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인 민법(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것)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을 적용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에 의한 규범통제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나.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경우에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의 의미
다.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상속개시 후에 공동상속인으로 확정된 자의 재산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1)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의 의견
(2)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
대법원은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은 그 성질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므로 민법 제999조 제2항 소정의 제척기간의 적용이 있다고 일관되게 판시해 오고 있는바, 이와 같이 상당기간에 걸쳐 형성ㆍ집적되어 온 법원의 해석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을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
급청구권에 적용하는 것의 위헌 여부는 법원의 해석에 의하여 구체화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의 위헌 여부의 문제로 귀착된다.
나. (1)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의 의견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그 기산점에 관하여 이를 ‘상속재산에 관한 등기 기타 처분이 있은 날’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지 또는 재판이 확정된 날’로 볼 것인지 법문상 분명하지 않으나, 당해 사건에 관하여 법원은 전자의 해석에 입각하여 판단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도 법원의 그러한 법률적인 견해를 존중하여 그 전제 아래 위헌 여부를 검토한다.
(2)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
법률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법원의 견해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법률규정을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이에 기초하여 그 법률규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을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 처분한 날’로 보게 되면, 그날로부터 10년이 지난 이후에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는 진정상속인의 지위를 회복하였음에도 이미 10년의 제척기간이 경과되어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가능성 자체를 박탈당하게 되는바, 이는 인지의 소급효와 사후인지제도 등을 규정한 우리 민법의 체계나 가액지급청구권 제도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따라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보아야 한다.
다. (1)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의 의견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 상속개시 당시 법적으로 진정한 상속권자의 지위에 있던 기존의 공동상속인들의 신뢰를 보호하려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상속개시 후에 공동상속인으로 확정된 자의 상속권 행사를 애초부터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행사의 기간만을 제한하는 것이고,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도록 인지되거나 재판이 확정되지 아니하여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는 사실상 예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액지급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인 다른 공동상속인은 일반적으로 진정한 권리자일 것이므로 그들의 상속재산 내지 그 상당 가액에 대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속개시 후에 공동상속인으로 확정된 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여타의 채권적 청구권 등과 달리 설정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거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
(2)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을 제척기간의 기산일로 보는 이상 뒤늦게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라 하더라도 그 권리의 행사기회 자체가 배제되는 경우는 상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와 그 외의 다른 상속회복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그 위헌성 심사의 기준이나 결론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은 거래의 안전과 기존의 공동상속인들의 신뢰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의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회를 보장하면서도 그 행사기간을 상당한 범위 내로 제한하여 가액지급청구권자와 다른 공동상속인 및 제3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화시킨 것이라 할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내의 정당한 입법권의 행사로서 피인지자 등의 재산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목영준의 반대의견
민법 제1014조에 규정된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자격을 갖춘 진정한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상속분을 적절하게 분할하고 배분하기 위하여 인정된 상속재산분할청구권으로서, 권리의 상대방이 참칭상속인이 아니라 진정한 공동상속인인 점, 권리의
구제방식이 민사소송절차가 아닌 가사소송절차인 점, 제3자의 법률적 지위 및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진정상속인의 권리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상속회복청구권과 명백히 구별된다.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여 10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면,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이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가액지급청구를 원천적으로 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가액지급청구권이라는 우회적·절충적 형태를 통해서라도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을 뒤늦게나마 보상하여 주겠다는 입법취지와 피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결국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014조에 민법(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것)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적용하는 것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
참조판례
다. 헌재 2002. 11. 28. 2002헌마134 , 판례집 14-2, 756, 760-761
헌재 2008. 7. 31. 2006헌바110 , 공보 142, 1064, 1066
당사자
청 구 인 1. 신○호
2. 신○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오창훈 외 2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36293 상속회복
주문
민법 제1014조에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적용하는 것 및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1993. 7. 21. 신○균이 사망하여 그 처 윤○태, 자 신○대·신○선·신□선은 망인 소유이던 부동산을 공동 상속하고, 1994. 3. 15. 그 상속분에 따라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며, 다시 1994. 8. 6. 윤○태 또한 사망하여 그 자 신○대·신○선·신□선은 망인 소유이던 부동산 지분을 공동 상속하고, 그 상속분에 따라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2) 청구인들은 신○균이 사망한 때부터 10년이 경과한 2004. 10.경 검사를 상대로 친생자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2005. 1. 18. 승소판결을 받고, 2005. 2. 17. 확정되었다(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 2004드단29275).
