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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8. 2. 22. 선고 2015헌바124 판례집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5호 위헌소원]
[판례집30권 1집 216~23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5호제53조 제1항 제4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 부분’(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2호 중 위 해당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이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상근직원으로 근무하는 자가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선거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지위와 권한에 비추어볼 때, 특정 개인이나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한다고 하여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일반 사기업 직원의 경우보다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직급이나 직무의 성격에 대한 검토 없이 일률적으로 모든 상근직원에게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공직선거법의 다른 조항에 의하여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도록 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행위도 할 수 없다. 더욱이 그 직을 유

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는 상근임원과 달리,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그 직을 유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하여 자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음에도 타인을 위한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은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구성원으로서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일반 사기업 직원보다 크지 않다고 보기 어렵고, 한국철도공사가 수행하는 직무는 다양하므로 직급과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단정할 수 없으며, 공직선거에의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할 자유는 각각 그 법익의 성질과 크기가 달라 그 둘을 동일 평면상에서 단순비교할 수 없다. 또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이라는 신분과 관련하여 금지될 필요가 있는 선거운동의 태양을 구분, 특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특정하는 것 역시 실제 법적용에 있어 번잡한 절차를 필요로 하여 금지조항으로서의 실효성 또는 규범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나아가 공직선거법의 다른 조항으로 심판대상이 추구하는 선거의 공정성·중립성·형평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와 관련된 모든 행위태양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표현 중 선거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선거운동만을 금지하므로,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이를 위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전혀 무의미해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와 제4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4. 생략

5.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제1항 제2호 내지 제8호에 해당하는 자(제4호 내지 제6호의 경우에는 그 상근직원을 포함한다)

6.∼9. 생략

② 생략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생략

2.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2항이나 제205조(선거운동기구의 설치 및 선거사무관계자의 선임에 관한 특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사무장 등으로 되거나 되게 한 자

3.∼20. 생략

②∼④ 생략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고, 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 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선상투표신고를 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선장, 제53조 제1항 제4호 및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 통·리·반의 장, 주민자치위원회위원과 향토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간부,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을 말한다)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시·도조직 및 구·시·군조직을 포함한다)의 대표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2.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3.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4. 삭제

5.선거기간 중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 중 즉시 공사를 진행하지 아니할 사업의 기공식을 거행하는 행위

6. 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7.선거기간 중 휴가기간에 그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는 행위

②∼⑦ 생략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와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3. 생략

4.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기관 중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한국은행을 포함한다)의 상근 임원

5.∼9. 생략

②∼⑤ 생략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①∼② 생략

③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④ 생략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8. 생략

9. 제85조 제3항 또는 제4항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

10. 제8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한 사람 또는 같은 조 제6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11.∼20. 생략

②∼⑤ 생략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가∼마. 생략

바. 제86조제1항 제5호부터 제7호까지 또는 제7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사.∼거. 생략

2.∼4. 생략

④∼⑤ 생략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4조(공공기관) ① 기획재정부장관은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단체 또는 기관(이하 “기관”이라 한다)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1.∼2. 생략

3.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100분의 3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임원 임명권한 행사 등을 통하여 당해 기관의 정책 결정에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관

4.∼6. 생략

②∼③ 생략

참조판례

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판례집 6-2, 15, 30

헌재 1995. 4. 20. 92헌바29 , 판례집 7-1, 499, 507

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41, 549

헌재 2009. 3. 26. 2006헌마526 , 판례집 21-1상, 622, 632

헌재 2011. 12. 29. 2010헌마285 , 판례집 23-2하, 862, 869

헌재 2012. 7. 26. 2009헌바298 , 판례집 24-2상, 37, 50

헌재 2016. 6. 30. 2013헌가1 , 판례집 28-1하, 413, 425, 428

당사자

청 구 인김○욱대리인 변호사 임승규, 박상우

당해사건수원지방법원 2014고합534 공직선거법위반

주문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5호제53조 제1항 제4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 부분 및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2호 중 위 해당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한국철도공사 ○○본부 ○○차량영업소 5급 상근 차량관리원으로

