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고합805현존건조물방화미수,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
률위반
피고인
A
검사
유도윤(기소), 김정훈(공판)
변호인
변호사 B,C
판결선고
2014. 4. 25.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의 신분]
피고인은 현재 D단체(이하 'E'라고 한다) F 산하 청년조직인 'G'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범죄사실]
E는 2013. 4. 19. 「H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소위 'I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하였고, 실제 2013. 4. 17.부터 2013. 4. 19.까지 사이에는 E 소속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청년이 서울 관악구 J에 있는 K 집 앞에서 'L'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과 공모하여, 2013. 5. 5. 06:20경 K 집 앞에 이르러 주변을 배회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화염병 2개에 불을 붙인 다음 담 안쪽으로 투척하여 K과 그의 배우자 M가 현존하는 건조물을 소훼하려고 하였으나 화염병이 정원수에 걸려 땅에 떨어지면서 자연 진화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치고, 동시에 화염병을 사용하여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위험에 빠뜨렸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검찰이 신청한 증거수사기관 내부 문서1),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 등 관련 서류2), 증거능력 판단을 위한 전제 관련 증거 3), 증명력 제고를 위하여 제출된 보강증거4) 등을 제외하고,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신청한 증거는 다음과 같다.
○ 증인 N, O, P 각 신문
○ 삼성카드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O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BK, BL, BM, BN, BO의 각 진술서
O BP의 각 감정서(영문), 각 감정서(번역문), BQ의 감정소견정리
○ 각 감정의뢰회보, 각 압수조서, 금융거래내역 회신
○ 디지털증거결과분석보고서, 각 증거분석보고,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
O CD(CCTV 영상파일(이하 '이 사건 CD'라 한다)
○ 전입세대 열람내역(수기 부분 제외),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초본, 통신자료제 공, 통화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인터넷 접속기록, 각 인터넷 출력물, 각 사진, 계좌거래내역, 신용카드 거래내역, 마을버스노선도
○ 범죄경력자료조회 이상의 증거 중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가장 주된 증거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 자신의 주거지를 출발하여 위 K의 집까지 간 후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녹화되었다고 검찰이 주장하는 영상들이 담긴 이 사건 CD이다. 피고인의 주된 주장은 이 사건 CD에 담긴 영상 파일들이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인바, 아래에서는 먼저 이 사건 CD에 담긴 영상 파일들을 포함한 각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판단하고,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겠다.
3. 이 사건 CD에 담긴 영상 파일의 증거능력
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가) 법률의 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시설안전 및 화재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교통 단속, 교통정보의 수집·분석 및 제공을 위한 등의 목적을 가진 경우 외에는 공개된 장소에서의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1항), 그리고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안 된다(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5항).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3조 제1호에 의하여 동법이 적용되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중 하나로 취급되는데,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및 운영을 제한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1항에 따라 그 설치 목적이 제한 되게 되며,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CCTV 운영자는 CCTV의 사용에 있어서도 제한된 설치 목적에 한해서 사용하도록 제한된다.
