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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1. 5. 31. 선고 2000헌바43 2000헌바52 판례집 [구 유선방송관리법 제22조 제2항 제6호 중 제11조 제1항 제1호 부분 위헌소원]
[판례집13권 1집 1167~1187]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방송사업허가제가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의 중계송신업무만 수행하고 보도, 논평, 광고는 할 수 없도록 하는 심판대상조항들이 방송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3.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의 관계에서 볼 때 심판대상조항들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내용규제 그 자체가 아니거나 내용규제의 효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면 헌법 제21조 제2항의 금지된 “허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방송의 시설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여 일정한 방송시설기준을 구비한 자에 대해서만 방송사업을 허가하는 허가제가 허용될 여지를 주는 한편 행정부에 의한 방송사업허가제의 자의적 운영이 방지되도록 하고 있다.

정보유통 통로의 유한성, 사회적 영향력 등 방송매체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그리고 위 헌법 제21조 제3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종합유선방송등에 대한 사업허가제를 두는 것 자체는

허용된다.

2.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의 중계송신업무만 할 수 있고 보도, 논평, 광고는 할 수 없도록 하는 심판대상조항들의 규제는 방송사업허가제, 특히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본래적 의미에서의 방송을 수행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중계유선방송사업에 대해 부과하는 자유제한이다.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자체적인 프로그램 편성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받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제한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업무범위 외의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는 전반적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보다 훨씬 가벼운 점, 그리고 중계유선방송사업자도 요건을 갖추면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점, 업무범위 위반시의 제재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규제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3.자체적 편성의 자유를 가지고 이에 수반하는 책임을 부담하면서 본래적 의미의 방송을 그 사업내용으로 하는지 여부는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의 핵심적 차이로서, 이러한 차이는 양 사업이 방송의 자유와 관련성을 맺는 정도, 그리고 양 사업이 가지는 방송의 공적 기능이라는 특성의 비중에 있어서의 차이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업무범위에 관해서는 종합유선방송의 그것을 중계유선방송의 그것보다 넓게 규정하고, 편성의 자유가 보장됨을 특별히 명시한 반면, 허가요건을 비롯한 기타 부문에서의 전반적 규제강도는 종합유선방송의 경우를 더 엄격하게 정한 것이다. 중계유선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이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을 불특정다수인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한 차별취급이 합리성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유선방송관리법(1995. 12. 6. 법률 제4999호로 개정되어 2000. 1. 12. 법률 제6139호 방송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된 것) 제15조(유선방송의 범위등)①유선방송사업자는 유선방송사업의 종류에 따라 다음 각호의 1의 범위 안에 한하여 송신하여야 한다. 다만, 정보통신부령이 정하는 공지사항을 송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방송국의 방송에 한한 중계송신(녹음·녹화하여 중계송신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2.~3. 생략

② 삭제

구 유선방송관리법(1986. 12. 31. 법률 제3914호로 제정되어 2000. 1. 12. 법률 제6139호 방송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된 것) 제17조(유선방송의 송신금지사항) 유선방송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을 송신하여서는 아니된다.

1.~3. 생략

4.보도·논평 또는 광고에 관한 사항(방송국의 방송중계를 제외한다)

5. 생략

②정보통신부장관은 유선방송사업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허가를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사업의 정지를 명하거나 1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1.~5. 생략

6. 제1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유선방송을 한 때

7. 생략

8. 제17조 각호의 1에 위반하여 유선방송을 한 때

9.~10. 생략

③~⑤ 생략

참조조문

1.“유선방송”이라 함은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문자 및 정지화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으로서 중계유선방송 및 음악유선방송을 말한다.

2.“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전파법에 의하여 허가를 받고 방송을 하는 무선국(이하 “방송국”이라 한다)의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하는 것을 말한다.

3.~5. 생략

6.“유선방송사업”이라 함은 유선방송을 업으로 행하고 수신자로부터 수신료를 징수하는 사업을 말한다.

