의 사정에 의하여 임차권을 계속 양도할 수 있고 동시에 임차인의 권리 및 계약사항도 계속 승계된다. 그리고 임차인의 사정에 의하여 임대차 목적물을 전대할 때에는 임대인에게 즉시 전대사실을 알려야 한다.

(라)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료의 지급을 2회(1년분) 이상 연체하거나 임대인의 사전승낙 없이 매점의 구조나 용도를 변경하는 등 본계약 각조 각항을 위약하였을 때에는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2) 위 원고들과 위 소외인들 및 위 유청옥(이하 이를 통틀어 원임차인이라고 한다)은 위 임대차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휴게소를 각 인도받아 점유하다가 1982.경부터 1983.경에 이르기까지 각 그 임차한 이 사건 각 휴게소의 전면 또는 후면에 반소 청구취지 기재의 각 식당용 가건물과 기념품 가게 및 창고 등을 건립하여 소유하면서 그 부지를 점유, 사용하여 왔다.

(3) 원임차인들 중 위 임영순은 1990.11.30. 사망하여 아들인 원고 임춘기가 위 임영순의 임차권을 승계하였고, 위 김영식은 1988.9.11. 원고 유미옥에게 그 임차권을 양도하고 피고가 이에 동의하였으며, 위 최종현은 1989.12.7. 원고 하태봉에게, 위 김충남은 1983.2.20. 원고 오준택에게, 위 최난수는 1985.6.17.경 원고 안선겸에게 각 그 임차권을 양도하였고, 원고 안선겸은 같은 날 피고와 직접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2. 기초사실에 대한 법률판단 및 임대차갱신계약의 체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하 '원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당사자들은 임대기간을 10년으로 하되 임차인이 희망할 때에는 동일한 조건(융자금상환조항만 제외)으로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정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계약서 문면상 재계약체결이 강제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약정의 의미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재계약체결의 의사표시를 하면 굳이 임대인인 피고가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필요 없이 종전계약과 동일한 조건의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어, 종전 계약기간의 만료와 동시에 새로운 계약기간이 시작되는 것으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위 계약의 만료시점인 1991.4.17.이 다가오던 1990.12.13. 이 사건 각 휴게소의 원임차인 내지 그 승계인들인 원고들 및 위 유청옥(이하 이들을 통틀어 '원고 등'이라고 한다)은 피고에게 임대차갱신계약체결의 의사표시를 하여 그 의사표시가 그 때쯤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갑 제30호증) 및 원고 등이 1991.3.22. 이에 기하여 이 사건 각 휴게소에 대한 임대차갱신계약서 초안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내용증명으로 통보한 사실(갑 제25호증의 1 내지 25, 변론의 전취지)이 각 인정된다.

그러므로 이에 따라, 위 원임대차계약의 당사자들이거나 그들로부터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 등과 임대인인 피고 간에, 계약기간은 1991.4.18.로부터 10년 간으로 하고, 나머지 조건은 원임대차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새로운 임대차계약(이하 '임대차갱신계약'이라고 한다)이 1990.12.13. 내지 1991.3.22.자로 성립되었다고 하겠다(최초 통고시점인 1990.12.13.자로 성립된 것으로 봄이 상당함).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원고들의 일부 주장 포함)

