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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5. 17.자 2003마543 결정
[온천공사용금지및용출수생산판매금지가처분][공2003.6.15.(180),1330]
판시사항

온천공사용금지및용출수생산판매금지가처분 신청 이후에 피신청인이 온천공에 설치한 시설물을 스스로 철거하였다고 하더라도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시험검사만을 받은 상태의 온천공이 있는 토지의 공유자인 신청인이 위 온천공에 아무런 사전 동의나 사후 승낙 없이 양수시설을 설치하고 온천수를 용출하여 판매하고 있는 다른 공유자인 피신청인에 대하여 그러한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 이후에, 피신청인이 온천공에 설치한 시설물을 스스로 철거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단순 부작위 가처분의 성격 및 온천법의 특별 규정에다가 피신청인이 철거한 시설이 다시 설치하기에 용이한 것인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고 본 사례.

신청인,재항고인

신청인

피신청인,재항고상대방

태천개발 주식회사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한 소명자료에 의하여, 신청인은 1998. 10. 16. 신청외 1로부터 아산시 (주소 생략) 잡종지 44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이 사건 토지에 설치된 제11호 온천공(이하 '이 사건 온천공'이라 한다)에서 온천수를 용출시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 기타 일체의 권리에 관한 위 신청외 1 소유 지분(전체의 1/2 지분)을 매수하고, 같은 날 이 사건 토지 중 위 신청외 1의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한편 피신청인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나머지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신청외 2로부터 1997. 3. 12. 그 소유지분 중 146.6/440 지분을 매수하여 같은 해 3. 20. 위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2000. 12. 4. 나머지 73.4/440 지분을 매수하여 2001. 1. 26. 위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토지는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각 1/2 지분으로 공유하게 된 사실, 그런데 피신청인은 신청인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동의나 사후 승낙을 받지 아니한 채 2001. 4.경부터 이 사건 온천공에 양수시설을 설치하고 온천수를 용출하여 이를 아산온천 관광지역에 있는 목욕탕과 식당 등지에 정기적으로 공급·판매한 사실, 현재 이 사건 온천공은 온천이용 허가를 위한 시험검사만을 받은 상태인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피신청인에 대하여 이 사건 온천공의 사용 또는 용출수의 생산·판매·배포 등의 행위 금지를 구하는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의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청인의 사전 동의나 사후 승낙 없이 무단으로 이 사건 온천공에서 온천수를 용출하여 사용·판매하는 행위는, 비록 그 행위자가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의 다른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피신청인이라 할지라도, 이 사건 토지의 지분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신청인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피신청인에게 그 침해를 배제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지만,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가처분 신청 후인 2002. 7. 말경 이 사건 온천공에 설치하였던 양수기, 배관, 전기시설, 계량기 등 양수시설물 일체를 철거하여 온천수 용출을 중단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기왕에 이루어진 온천수 용출행위에 대하여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달리 이 사건 가처분을 명하지 아니하면 피신청인이 다시 이 사건 온천공에 양수시설물 등을 설치하고 온천수를 용출하여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힘든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피신청인의 이 사건 온천수에 대한 사용 및 온천수 용출행위가 이미 종료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신청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피보전권리에는 지분소유권에 기한 현실적인 방해배제청구권 이외에 장래의 방해예방청구권도 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가처분은 피신청인의 적극적인 침해행위를 금지시킴으로써 신청인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방어수단으로서 단순한 부작위 명령을 구하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온천법 제13조 제1항 , 제24조 제2호 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이 온천이용 허가를 위한 시험검사만을 받은 상태에서는 피신청인이 온천수를 용출하여 사용·판매하는 행위가 허용되지도 않는 만큼, 피신청인에 대하여 신청인이 구하는 장래의 부작위를 명한다고 하여 피신청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보전의 필요성의 정도를 그리 높게 보거나 거기에 엄격한 증거를 요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2001. 4.경부터 신청인의 동의는 물론이고 관할관청의 허가도 없이 멋대로 이 사건 온천공에 양수시설을 설치하고 온천수를 용출하여 이를 정기적으로 공급·판매하여 오다가 신청인이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고 피신청인을 고소하자 2002. 7.경에야 비로소 온천수의 용출을 중단하였던 사실, 피신청인이 철거한 양수기, 배관, 전기시설, 계량기 등은 단순한 시설인 관계로 또 다시 설치하기가 용이한 것인 사실, 신청인이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반면, 피신청인은 이 사건 토지 부근에서 '스파비스'라는 상호로 대규모 온천장업을 영위하면서 다량의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신청인으로서는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피신청인에 대하여 이 사건 온천공의 사용 또는 용출수의 생산·판매·배포 등의 행위 금지를 구할 보전의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가처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신청을 배척하였으니, 거기에는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에 있어서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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