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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5. 10. 21. 선고 2012헌마89 2012헌마955 판례집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별표1 위헌확인 등]
[판례집27권 2집 84~10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불행사를 인정할 수 없어 심판청구를 부적법하다고 본 사례

2.일반인의 방사선 피폭선량 한도를 정한‘원자력안전법 시행령’(2011. 10. 25. 대통령령 제23248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4호 별표 1 중‘일반인’부분(이하‘이 사건 시행령 별표’라 한다)이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소극)

3.식품의 방사능 기준을 정한‘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1. 8. 19.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1-41호로 개정된 것) [제1권]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이하‘이 사건 고시’라 한다)이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연간 최대 개인피폭 예상량이 일반인 선량한도에 미치지 아니하고 긴급 이전이 필요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서울 노원구 ○○동 도로의 아스콘을 철거 후 임시 보관하여 일반인 접근 방지조치를 취하고, 종국적으로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일본의 출하정지대상품목에 대하여 잠정 수입중단조치를 하고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였으며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성 세슘 기준을 강화하여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였다. 그렇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작위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

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2.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권고와 동일한 수준의 선량한도를 정하고 있으며, 위 권고가 정하지 아니한 손·발의 등가선량한도도 별도로 정하고 있다. 나아가 국가는 국내 유통 식품의 검사 및 수입식품의 검역, 방사능 위험지역 생산 식품에 대한 수입제한, 방사선원의 안전관리, 환경방사능 감시 등을 통하여 국민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그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방사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이 사건 고시는 1년 동안 섭취하는 식품의 10%가 이 사건 고시가 정한 기준치의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경우를 가정하여 연간 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정된 것이다. 성인의 연간 식품 섭취량 통계에 따르면, 총 섭취 식품 중 10%가 이 사건 고시가 정한 기준치의 방사성 요오드 또는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은 연간 기준치(1밀리시버트) 미만으로 평가된다. 반면 영·유아는 우유(분유를 물에 섞은 액체상태)를 주된 영양소 공급원으로 계속 섭취하므로 우유에 대하여는 10%가 아닌 100%가 오염될 경우를 가정하고 판단하면, 영·유아의 연간 식품 섭취량 통계에 따라 영아(1세 이하)는 우유 섭취량의 100%가, 유아(1-6세)는 우유 섭취량의 100% 및 기타 식품 섭취량의 10%가 방사성 요오드 또는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은 방사능에 민감한 영·유아를 고려한 일반인에 대한 연간 기준치(1밀리시버트)에 현저히 미달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고시의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문

원자력안전법 시행령(2011. 10. 25. 대통령령 제23248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3. 생략

4.“선량한도"(線量限度)란 외부에 피폭하는 방사선량과 내부에 피폭하는 방사선량을 합한 피폭방사선량(被曝放射線量)의 상한값으로서 그 값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선량한도(제2조 제4호 관련)

구분
방사선작업종사자
수시출입자 및 운반종사자
일반인
1. 유효선량한도
연간50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5년간 100밀리시버트
연간 12밀리시버트
연간 1밀리시버트
2. 등가선량한도
수정체
연간 150밀리시버트
연간 15밀리시버트
연간 15밀리시버트
손ㆍ발 및 피부
연간 500밀리시버트
연간 50밀리시버트
연간 50밀리시버트
비고
1. 위 표에서 5년간이란 임의의 특정 연도부터 계산하여 매 5년씩의 기간(예: 1998 2002)을 말한다. 다만, 1998년도 이전의 기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2. 일반인의 경우 5년간 평균하여 연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단일한 1년에 대하여 1밀리시버트를 넘는 값이 인정될 수 있다.
3. 방사선작업종사자 중 임신이 확인된 사람과 일반인 중 방사성동위원소등을 제한적 또는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따로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른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1. 8. 19.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1-41호로 개정된 것)

[제1권]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

핵 종
대 상 식 품
기 준
(Bq/kg, L)
131I
영아용 조제식, 성장기용 조제식, 영·유아용 곡류조제식, 기타 영·유아식, 영·유아용특수조제식품
100
유 및 유가공품
100
기타 식품★
300
134Cs + 137Cs
(현행과 같음)