가. 원임대차계약에 관하여

(1) 불공정법률행위의 주장

피고는, "임대기간을 10년으로 하고도 부동산가격의 상승과는 관계없이 임대보증금이나 차임의 증액요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임차인들에게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 원임대차계약은 형평의 원칙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임대차계약의 체결 당시 피고 사찰의 주지였던 소외 조운영은 조계종 총무원의 내분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급급한 상태에 놓여 있었으므로 민원야기를 회피하기 위하여 궁박한 처지에서 원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원임대차계약은 불공정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이에 기한 임대차갱신계약도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임대차계약 및 그와 동일한 요지의 임대차갱신계약의 내용만을 놓고 볼 때에 그 내용이 임차인측의 이익에 다소 치우쳐 있는 점은 피고의 주장과 같으나, 그것이 불공정법률행위로서 무효에 이를 정도로 형평에 어긋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① 원임대차계약의 임차인들은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6년 이전부터 외설악의 각 등산로에서 음료수, 토산품 및 잡화 등을 판매해 온 사람들로서, 위 등산로에서의 영업에 관하여 연고권 유사의 권리를 피고와 강원도 등으로부터 인정받아 위 원임대차계약를 체결하기에 이른 점, ② 이 사건 각 휴게소의 건축비를 미리 조달하기 위하여 원임대차계약의 임차인들이 1978.8.경부터 같은 해 11. 말경까지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1억 8백만 원을 피고에게 미리 지급하여 이것이 이 사건 각 휴게소의 건축자금으로 사용되었고, 위 건축을 위한 강원은행 융자금 1억 원도 원임대차계약의 임차인들이 분담하여 상환함으로써, 결국 이 사건 각 휴게소가 피고 소유로 귀속됨에도 그 건축비의 전부를 피고가 아닌 위 임차인들이 부담한 점(이것이 원임대차계약의 임차인들에게 영구적인 임차권에 가까운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이 맺어지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이었음:갑 제21호증의 3의 기재 등 참조), ③ 원임대차계약상의 약정내용은 여러 차례에 걸친 협의조정절차를 거친 후 상호합의에 의하여 결정된 점과 원임대차계약 체결 직전에 있었던 소외 최종현과의 갈등관계 등(이상의 점들에 대한 인정근거 : 갑 제20호증의 1 내지 5, 갑 제21호증의 1,2,3 등) 원임대차계약 체결과정을 둘러싼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원임대차계약과 같은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기에 이른 과정과 결과도 수긍이 가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그것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당시 피고 사찰 주지였던 위 조운영이 피고 주장과 같은 궁박한 처지에 처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신빙성 있는 증거도 부족하거니와(이에 부합하는 증인 계종민, 조일호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함), 가사 위 조운영이 그러한 처지에 처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원임대차계약이 불공정법률행위로서 무효에 이를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게다가, 불공정법률행위라는 것은 경제적, 법률적 강자의 지위에 있는 자의 요구에 의하여 체결되는 것이 보통인데, 아무리 이 사건 각 휴게소의 건축비를 조달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경제적, 법률적 약자의 지위에 있었던 것이 분명한 위 임차인들의 요구에 임대인인 피고가 굴복하여 위 원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것도 경험칙 등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2) 일부 원고는 계약당사자가 아니라는 주장

피고는, "원고 임춘기, 오준택, 안선겸 등과는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으므로 위 원고자은 피고에 대하여 임차인의 지위를 내세울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원임대차계약상 임차인이 사망하였을 경우 그 임차권이 상속인에게 승계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원임차인인 위 임영순이 1990.11.30. 사망하여 원고 임춘기가 그를 상속하였으며, 원고 오준택은 1983.2.20. 위 김충남으로부터 그 임차권을 양수하였고, 원고 안선겸은 위 최난수로부터 그 임차권을 양수한 후 1985.6.17. 피고와 직접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제1항의 기초사실에서 살핀 바와 같다. 게다가, 피고는 위 원고들의 임차권 양수 이후 이들로부터 시주금과 임대료를 지급받아 온 사실도 인정된다(갑 제23호증의 2 내지 5).

그러므로, 위 원고들은 피고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의 추인 등에 기한 적법한 임차권자들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취지의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무단구조변경으로 인한 원임대차계약 해지의 주장

피고는, "원임대차계약의 당사자들 또는 그로부터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자들인 원고 김장영, 김명래, 김영기, 박인규, 박덕녀, 엄선이, 김종희, 김세문과 위 유청옥 등은 피고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점포의 구조나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피고와의 임대차계약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피고가 1991.5.6.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박덕녀와 김세문의 경우는 휴게소의 용도 및 구조변경에 관하여 피고의 승낙을 얻은 사실이 인정되므로(갑 제23호증의 6 내지 9), 이에 반대되는 내용의 위 주장은 벌써 이유 없다.