나) 설치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이 법원의 각 검증조서의 각 기재, 이 사건 CD에 담긴 파일들의 각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CD에 담긴 파일 중 1, 3~9, 12, 13, 17, 18, 20, 21, 24, 31~35, 39, 40, 43~45, 49~52번 파일5)은 사인이 가게 및 주택 주변 등에 설치한 CCTV 영상, 2, 10, 19, 23번 파일은 사인이 은행 내지 편의점 등 가게 안에 설치한 CCTV 영상, 14~16, 36~38, 41, 42, 46~48번 파일은 공공기관이 거리 내지 학교 안에 설치한 CCTV 영상, 25~30번 파일은 사인이 버스 안에 설치한 CCTV 영상임을 알 수 있는바, 위 각 영상을 촬영하는 각 CCTV 장치는 모두 범죄를 예방할 목적이거나 시설 안전, 교통단속 및 교통정보 수집을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을 벗어나 불특정 다수인의 프라이버시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각 영상을 촬영한 각 CCTV 장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1항에 위반하여 설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특히 피고인은 1, 4~7, 50번 파일 영상을 촬영한 BR 앞에 설치된 CCTV 장치가 피고인의 주거지를 포함한 해당지역 도로 전체를 비추고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각 영상을 촬영한 CCTV 장치는 BR 앞 도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CCTV 장치의 설치 위치가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1항 제1호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사용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이 법원의 각 검증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각 파일 영상을 촬영한 각 CCTV 장치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정한 장소에 초점을 두어 그 위치만을 촬영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위 각 CCTy의 관리자가 위 CCTV 장치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CCTV 장치로 다른 곳을 촬영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그렇다면 위 CCTV 영상은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5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영장주의 위반 내지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가)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AM, AL, AN, AO, AP, AQ, AR의 각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의 각 진술기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AL, BH, BF, BG의 각 진술기재, 제9회 공판조서 중 증인 BI의 진술기재, 제11회 공판조서 중 증인 N, P, O, AS의 각 진술기재, 이 법원의 각 검증조서의 각 기재, 이 사건 CD에 담긴 파일들의 각 영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CD에 담긴 각 영상 파일 중 1~8, 13, 17, 23~30, 36, 39, 40, 4~52번 파일은 각 CCTV 장치에 저장된 파일을 각 CCTV 소유자 내지 보관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휴대저장매체 및 수사관의 컴퓨터에 복사하였다가 다시 이 사건 CD에 복사한 파일(이하 '이 사건 복사파일'이라 한다)이고, 나머지 9~12, 14~16, 18~22, 31~35, 37~38, 41~43번 파일은 수사기관이 각 CCTV 소유자 내지 관리자의 승낙 하에 각 CCTV 장치에서 재생되는 화면을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재촬영한 파일을 수사기관이 자신의 컴퓨터에 복사하였다가 다시 이 사건 CD에 복사한 파일(이하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이라 한다)임이 인정된다.
나) 수사기관이 영상파일의 소유자 내지 보관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것은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으므로 복사과정을 촬영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입회인의 확인서명을 받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복사파일을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 할 수 없다.
대 또한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은 수사기관이 새로운 원본을 제작한 것과 다름없으므로, 그 영상 파일의 적법한 소유자는 그 영상을 촬영한 수사기관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 CCTV 영상에 대한 재촬영에 그 CCTV 장치 소유자의 동의를 얻은 이상 어떠한 특별한 절차가 요구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들어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을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 할 수 없다.
나. 동일성과 무결성
(1) 관련 법리
(가) 대법원은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그 동일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된 이후 문건 출력에 이르기까지 변경되지 않았음이 담보되어야 하고(무결성), 특히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 ·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문건이 출력된 경우에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법원 감정을 통해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 혹은 '하드카피', '이미징 '한 매체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된 문건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 · 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라고 판시하여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 등이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무결성'과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무결성 및 동일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의'도구와 방법의 신뢰성', '전문성'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 사본이라고 하여 그 자체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디지털 증거가 가지는 조작에 대한 취약성, 매체 독립성, 수집과 분석절차의 전문성 및 복사의 간이성 등으로 인하여 디지털 증거에 있어 '동일성 및 무결성' 요건은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 이와 같은 '동일성 및 무결성' 요건은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뿐만 아니라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디지털 저장매체에 담긴 증거가 복사 등이 된 경우에 마찬가지로 요구된다고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2) 무결성 및 동일성의 판단방법과 그 기준가 무결성에 관하여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이나 디지털증거의 복사, 분석절차 등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등 관련자 진술, 봉인 내지 재봉인 상태에 대한 검증결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충분하고, 반드시 압수·수색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의 재생 등 검증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너 한편, 디지털 증거를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에 의하여 압수한 것이 아니라 소유자, 소지자 내지 보관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압수한 경우는 영장 집행에 있어서와 같이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임의제출 받는 경우 영장집행에 비하여 간략한 절차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제출자로부터 원본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확인을 받은 후 원본을 압수하여야 하고, 복사 등을 하는 경우 이로 인하여 작성된 사본을 봉인하여, 적어도 법원으로 하여금 그 무결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다 동일성에 대한 입증은 기본적으로 원본과 사본의 해쉬값6) 비교를 통하여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을 확인한 후 사본과 출력물 등의 동일성을 검증하는 방법 등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나, 한편 위 동일성과 표리(表裏)의 관계에 있는 무결성(보관의 연속성)이 담보되는 한, 반드시 동일성 입증을 위하여 해쉬값을 비교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고 할 수 없고, 법정에 제출된 원본과 사본의 출력 · 재생한 결과물 등을 직접 비교한 검증결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그 동일성 여부에 관하여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된다.
