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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 2017. 10. 18.자 2017브30068 결정
[아동반환청구(헤이그협약)][미간행]
AI 판결요지
아동탈취협약 및 헤이그아동탈취법의 목적이 아동의 신속한 반환절차를 규율함으로써 아동의 탈취를 억지한다는 데에 있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중대한 위험’에 대한 고려는 가능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나, 가정폭력 피해자의 아동탈취의 경우와 같이 엄격한 해석이 결과적으로 아동의 실체적 복리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완화해서 해석하여야 한다.
청구인, 항고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이연주)

상대방, 피항고인

상대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조숙현)

사건본인

사건본인 1 외 1인

주문

1.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2. 항고비용은 청구인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고취지

제1심심판을 취소한다.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사건본인들을 반환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재일교포3세인 청구인과 한국에서 출생하여 성장한 상대방은 2006. 4. 13. 일본에서 혼인을 한 후 일본에서 생활을 해왔고, 그 사이에 2007. 1. 2.생인 사건본인 1과 2009. 6. 1.생인 사건본인 2를 자녀로 두고 있다.

나. 청구인과 상대방은 2016. 6. 28. 부부싸움을 하였고, 상대방은 그 다음날 사건본인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청구인의 동의 없이 사건본인들과 대한민국에 입국하였다.

다. 상대방은 입국 이후 현재까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상대방의 언니의 집에서 사건본인들과 거주하고 있고, 사건본인들은 2016. 9. 1.부터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2. 판단

가. 아동반환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상대방은 일본에 상거소를 가지고 있는 사건본인들을 한국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사건본인들의 공동양육자인 청구인의 양육권을 침해하였다 할 것이고, 이는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이하 ‘아동탈취협약’이라 한다) 및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헤이그아동탈취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불법적인 아동의 이동에 해당하므로, 상대방들은 아동탈취협약 제3조, 제12조 및 헤이그아동탈취법 제12조 제1항 에 따라 사건본인을 청구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반환 예외사유에 대한 판단

상대방은, 청구인이 혼인기간 중 상대방과 사건본인을 계속하여 폭행해 왔고, 사건본인들은 이러한 폭행의 당사자 또는 목격자가 되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본인들을 일본으로 반환시키는 것은 사건본인들을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에 노출시키거나 그 밖에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아동탈취협약 및 헤이그아동탈취법의 목적이 아동의 신속한 반환절차를 규율함으로써 아동의 탈취를 억지한다는 데에 있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중대한 위험’에 대한 고려는 가능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나, 가정폭력 피해자의 아동탈취의 경우와 같이 엄격한 해석이 결과적으로 아동의 실체적 복리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완화해서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기록 및 심문 전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청구인은 혼인기간 중 상대방과 여러 차례 격렬한 다툼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사한 적도 있는데, 사건본인 1은 위와 같은 폭행현장을 수차례 목격하였던 점(단,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청구인이 사건본인들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러한 사정으로 사건본인 1은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청구인에 대하여도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상대방으로서는 의지할 사람이 없고 가정폭력 가해자인 청구인이 거주하는 일본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이 경우 사건본인들만 일본으로 돌아간다면 가정폭력의 간접 피해자이자 청구인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건본인 1의 양육은 오롯이 청구인이 담당하게 되는 점, 상대방이 사건본인들과 일본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청구인으로부터 재차 폭행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 결과 사건본인들 역시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도 있는 점, 반면 사건본인들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 이를 일본에서의 생활보다 선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건본인 1을 일본으로 반환할 경우 그의 실체적 복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본인 2를 사건본인 1과 분리시켜 일본으로 반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의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인바, 이는 사건본인들을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에 노출시키거나 그 밖에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아울러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사건본인들을 일본으로 인도하여야 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심판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청구인의 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은애(재판장) 박건창 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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