재직 중이면서 한국철도공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였던 사람으로서, 한국철도공사와 같이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의 상근직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과 그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메일을 한국철도공사 서울·경기지부 소속 노조원에게 발송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소송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제5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5.2. 11. 기각되자(수원지방법원 2014초기2727), 2015. 3. 1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5호 중 ‘(제4호 내지 제6호의 경우에는 그 상근직원을 포함한다)’ 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해사건의 범죄사실은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제4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기관 중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한국은행을 포함한다)” 중에서도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인 청구인의 선거운동이 문제된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리고 청구인은 금지조항인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5호의 위헌확인만을 구하고 있으나, 당해사건이 형사재판이므로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처벌조항도 금지조항과 함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헌재 2015. 9. 24. 2014헌바291 ; 헌재 2016. 3. 31. 2013헌바26 참조). 따라서 처벌조항인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2호에 관한 부분도 심판대상으로 삼아 그 위헌여부를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5호제53조 제1항 제4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 부분(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2호 중 위 해당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이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와 제4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제1항 제2호 내지 제8호에 해당하는 자(제4호 내지 제6호의 경우에는 그 상근직원을 포함한다)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2항이나 제205조(선거운동기구의 설치 및 선거사무관계자의 선임에 관한 특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사무장 등으로 되거나 되게 한 자

[관련조항]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선상투표신고를 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선장, 제53조 제1항 제4호 및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 통·리·반의 장, 주민자치위원회위원과 향토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간부,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을 말한다)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시·도조직 및 구·시·군조직을 포함한다)의 대표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2.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3.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4. 삭제

5.선거기간 중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 중 즉시 공사를 진행하지 아니할 사업의 기공식을 거행하는 행위

6. 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7.선거기간 중 휴가기간에 그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는 행위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와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기관 중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한국은행을 포함한다)의 상근 임원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③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9. 제85조 제3항 또는 제4항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

10. 제8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한 사람 또는 같은 조 제6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바. 제86조제1항 제5호부터 제7호까지 또는 제7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제4조(공공기관) ① 기획재정부장관은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단체 또는 기관(이하 “기관”이라 한다)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3.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100분의 3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임원 임명권한 행사 등을 통하여 당해 기관의 정책 결정에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관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과 아무런 관계없이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한 기관 등의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함으로써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정치적 중립의무와 직무전념성에 대한 요구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한 기관 등의 임원과 상근직원을 같이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1)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 금지 연혁

한국철도공사는 철도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철도산업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2005년에 설립된 기관으로서(한국철도공사법 제1조 참조), 자본금은 22조원이고, 그 전부를 정부가 출자한다(한국철도공사법 제4조 제1항). 한국철도공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에 의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이다.

한국철도공사 설립 전에는 철도청이 철도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였고 소속 상근직원은 공무원에 해당하였으므로 공무원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서 선거운동이 금지되었고, 한국철도공사 설립 후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이 사건 금지조항에 의하여 선거운동이 금지되었다.

(2) 이 사건 금지조항 관련 연혁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구 대통령선거법구 국회의원선거법 등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를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정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갖는 기관의 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규정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70. 12. 22. 법률 제2240호로 개정된 구 대통령선거법 제32조 제3항과, 같은 날 법

률 제2241호로 개정된 구 국회의원선거법 제34조 제3항이다. 제7대 국회의원 선거(1967. 6. 8. 실시) 및 3선 개헌 투표(1970. 10. 17. 실시) 당시 공기업 임·직원의 선거운동 동원 등 관권 선거 논란이 대두됨에 따라, 이들 조항에서 ‘정부가 주식의 과반수를 가지는 기업체의 임·직원’은 각각 대통령 또는 의원의 임기만료일 3월 전에 그 직을 사임하지 아니하고는 선거사무원·연설원·투표소참관인 등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다. 또한, 1988. 3. 17. 법률 제4005호로 제정된 구 지방의회의원선거법과 1990. 12. 31. 법률 제4312호로 제정된 구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에서도 각각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었다.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서는 구 대통령선거법구 국회의원선거법과 달리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선거운동 주체의 폭을 넓히고, 다만 공무원 등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을 구체적·제한적으로 열거하였다. 그 조항 중 하나로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60조 제1항 제5호는 정부가 납입자본금의 5할이상을 출자한 기업체인 ‘정부투자기관(한국은행 포함)의 상근 임·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였다.

