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행정행위의 부관이 해제조건인지 아니면 부담인지의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2] 교육인적자원부 훈령으로 제정된 교(원)장자격증부관설정등에관한규정이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이고, 교장 자격인정에 설정된 부관이 부담이 아니라 해제조건이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행정행위의 부관에 관하여 그것이 행정행위의 효력 소멸을 '장래에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시키는 해제조건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수익적 행정행위에 부가된 부관으로서 상대방에게 작위·부작위·수인·급부를 명하는 이른바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 그 법적 의미는, 그 처분에 표시된 행정청의 객관적 의사를 중심으로 그 처분의 경위나 제도적 배경, 처분의 근거된 법령과 당해 처분을 통하여 행정청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확정하여야 한다.
[2] 교육인적자원부 훈령으로 제정된 교(원)장자격증부관설정등에관한규정이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이고, 교장 자격인정에 설정된 부관이 부담이 아니라 해제조건이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성철)
피고,항소인
인천광역시교육감
변론종결
2005. 4. 6.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3. 6. 16. 원고에 대하여 한 교장자격인정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9. 9. 1. 소외 1 학교법인 소속의 제1고등학교에 부임하여 2000년 상반기에 교감 자격연수를 받고 2000. 6. 24.자로 교감자격증을 취득하여 2000. 7. 1.부터 제1고등학교 교장직무대리로 근무하여 오다가, 위 학교법인 이사장 명의의 교장임용예정증명서 {임용예정학교: (학교명 생략)고등학교}를 첨부하여 2001. 12. 31. 피고에게 위 학교의 교장 명의로 자신을 2002학년도 사립학교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로 추천하였다.
나. 이에 피고는 사전심사를 거쳐 2002. 1. 22. 원고를 교장 자격인정 대상자로 인정하여 2002. 3.부터 2002. 7.까지 사이에 교장 자격연수를 실시하고 2002. 7. 30.자로 중등학교 교장자격증을 교부하였다.
다. 피고가 원고에게 수여한 교장자격증에는 '2. 법정해당자격기준'은 ' 초·중등교육법 제21조 [별표 1] 자격기준 제2호'로, '3. 수여조건'은 '6개월 내에 제1고등학교에 임용되는 조건으로 함'으로 명시되어 있다.
라. 그 후 원고는 위 제1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임용되지 못한 채 2003. 2. 정년퇴직을 하였고, 2003. 3. 1.부터는 소외 2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제2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장으로 1년간 근무하다가 2004. 2. 퇴직하였다.
마. 이에 피고는 원고가 제1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임용되지 않음으로써 원고가 교장자격증에 명시된 수여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3. 6. 16. 제1고등학교를 통하여 원고에게 교장 자격인정이 취소되었음을 통고(이하 '이 사건 자격취소통보'라 한다)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요지
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자격취소통보가 원고의 교장자격을 박탈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러한 취소처분은, 침익적 행정처분에 있어서 행정절차법에 의하여 반드시 요구하는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원고에게 부여하지 않아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더러,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권리나 이익의 침해상황을 비교할 때 과잉금지(비례)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어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교장자격을 인정함에 있어서 교장자격 취득일인 2002. 7. 30.로부터 6개월 내에 임용예정학교에 임용되는 해제조건의 부관을 설정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교장 자격인정은 그 자격취득일로부터 6개월이 되는 2003. 1. 30.까지 원고가 임용예정학교에 임용되지 않아 이미 실효되었는바, 이 사건 자격취소통보는 단지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교장자격증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로서 원고의 권리의무에 영향이 없는 단순한 사실행위에 불과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계 법령
제21조 (교원의 자격) ① 교장·원장·교감 및 원감은 [별표 1]의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검정·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은 자이어야 한다.
[별표 1] 교장·교감·원장·원감 자격기준
학교별 | 교장 |
중등학교 | 1. 중등학교의 교감자격증을 가지고 3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소정의 재교육을 받은 자 2. 학식·덕망이 높은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한다고 교육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자 3. 교육대학·전문대학의 학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4. 특수학교의 교장자격증을 가진 자 |
제23조 (교장·원장의 자격인정) ① 법 [별표 1]의 중등학교의 교장란 제2호, 초등학교의 교장란 제2호, 특수학교의 교장란 제3호 및 유치원의 원장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교장 또는 원장의 자격인정은 [별표 1]의 자격인정기준에 해당하는 자로서 만 32세 이상 62세 이하인 자 중에서 행한다.
②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교장 또는 원장자격을 인정하는 때에는 그 자격증을 교부받은 날부터 6월 이내의 기간 안에 임용예정학교에 임용하도록 하고 3년 이내의 범위 안에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정하는 기간 동안 임용예정학교에 근무하도록 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별표 1] 교장자격인정기준
구분 | 자격인정기준 |
초·중등학교 교장 | 1. 대학졸업자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는 자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 가. 5급 이상의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으로서 5년 이상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있는 자 나. 장학관이나 교육연구관으로서 5년 이상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 경력이 있는 자 다. 9년 이상의 초등학교 이상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있는 자 2. 15년 이상의 초등학교 이상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있는 자 |
교(원)장자격증부관설정등에관한규정(교육인적자원부 훈령 제628호, 이하 '부관설정규정'이라고만 한다)
② 제1항의 조건 이외에 교(원)장자격증을 수여받은 자는 소지자격 및 경력에 따라 임용예정학교에서 [별표 1]에 정한 기간 동안 계속 근무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계속 근무하는 조건 없이 수여한다.