(3) 이에 청구인들은 2005. 4. 26. 위 신○대·신○선·신□선을 상대로 민법 제1014조에 기하여 그들이 이미 처분한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36293 당해 사건), 그 소송계속중 민법 제1014조에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적용하는 것은,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 인지나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는 공동상속인이 되기 전에 이미 위 청구권이 소멸하는 결과가 되어, 그들의 재산권행사와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다른 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평등하게 취급하는 결과가 되며, 더욱이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은 상속관계의 조속한 확정을 기한다는 이유로 상속회복청구권에 단기간의 제척기간을 두어 진정상속인의 재산권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할 뿐만 아니라, 상속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를 그 밖의 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평등하게 취급하고, 진정상속인의 상속회복을 위한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한편 당해 사건은 2005. 9. 30. 청구인들이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 즉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등기 등 처분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각하되었고, 청구인들은 이에 항소하여 2006. 9. 7.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일부 승소판결을 받고(서울고등법원 2005나89423), 다시 상고하였으나 2007. 1. 12.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대법원 2006다65927).
나.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민법 제1014조에 민법 제999조 제2항을 적용하는 것 및 민법 제999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
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판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이 실질적으로 다투는 것은 민법 제1014조에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적용하는 것 및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이므로(이하 민법 제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로써 한정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법(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것) 제999조(상속회복청구권) ② 제1항의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1014조(분할 후의 피인지자 등의 청구권)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 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재산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점에서 상속회복청구권과 구별되고, 청구의 상대방이 기존의 진정한 상속인으로 제한되는 점에서 제3자의 법률관계를 해할 위험이 현저히 적은데도, 여기에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진정한 상속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2) 가액지급청구권에 관하여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그 제척기간을 기산하는 것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부터 그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되는 다른 채권적 청구권과 비교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피상속인과의 사이에 친자관계존재확인 판결이 확정된 자는 그 확정과 동시에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므로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
(3) 설령 가액지급청구권을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본다 하더라도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입법 연혁과 제정 과정에 비추어 본래 진정한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기만 하면 더 이상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킨다는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진정한 상속인의 재산권을 필요 이상으로 침해한다.
(4) 또한 상속회복청구권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의 특칙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데, 상속 이외의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물권적 청구권은 기간의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는데도, 상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10년이라는 단기의 제척기간을 적용한다는 것은 평등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10년의 기간이 경과되면 상속재산에 관한 재판상의 청구가 완전히 봉쇄된다는 점에서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요지
(1)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가액지급청구권이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인 이상 당연한 법리이므로, 가사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야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그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경우라도 이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지, 달리 민법 제1014조에 관하여 다툴 실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야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를 상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민법 제1014조에이를 적용하는 것 또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상속권은 재산권의 일종으로서, 그 구체적인 내용과 한계를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영역에 속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상속이 개시된 날부터 10년’으로 규정하였던 구 민법(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99조 제2항에 비하여 제척기간을 합리적인 정도로 연장한 규정으로서,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2) 민법 제999조는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상속회복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한 것으로 다른 권리의 행사
기간과 비교할 때 불합리하게 짧다고 할 수 없고, 진정한 상속권자의 권리를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제한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으며,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다른 권리와 차별한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도 없다.