래 원본이 소멸하였더라도 미리 추출하여 놓은 원본의 해쉬값이 있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경우, 원본과 사본의 해쉬값과 비교하여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원본이 소멸하였고 미리 추출하여 놓은 원본의 해쉬값도 없는 경우에는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에 관한 증명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고 할지라도, 사본 파일에 대한 감정 등을 통하여 인위적 개작의 흔적이 없다는 점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파일 복사에 관여한 수사관들의 진술과 사본에 대한 검증결과만으로는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러한 무결성 및 동일성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참조).
(3) 원본 영상 파일 재생화면을 재촬영한 파일의 문제
(가) 재생되는 영상을 재촬영한 영상 파일의 경우, 그 자체로서 재촬영본의 원본이 되나, 본래 증거로 제출되었을 원 CCTV 영상의 대용물이라는 측면에서 원래 재생되던 영상의 사본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원 CCTV 장치에 기한 재생 영상을 재촬영한 원본 파일 자체는 원 CCTV 영상과의 관계에서 전자적 방법에 의하여 복사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디지털 증거에서 문제되는 원 CCTV 영상과의 동일성 및 무결성이 증거능력의 요건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재촬영된 원본 자체는 CCTV 영상의 재생 상태와 촬영 상황이 그대로 녹화된 것으로서 테이프나 영상파일의 내용에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것이 전제된다면 다른 위법 사유가 없는 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 CCTV 영상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도, 원 CCTV 영상을 법정에 제출할 수 없음이 인정되고 촬영자 · 동석자의 진술, 재촬영 장비의 제출, 재촬영된 영상의 내용 및 상태 등에 의하여 재촬영된 영상에 사건과의 관련성과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증명된다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그러나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은 원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재촬영본 원본 파일을 전자적 방법으로 복사한 것으로 원 CCTV 영상 원본과 재촬영본 원본 사이의 증거능력 인정여부와 별개로 재촬영본 원본과 재촬영본 사본 사이에 무결성 및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디지털 증거의 무결성 및 동일성 요건 판단방법에 따라 입증하면 족하다.
(4) 이 사건의 경우가 감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의뢰회보의 기재, 이 법원의 각 검증조서의 기재, 각 공판조서 중 증인 AL,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 BH, BI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이 인정된다.
○ 이 사건 CD에 의하여 제출된 영상들을 수집한 수사관들, 증인 AL, BH, BF, BG는 CCTV 저장장치에 저장된 영상 원본 파일 중 필요한 부분을 편집하여 이를 수사관이 USB에 복사한 후, 위 USB에 저장된 파일을 수사관의 컴퓨터에 다시 복사하거나, CCTV 관리자가 수사관에 의하여 지정된 부분을 추출한 후 그 영상 파일을 전자메일로 수사관에게 전달하여 수사관이 자신의 컴퓨터에 다운받거나, CCTV 자체 화면에 재생되는 영상을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활영한 후 휴대폰 카메라에 저장된 파일을 수사관의 컴퓨터에 각각 복사하여 수사에 활용하였고, 공소가 제기된 후 증거제출 및 조사의 편의를 위하여 위 영상들을 하나로 모은 이 사건 CD를 제작하였다.
0 원 CCTV 영상에 대한 확인 및 재촬영, 원본 파일의 복사 당시 동석여부에 관하여, 일부 CCTV 장치 소유자 내지 관리자는 동석을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일부 소유자 내지 관리자의 경우에는 바쁜 업무를 이유로 영상의 확인 및 복사에 동석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 수사관들은 이 사건 복사 파일과 관련하여, CCTV 저장장치에 저장된 파일을 자신의 USB에 복사함에 있어 CCTV 장치의 원본을 봉인하는 등 CCTV의 저장장치에 저장된 원본 파일이 변작·변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사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CCTV의 소유자 내지 관리자로부터 이를 확인하는 확인서를 받지도 아니하였으며, 파일이 복사된 자신의 USB에 대한 봉인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 수사관들은 이 사건 재촬영 파일에 관련하여, 각 CCTV 장치에 의하여 재생되는 영상을 수사관이 특별한 조작을 가하지 아니한 채 재촬영한 것으로 보이나, CCTV의 소유자 내지 관리자로부터 이를 확인하는 확인서를 받지 아니하였고, 위 재촬영한 휴대폰 카메라 등에 대하여도 봉인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 이 사건 복사 파일 및 재촬영 파일이 USB 내지 휴대폰 카메라 저장장치에서 수사관들의 컴퓨터로 복사됨에 있어 그 복사된 수사관의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대한 봉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현재 위 각 CCTV에 저장된 각 원본 영상 내지 파일들은 CCTV 저장장치의 용량 초과로 인하여 자동 삭제되어 모두 소멸하였다. 그리고 위와 같이 원본 파일을 복제한 USB나 원본 영상을 재촬영한 휴대폰 카메라의 저장장치는 이 법정에 제출되지지 아니하였다.
