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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8. 4. 24. 선고 2006헌바83 2006헌바84 2006헌바93 2006헌바89 2007헌바7 판례집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5호 위헌소원]
[판례집20권 1집 593~606] [전원재판부]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75조에 위반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기타 제1호·제2호·제2호의2·제2호의3·제3호 내지 제14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 부분

이 부분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이 제1호 내지 제14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의 종류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이다.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행위 및 시설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과 유사한 행위 및 시설이어야 하고, 학교보건법의 입법목적, 학교정화구역을 설정한 취지에 비추어 학생 및 교직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행위 및 시설이어야 한다. 따라서 그 위임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누구든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위임되는 범위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정도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과 비슷한 행위 및 시설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건전한 상식을 갖춘 통상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금지대상으로 규정될 수 있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를 예측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학교 주변의 일정 지역을 학교정화구역으로 설정하여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할 수 있게 하고, 학생들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이다.

구 학교보건법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직업수행이 제한되는 범위는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이내의 학교정화구역 안에 국한되므로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크지 않고,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학교정화구역 중 상대정화구역(학교 경계선으로부터 50m 초과 200m 이내의 지역) 안에서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와 시설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직업수행 자유의 제한은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침해받는 사익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이 금지되는 불이익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학생들의 건전한 육성과 학교교육의 능률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보다 더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이 위임입법의 한계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데 대하여는 아래와 같이 견해를 달리한다.

구 학교보건법은 어떠한 행위 및 시설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하여 판단기준으로 삼을만한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미풍양속’은 규범적으로 모든 국민이 준수하고 지킬 것이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덕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나, 그 구체적 내용은 개개인의 가치관, 윤리관 및 시대적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개념을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나,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가치판단 또한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다수의견은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로서, 학생들에게 성적 호기심, 폭력성이나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를 유발 또는 조장시키거나 오락 등에 빠지게 하는 것 등을 그 예로 들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시에 불과하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은 헌법 제37조 제2항제75조가 정하는 위임입법의 한계에 어긋나 헌법에 위반된다.

다만, 이 부분 위헌 이유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을 수범자가 예측하기 어렵게 규정하였다는 것에 있고, 이를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는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잠정적 적용 및 일정 시한 내의 법률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헌법불합치 선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판대상조문

구 학교보건법 제6조(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 등) ① 누구든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역 안에서는 제2호, 제2호의2, 제4호, 제8호, 제10호 내지 제13호 및 제15호에 규정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1.~14. 생략

15. 기타 제1호·제2호·제2호의2·제2호의3·제3호 내지 제14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및 시설

②~④ 생략

구 학교보건법(2005. 3. 24. 법률 제7396호로 개정되고, 2007. 4. 27. 법률 제8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설정) ① 학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교육감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을 설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를 초과할 수 없다.

② 생략

구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4조(행위제한이 완화되는 구역) 법 제6조 제1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역”이라 함은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상대정화구역(법 제6조 제1항 제2호의2의 영화상영관시설 및 법 제6조 제1항 제12호의 당구장시설을 하는 경우에는 절대정화구역을 포함한 전정화구역)을 말한다.

당사자

청 구 인 별지 기재 청구인 명단과 같다.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민석

당해사건 1. 의정부지방법원 2006구합2010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금지행위및시설해제신청금지처분취소(2006헌바83)

2.서울행정법원 2006구합14704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금지행위및시설해제신청에대한금지처분취소( 2006헌바84 )

3.부산지방법원 2006구합1396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금지행위및시설해제신청에대한금지처분취소( 2006헌바89 )

4.수원지방법원 2006구합3828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금지행위등처분취소( 2006헌바93 )

5.울산지방법원 2006구합914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금지행위및시설해제신청금지처분취소( 2007헌바7 )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의 구역, 이하 ‘학교정화구역’이라 한다) 안에서는 멀티미디어 문화컨텐츠 설비제공업 시설(이른바 PC방, 이하 ‘PC방’이라 한다)이 금지된다.

청구인들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PC방 영업을 운영해오던 사람들로서, 아래 표와 같이, 관할 교육청 교육장에게 학교정화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 해제신청을 하였다가 거부되자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PC방 영업금지의 근거법령인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5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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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구 학교보건법(2005. 3. 24. 법률 제7396호로 개정되고, 2007. 4. 27. 법률 제8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학교보건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 제15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고,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학교보건법 제6조(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 등) ① 누구든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역 안에서는 제2호, 제2호의2, 제4호, 제8호, 제10호 내지 제13호 및 제15호에 규정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15.기타 제1호·제2호·제2호의2·제2호의3·제3호 내지 제14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및 시설

[관련조항]

구 학교보건법 제5조(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설정) ① 학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교육감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을 설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를 초과할 수 없다.