3. 판 단
가.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의 의견
(1)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부분
(가) 가액지급청구권
민법 제1014조에 정한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개시 후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이하 이 의견에서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이라 한다)가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인지 또는 신분관계의 존재를 확정하는 재판은 소급효를 가지므로,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은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의 지위를 가지게 되지만, 인지 또는 재판이 확정되기 이전에 이미 다른 공동상속인이 분할 기타 처분을 한 경우 기존의 분할을 무효로 하고 새로 재분할을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위험성이 있으므로, 입법자는 민법 제1014조를 두어 기존의 분할 기타 처분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에게 기존의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상속재산의 분할에 갈음하여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민법은 가액지급청구권 행사의 요건이나 효과 등에 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법원은 이를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파악하고 있고(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다2141 판결 ;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2 판결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므2757, 2764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르면 그 행사에 관하여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한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 가액지급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된다.
한편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그 기산점에 관하여 이를 ‘상속재산에 관한 등기 기타 처분이 있은 날’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지 또는 재판이 확정된 날’로 볼 것인지 법문상 분명하지 않으나, 당해 사건에 관하여 법원은 전자의 해석에 입각하여 판단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도 법원의 그러한 법률적인 견해를 존중하여 그 전제 아래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의 위헌성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다.
(나) 재산권침해 여부
1)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은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여 이들의 상속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상속제도나 상속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러한 입법형성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일탈하여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헌재 2001. 7. 19. 99헌바9 등, 판례집 13-2, 1, 8 참조).
2)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은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 상속개시 당시 법적으로 진정한 상속권자의 지위에 있던 기존의 공동상속인들의 신뢰를 보호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이러한 입법목적은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에 따르면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하여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은 더 이상 기존의 상속인에게 가액지급청구권을 통하여 자신의 상속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3)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은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의 상속권 행사를 애초부터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행사의 기간만을 제한하는 것이고, 통상 그러한 권리행사의 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지는 진정한 상속인의 이익과 상속관계의 불안정한 법률상태를 제거함으로써 거래의 안전 등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로서 입법자의 재량사항에 속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바5 , 판례집 16-1, 509, 517 참조).
가액지급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인 다른 공동상속인은 일반적으로 진정한 권리자일 것이므로, 그들의 상속재산 내지 그 상당 가액에 대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할 것이고,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도록 인지되거나 재판이 확정되지 아니하여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
우는 사실상 예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청구인들이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이후에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 할 것이다.
한편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이 기존의 상속인에 대하여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면, 기존의 상속인들로서는 언제 이들이 출현하여 권리를 행사할지 예측할 수 없게 되어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조기에 확정되지 못하고, 이미 상속재산에 대하여 분할이나 처분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금전적인 손실을 입게 되어 그들의 법적 지위가 불안해진다.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악의로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권을 침해한 참칭상속인의 경우에도 그 제척기간에 따른 반사적 이익을 얻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하물며 정당하게 상속을 받은 기존의 공동상속인이 그러한 제척기간에 따른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된다면 형평에 어긋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은 가액지급청구권자와 다른 공동상속인 간의 이해관계를 규율하는데 있어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의 상속권을 입법형성의 범위를 벗어나 비합리적으로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관련하여 달리 덜 제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입법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또한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이 진정한 상속권을 지닌 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에 비하여,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으로 한정함에 따라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에게 초래되는 불이익은 앞서 본 바에 비추어 더 중대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법익균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5) 따라서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은 가액지급청구권을 지니는 이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으로 인하여, 청구를 할 수 있을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다른 권리의 주체에 비하여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속으로 인한 권리관계의 변동은 공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이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하는 때에는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들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당한 기간 내에 법률관계의 확정을 통하여 법적 안정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이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여타의 채권적 청구권 등과 달리 설정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라)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인 형성이 필요하지만, 이는 상당한 정도로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2001. 6. 28. 2000헌바77 , 판례집 13-1, 1358, 1372).