그 후 헌법재판소는 1995. 5. 25. 91헌마67 결정에서, 구 지방의회의원선거법(1990. 12. 31. 법률 제4311호로 개정되고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정으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지방의회의원선거에의 입후보가 제한되는 정부투자기관(한국은행 포함)의 임·직원 중에서, 구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시행령 제13조 제1항에서 정하는 집행간부가 아닌 직원에 대해서도 지방의회의원선거의 입후보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결정 후 1995. 12. 30. 법률 제5127호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개정되어 제53조 제1항 제4호의 ‘직원’ 부분은 삭제되었다. 그러나 이 조항에서 열거하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동법 제60조 제1항 제5호의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아, 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60조 제1항 제5호에 “(제4호 내지 제6호의 경우에는 상근직원을 포함한다)” 부분을 신설하기까지 일시적으로 선거운동이 허용되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정부투자기관 직원의 선거운동은 계속 금지되어 왔다.

한편,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은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법률명이 공직선거법으로 변경되었고,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제4호는 2010. 1. 25. 법

률 제9974호로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2조(적용범위)에규정된정부투자기관(한국은행을포함한다)의 상근 임원’에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기관 중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한국은행을 포함한다)의 상근 임원’으로 개정되었다.

(3) 이 사건 처벌조항 관련 연혁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되면서 제255조 제1항에서 제60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바, 이것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임원과 직원을 차별하여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등원칙 위배에 관한 주장은 실질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주장으로 이해되어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에 포섭되므로, 평등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선거운동의 자유는 널리 선거과정에서 자유로이 의사를 표현할 자유의 일환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한 태양이기도 한데, 이러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선거과정에서의 선거운동을 통하여 국민이 정치적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 교환함으로써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헌법이 정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및 보장규정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헌재 2009. 3. 26. 2006헌마526 ; 헌재 2016. 6. 30. 2013헌가1 참조). 또한 우리 헌법은 참정권의 내용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선거권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하여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자유교환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할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권 행사의 전제 내지 선거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선거운동의 제한은 선거권의 제한으로도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헌재 1995. 4. 20. 92헌바29 ; 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그러나 선거운동의 자유도 무제한일 수는 없는 것이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위하여 어느 정도 선거운동의 주체, 기간, 방법 등에 대한 규제가 행하여지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요소이므로 그 제한입법의 위헌여부에 대하여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헌재 2011. 12. 29. 2010헌마285 ; 헌재 2016. 12. 29. 2013헌가1 참조).

(2)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정부는 한국철도공사의 자본금 전부를 출자하고(한국철도공사법 제4조 제1항), 한국철도공사의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한국철도공사의 사장과상임감사위원을임명한다(공공기관의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한국철도공사 정관 제9조 제1항 및 제3항). 따라서 한국철도공사는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여 국가정책과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상근직원으로 근무하는 자가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여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거나, 다른 직원이나 업무상 관련 있는 자를 선거운동에 동원하거나,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위하여 편파적으로 직무를 집행하거나 관련 법규를 적용하는 등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선거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선거운동을 허용함으로써 예상되는 부작용과 폐해를 우려하여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한국철도공사의 사장은 국토교통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장을 포함한 임원은 그 업무에 관하여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책임을 진다. 반면,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장이 임면하고, 기관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

이러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지위와 권한에 비추어볼 때, 특정 개인이나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한다고 하여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일반 사기업 직원의 경우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철도공사

임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데 더하여 상근직원에게까지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보장한다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았을 때 과도한 제한이다.