제6조(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 등) ① 누구든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역 안에서는 제2호, 제2호의2, 제4호, 제8호, 제10호 내지 제13호 및 제15호에 규정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 또는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1.대기환경보전법·악취방지법수질환경보전법에 의한 배출허용기준 또는 소음·진동규제법에 의한 규제기준을 초과하여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지장을 주는 행위 및 시설

2.총포화약류(총포화약류)의 제조장 및 저장소, 고압가스·천연가스·액화석유가스 제조소 및 저장소

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경우를 제외한다)

2의3.「영화진흥법」제2조 제15호의 제한상영관

3. 도축장, 화장장 또는 납골시설

4. 폐기물수집장소

5.폐기물처리시설(의료기관이 감염성폐기물의 처리를 위하여 의료기관 내에 설치·운영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은 제외한다)·폐수종말처리시설·축산폐수배출시설·축산폐수처리시설 및 분뇨처리시설

6.가축의 사체처리장 및 동물의 가죽을 가공·처리하는 시설

7. 전염병원, 전염병격리병사, 격리소

8. 전염병요양소, 진료소

9. 가축시장

10.주로 주류를 판매하면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및 위와 같은 행위 이외에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11. 호텔, 여관, 여인숙

12.당구장(유아교육법 제2조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유치원 및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경우를 제외한다)

13.사행행위장·경마장·경륜장 및 경정장(각 시설의 장외발매소를 포함한다)

14.「청소년보호법」제2조 제5호 가목(5)에 해당하는 업소 및 동호 가목(6) 및 동호 나목(7)에 의하여 국가청소년위원회가 고시한 영업에 해당하는 업소

제19조(벌칙)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 제6조 제1항 제15호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은 다음 각 호와 같다. 다만,「유아교육법」제2조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유치원과「고등교육법」제2조 각 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경우에는 제1호·제3호 및 제5호 내지 제7호의 시설을 제외한다.

1.「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제2조 제9호의 규정에 의한 게임제공업 시설 및 동조 제10호의 규정에 의한 멀티미디어 문화컨텐츠 설비제공업 시설

2. 이 사건의 쟁점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다음,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기타 유사한 행위 및 시설’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을 대통령령으로 추가로 규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였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금지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위반시설의 철거명령을 받을 수도 있고(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3항),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구 학교보건법 제19조).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위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들은 학교정화구역 내 PC방 영업금지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진행하던 중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지만, PC방을 학교정화구역 내의 금지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구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4조의2 제1호는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아니고, PC방을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금지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도 이 사건 심판대상이 아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청구인들 재판의 전제로 되는 부분은 PC방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PC방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기타 유사한 행위 및 시설’인지,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인지 명확하게 가리기 어렵고1), 당해법원에서도 이를 구분하지 않았으므로, 두 부분을 모두 심판대상으로 삼기로 한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극히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여 대통령령으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헌법 제75조(위임입법의 한계)와 제15조(직업의 자유)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위임의 한계가 불명확하여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는 취지

이거나 기본권 제한사유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허용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75조(위임입법의 한계)에 위반되는지 여부와 헌법 제15조(직업의 자유) 및 제37조 제2항(기본권 제한의 한계)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심판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75조에 위반되는지 여부

가. 일반론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기본권 제한이 필요한 사유와 기본권 제한의 한도를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헌법 제37조 제2항). 그러나 이러한 법률유보의 원칙은 기본권 제한에 관한 모든 사항을 모두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의 위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경우에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법률로 규정하여야 할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할 경우에는 법률에서 위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위임하여야 한다(헌법 제75조). 위임법률에서 대통령령으로 규정할 내용 및 범위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정해 주어야 한다. 위임입법의 대상이 기본권 제한이나 형벌에 관한 사항인 경우에는 위임입법의 한계는 더욱 더 제한적이고 명확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위임의 취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로서 소음·진동 배출, 총포화약류·가스 제조·저장, 영화상영, 도축·화장·납골, 폐기물·폐수·분뇨 처리, 전염병 진료, 가축시장, 유흥주점·여관, 당구장, 사행행위장, 청소년 출입 금지시설 등 여러 영업행위 및 시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후, 이러한 행위 및 시설과 유사한 행위 및 시설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을 대통령령으로 추가로 규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의 종류와 내용은 수시로 다양하게 변천하는 것이므로, 이를 일일이 법률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러한 변천에 대응하여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의 보호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위임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기타 제1호·제2호·제2호의2·제2호의3·제3호 내지 제14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 부분