그런데 사후 확정 공동상속인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들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제척기간 규정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만한 사정 또한 찾아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진정한 상속인보다 참칭상속인을 보호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상속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자를 다른 이유로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며, 상속재산에 대한 재판청구권의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필요성이나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결정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판시 이유를 이 사건에 원용하기로 한다.
나.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
(1) 이 사건의 쟁점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지 여부
상속개시 후에 인지되거나 재판이 확정되어 공동상속인이 된 자도 그 상속재산이 아직 분할되거나 처분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히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함께 분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바, 민법 제1014조는 그와 같은 인지나 재판의 확정 이전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의 방법으로 처분한 경우에는 사후의 피인지자 등은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분할 기타 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이들에게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상속재산의 새로운 분할에 갈음하는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피인지자 등의 이익과 기존의 권리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2 판결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83796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은 그 성질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므로, 민법 제999조 제2항 소정의 제척기간의 적용이 있다고 이미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81. 2. 10. 선고 79다2052 판결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므2757, 2764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 제척기간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의 의미
(가)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필요성
민법 제999조 제2항은 “제1항의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서 10년의 제척기간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을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 처분한 날’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볼 것인지는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인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의 위헌 여부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으나, 이에 관한 법원의 견해는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률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법원의 견해가 확립된 경우에는 그러한 법원의 해석을 존중하여 그것을 전제로 그 법률규정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헌재 2001. 7. 19. 99헌바9 등, 판례집 13-2, 1, 6 참조),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법률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법원의 견해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법률규정을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이에 기초하여 그 법률규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의 위헌성 심사에 있어서는, 가액지급청구권의 제척기간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먼저 검토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서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의 의미와 해석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 처분한 날’이 아니라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의하여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보아야 한다.
첫째, 민법 제999조 제2항에서의 ‘상속권의 침해’라 함은 상속회복청구권자의 상속권이라는 권리의 발생 또는 존재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의 주체는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로서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비로소 상속권이라는 권리를 보유 또는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자이므로,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 이전에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재산의 분할 기타 처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이 있기 이전에는 피침해권리인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의 상속권’이 존재한다
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마땅히 피침해권리가 확정된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민법 제999조 제2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 3년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침해를 안 날’의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은, ‘침해를 안 날’이라 함은 피인지자(상속회복청구권자)가 ‘자신이 진정상속인인 사실’과 ‘자신이 상속에서 제외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혼인외의 자가 법원의 인지판결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때에는 인지의 소급효와 관계없이 그 인지판결이 확정된 날에 상속권이 침해되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77. 2. 22. 선고 76므55 판결 ; 대법원 1978. 2. 14. 선고 77므21 판결 ; 대법원 1981. 2. 10. 선고 79다205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에 따르면, ‘침해를 안 날’에서의 인식의 대상인 ‘침해’라는 개념에는, 단순히 ‘자신이 상속에서 제외된 사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상속인인 사실’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므로,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 처분하여 자신이 상속에서 제외된 것만으로는 ‘침해’가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자신이 진정상속인이 되어야 비로소 ‘침해’가 성립되는 것인 만큼, 혼인외의 자가 법원의 인지판결 확정 등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때, 즉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에 비로소 상속권의 침해가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만일 민법 제999조 제2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을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분할 기타 처분한 날’로 보는 경우에는, 그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이후에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는 진정상속인의 지위를 회복하였음에도 이미 10년의 제척기간이 경과되어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가능성 자체를 박탈당하게 된다.