그리고 나머지 위 원고들과 위 유청옥에 대한 관계에서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즉, 원임대차계약(임대차갱신계약도 동일)상 점포의 구조나 용도를 변경하기 위하여는 피고의 승낙이 있어야 하고, 만약 그러한 승낙 없이 점포의 구조나 용도를 변경하였을 경우 피고가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은 앞서의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위 원고들이 휴게소건물 전면 벽에 파이프와 포장으로 약 5평 내지 10평 정도의 차양막을 설치하여 기념품 가게를 열고, 그 앞 등산로 건너편에 약 20평 내지 50평의 차광막시설을 설치하여 도토리묵 등을 판매하는 토산식품점을 경영한 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명시적인 승낙이 없었던 점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앞서 든 증거들).

그러나, 원임대차계약의 임차목적물은 이 사건 각 휴게소건물 그 자체에 한정되는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휴게소건물부지 및 국립공원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의 휴게소 전면 토지까지도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점포운영 범위가 그 임차목적물의 범위에 포괄된다고 볼 수 있는 점, 피고는 위 원고들이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10년의 임대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가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비로소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점, 설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1980.2.25. 이 사건 각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18인의 점포주들에게 각 휴게소건물을 식품가공품점으로, 그 전면 약 10평의 파이프하우스시설을 토산기념품점으로 운영하도록 업종지정통보를 한 점, 피고측도 입회한 수차의 업주회의에서 위 시설에서의 영업을 허용한 점(갑 제22호증의 1 내지 6, 갑 제29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이상길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위 원고 등이 피고의 승낙 없이 무단으로 점포의 구조나 용도를 변경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도 사실관계와 다른 것으로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4) 무단전대 등으로 인한 원임대차계약 해지의 주장