참조판례

1, 2. 헌재 1992. 6. 26. 90헌가23 , 판례집 4, 300

헌재 1993. 5. 13. 91헌바17 , 판례집 5-1, 275

3. 헌재 1996. 3. 28. 92헌마200 , 판례집 8-1, 227

당사자

청 구 인 1. ○○방송주식회사 (2000헌바43)

대표이사 김○진

2. 주식회사 ○○방송사 ( 2000헌바52 )

대표이사 이○희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당해사건 춘천지방법원 99구827 과징금부과처분취소 (2000헌바43)

대구지방법원 99구7198 과징금부과처분취소 ( 2000헌바52 )

2000. 1. 12. 법률 제6139호 방송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된 것으로서, 그 중 제15조 제1항, 제22조 제2항은 1995. 12. 6. 법률 제4999호로 개정된 후의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0헌바43

청구인은 구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허가를 받아 원주시등을 사업구역으로 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을 영위하여 왔다.

청구외 강원체신청장은 1999. 6. 26. 청구인이 1999. 4, 5월경 허가 받은 12개의 채널 수를 초과하여 외국위성방송 등을 송신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제6호, 제15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과징금 6,000,000원을 부과·고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강원체신청장을 상대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춘천지방법원에 제기하여(99구827)심리진행 중, 위 처분의 근거가 되는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제6호 중 제15조 제1항 제1호 부분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99아40), 위 법원은 2000. 4. 20. 본안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면서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2000. 5.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청구인은 구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허가를 받아 상주시등을 사업구역으로 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을 영위하여 왔다.

청구외 경북체신청장은 1999. 7. 30. 청구인이 1998. 1. 5.부터 1999. 6. 26.경까지 사이에 광고방송을 송신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제8호, 제17조 제4호에 의하여 청구인에 대하여 과징금 6,000,000원을 부과·고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경북체신청장을 상대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대구지방법원에 제기하여(99구7198)심리진행 중, 위 처분의 근거가 되는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제8호 중 제17조 제4호 부분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0아64), 위 법원은 2000. 6. 22. 본안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면서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2000. 7.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2000헌바43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유선방송관리법(이하 ‘유선방송관리법’이라고 한다)제15조 제1항 제1호, 제22조 제2항 제6호제15조 제1항 제1호 부분이고, 2000헌바52 사건의 심판대상은 같은 법 제17조 제4호, 제22조 제2항 제8호 중 제17조 제4호 부분(각 1986. 12. 31. 법률 제3914호로 제정되고 그 중 제15조 제1항, 제22조 제2항은 1995. 12. 6. 법률 제4999호로 개정된 후 각 2000. 1. 12. 법률 제6139호 방송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된 것. 청구인들은 위헌제청시 제재조항인 제22조의 제15조 제1항 제1호, 제17조 제4호 부분만 그 대상으로 하여 기각결정을 받고 심판청구시에도 같은 부분을 그 대상

으로 하였으나, 같은 제재조항은 제15조 제1항 제1호와 제17조 제4호 위반을 요건으로 하는 것으로서 같은 조항들의 위헌성은 위 제재조항의 해당부분의 위헌성을 초래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모두 심판대상으로 보기로 한다)이다.

심판대상조항들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정의)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유선방송”이라 함은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문자 및 정지화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으로서 중계유선방송 및 음악유선방송을 말한다.

2.“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전파법에 의하여 허가를 받고 방송을 하는 무선국(이하 “방송국”이라 한다)의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하는 것을 말한다.

6.“유선방송사업”이라 함은 유선방송을 업으로 행하고 수신자로부터 수신료를 징수하는 사업을 말한다.

제15조(유선방송의 범위등)①유선방송사업자는 유선방송사업의 종류에 따라 다음 각호의 1의 범위 안에 한하여 송신하여야 한다. 다만, 정보통신부령이 정하는 공지사항을 송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방송국의 방송에 한한 중계송신(녹음·녹화하여 중계송신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7조(유선방송의 송신금지사항)유선방송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을 송신하여서는 아니된다.