식품위생법(2015. 3. 27. 법률 제13277호로 개정된 것) 제15조(위해평가) 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내외에서 유해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해의 우려가 제기되는 식품등이 제4조 또는 제8조에 따른 식품등에 해당한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식품등의 위해요소를 신속히 평가하여 그것이 위해식품등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②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항에 따른 위해평가가 끝나기 전까지 국민건강을 위하여 예방조치가 필요한 식품등에 대하여는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채취·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진열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 다만, 국민건강에 급박한 위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금지조치를 하여야 한다.

③~⑥ 생략

식품위생법(2015. 3. 27. 법률 제13277호로 개정된 것) 제21조(특정 식품등의 수입ㆍ판매 등 금지)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채취·제조·가공·사용·조리 또는 저장된 식품등이 그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위해한 것으로 밝혀졌거나 위해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식품등을 수입·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진열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②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5조 제1항에 따른 위해평가 또는「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제21조 제1항에 따른 검사 후 식품등에서 제4조 제2호에 따른 유독·유해물질이 검출된 경우에는 해당 식품등의 수입을 금지하여야 한다. 다만,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⑦ 생략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11. 7. 25. 법률 제10912호로 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설치하여 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11. 7. 25. 법률 제10912호로 제정된 것) 제2조(운영원칙)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독립성 및 공정성을 유지하며, 원자력의 연구·개발·생산·이용(이하“원자력이용"이라 한다)에 따른 안전관리(이하“원자력안전관리"라 한다)에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행에 노력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1. 헌재 2004.10.28. 2003헌마898 , 판례집 16-2하, 212, 219헌재 2011.8.30. 2008헌마648 , 판례집 23-2상, 417, 433헌재 2011.12.29. 2009헌마621 , 판례집 23-2하, 853, 858

2. 헌재 1997.1.16. 90헌마110 등, 판례집 9-1, 90, 121-122헌재 2008.12.26. 2008헌마419 등, 판례집 20-2하, 960, 974-975

3. 헌재 1997.1.16. 90헌마110 등, 판례집 9-1, 90, 121-122헌재 2008.12.26. 2008헌마419 등, 판례집 20-2하, 960, 974-975

당사자

청 구 인1. 고○산 외 1187인(2012헌마89)대리인 변호사 이상훈

2.이○은(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부 이○헌, 모 허○옥) 외 2인( 2012헌마955 )대리인 변호사 심미숙, 김영미

주문

1. 원자력안전법 시행령(2011. 10. 25. 대통령령 제23248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4호 별표 1 중‘일반인’부분,‘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1. 8. 19.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1-41호로 개정된 것) [제1권]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12헌마89 사건

청구인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청구인들은 방사능 기준을 정하고 있는 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별표 1의 선량한도 및 ②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인‘식품의 기준 및 규격’[제I권] 제 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되어 있고, ③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동 도로에서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되었음에도 해당 도로의 아스콘을 뜯어낸 뒤 노원구청 뒤 공용주차장 등에 쌓아둔 채 수거하여 이전하지 않고 있으며, ④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일본 원전사고 이후에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하여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생명권, 보건에 관한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1.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2헌마955 사건

청구인들은 2010년 내지 2012년에 태어난 영아들로‘○○분유 프리미엄’(이하‘○○분유’라 한다)을 섭취하였다. 2012. 8. 3. 환경운동연합의 의뢰로 ○○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방사성물질 검출 검사를 한 결과, ○○분유에서 세슘-137이 0.391Bq/kg 검출되어 이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후 서울시는 ○○분유의 방사성물질 검출 검사를 다시 실시하여 2012. 8. 17. 세슘-137의 검출량이 1Bq/kg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인‘식품의 기준 및 규격’(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I권]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기준상의 기준치인 370Bq/kg을 넘지 않았다고 하면서 ○○분유를‘적합’으로 판정하여 발표하였다.