설령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직급에 따른 업무의 내용과 수행하는 개별 구체적인 직무의 성격에 대한 검토 없이 일률적으로 모든 상근직원에게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이미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이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즉,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이에 위반한 경우 동법 제255조 제1항 제9호에 의하여 처벌하고 있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은 공무원 및 공공기관 등의 임·직원에 대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유형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동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 및 제256조 제3항 제1호 바목에 의하여 처벌하고 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유형의 행위는 다음과 같다. ⅰ)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ⅱ)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ⅲ)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ⅳ)선거기간 중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 중 즉시 공사를 진행하지 아니할 사업의 기공식을 거행하는 행위, ⅴ)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ⅵ)선거기간 중 휴가기간에 그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지 않더라도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도록 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행위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선거운동 일체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한국

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더욱이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그 직을 유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는 상근임원과 달리,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은 그 직을 유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하여 자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의 확보라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을 위한 선거운동이 허용됨에도 타인을 위한 선거운동이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다.

그러므로심판대상조항이한국철도공사의상근직원 모두에 대하여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4) 법익의 균형성

선거운동의 주체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이를 허용하고 금지할 것인가는 각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경제적 사정, 선거문화의 수준, 민주시민의식의 성숙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여러 차례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의 관권, 금권 등의 개입에 의한 부패 및 탈법과 그에 따른 민의의 왜곡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바 있어 이를 시정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은 다른 나라에 비할 바가 아니다(헌재2012. 7. 26. 2009헌바298 ; 헌재 2016. 6. 30. 2013헌가1 참조).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이들에게 공무원에 준하는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직무에 공익적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는 자의 영향력 행사를 배제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공익은 그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내지 영향력 행사만을 금지하는 것으로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데 비하여, 이러한 금지가 선거의 공정성 및 형평성의 확보라는 공익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심사기준

선거운동의 자유도 무제한의 자유는 아니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바, 그 경우에도 제한의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함은 물론 기본권제한의 한계원리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아니된다.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이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선거운동의 자유, 즉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은 선거운동의 제한에 관한 개별적 제한·금지방식을 전제로 예외적으로 일정한 신분 또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바, 선거운동이 허용되거나 금지되는 사람의 인적 범위는 입법자가 그 재량의 범위 내에서 규율대상자의 직무의 성질과 내용을 살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전념성이 어느 정도 요구되는지, 선거에 개입할 경우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칠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정할 사항이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의 적용에 있어 보다 탄력적인 심사가 요망된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나.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다수의견이 밝힌 것처럼, 한국철도공사는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여 국가정책과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적 기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을 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다. 침해의 최소성

(1) 가) 다수의견은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은 기관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아니하여, 선거운동의 부작용과 폐해가 일반 사기업의 직원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철도공사는 자본금의 전부를 정부가 출자하여 철도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철도산업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되고, 사장과 상임감사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며, 업무 전반에 걸쳐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따라서 한국철도공사는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인바, 그러한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이 그 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할 경우 그 조직, 규모, 기능 등에 비추어 볼 때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련 업무의 집행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등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일반 사기업 직원보다 크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공익목적성이 강한 한국철도공사의 상근직원이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를 위한 당선 내지 낙선운동을 하게 되면 이미 그 직원의 개별적·구체적 업무의 성격을 넘어서 한국철도공사 나아가 정부투자기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어서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 틀림없다.

나) 또한 다수의견은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더라도 직급에 따른 업무의 내용과 수행하는 개별적·구체적 직무의 성격에 따라 선거의 공정성·중립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가 수행하는 직무는 다양하여, 직급이 높고 집행간부의 지위에 있다고 하여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반대로 직급이 낮다고 하여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과거에는 집행간부가 부하직원을 동원하는 등의 부정선거 형태가 통상의 모습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당해사건 청구인의 범죄사실에서 보듯이 오히려 하위 직급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의 강력한 조직을 동원하여 문자메시지, 메일 등을 통한 선거 개입이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다수의견은 현실과 너무나 괴리되어 있다.