이에 관하여 부연하자면, 현행 민법은 부 또는 모가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 인지에 대한 이의 또는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민법 제864조),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도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민법 제865조 제2항), 인지청구의 소에 있어서 ‘부 또는 모의 사망일(상속개시일)’을 3년의 제척기간 기산일로 정하고 있는 일본 민법(일본 민법 제787조 단서)과는 달리 상속개시일로부터 얼마가 지났든지 간에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이면 인지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여 진정한 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인지의 효력은 출생시로 소급하는 것이므로 피인지자는 출생시부터 피상속인의 적법한 자로서의 취급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따라서 적어도 인지판결 등이 확정된 후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최소한의 상속권을 보장해주어야 할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민법 제1014조 자체가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 보장 이외에도 제3자의 법률적 지위 및 거래의 안전 보호를 목적으로, 피인지자 등에게 응당 인정되어야 할 상속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가액지급청구라는 우회적ㆍ절충적 형태를 통해서라도 이러한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을 뒤늦게나마 보장하여 주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입법취지를 온전히 관철한다는 의미에서도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피인지자 등에 대하여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가능성 자체를 박탈할 수 있는 해석은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고, 이들에 대하여도 최소한의 상속권 행사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3년의 단기제척기간과의 관계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
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와 다른 공동상속인 및 제3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화시킨 것으로서, 전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4)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의 위헌 여부
(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이 가액지급청구권자인 진정한 상속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상속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를 다른 소유권 취득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며, 상속재산에 대한 재판청구권의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나)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 내의 것으로 상속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속으로 재산권을 취득한 자와 그 밖의 원인으로 재산권을 취득한 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배되거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달리 다른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헌재 2002. 11. 28. 2002헌마134 , 판례집 14-2, 756, 760-761 ; 헌재 2008. 7. 31. 2006헌바110 , 공보 142, 1064, 1066).
(다)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 있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속개시 후의 피인지자 등은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하면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때의 제척기간의 기산일인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로 해석되고 그 결과 가액지급청구권에 있어서는 10년의 제척기간의 기산일과 3년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이 동일하게 되어 실제로는 3년의 제척기간만이 적용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경우에도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일’부터 제척기간이 기산되는 이상 뒤늦게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라 하더라도 그 권리의 행사기회 자체가 배제되는 경우는 상정할 수 없는 것이고, 가액지급청구권 이외의 다른 상속회복청구권과 마찬가지로 그 권리의 행사가 가능한 때로부터 행사기간이 10년으로 제한될 뿐이므로(결과적으로는 3년의 단기제척기간만이 적용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 또는 영역이 가액지급청구권인지, 가액지급청구권이외의 다른 상속회복청구권인지에 따라 그 위헌성 심사의 기준이나 결론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라)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가액지급청구권에 적용되는 부분은 거래의 안전과 기존의 공동상속인들의 신뢰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의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회를 보장하면서도 그 행사기간을 상당한 범위 내로 제한하여 가액지급청구권자와 다른 공동상속인 및 제3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화시킨 것이라 할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내의 정당한 입법권의 행사로서 피인지자 등의 재산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 것이다.
(5) 결론
4. 결 론
5.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목영준의 반대의견
우리는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민법 제
999조 제2항 중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부분)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견해를 밝힌다.
가. 가액지급청구권과 상속회복청구권의 관계
(1) 대법원의 해석
(2) 양자의 구별
가액지급청구권과 상속회복청구권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권리의 성질, 권리의 상대방, 권리구제의 방식, 거래의 안전 보호의 필요성 등에서 구별된다.
(가) 권리의 성질
상속회복청구권은 진정상속인이 참칭상속인으로부터 재산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회복시키기 위한 권리, 즉 상속자격을 회복시키기 위한 권리이다. 이에 반해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자격을 갖춘 진정한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상속분을 적절하게 분할하고 배분하기 위하여 인정된 권리이다. 즉, 피상속인의 사후인지 등에 의하여 새로이 상속인이 된 자가 본래 상속인으로서 그 상속분에 따른 상속재산의 분할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함에도 이미 상속재산의 분할 또는 처분이 완료된 경우에 거래의 안전을 고려하여 상속재산의 분할의 형태를 가액지급의 형태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액지급청구권은 본질적으로 상속재산분할청구권의 일종이고, 민법 제1014조도 피인지자 등이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경우라고 명시하고 있다.