청구인들은 연령이 낮을수록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가 큼에도 불구하고, 위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에서 영·유아용 식품에 대해 별도의 강화된 기준으로 세슘-137 함량 기준치를 정하지 아니한 것이 청구인들의 생명권과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및 보건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11.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2012헌마89 사건

청구인들은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별표 1 전체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들은 일반 국민이므로‘일반인’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2011. 10. 25. 대통령령 제23248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4호 별표 1 중‘일반인’부분(이하‘이 사건 시행령 별표’라 한다), ②‘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1. 8. 19.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1-41호로 개정된 것) [제1권]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이하‘이 사건 고시’라 한다), ③ 서울 ○○동 도로에 소재한 방사성 폐아스콘에 대하여 수거·폐기 등 조치를 하지 아니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이하‘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라 한다), ④ 일본산 수산물에 대하여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하지 아니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부작위(이하‘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부작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2012헌마955 사건

청구인들은 영·유아용 식품에 대하여 별도로 방사성 세슘의 허용 기준치

를 강화하여 정하지 아니한 식품의약품안정청장의 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청구인들의 주장은 식품의 방사능 기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고시가 영·유아용 식품에 대하여 별도의 강화된 방사성 세슘 기준치를 마련하지 아니한 것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고시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고시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선량한도”(線量限度)란 외부에 피폭하는 방사선량과 내부에 피폭하는 방사선량을 합한 피폭방사선량(被曝放射線量)의 상한값으로서 그 값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선량한도 (제2조 제4호 관련)

구분
방사선작업종사자
수시출입자 및 운반종사자
일반인
1. 유효선량한도
연간 50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5년간 100밀리시버트
연간 12밀리시버트
연간 1밀 리시버트
2.등가선량한도
수정체
연간 150밀리시버트
연간 15밀리시버트
연간 15밀리시버트
손·발 및 피부
연간 500밀리시버트
연간 50밀리시버트
연간 50밀리시버트

비고

1. 위 표에서“5년간”이란 임의의 특정 연도부터 계산하여 매 5년씩의 기간(예: 1998∼2002)을 말한다. 다만, 1998년도 이전의 기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2. 일반인의 경우 5년간 평균하여 연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단일한 1년에 대하여 1밀리시버트를 넘는 값이 인정될 수 있다.

3.방사선작업종사자 중 임신이 확인된 사람과 일반인 중 방사성동위원소등을 제한적 또는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따로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른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1. 8. 19.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1-41호로 개정된 것)

[제I권]

제 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5. 식품일반의 기준 및 규격

7) 방사능 기준

핵 종
대 상 식 품
기준(Bq/kg, L)
131I
영아용 조제식, 성장기용 조제식, 영·유아용 곡류조제식, 기타 영·유아식, 영·유아용특수조제식품
100 이하
유 및 유가공품
100 이하
기타 식품★
300 이하
134Cs+137Cs
모든식품
370 이하

★기타식품은 영아용 조제식, 성장기용 조제식, 영·유아용 곡류조제식, 기타 영·유아식, 영·유아용특수조제식품, 유 및 유가공품을 제외한 모든 식품을 말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2012헌마89 사건

(1) 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일반인에 대한 선량한도를 연간 1밀리시버트로 규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고시는 식품에 관한 방사능 기준을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시행령 별표 및 이 사건 고시의 기준을 넘지 아니하는 방사능 유출 또는 방사성물질 검출에 관하여 국가는 허용치 이내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아니하게 되어, 청구인들은 기준치 미만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2) 2011. 11. 경 서울 ○○동 도로에서 방사선 이상 수치가 측정되자 해당 도로의 아스콘을 뜯어 공용주차장 등에 쌓아놓은 채, 수거하는 등 조치하지 아니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이 방사선에 피폭될 우려가 있다.

(3)일본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위험이 증가하였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기준치를 넘지 아니하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일본산 수산물 또는, 표본 조사로 인하여 검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부적합함에도 검사를 통과한 일본산 수산물이 유통될 수 있다.