4.보도·논평 또는 광고에 관한 사항(방송국의 방송중계를 제외

한다)

제22조(허가의 취소등)② 정보통신부장관은 유선방송사업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허가를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사업의 정지를 명하거나 1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6. 제1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유선방송을 한 때

8. 제17조 각호의 1에 위반하여 유선방송을 한 때

2.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 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

유선방송관리법이 규율하는 중계유선방송이나 구 종합유선방송법(2000. 1. 12. 법률 제6139호 방송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된 것, 이하 ‘종합유선방송법’이라 한다)이 규율하는 종합유선방송은 모두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을 불특정다수인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유선방송의 경우에는 방송국채널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다양성이 보장되고, 방송프로그램의 편성의 자유와 책임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등 방송범위가 광범위하게 보장됨에 비하여, 중계유선방송의 경우에는 극히 제한된 채널 수만 허용하고 보도, 논평 등 프로그램 편성의 자유를 제한하며, 광고방송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로서 헌법 제11조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고, 헌법 제15조에 의해 보장되는 직업수행의 자유와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해 보장되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

하는 것이며 헌법 제119조 제1항의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에도 반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 이유

(1) 2000헌바43(춘천지방법원 99아40)

보도, 스포츠, 교양 등의 전문분야에 대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거나 구입하여 편성, 송신하는 종합유선방송과 난시청지역의 해소를 위하여 주로 기존의 공중파방송을 중계방송하는 중계유선방송은 그 존립목적이 서로 구별되고, 프로그램 편성을 위한 시설, 프로그램 전송장비, 기술수준에서도 상이하다. 또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도 시설 및 기술수준을 갖추어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얻는 길이 열려있다.

심판대상조항들은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이 공존하면서 각각 그 고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허가받은 중계방송 이외의 방송을 송신하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제한의 방법과 정도의 적정성도 인정된다.

(2) 2000헌바52 (대구지방법원 2000아64)

종합유선방송은 종합유선방송국시설을 갖추고 프로그램공급자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한편 방송법에 의한 방송국의 무선방송을 수신하여 이를 그대로 동시에 재송신하는 기능을 가진 다채널방송인데 비하여 중계유선방송은 종합유선방송의 기능 중 무선방송을 중계송신하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방송이어서 그 목적과 기능을 달리하고, 이러한 차이 때문에 종합유선방송법유선방송관리법은 두 사업의 결격사유, 허가요

건과 시설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두 사업자에 대한 통제나 제한을 함에 있어서도 그 정도를 달리할 수밖에 없으며, 심판대상조항들은 무선방송을 수신하여 중계송신하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중계유선방송사업의 목적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방송질서의 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한 합리적인 규제이다.

다. 방송위원회의 의견

유선방송관리법종합유선방송법은 유선방송의 종류별로 역무범위, 시설 및 기술기준, 공적의무의 정도, 허가요건, 결격사유 등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구별하여 규정하였다. 중계유선방송은 방송국이 송출하는 방송의 단순재전송에 그 기능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종합유선방송과 달리 보도·논평·광고등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평등권, 직업의 자유,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할 수 없고, 시장경제질서에 위반된 것도 아니다.

3. 판 단

가. 쟁 점

심판대상조항들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해서 방송국의 방송에 관한 중계송신 업무만을 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보도, 논평, 광고를 금지하였는데, 이것이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방송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그리고 보도, 논평, 광고가 허용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과의 관계에서 볼 때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주로 문제된다.

나. 방송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여부등

(1) 방송사업의 허가제

(가)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업무범위제한은 중계유선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제를 별도로 운영하고 그 수행업무를 구분한데 따른 것이며, 이는 각도를 달리하여 보면 편성의 자유와 책임을 가지고 보도, 논평, 광고 등 본래적 의미의 방송을 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 진입규제를 둔 결과이기도 하다. 지상파방송사업의 경우에도 허가를 요하는 점은 같다. 방송사업허가제가 헌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를 특히 이 사건에서 중계유선방송과 비교대상이 되는 종합유선방송의 사업허가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나)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였다. 같은 규정에 의해 보장되는 언론·출판의 자유에는 방송의 자유가 포함된다(헌재 1993. 5. 13. 91헌바17 , 판례집 5-1, 275, 284 참조).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을 가질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방송매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논의함에 있어서 방송사업자의 자유와 권리뿐만 아니라 수신자의 이익과 권리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방송의 이와 같은 공적 기능 때문이다.