(나) 권리의 상대방
상속회복청구권과 가액지급청구권은 그 청구권의 상대방, 즉 권리와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자들이 서로 다르다. 상속회복청구권의 상대방은 참칭상속인이다. 즉, 정당한 상속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호적 등 상속인이라고 믿게 할 만한 외관을 지니고 진정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침해하고 있는 자가 그 상대방이다. 이와 같이 상속회복청구권은 진정한 상속인과 참칭상속인 간의 문제, 즉 상속자격의 문제를 규율하고 있으므로, 민법도 상속의 총칙편(제5편 제1장 제1절)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가액지급청구권은 진정한 공동상속인을 상대방으로 한다. 상속회복청구권에서 상속자격이 문제가 된다면, 가액지급청구권에서는 진정한 공동상속인 사이에서의 상속분 및 상속재산분할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민법도 가액지급청구권을 상속재산의 분할편(제5편 제1장 제3절 제3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 권리구제방식
권리를 실현하는 방식, 즉 소송의 형태에서도 양자는 구별된다. 상속회복청구권은 통상의 민사소송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지나,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회복청구권과 달리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서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2항, 가사소송규칙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
(라) 거래의 안전 보호 필요성
제3자의 보호 즉, 거래의 안전에 대한 고려의 필요성도 서로 다르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자격을 회복시켜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변경하고 형성하는 것이므로 이를 조속히 확정하여 참칭상속인과 새롭게 법률관계를 맺은 제3자의 안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상속회복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가액지급청구권의 경우에는 피인지자 등에게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상속재산분할청구권 대신 진정상속인 간에 가액지급청구권만을 인정하였는데, 그 이유 자체가 이미 제3자의 법률적 지위 및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가액지급청구권의 경우에는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진정상속인의 재산권행사를 제한할 필요성이 없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함으로써 청구권자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그제한이 정당한지 여부는 엄격한 비례심사를 거쳐야 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상속회복청구권 행사의 제척기간을 규정한 것은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상속인 간 및 제3자에 대한 권리의무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함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인 외의 제3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결국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상속인 간의 권리의무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킨다
는 점에 한하여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나) 수단의 적절성
상속재산을 이미 분할받은 공동상속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새로운 상속인이 나타남으로써 이미 오래전에 당시로서는 적법하게 분할받은 재산 중 일부에 상당하는 가액을 반환하여야 하는 것은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상속인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하여,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을 이미 분할받은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상속분 상당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인지된 날이나 재판확정일이 언제인지 상관없이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간으로 제한한 것에는 그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다.
(다) 피해의 최소성
인지 등에 의하여 새로이 상속인이 되면 그 효력은 출생시에 소급하므로(민법 제860조) 피인지자 등은 출생시부터 피상속인의 적법한 자로 취급되고, 따라서 피상속인의 사망시, 즉 상속개시 당시에 이미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된다. 다만 상속개시 당시에는 피인지자 등이 아직 상속인으로서 현출되지 않아 다른 공동상속인들 간에 재산분할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민법 제1014조는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을 보장하면서도 제3자와의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피인지자 등이 이미 상속재산을 분할받은 다른 공동상속인에 대하여 그의 상속분 상당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여 10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면,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이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위 가액지급청구마저도 원천적으로 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결과는 가액지급청구라는 우회적·절충적 형태를 통해서라도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을 뒤늦게나마 보상하여 주겠다는 입법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피인지자 등 새로이 공동상속인이 된 자의 이익을 피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하여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
(라) 법익의 균형성
가액지급청구권과 상속회복청구권이 권리의 성질, 권리의 상대방, 권리구제의 방식, 거래의 안전 보호의 필요성 등에서 구별되는 점 및 민법 제1014조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새로이 상속인이 된 자의 상속권을 보장하는 것이 상속에 따른 상속인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킨다는 공익 보다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해석·적용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
결국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함으로써 가액지급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피인지자 등의 상속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
다. 결론
그러므로 ‘민법 제1014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