피고는, "원임대차계약의 임차인들이 피고의 승낙 없이 그 임차점포를 무단전대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주장을 한다. 즉, 원고 김명래는 1988.2.경 소외 김순희에게, 원고 김영기는 1989.9.경 소외 김용순에게, 원고 박인규는 1987.11.경 소외 이상길에게, 원고 박덕녀는 1989.1.경 소외 김난수에게, 원고 엄선이는 1988.9.경 소외 박성균에게, 원고 김종희는 1982.1.경 소외 김봉열에게, 원고 김세문은 1987.12.경 소외 엄기진에게, 1989.4.경 소외 오춘석에게, 위 유청옥은 소외 최성혜 등에게 각 무단전대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주장과 같은 전대차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나, 위 원임대차계약상 임차인이 전대를 할 경우에는 이를 피고에게 알리도록 되어 있을 뿐 그 승낙을 받아야 한다고 보기 어려운바(갑 제2호증의 1 내지 6,8 내지 12,18 내지 20의 각 기재 및 원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들에게 자유로운 양도권을 인정한 점 등 종합), 원고 박인규 등은 피고 주장의 전대사실을 즉시 피고에게 알린 점이 인정되므로(갑 제30호증, 증인 이상길, 김창준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원임대차계약상 이를 무단전대(또는 무단양도)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가사 원임대차계약의 약정상 이 사건 각 휴게소의 전대차(또는 임차권의 양도)에 피고의 승낙이 필요하다거나, 전대와 양도사실이 피고에게 통지된 바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른다. 즉, ① 원고 김명래와 김영기, 박덕녀, 엄선이 등이 위 소외인들에게 임대한 것은 이 사건 임대차목적물인 휴게소건물과는 별도의 자비로 설치한 약 5평의 기념품점으로서 목적물의 성질이나 규모로 보아 그 임대에 관하여 피고의 승낙을 받아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② 위 전대금지의 약정의 취지와 원임대차계약의 전체적인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소규모의 전대를 들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는 것도 형평상 허용될 수 없으며, ③ 갑 제2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 등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위 전대 등을 전후하여 전차인으로부터 시주를 받고 임대료도 수령한 사실도 인정되므로(가사 전대와 양도시에는 무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후승낙을 받았다고 할 것임),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나. 임대차계약의 기간만료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 유미옥이 위 김영식으로부터, 원고 하태봉이 위 최종현으로부터 임차인의 지위를 각 양수받을 당시 피고가 동의를 해 주었지만, 그 임차기간을 1991.4.18.까지로 한정하였으므로 위 원고들과의 임대차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따라서 위 원고들이 피고와의 사이에 임대차갱신계약체결의 의사표시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호증의 7,14의 각 기재에 의하면, 그 임차기간을 위와 같이 한정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그와 같이 임차기간을 한정한 것은 원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에 그대로 따른 것일 뿐이지 원임차인의 지위를 양수한 원고 유미옥, 하태봉의 임대차갱신계약체결에 관한 권리까지 제약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위 서증 및 변론의 전취지),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원고 하태봉의 경우를 보면, 갑 제2호증의 14에 피고의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기재가 있으나, 그 기재내용이 기본계약인 원임대차계약의 규정에 반대된다는 점, 임차권양수시 내지 전차시에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점, 위 원고를 제외한 다른 임차권 양수인 내지 전차인들과의 형평성(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임대인의 통지만 있었더라도 적법한 양수가 인정되는 것과의 상대적 비교), 갑 제33호증의 1의 기재 중 제13항의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위 원고에게도 다른 임차인들과 마찬가지로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관할청의 허가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1) 피고는, 위 원임대차계약과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관할청 내지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가 없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위 원임대차계약과 임대차갱신계약의 목적물이 원임대차계약 당시 시행되고 있던 불교재산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2호와 임대차갱신계약시의 적용법규인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2호 의 적용대상인 점은 당사자들이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위 원임대차계약과 임대차갱신계약은 관할청 내지 문화체육부장관(또는 위 법률에 의하여 그 위임을 받은 자)의 허가를 받아야 그 효력이 발생함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아직 그 효력이 발생할 수 없음도 분명하다.

〔허가의 존재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휴게소 건축에 관한 사업시행권이 부여될 때 당연히 관할청의 허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아무런 근거자료의 뒷받침이 없는 주장이라고 하겠다. 또한 원고들은 "채권적 임대차계약을 관할청 등의 허가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위헌이거나, 아니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성격상 피고 사찰의 재산을 증식시킬 따름이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허가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지만, 이것도 이유 없다. 왜냐하면, 채권적 임대차계약도 그 대상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서는 사찰의 존립에도 관계될 수 있는 점, 허가대상이 되어야 할 임대의 범위는 제한적 법률해석을 통하여 헌법합치적인 적용이 가능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임대행위를 허가대상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그것 자체로서는 피고 사찰의 재산을 증식시키지만 상대적으로 더욱 증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거나 그러한 여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원고들의 위 후단의 주장도 독자적인 것에 불과하다.〕

(3) 그러나, 그러한 계약의 효력은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가 없는 동안은 아직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없을 뿐, 그 계약이 원시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5항 이 "전통사찰의 주지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사찰재산을 임대하는 행위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문상의 '무효'라는 개념은 이를 아무런 구분 없이 파악하기 보다는, 허가 이전 단계와 그 이후 단계를 나누어서 파악함이 상당하다. 즉, 그 이전 단계에서는 '아직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그 이후 단계는 허가 여부에 따라 '유효' 또는 '무효'로 확정된다고 봄이 상당한 것이다.