다) 한편, 다수의견은 그 직을 유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는 한국철도공사 상근임원과 달리(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제4호 참조), 그 상근직원은 그 직을 유지한 채 공직선거에 입후보 하여 자신을 위한 선거운동이 허용됨에도 타인을 위한 선거운동이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공직 입후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선거운동 금지와 모순된다거나 양립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특히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 가운데 실제로 입후보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 폐해, 즉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훼손의 위험이 매우 적을 것일 뿐만 아니라 공무담임권

의 일환인 공직선거에의 입후보라는 법익은 단순히 선거운동을 할 자유에 비하여 법익의 성질과 크기가 달라 그 둘을 동일 평면상에서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결국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앞서 본 입법목적과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나온 입법정책적 결단으로서 거기에 나름대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비록 현재로서는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이 전면 금지되어 있지만, 앞으로 선거문화가 향상되고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보편적 가치기준이 확립되는 등 상황이 변화되면 그와 같은 금지의 여부 또는 금지범위에 관한 규율내용 역시 상황변화에 맞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므로, 현재의 상태를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2)심판대상조항은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기간과 방법, 태양을 불문하고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바, 이러한 전면적인 금지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우선 ‘선거운동의 방법이나 태양’을 특정하여 제한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선거운동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행하여질 것이어서 그 가운데 어느 것을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이라는 신분과 관련하여 금지될 필요가 있는 방법이나 태양으로 구분, 특정할 것인지는 실로 모호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따라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한하여 금지의 대상이 되는 선거운동의 방법 또는 태양을 일일이 법령에 규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극히 비효율적이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그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만을 금지하는 방법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에 한하여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됨을 강조하고 있을뿐(제60조 제1항 제4호, 제85조 제1항 참조),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을 비롯하여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에 대하여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만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만일 그와 같은 제한요건을 부가할 경우 어느 것이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고 어느 것이 그렇지 않은 선거운동인지의 경계 획정이 매우 곤란하여,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범위가 일의적으로 특정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실제 법적용에 있어 선거관련기관의 유권해석이나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되는 등 번잡한 절차를 필요로 하게 되는 등으로 인하여, 금지조항으로서의

실효성 또는 규범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한 입법조치이다. 이는 곧 일정한 신분과 지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하여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불법선거의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공직선거법이 과거 우리나라 선거 역사를 얼룩지게 한 관권, 금권, 폭력 등에 의한 불법·타락선거로부터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하여 제정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선거운동의 주체·방법·태양·기간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는 선거전문가들의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 입법부의 재량에 맡겨야 하고, 그것이 명백히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이 아닌 한 입법형성의 자유를 존중하여야 한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3)공직선거법제85조 제3항에서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86조 제1항에서 공무원 및 공공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형적인 유형의 행위들을 특정하여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고 있기는 하나, 그러한 규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선거의 공정성·중립성·형평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와 관련된 모든 행위태양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표현 중 선거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선거운동만을 금지하고 있다. 즉,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 설날·추석 등 명절 및 석가탄신일·기독탄신일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참조). 이렇게 선거운동 이외의 방법으로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위한 지원활동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상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으로서는 선거와 관련하여 일정 범위 내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할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써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이를 위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전혀 무의미해지거나 선거권 또는 선거의 자유의 실질적 의미가 상실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4)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공익적 업무 담당자인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정치적 활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직접적인 활동만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선거운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

정하고 이러한 틀 안에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금지를 규정한 것이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위해 필요한 상당성의 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선거운동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할 중대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 최소한의 정도를 넘는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라. 법익의 균형성

선거운동의 주체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이를 허용하고 금지할 것인가는 각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경제적 사정, 선거문화의 수준, 민주시민의식의 성숙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헌재 1999. 11. 25. 98헌마141 참조).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과거 여러 차례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관권, 금권 등의 개입에 의한 부패 및 탈법과 그에 따른 민의의 왜곡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바 있고, 특히 한국철도공사를 비롯하여 정부가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출자한 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공기업 임·직원의 선거 동원이라는 우리나라의 과거 잘못된 정치 풍토를 근절하고자 도입된 것으로서,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은 다른 나라에 비할 바가 아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선거의 실질적 자유와 공정의 확보라는 공공의 이익은 위와 같은 국민적 열망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특히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고, 한국철도공사는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여 국가정책과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적 기관이므로 거기에서 근무하는 상근직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정치적 중립성이 요청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선거의 실질적 자유와 공정의 확보라는 공공의 이익과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제한되는 기본권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충돌하는 법익 상호간의 균형성도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마. 결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 불능)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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