이 부분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이 제1호 내지 제14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의 종류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이다.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행위 및 시설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과 유사한 행위 및 시설이어야 하고, 학교보건법의 입법목적, 학교보건법 제5조가 학교정화구역을 설정한 취지에 비추어 학생 및 교직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행위 및 시설이어야 한다. “유사한” 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 위임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누구든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기타 제1호·제2호·제2호의2·제2호의3·제3호 내지 제14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 부분은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의 개념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지만, 단순히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이 아니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학교정화구역을 설정하고 일정한 행위와 시설을 금지하는 목적이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위임되는 범위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정도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행위 및 시설과 비슷한 행위 및 시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건전한 상식을 갖춘 통상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금지대상으로 규정될 수 있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를 예측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업행위나 시설의 존재 자체나 영업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학생들의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폭력성을 조장하는 등 학생들의 건전한 정서적 발달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리분별력과 자기절제력이 미약한 학생들로 하여금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로 나아가기 쉽게 하거나 사행행위나 오락에 빠지게 하여 학습을 소

홀하게 할 우려가 큰 행위 및 시설도 포함된다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부분이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마.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이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일정한 행위 및 시설을 금지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금지되는 대상을 대통령령에서 추가로 규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은 학생들의 주요 활동공간인 학교 주변의 일정 지역을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학교정화구역으로 설정하여 쾌적한 학교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주위환경으로부터 바람직하지 못한 유해요인을 제거하여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추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 구 학교보건법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직업수행이 제한되는 범위는 학교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이내의 학교정화구역 안에 국한되므로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않은 데 비하여,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금지하는 것은 변별력과 의지력이 미약한 학생들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차단하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단서 및 구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4조에 의하면,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정화구역 중 상대정화구역(학교 경계선으로부터 50m 초과 200m 이내의 지역) 안에서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행위와 시설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직업수행 자유의 제한은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라.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침해받는 사익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학

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이 금지되는 불이익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학생들의 건전한 육성과 학교교육의 능률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보다 더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 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 재판관 중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을 제외한 7인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은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을 표시하였다.

6.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이 위임입법의 한계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데 대하여는 아래와 같이 견해를 달리한다.

가.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바, 동조가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이라고 한 것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한편 위임입법에 있어서 예측가능성의 요구 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바,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 원칙에 따라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보다 그 예측가능성의 요구 정도가 강화된다고 할 것이다.

나.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은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일정한 행위 및 시설을 금지한 다음,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기타 금지되는 대상’을 대통령령이 추가로 규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위 ‘기타 금지되는 대상’의 내용 및 범위를 규정함에 있어서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이라고 한 것이 과연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다. 구 학교보건법은 위와 같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써 규제할 수 있도록 위임하면서, 어떠한 행위 및 시설이 ‘미풍

양속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하여 판단기준으로 삼을만한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미풍양속’은 규범적으로 모든 국민이 준수하고 지킬 것이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덕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나, 그 구체적 내용은 개개인의 가치관, 윤리관 및 시대적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적용범위의 한계를 상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개념을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나,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가치판단 또한 상대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와 한계에 관하여 수범자인 국민이나 법집행기관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또한 다수의견은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로서, 학생들에게 성적 호기심, 폭력성이나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를 유발 또는 조장시키거나 오락 등에 빠지게 하는 것 등을 그 예로 들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시에 불과하고, 이로써 ‘학교의 보건·위생과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와 한계가 명확해진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행위 및 시설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지에 관하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를 예측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 부분은 하위 법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에 관한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제75조가 정하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부분 위헌 이유가 학교정화구역에서 일정한 영업시설을 금지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을 수범자가 예측하기 어렵게 규정하였다는 것에 있고, 이를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는 경우에는 이에 근거하여 시행령에 규정된 각종 영업시설에 대한 제한이 일률적으로 해제되는 결과가 되어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잠정적 적용 및 일정 시한 내의 법률개정을 촉구하는 내용

헌법불합치 선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주심)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별지

[별 지] 청구인 명단: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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