(4) 이와 같이 이 사건 시행령 별표와 이 사건 고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 및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부작위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생명권 및 건강권, 행복추구권, 소비자의 권리, 인간의 존

엄과 가치를 침해한다.

나. 2012헌마955 사건

방사선은 인체에 매우 유해하고, 특히 음식에 방사성물질이 포함되면 신체의 내부에서 피폭이 일어나 더욱 위험성이 크며, 피폭되는 연령이 낮을수록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영·유아용 식품에는 방사성물질이 포함되지 않도록 별도의 강화된 기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일본 및 유럽연합(EU)등 외국의 사례도 영·유아용 식품에 관하여는 방사성 세슘의 함유기준치를 더 강화하여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고시는 영·유아용 식품에 대한 방사성 세슘의 규제 기준을 성인과 마찬가지로 370Bq/kg으로 정하고 있어,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생명권,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 보건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행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게을리 하는 경우에 허용되는 것이므로, 의무위반의 부작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단순한 일반적인 주장만으로는 부적법한 헌법소원이라고 할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8헌마648 ; 헌재 2011. 12. 29. 2009헌마621 참조).

이 때‘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함은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한다(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 헌재 2011. 12. 29. 2009헌마621 참조).

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에 대한 판단

(1)‘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제1조는“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였고, 제2조는“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독립성 및 공정성을 유지하며, 원자력의 연구·개발·생산·이용에 따른 안전관리에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행에 노력하여야 한

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선재해가 발생할 경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1. 11. 1.경 서울 ○○동 도로에서 방사선 이상 수치가 측정되었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같은 날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하여 방사선량을 확인한 후 같은 달 3일 이를 발표하였고, 이후 현장조사 및 방사선 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연간 최대 개인피폭 예상량이 일반인 선량한도에 미치지 아니함을 확인하여 같은 달 8일 이를 발표하였다. 또한 노원구는 같은 달 초, 해당 도로의 아스콘을 철거하여 노원구청 뒤쪽 공영주차장과 인근 야외수영장에 임시보관함으로써 일반인이 다수 통행하는 도로로부터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조치를 취하였고,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같은 달 17일 위 폐아스콘을 가건물 또는 컨테이너 등에 보관하여 일반인의 접근을 방지하는 안전조치를 하도록 노원구에 권고하여, 노원구청은 임시보관장소에 일반인의 접근을 방지하는 안전조치를 하였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임시보관장소에 대한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하여 폐아스콘으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이 표면에서 최대 3.2 정도로 긴급한 이전이 필요하지 아니함을 확인한 후, 2012. 12.부터 2014. 7.까지 두 차례에 걸쳐 폐아스콘을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로이전함으로써 현재 폐아스콘 처리를 모두 완료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연간 최대 개인피폭 예상량이 일반인 선량한도에 미치지 아니하고 긴급 이전이 필요하지 아니한 폐아스콘에 대하여 철거 후 임시 보관하여 일반인 접근 방지조치를 취하고 종국적으로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로이전한이상, 방사선재해가 발생할 경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할 수 없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폐아스콘을 즉시 수거·이전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 작위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

다.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부작위에 대한 판단

(1)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국내외에서 유해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해의 우려가 제기되는 식품 등이 식품위생법상 위해식품 등에 해당한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식품 등의 위해요소를 신속히 평가하여 그것이 위해식품 등인지를 결정하여야 하고(식품위생법 제15조 제1항), 위해평가가 끝나기 전까지 국민건강을 위하여 예방조치가 필요한 식품 등에 대하여는 판매하