여기서, '아직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는 것과 '무효이다'라는 것을 엄격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즉 전자와 후자는, 마치 '태아상태에 불과하여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과 '임신된 바가 없거나 유산되었다'는 것이 구별됨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개념의 차이를 가진 것이다. 또한, '무효'라는 용어의 일반적인 개념이 '법률행위가 성립된 당초부터 법률상 당연히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 확정되어 있는 것'임을 감안할 때 유효, 무효의 단순한 2분법 내지 그에 터잡은 용어들은 개념상 혼란을 가져 올 우려가 있으므로, 유효, 미효, 불완전효, 무효 등 다수의 개념의 존재를 전제로, '무효'와 '미효 내지 불완전효'(시간적 내지 용량적 불완전효) 등을 용어상 서로 구별함이 옳을 것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이후 비로소 그 계약에 대한 허가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관할청 등의 허가가 없는 계약은 무효"라는 법규정을 문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많은 모순을 가지게 된다. 즉, 관할청은 무효인 계약(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 확정되어 있는 계약)을 대상으로 적법한 허가를 부여해 주는 꼴이 되거나, 당사자들은 위와 같은 무효인 계약에 터잡아 허가를 얻으면 유효한 계약관계에 돌입하게 되며(허가는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 기적의 손길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모순을 피하기 위하여는 관할청 등의 허가가 있은 후에(그러나 그 허가의 대상은 부존재이거나 무효이다) 비로소 다시 원래의 계약내용과 동일한 계약(유효계약)을 체결하여야만 한다. 결국 이는 이상한 형태의 법률관계를 맺게 되거나, 논리상 있을 수 없는 법률관계의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요컨대, 위 원임대차계약 또는 임대차갱신계약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직 임대차계약으로서의 완전한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태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것이고, 그에 관하여 관할청 내지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가 있게 되면 비로소 그 때에 임대차계약으로서의 완전한 효력을 발생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함(마치 탄생을 통하여 태아라는 생명체가 한 인간이라는 완전한 생명체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계약으로서의 통상적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 이상, 당사자 사이에 있어서의 계약의 채권적 효력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므로, 이것이 임대차계약으로서 채권적 효력이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다만, 계약의 구속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채권적 효력의 일부는 존재한다. 따라서 채권적 효력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리고 다른 한편, 위 계약이 아직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태아적 성격에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모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계약당사자들로서는 그 계약의 존재와 내용 및 구속력을 부정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지게 된다고 할 뿐만 아니라, 그 계약이 원만하게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적극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계약이 완전한 임대차계약으로서의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에 대하여는 구속력을 미치고 일정범위의 의무를 부과하는 효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며, 결국 법문상의 "무효이다"라 함은 "허가가 있기까지는 아직 완전한 임대차계약으로서의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라는 의미에 한정됨에 그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위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아직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가 없음을 내세워 그것이 무효라고 하여 이를 부정할 수 없음은 물론(불교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위 허가에 관한 조항이 피고 사찰측으로 하여금 자신의 약정을 뒤엎을 수단으로 사용될 수는 없음), 오히려 위 임대차갱신계약이 무난히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원고들에게 협력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협력의무 속에는 원고들의 양보에 바탕을 둔 임대차갱신계약의 내용을 수정하는 노력도 포함될 수 있으며, '전통사찰보존법의 입법취지', ' 같은 법 제6조 의 규정내용', '사찰의 주지는 재산의 관리자에 불과하다는 점' 및 '이 사건 당사자 간의 분쟁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허가주체로서도 이러한 노력을 전혀 배제하고 오직 계약 그 자체의 적부만을 결정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5) 더구나, 피고는 이 사건 원임대차계약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원고 등으로부터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인 10여 년 간에 걸쳐 임대료를 지급받아 오고 있는 점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가 위 계약이 임대차계약으로서의 완전한 효력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음을 주장함은 별론으로 하고 위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신의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임대차갱신계약은 원임대차계약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서, 원임대차계약에 관하여 당시 시행되고 있던 불교재산관리법상의 유효요건인 관할청의 허가가 없었으므로, 원임대차계약은 무효이고 따라서 임대차갱신계약도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관할청의 허가가 없었더라도 그것 자체만으로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고, 계약당사자로서는 그 계약의 존재와 내용 및 구속력을 부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임대차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임대차갱신계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다만 그 허가를 얻을 이익이 있느냐의 여부는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라고 하겠다. 원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이미 경과함으로써 그 계약에 대한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없어졌다거나, 원임대차계약의 체결시기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바로 그러하며, 이러한 경우에는 계약이 무효는 아니더라도 허가를 받을 실익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임대차계약 자체는 그 임대기간의 경과로 이제 그 허가를 얻을 법률적 이익이 상실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계약조항 중 임대차갱신계약의 근거가 된 조항(임차인들에게 예약완결권을 인정한 조항)은 임대차갱신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그 허가에 관한 법률적 이익이 존재하고 있어(다만 실제로 이것은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허가를 얻게 되면, 그것만으로써 그 법률적 필요성이 충족될 것임), 일반적 원칙이 배제되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도 참작되어야 한다.〕