○ 수사관들은 디지털 증거 수집에 관한 교육을 별도로 받은 적이 없고, 이 사건 복사 파일에 관하여 CCTV 원본 영상 파일의 해쉬값을, 이 사건 재촬영 파일에 관하여 휴대폰 카메라에 저장된 재촬영본 원본 파일의 해쉬값을 추출하여 기록하여 놓지도 않았다.
○ 이 사건 CD에 담긴 파일의 영상에 조작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감정을 의뢰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동영상을 생성한 촬영기기 또는 동영상을 생성한 동종 기기로 촬영된 비교 영상 또는 촬영기기에서 지원하는 동영상 백업 비교 파일이 있어야 위 CD에 담긴 파일과 비교 동영상 파일의 구조를 분석하여 재인코딩을 분석할 수 있는데 그러한 비교 파일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동영상이 재생되는 모니터를 재촬영한 파일에 있어서는 재인코딩된 동영상으로 영상이 원본 데이터 형태를 갖고 있지 아니하며, 일부 파일에 있어서는 녹화된 영상을 전용뷰어에서 캡처하여 재생시키는 과정에서 재인코딩이 되었을 수 있으므로, 위 각 영상들의 편집·조작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회신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 CCTV의 저장장치에서 수사관의 USB로, 수사관의 USB에서 수사관의 컴퓨터로(전자메일로 제출받은 파일은 원 CCTV 저장 장치에서 바로 수사관의 컴퓨터로), 수사관의 컴퓨터에서 이 사건 CD로 최소 2~3회 이상 복사되는 과정에서 각 파일을 담은 저장장치를 전혀 봉인하지 아니하여, 수사관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위 각 파일에 접근하는 게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수사관들이나 일부 복사에 동석한 CCTV 소유자 내지 관리자의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복사파일의 무결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 이 사건 복사 파일의 원본 파일이 소멸하여 존재하지 아니하는데 원본 파일로부터 추출한 해쉬값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복사 파일만으로는 그 변개 · 변작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감정 되었으므로 실제 파일을 복사한 수사관이나 복사에 동석한 CCTV 소유자 내지 관리자의 진술과 이 법원의 이 사건 복사 파일에 대한 검증만으로는 각 CCTV에 생성되었던 원본 파일과 위 CD에 복사된 위 각 파일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복사 파일은 무결성과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다) 또한,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은 위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원본 파일을 수사관의 컴퓨터로, 수사관의 컴퓨터에서 이 사건 CD로 2회 복사되었는데, 수사기관이 자신이 취득한 재촬영본 원본 파일에 대하여 어떠한 봉인장치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복사되는 과정에서 각 저장장치를 봉인하지 아니하여 수사관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위 각 파일에 접근하는 게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수사관이나 촬영에 동석한 CCTV 소유자 내지 관리자의 진술만으로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의 무결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설령 수사관들 및 CCTV 소유자 · 관리자의 각 진술, 이 사건 재촬영 파일에 대한 검증을 통하여 CCTV 영상에 특별한 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촬영되었음을 인정되더라도, 재촬영본 원본 파일이 제출되지 않을뿐더러, 이에 대한 해쉬값이 추출된 적이 없고, 사본 파일만으로는 변개 · 변작 여부를 감정할 수 없는바, 수사관들의 진술 및 이 법원의 이 사건 재촬영 파일에 대한 검증만으로는 수사관의 휴대폰 카메라에 저장된 재촬영본 원본 파일과 이 사건 CD에 복사된 이 사건 재촬영 파일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촬영 파일 역시 무결성과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4. 그 밖에 증거능력 없는 증거
가. 통신자료제공(증거서류 제278쪽)
위 통신자료제공에 기재된 내용은 피고인의 개인정보로서 피고인의 동의가 있다거나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2호의 사유에 해당된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제3항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통하여 위 서류를 제출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이를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받음에 있어 위와 같은 정보를 수사 목적으로 사용하여도 된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얻은 적이 없고, 법원으로부터 사전 내지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은 사실도 없다. 그렇다면, 위 통신자료제공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나. BQ의 감정소견정리(증거기록 제1954쪽), BP의 각 감정서 (영문), (번역문)
BQ의 감정소견정리는 사법경찰관리인 BQ이 BP의 진술을 기재한 것으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이고, BP의 각 감정서는 BP의 진술을 기재한 진술서인데, 위 각 증거는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한 바 없고 원진술자인 BP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각 그 증거능력이 없다.