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채취·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진열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으며, 다만 국민건강에 급박한 위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금지조치를 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채취된 식품 등이 그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위해한 것으로 밝혀졌거나 위해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식품 등을 수입·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제조·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또는 진열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고(식품위생법 제21조 제1항), 위해평가 또는 신고된 수입식품에 대한 검사 후 식품 등에서 유독·유해물질이 검출된 경우에는 해당 식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위 규정들을 종합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수입 대상 식품이 방사성물질에 오염되어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금지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수입 대상 식품의 위해 우려를 불문하고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 의하여 수산물에 관한 검사 및 수입 금지 등의 권한을 위탁받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2011. 3. 25.부터 일본에서 출하정지대상으로 지정한 품목에 대하여 잠정 수입중단조치를 하였는바, 2011. 4. 20.부터 일본 후쿠시마현산 까나리에 대하여, 2011. 6. 6.부터 일본 후쿠시마현산 산천어에 대하여, 2011. 6. 17.부터 일본 후쿠시마현산 황어에 대하여, 2011. 6. 27.부터 일본 후쿠시마현산 은어에 대하여 잠정 수입중단조치를 하였다. 또한 2011. 3. 14.부터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하여 매건별로 방사성물질에 대한 검사를 하여 결과를 공개하여 왔는데, 2011. 3. 14.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 4,126건 중 21건에서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으나 검출량이 미량에 불과하였다.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포함한 식품에 대한 잠정수입중단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었고, 2012. 4. 1.부터는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성 세슘 기준이 종전보다 강화되었다. 2013. 9. 6.부터는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하여 수입을 금지하고,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이외 지역의 일본산 축·수산물에서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도록 하며, 국내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기준도 일본산 식품과 마찬가지로 방사성 세슘 기준을 100Bq/kg으로 강화하였다. 이와 같이 강화된 특별조치로 인하여 2013. 9. 이후에는 일본

산 수산물 중 미량이라도 방사성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가 발견된 건은 기타핵종 검사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반송하도록 하였고, 실제로 방사성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건은 모두 반송되었다.

(3) 이와 같이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일본의 출하정지대상품목에 대하여 잠정 수입중단조치를 하고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였으며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성 세슘 기준을 강화하여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이상, 수입 대상 식품이 방사성물질에 오염되어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금지 등 조치를 할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할 수 없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하여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작위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쟁점 및 심사기준

(1)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시행령 별표 및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방사능기준에 의한 보호조치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생명·신체의 안전과 같은 청구인들의 중요한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시행령 별표로 인하여 생명권 및 건강권, 행복추구권, 소비자의 권리,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방사선 피폭과 관련하여 일반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위험방지 조치로서 이에 대하여는 국가가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인지가 문제되며,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배 여부와 관련된 범위에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여부가 판단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하더라도, 국가의 보호의무를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가 어떻게 실현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권력분립과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국민에 의하여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고 자신의 결정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법자의 책임범위에 속하므로, 헌법재판소는 단지 제한적으로만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에 의한 보호의무의 이행을 심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때에는,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

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헌재 1997. 1. 16. 90헌마110 등; 헌재 2008. 12. 26. 2008헌마419 등 참조).

나. 이 사건 시행령 별표에 대한 판단

(1)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방사능이란 불안정한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α, β, γ등의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말하며,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은 결정론적 영향과 확률론적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체가 일정 선량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탈모, 구토, 불임, 피부 박리 및 궤사 내지 사망에 이르는 영향이 나타날 수 있고 선량 증가에 따라 심각도가 증가하는데, 이와 같이 문턱선량 이상의 방사선 노출이 가져오는 세포집단의 상해 또는 조직반응을 결정론적 영향이라고 한다. 또한 방사선은 인체에 암이나 유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영향은 선량이 증가할 때 그 심각도가 아니라 빈도가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므로 확률론적 영향이라고 한다.

방사선의 영향은 같은 에너지의 방사선에 조사되더라도 방사선의 종류 및 신체조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조직이나 장기의 흡수선량에 피폭된 방사선의 종류에 따른 영향을 보정한 것이 등가선량이고, 인체 조직 및 장기별로 영향을 평가하여 보정함으로써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의 종합 위해를 근사적으로 계산한 값이 유효선량이다. 등가선량과 유효선량의 단위는 시버트(Sv)이다.