종래 전자적 대중매체는 가용주파수가 제한되어 있고 방송시설의 설치·운영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관계로 소수의 기업이 매체

를 독점하여 정보의 유통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였다. 따라서, 소수에 의한 매체독점을 방지하고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매체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허용되고 또한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왔다. 최근에는 매체산업과 기술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이른바 “다미디어·다채널”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술적 측면에서의 방송매체독점의 요인은 사라져 가는 추세이고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유선방송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므로 정보와 견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의 필요성은 점차 감소되는 추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보유통 통로의 유한성이 완전히 극복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매체시장에서의 독점을 방지하여 정보와 견해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규제가 허용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국가는 또한 언론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매체산업의 균형발전이라는 경제정책적 목적이나 사회·문화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를 할 수도 있는데, 예컨대 방송매체의 소유에 관한 규제는 견해의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입법목적 외에 매체산업의 균형적 발전이라든가 자국문화의 보호와 같은 입법목적을 복합적으로 가질 수도 있다.

규제형태로 볼 때 방송매체에 대한 규제는 내용에 대한 것과 내용 중립적인 것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규제들에 대해서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허가·검열금지원칙에 따른 한계 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일반적인 기본권제한의 한계가 적용된다. 금지된 허가·검열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

른 기본권제한원리를 적용 받는 경우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인격발현이나 민주주의의 유지·발전을 위해 언론의 자유에 주어져야 하는 가치와 허가·검열금지원칙의 정신이 충분히 고려되어야함은 물론이다.

(다)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재판소는 위 제21조 제2항의 검열금지원칙이 적용되는 ‘검열’에 관하여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즉 허가 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라고 의미 규명한 바 있는데(헌재 1996. 10. 4. 93헌가13 등, 판례집 8-2, 212, 222; 헌재 1996. 10. 31. 94헌가6 , 판례집 8-2, 395, 402 각 참조), 언론의 내용에 대한 허용될 수 없는 사전적 제한이라는 점에서 위 조항 전단의 “허가”와 “검열”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할 것이며 위와 같은 요건에 해당되는 허가·검열은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검열금지의 취지는 정부가 표현의 내용에 관한 가치판단에 입각해서 특정 표현의 자유로운 공개와 유통을 사전 봉쇄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있으므로, 내용규제 그 자체가 아니거나 내용규제의 효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면 위의 금지된 “허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2. 6. 26. 90헌가23 , 판례집 4, 300, 307; 헌재 1993. 5. 13. 91헌바17 , 판례집 5-1, 275, 286 각 참조). 언론매체의 소유 및 운영, 매체시장 내에서의 질서, 타 매체나 서비스와의 관계에 관한 규제 등은 대체로 내용

중립적인 구조적 규제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규제가 위 금지된 허가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 규제내용의 실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방송시설기준을 구비한 자에 대해서만 방송사업을 허가하는 허가제가 허용될 여지를 주는 한편 방송사업에 대한 시설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행정부에 의한 방송사업허가제의 자의적 운영이 방지되도록 하고 있다.

(라)종합유선방송사업허가의 요건은 기술적·물적 또는 인적인 것으로서 구성되어 있고 그 대체적 내용은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다. 구조적 규제의 일종인 진입규제로서의 이 허가제는 방송의 기술적·사회적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서 정보와 견해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유지한다는 방송의 공적 기능을 보장하는 것을 주된 입법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표현내용에 대한 가치판단에 입각한 사전봉쇄를 위한 것이거나 그와 같은 실질을 가진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의 금지된 “허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다만, 허가의 요건이나 허가제 운영내용이 기본권제한의 일반적 한계를 지키지 않았는지 또는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의 쟁점이 아니므로 다루지 않는다). 종합유선방송은 종래의 주류적 방송인 지상파방송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정보유통 통로의 유한성이라는 특성이 약하고 방송매체에 대한 또다른 규제근거로 논의되는 ‘사회적 영향력’도 종합유선방송이 유료가입신청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할 수 없

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러한 방송매체로서의 특징들을 무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한편 방송시설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 제21조 제3항이 규정하는 바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에 대한 진입규제로서의 사업허가제를 두는 것 자체는 허용된다고 본다.

