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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3.30.선고 2016도19723 판결
사기,업무상횡령
사건

2016도19723 사기, 업무상횡령

피고인

B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BT(국선)

변호사 BJ, BK, BU, BV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6. 11. 11. 선고 2016노88 판결

판결선고

2017. 3. 3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

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A와의 사기 공동범행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범죄를 공동실행할 의사가 있는 공범자 상호 간에 직·

간접적으로 그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충분하며, 이에 대한 직

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공모

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

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

위 가담의 크기, 범행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

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2905 판결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

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

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

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A에게 피해자들로부터 공사참여

대가를 편취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즉

주식회사 H 및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실제 대표인 피고인이 2012. 3.경부터

수시로 F의 관리부장인 A에게 납품 및 시공업체로부터 공사참여 대가를 받아 회사 운

영자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하고, A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을 각 기망하

여, ① 피해자 J로부터 2012. 9.경부터 2013. 10. 24.경까지 11회에 걸쳐 공사수주 대

가 명목으로 합계 4억 2,370만 원을 교부받고, ② 피해자 N로부터 2013. 3. 8.경부터

2013. 11. 25.경까지 7회에 걸쳐 차용금 및 공사수주 대가 명목으로 합계 1억 2,000만

원을 교부받고, ③ 피해자 R으로부터 2013. 10. 16.경 공사수주 대가 명목으로 5,000만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피고인이 A와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합계 5억 9,370만

원을 교부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이 부분 공소사실 중 2013. 2. 15.경 이후의 피해자 J에 대한 편취 부분 및 피

해자 N, 피해자 R에 대한 편취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위 부분에 관

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

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 사건

녹음파일 사본 및 해당 녹취록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이 부분 공소사실 중 2012. 9.경부터 2012. 11. 6.경까지의 피해자 J에 대한 합

계 1억 5,500만 원의 편취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들, 즉 ① A는 수사기관에서, 2012. 3.경 L 골프장에 일반등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엘이

디등 설치로 교체하려는 과정에서 일반등 업체로부터 받은 약 3,000만 원을 어떻게 처

리하면 좋을지 피고인에게 물어보니, 피고인이 회사 자금 상황이 좋지 않으니 A가 알

아서 처리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비록 구체적으로 다른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서 처리

하라는 지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은 이를 엘이디등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서 처리하

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한편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지시를 받은 시점에 관하여 2012년 말경 또는 2013년 1~2월경이라고 진

술한 바도 있는 점, ② A의 위 진술에서 나타나는 피고인의 2012. 3.경 지시는 공사

관련 업체로부터 돈을 받을 것인지와 돈을 받을 상대방과 금액 및 명목 등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이를 이 부분 사기범행에 관한 지시로 보기는 어렵고, 공소사실 기재의 지시

와는 그 내용상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A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자신이 피

해자 J로부터 받은 돈의 일부를 피고인에게 전달한 시점은 2013. 2. 15.경부터이고, 피

고인에게 피해자 J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보고한 시점도 그 이후이며, 2013. 2. 15. 전

까지 피해자 J로부터 받은 돈은 자신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것인 점, ④ A가

작성한 업무수첩이나 A와 피고인 사이의 대화에 관한 녹취록에도 2013. 2. 15. 전까지

의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부분 사기범행은 A의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원심이 든 사정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공모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A에게 공소

사실 기재와 같은 지시를 하여 A와 공모하여 위 1억 5,500만 원 부분 사기범행을 저

질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

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에서 공모관계,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의 사기 단독범행 및 각 업무상횡령 범행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

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행위 및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2012. 9.경부터 2012. 11. 6.경까지의 피해자 J에 대

한 합계 1억 5,500만 원의 편취에 관한 A와의 사기 공동범행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

데, 이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단의 경합범 또는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

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박상옥

대법관김창석

주심.대법관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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