(2) 선량한도의 보호의무 위배 여부

(가) 방사선 피폭과 관련된 위험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에 대한 보호조치로서 연간선량한도를 정하는 것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이므로, 그위험성 등은 과학기술과 국제기준 등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 ICRP)는 1928년에 설립된 비영리 독립 기구로, 방사선 피폭을 수반하는 바람직한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으면서 피폭의 위해로부터 사람을 방호하기 위하여 방사선 방호체계를 세우고 이를 권고해 왔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와 국제기본안전표준(BSS)과 같은 국제표준, 여러 국제노동협약, 유럽공동체(EC)규약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등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권고에 근거하여 방사선방호를 하고 있다.

(나) 1990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권고(이하‘ICRP 60’이라 한다)에 의하면 일반인의 선량한도를 연간 1밀리시버트로 정하고 있다. 연간 1밀리시버트

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평생 피폭될 경우 약 70세 이상의 연령에서 1년에 인구 1만명 중 1명 정도의 사망률 증가가 있을 것이 예측되고, 전 세계적으로 연간 자연방사선 준위의 평균은 2.4밀리시버트로 지역에 따라 수 밀리시버트의 편차가 있어, 연간 1밀리시버트는 자연방사선 준위의 지역별 차이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이 점에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연간 1밀리시버트의 기준에 의한 확률론적 영향을 감수할 만한 위험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007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추가된 조사·연구결과를 바탕으로 ICRP 60을 대체하는 새로운 권고를 하였으나(2007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권고, ICRP 103), ICRP 103 역시 유효선량한도를 종전과 같이 연간 1밀리시버트로 유지하도록 권고하였다.

(다) 또한 ICRP 60은 수정체와 피부와 같이 방사선 피폭에 민감한 조직의 결정론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하여 연간 유효선량한도와 별도로 등가선량한도를 정하였고, 일반인의 경우 영·유아와 같은 보다 방사능에 민감한 집단이 포함되어 있고 직업상 방사성물질을 다루는 자들(방사선작업종사자나 수시출입자, 운반종사자)과의 차이를 고려하여 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라) 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위에서 살펴본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권고와 동일한 수준의 선량한도를 정하고 있으며,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권고가 정하지 아니한 손·발의 등가선량한도도 별도로 정하고 있다. 나아가 국가는 국내 유통 식품의 검사 및 수입식품의 검역 및 방사능 위험지역의 생산 식품의 수입제한, 방사선원의 안전관리, 환경방사능 감시 등을 통하여 국민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마)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행령 별표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서 그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방사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고시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고시는 방사성 요오드(131I)와 방사성 세슘(134Cs+137Cs)의 식품 내 함유 기준치를 정하고 있는바, 1년 동안 섭취하는 식품의 10%가 이 사건 고시가 정한 기준치의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경우를 가정하여 연간 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정된 것이다. 성인의 경우 특정 식품군만을 100% 섭취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1년간 총 섭취 식품의 10%만 오염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며, 성인의 연간 식품 섭취량 통계에 따르면, 총 섭취 식

품 중 10%가 이 사건 고시가 정한 기준치의 방사성 요오드 또는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은 연간 기준치(1밀리시버트) 미만으로 평가된다.

반면 영·유아는 우유(분유를 물에 섞은 액체상태)를 주된 영양소 공급원으로 계속 섭취하므로 우유에 대하여는 10%가 아닌 100%가 오염될 경우를 가정하고 판단하면, 영·유아의 연간 식품 섭취량 통계에 따라 영아(1세 이하)는 우유 섭취량의 100%가, 유아(1-6세)는 우유 섭취량의 100% 및 기타 식품 섭취량의 10%가 방사성 요오드 또는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은 방사능에 민감한 영·유아를 고려한 일반인에 대한 연간 기준치(1밀리시버트)에 현저히 미달한다.