(2) 방송의 자유, 직업의 자유 침해여부등

(가)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의 중계송신업무만 할 수 있고 보도, 논평, 광고는 할 수 없도록 하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의 규제는 방송사업허가제, 특히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중계유선방송사업에 대해 부과하는 자유제한으로서,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자체적인 프로그램 편성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받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제한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할 수 없다.

(나) 한편, 청구인들은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을 통합하지 않고 이를 병존시킨 상태에서 업무상 차별적 규율을 하는데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는 주장도 하나, 종합유선방송사업과 중계유선방송사업이 병존하게된 경위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바, 방송법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주기 위해 별도의 승인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양사업을 일원화하는 것이 정책의 방향임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양 사업의 허가제를 별도로 운영하고 수행하는 업무범위를 달리 규율하는 데 대해서는 산업정책적 타당성 측면에서의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허가제가 헌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전제를 두고 볼 때 그 자체가 위헌여부의 문제를 일으킨

다고 보기 어렵다.

(다)심판대상 조항들에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업무수행범위를 위와 같이 제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과징금등의 제재를 가하도록 한 것은 본래적 의미에서의 방송사업을 수행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에 대해서 허가제를 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업무범위 외의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한 중계유선방송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는 전반적으로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보다 훨씬 가벼운 반면 소비자가 볼 때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별성은 크게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있어서는 중계유선방송이 오히려 더 유리하였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중계유선방송사업자도 종합유선방송법에 따른 요건을 갖추면 종합유선방송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점, 업무범위 위반시의 제재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규제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해 청구인들과 같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방송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되기는 하나, 그 제한은 과도하다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하여 이를 침해하였다 할 수 없다.

(라)그리고 이러한 규제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헌법 제119조 제2항)헌법상 경제질서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다. 평등원칙 위배여부

(1)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의 관계

(가) 세계각국의 유선방송은 대개 난시청지역 해소를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매체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본격적 다채널 방송으로 발전되어 왔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61. 8. 24. 유선방송수신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유선방송에 대한 법적 규율을 시작할 당시는 라디오방송의 난시청지역해소를 위한 중계방송을 그 대상으로 하였다. 1960년대 후반 들어 유선방송의 대상이 라디오방송에서 텔레비전 방송으로 그 중심이 옮겨져 중계유선방송이 시작되었으며, 1986. 12. 31. 종전의 유선방송수신관리법유선방송관리법으로 대체하였다. 1991. 12. 31.에는 방송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영향을 받아 종합유선방송법을 제정하여 다채널 방송인 종합유선방송을 도입하였고, 1995.부터 종합유선방송이 시작되었다(헌재 1996. 3. 28. 92헌마200 , 판례집 8-1, 227, 236- 237 참조). 종합유선방송을 도입할 당시 중계유선방송은 전국적으로 사업지역이 확대되어 있었는데 당국은 이러한 중계유선방송을 종합유선방송에 통합시켜 일원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결국 중계유선방송에 대해서는 유선방송관리법이, 종합유선방송에 대해서는 종합유선방송법이 각각 별도로 규율하게 되었다. 이들 법은 각각 수차 개정되다가, 2000. 1. 12. 방송법의 전문개정으로 2000. 3. 13. 모두 폐지되었다. 방송법은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 지상파방송을 모두 그 적용대상으로 통합하였으나 ‘방송이라 함은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고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서 지상파방송,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을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방송법 제2조 제1호), 종합유선방송은 ‘방송’에 포함한 반면 중계유선