다.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증거기록 제2098쪽) 중 제2109쪽부터 제2113쪽 부분
이 부분은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하고 있는 서류로서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한 바 없고, 작성자의 서명·날인이 존재하지 아니한 채 워드프로세서로 작성되어 작성자를 알 수 없으며(이를 첨부한 원 문서인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를 작성한 N는 위 부분을 본인이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 바가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
5.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 및 이로부터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
○ 제11회 공판조서 중 증인 N, O, P의 각 진술기재
○ 삼성카드 주식회사의 사실조회회신
O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BK, BL, BM, BN, BO의 각 진술서의 각 기재
○ 각 감정의뢰회보, 각 압수조서, 금융거래내역 회신의 각 기재
○ 디지털증거결과분석보고서, 각 증거 분석보고,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의 각 기재
○ 전입세대 열람내역(수기 부분 제외),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초본, 통화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인터넷 접속기록, 각 인터넷 출력물, 각 사진, 계좌 거래내역, 신용카드 거래내역, 마을버스노선도의 각 기재
○ 범죄경력자료조회의 기재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인정 여부
위와 같이 적법하게 채택되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였던 E 소속인 사실, ② 피고인이 사건 당일인 2013. 5. 5. 01:11경 영등포역에서 대림역으로 가는 버스 등을 휴대폰으로 검색하였다는 사실, ③ 피고인이 사건 전날인 2013. 5. 4. 17:00경부터 2013. 5. 5. 12:00경까지 자신의 휴대폰을 전혀 사용하지 아니한 사실, ④ 피고인이 2013. 5. 5. 20:35경 인터넷에서 'K'이라고 검색한 사실, ⑤ 피고인이 수사 개시후인 2013. 5. 22. 자신의 테뷸릿 컴퓨터인 '갤럭시탭' 메모리를 초기화시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취지를 공시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용관
판사성하경
판사정윤주
주석
1) 업무협조의뢰(증거기록 제262쪽), 압수목록교부(증거기록 제999쪽), 증거물분석의뢰(증거기록 제1022쪽).
2) 압수수색검증영장(사후)(증거기록 제1025쪽),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요청허가서(증거기록 제407쪽), 각 압수수색검증영장(증거기록제1389쪽,제1421쪽,제3937쪽),각압수수색검정영장(금융계좌추적용(증거기록제3940쪽,제4081쪽).
3) 증인 AL,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 BH, BI 각 신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한 CD(CCTV영상) 감정, CD(CCTV 영상파일)에 대한 검증, 피고인의 각 확인서(증거기록 제1022쪽, 제1429쪽, 제1441쪽), 4) 감정인 경력사항, 관련 감정사례(영문, 번역문(증거기록 제2033쪽, 제2048쪽), BI의 각 번역감수확인서(증거기록 제2046쪽, 제20885).
5) 편의상 수사기관이 부여하고 검증에서 지칭한 파일 번호에 의한다.
6) 해쉬값(Hash Value) : 파일에 형성되는 일종의 디지털 지문(숫자와 영문 알파벳 32자 조합으로 이루어짐)으로 원본 데이터의 1bit만 바꾸어도 전혀 다른 값이 생기므로 이 값이 같으면 두 파일이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