4. 원고들과 피고의 청구에 대한 결론적 판단

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원고들은 주위적 청구로써, 위 1990.12.13.자 예약완결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위 임대차갱신계약이 성립되었음을 내세워, 그에 기한 임차권의 확인을 구한다.

그러나, 위 3.항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임대차갱신계약은 아직 임대차계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는 태아적 위치에 머물러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아무런 임차권도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피고가 그 계약의 존재, 내용 및 구속력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임대차계약으로서의 효력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따라서 이미 그 효력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임차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그 이유가 없다.

나. 원고들의 제1 예비적 청구(청구취지 확장신청서의 청구)

원고들은 1993.12.20.자 청구취지확장신청서의 진술을 통하여, 피고를 상대로 위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전통사찰보존법의 규정에 따라 문화체육부장관에게 허가신청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청구를 하고 있다〔이는 아직 위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위 주위적 청구와의 상대적 위치로 보아, 예비적 청구라고 보여진다. 한편,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기재의 예비적 청구와의 관계를 보면, 제1 예비적 청구는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비하여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기재의 그것은 계약이 청약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후자를 제2 예비적 청구로 보기로 한다〕.

살피건대, 위 3.항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위 임대차갱신계약의 효력발생을 위한 절차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적극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에게 위 허가신청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그 이유가 있다.

다. 원고들의 제2 예비적 청구(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기재의 예비적 청구)

한편, 원고들은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기재의 예비적 청구로써, 위 1990.12.13.자 임대차계약 체결의 청약에 대하여 피고의 승낙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 2.항의 법률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예약완결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임대차갱신계약이 성립되었다 할 것이므로, 새삼스럽게 피고의 승낙을 구하는 원고들의 제2 예비적 청구는 그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나, 이미 앞서 본 제1 예비적 청구가 그 이유가 있어 인용하는 이상, 제2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라. 피고의 반소청구

피고는 반소로써, 이 사건 토지상에 설치되어 원고 등이 점유, 사용하고 있는 반소청구취지 기재 각 식당용 가건물, 기념품 가게, 창고를 각 철거하고, 이 사건 각 휴게소를 명도하며, 그 대지를 인도하고, 반소청구취지 기재 각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 3.항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원임대차계약 및 임대차갱신계약의 체결당사자인 피고로서는 그 계약의 존재와 내용 및 구속력을 부정할 수 없고, 오히려 될 수 있는 한 그 계약이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그 계약의 존재와 내용을 부정함을 전제로 그 구속력에 반하는 취지의 위 반소청구도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다만, 위 임대차갱신계약에 관하여 문화체육부장관이 불허가를 한다면, 그때에 가서는 그 효력이 발생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으므로, 피고는 그때에 비로소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위와 같은 반소청구를 할 수 있을 따름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제1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생략]

판사 이재홍(재판장) 강문원 이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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