제8조 (자격인정의 취소) ① 령 제23조 제2항 에 규정한 자격증 수여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자격인정을 취소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만큼 자격인정의 취소를 유예할 수 있다.
나. 판 단
이 사건 자격취소통보가 원고에 대한 독립된 행정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는 피고가 2002. 7. 30.자로 원고에게 교장자격을 인정하면서 설정한 "6개월 내에 제일정보고등학교에 임용되는 조건으로 함"의 부관이 해제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본다.
(1) 행정행위의 부관에 관하여 그것이 행정행위의 효력 소멸을 '장래에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시키는 해제조건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수익적 행정행위에 부가된 부관으로서 상대방에게 작위·부작위·수인·급부를 명하는 것일 뿐 그 효력의 상실 여부는 그러한 의무의 불이행에 대한 행정청의 별도 조치(행정행위의 철회나 취소 등)에 따르도록 하는 것인지(이른바 강학상의 '부담'에 해당한다)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 그 법적 의미는, 그 처분에 표시된 행정청의 객관적 의사를 중심으로 그 처분의 경위나 제도적 배경, 처분의 근거된 법령과 당해 처분을 통하여 행정청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확정하여야 한다.
(2) 먼저, 교원자격검정령에 기초하여 교육인적자원부 훈령으로 제정된 부관설정규정은 교장자격의 인정과 취소 등에 관한 사무처리 기준과 처분절차 등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 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행정조직 내부에 있어서의 행정명령의 성격을 지닐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며(따라서 원고가 아래의 입법 취지에 관한 주장을 근거로 부관설정규정이 모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자격인정 처분이나 그 취소 등이 부관설정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위법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초·중등교육법과 교원자격검정령의 규정 내용이나 그 제도목적에 적합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인 점,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부여한 교원자격증(갑 제2호증)에서 2002. 7. 30.자로 교장자격증을 '수여'하면서 그 '수여조건'으로 "6개월 내에 제일정보고등학교에 임용되는 조건으로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피고가 자격증의 수여를 통한 교장자격 부여와 예정임용학교에의 교장임용을 효력상의 견련관계로 묶어 두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였고( 교원자격검정령 제23조 제2항 에 따르면 일정 근무기간의 제한도 부가할 수 있었으나, 원고의 경우에는 부관설정규정 제2조 제2항 단서의 사유에 해당되어 부가되지 않았다), 이러한 부관은 교원자격검정령 제23조(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1항 [별표 1] 중등학교란 제2호에 근거한 것이다) 제2항 의 "… 인정하는 때에는 그 자격증을 교부받은 날부터 6월 이내의 기간 안에 임용예정학교에 임용하도록 하고 3년 이내의 범위 안에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정하는 기간 동안 임용예정학교에 근무하도록 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규정 내용에 부합되는 점(원고는 교원자격검정령의 위 규정은 행정청으로 하여금 일정한 요건을 구비한 교육인재가 교육행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인정 후 6개월의 기간 안에 반드시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만일 임용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이러한 인재가 중도에 명예퇴직 등으로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근무기간과 자격취소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설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해석은 법문에 반할 뿐더러 다음에서 보는 교장자격인정제도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관계 법령에서 인정하는 교장자격인정제도는,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1항 [별표 1] 중등학교란 제1호의 '각급 학교의 교감자격증을 가지고 3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소정의 재교육을 받은 자'라는 자격기준과 별도로, 특정학교에서 교장의 결원이 예상되거나 결원인 상태에서 임용예정자가 위의 조건으로는 적정한 시기 안에 교장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 있어서 학교의 합리적 운영을 위하여 예외적으로 교장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제도로서, 교장임용의 확실성을 결여한 무분별한 자격인정을 억제하고 관내 전체학교의 교장자격자 수급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용예정학교에의 교장임용을 조건으로 설정하여 별도의 행정행위 없이 그러한 조건의 성취가 있을 때는 교장 자격인정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는 조건부행정행위도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긍정될 수 있는 점, 그리고 부관설정규정 제8조 제1항에서 "… 자격증 수여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자격인정을 취소한다."고 규정하여 그 문면상으로는 자격증 수여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을 때에는 별도의 취소처분이 필요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이나, 그렇다고 하여 이 규정이 수여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을 때에 별도의 조치 없이 행정처분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해제조건부 행정행위의 형식을 완전히 금지하거나 배제하는 취지라고는 볼 수 없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에 부합되고 그 합리성이 인정된다면 위 규정과 다른 형태의 행정행위도 그 효력이 인정할 수 있는 점, 나아가 원고에 대한 교장 자격인정에 설정된 부관이 일정한 의무를 명하는 부담이라고 보게 된다면, 이는 원고에게 '6개월 내에 제1고등학교에 임용될 작위의무'를 명한 것이 되는데, 원고가 교장으로 임용된다는 내용 자체가 그 당사자에게 의무적 성격이 되기는 어려우며, 행정청과 사이에서 이러한 작위의무를 내용으로 하는 공법적 법률관계의 성립은 상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교장 자격인정에 설정된 부관은 원고에게 일정한 작위의무를 지우는 부담이 아니라 원고가 임용예정학교에 임용되지 않을 때는 그 자격인정의 효력을 실효시키는 해제조건으로 봄이 상당하다.
(3) 그렇다면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부관에서 정한 기간 내에 임용예정학교에 교장으로 임용되지 않음으로써 2002. 7. 30.자 교장 자격인정에 부가된 해제조건이 성취되어 원고에 대한 교장 자격인정의 효력은 상실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러한 취지를 전달한 것에 불과한 이 사건 자격취소통보는 원고의 법률관계에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