다른 나라 및 국제식품규격(Codex)의 기준과 비교하여도 이 사건 고시의 기준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미국(170Bq/kg), 싱가폴(100Bq/kg), 말레이시아(100Bq/kg), 국제식품규격(Codex, 100Bq/kg) 등은 우리나라보다 강화된 기준을 정한 반면, 유럽연합(EU)은 2012. 3. 29. 일본산 식품의 방사성 요오드 기준을 철회하였다. 방사성 세슘의 경우 미국(1,200Bq/kg), 싱가폴(1000Bq/kg), 말레이시아(1000Bq/kg), 국제식품규격(Codex, 1000Bq/kg) 등은 우리나라보다 완화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대만(370Bq/kg)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2) 이 사건 고시는 식품에 함유될 가능성이 있는 방사성물질 중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에 관한 함유기준만 정하고 있으므로, 다른 방사성물질에 의한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각종 방사능 사고로부터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방사성물질은 매우 다양한바, 유출량, 반감기, 인체에 위해를 미치는 정도, 확산가능성 및 검사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규제 대상인 방사성 핵종을 결정하여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은 원전사고 발생시 가장 많이 방출되는 핵종이라는 점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크고, 기타 핵종, 예컨대 방사성 스트론튬과 방사성 플루토늄은 상대적으로 방출량이 적으며 분석소요시간이 1개월에 이르기 때문에 식품의 시중 유통 허용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검사 대상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제1권] 제1. 총칙 1. 일반원칙 33)은 방사성물질 누출사고 발생 시 관리해야 할 방사성 핵종을 선정하는 원칙으로, 먼저 대표적 오염 지표 물질인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을 선정하고, 방사능 방출사고의 유형에

따라 핵종을 선정하도록 하며, 방사성 요오드나 세슘이 검출되는 경우에는 기타 핵종의 오염 여부를 추가적으로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고시는 일본 원전사고의 방출 핵종을 고려하여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기준치를 정하고,‘식품의 기준 및 규격’[제1권] 제1. 총칙 1. 일반원칙 28)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하지 아니한 유해물질 등에 대하여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 CAC)의 규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타 핵종에 관하여도 필요한 경우 국제적 기준에 따라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교법적으로도 유럽연합(EU)의 경우 2011. 9. 27. 당시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 6개 이상의 핵종에 관하여 일본산 수입식품에 관한 기준치를 두어 규제하고 있었으나, 2012. 3. 29. 이후 일본 원전사고로부터 방사성 세슘 외의 물질들의 유출량이 미미하거나 이미 유출된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짧은 반감기로 인하여 이미 붕괴되어 규제가 필요치 않다고 판단하여, 방사성 세슘에 관하여만 100Bq/kg으로 기준치를 정하고 나머지 핵종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등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을 대상으로 식품에 대한 방사능 기준을 관리하고 있다.

(3)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고시는 그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이 사건 시행령 별표와 이 사건 고시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6. 결 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부작위 및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이 사건 시행령 별표 및 이 사건 고시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 불능)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별지

[별지] 관련조항

제53조(방사성동위원소·방사선발생장치 사용 등의 허가 등) ① 방사성동위원소 또는 방사선발생장치(이하“방사성동위원소등”이라 한다)를 생산·판매·사용(소지·취급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또는 이동사용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총리령으로 정하는 일시적인 사용 장소의 변경과 그 밖의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려는 때에는 이를 신고하여야 한다.

제55조(허가기준 등) ① 제53조 제1항에 따른 허가기준은 다음과 같다.

2.방사성동위원소 또는 그에 따라 오염된 물질 또는 방사선발생장치에 따라발생한 피폭방사선량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선량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할 것

제91조(방사선장해방지조치) ② 원자력관계사업자는 방사선작업종사자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시출입자의 피폭방사선량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선량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105조(전국 환경방사능 감시) ① 위원회는 국내외 방사능 비상사태를 조기에 탐지하여 방사선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 전역에 대하여 환경상의 방사선 및 방사능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여야 한다.

제4조(위해식품등의 판매 등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식품등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채취·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 된다.

2.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것.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은 제외한다.

제17조(위해식품등에 대한 긴급대응) 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채취·제조·수입·가공·조리·저장·소분 또는 운반(이하 이 조에서“제조·판매등”이라 한다)되고 있는 식품등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긴급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국내외에서 식품등 위해발생 우려가 총리령으로 정하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제기되었거나 제기된 경우

2.그 밖에 식품등으로 인하여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③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항에 따른 긴급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식품등에 대하여는 그 위해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해당 식품등의 제조·판매등을 금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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