방송은 제외하였다. 이와 같이 방송법은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유선방송관리법종합유선방송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나)유선방송관리법 제2조 제1호는 “유선방송이라 함은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문자 및 정지화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으로서 중계유선방송 및 음악유선방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조 제2호는 “중계유선방송이라 함은 전파법에 의하여 허가를 받고 방송을 하는 무선국(이하 “방송국”이라 한다)의 방송을 수신하여 중계 송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였다. 한편 종합유선방송법 제2조 제1호는 “종합유선방송이라 함은 영상(문자 및 정지화상을 포함한다)·음성·음향 등을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다채널방송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5호는 “종합유선방송국이라 함은 종합유선방송국시설을 갖추고 프로그램공급자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종합유선방송을 송출하는 사업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6호는 “프로그램공급업이라 함은 종합유선방송국에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러므로,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은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 음향 또는 영상을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이라는 업무의 기술적 측면에서는 유사성이 있으나, 중계유선방송은 방송국으로부터 수신자에게로의 전송을 매개하는 역할만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프로그램공급업자로부터 공급받거나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송출하는 기능이 없음에 비하여, 종합유선방송은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편성하여 송출하는 본격적 방송업무

를 수행하므로(종합유선방송법 제23조 참조)양자의 목적과 기능은 분명히 구분된다.

이와 같은 목적과 기능상의 차이로 인하여 양자는 그 허가요건을 또한 달리하고 있었다. 즉, 유선방송관리법 제5조 제2항은 유선방송사업 허가를 위한 심사사항으로 ① 유선방송시설설치계획의 타당성, ② 유선방송사업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기초, ③ 유선방송사업의 지역적·사회적 필요성 등을 규정하였으나, 종합유선방송법 제7조 제2항은 종합유선방송국 허가의 심사사항으로 ① 종합유선방송의 목적과 내용이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국가의 이익을 저해하지 아니할 것, ② 종합유선방송의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 ③ 종합유선방송국의 운영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 ④ 종합유선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적 능력, ⑤ 종합유선방송국시설의 설치계획이 합리적이고 제30조의 규정에 의한 기술기준에 적합하며 종합유선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갖출 것 등을 규정하여 중계유선방송보다 훨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었다. 또한 양자는 그 시설 및 기술기준을 달리할 뿐 아니라, 그 외에도 종합유선방송의 경우 중계유선방송과 달리 지역사업권료 납부의무가 있고, 공공채널 및 지역채널의 운영의무, 수신자 보호를 위한 반론보도청구권 등 강한 공적의무의 이행책임을 부과 받았다(종합유선방송법 제8조 제4항, 제22조, 제45조등 참조).

(2) 평등원칙 위배여부

이와 같이 자체적 편성의 자유를 가지고 이에 수반하는 책임을 부담하면서 본래적 의미의 방송을 그 사업내용으로 하는지 여부

는 중계유선방송과 종합유선방송의 핵심적 차이이다. 이러한 편성의 자유에 관한 차이는 양 사업이 방송의 자유와 관련성을 맺는 정도, 그리고 양 사업이 가지는 방송의 공적 기능이라는 특성의 비중에 있어서의 차이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업무범위에 관해서는 종합유선방송의 그것을 중계유선방송의 그것 보다 넓게 규정하고, 편성의 자유가 보장됨을 특별히 명시(종합유선방송법 제23조 제1항 참조)한 반면, 허가요건을 비롯한 기타 부문에서의 전반적 규제강도는 종합유선방송의 경우를 더 엄격하게 정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해 중계유선방송에게 부과된 업무범위의 한계는 방송의 중계업무만 수행하도록 의도된 중계유선방송사업의 본래적 한계가 명시적으로 표현된 것으로서 이는 부수적·주변적 또는 우연적으로 부과된 한계가 아니다. 즉, 입법자는 별개의 목적과 기능을 가진 중계유선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구분하여 규율하고자 하였는데,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업무를 방송의 중계송신으로만 제한하고 보도, 편성, 광고는 할 수 없도록 한 심판대상조항들은 그러한 목적과 기능상의 차이를 나타내는 주요한 표지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중계유선방송사업자도 종합유선방송법에 따른 요건을 갖추면 종합유선방송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종합유선방송사업을 하기 위한 허가자격의 면에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게 특별히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방송법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주기 위한 별개의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다(방송법 제9조 제3

항, 제4항 참조).

결국, 중계유선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이 ‘유선전기통신시설을 이용하여 음성·음향 또는 영상을 불특정다수인 수신자에게 송신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한 차별취급이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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