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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도3305 판결
[업무상과실치사][공1981.5.15.(656),13852]
판시사항

고속도로상에서의 신뢰의 원칙과 자동차운전자의 주의의무

판결요지

고속도로상을 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는 통상의 경우 보행인이 그 도로의 중앙방면으로 갑자기 뛰어드는 일이 없으리라는 신뢰하에서 운행하는 것이지만 위 도로를 횡단하려는 피해자를 그 차의 제동거리 밖에서 발견하였다면 피해자가 반대 차선의 교행차량 때문에 도로를 완전히 횡단하지 못하고 그 진행차선쪽에서 멈추거나 다시 되돌아 나가는 경우를 예견해야 하는 것이다.

참조조문
피고, 상고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사선)주도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본건 사고지점 약 40미터 전방에서 피해자를 발견하였으나 피해자가 도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그대로 횡단할 줄로만 알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우측 노변쪽으로 핸들을 약간 돌려 운행하였는데, 피해자가 두발자국 정도 나갔다가 피고인 운전차가 달려오는 속력에 견주어 횡단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횡단하던 길을 되돌아서서 나가는 것을 전방 12.5미터 지점에서야 발견하고 비로소 급정거조치를 취하였으나 미급하여 도로우측 노변에서 피고인을 충격하고 22.7미터 가량 더 진행하여 정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원래 고속도로상을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는 통상의 경우 보행인이 그 도로의 주행선 중앙방면으로 갑자기 뛰어드는 일이 없으리라는 신뢰하에서 운행한다고 보아야 하나 본건과 같이 피해자가 제동거리(스키드마크거리인 35.2미터, 치안본부에서 하달된 추정시속 일람표에 의하더라도 40.6미터)밖인 약 40미터전방에서 도로를 횡단하려고 하는 것을 발견한 특수상황하에서라면 피해자가 반대차선의 교행하는 차량때문에 도로를 완전히 횡단하지 못하고 피고인차 진행차선쪽에 멈추거나 또는 진행하여 오는 피고인차에 위험을 느끼고 다시 뒤돌아 나가는 것이 예견된다 할 것이고, 이러한 구체적인 위험이 전개된 이상 아무리 고속도로상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신뢰의 원칙은 배제된다 할 것이며 따라서 피고인은 사고위험을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만약 이런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더우기 본건에서 스키드마크거리로 보아 전방 약 40미터 전방에서 급정거조치를 취하면서 자기 주행선을 엄수하였던들 본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니 피고인은 피해자를 발견하는 즉시 급제동조치를 취하면서 피고인의 동태를 주의깊게 살펴 그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히 핸들을 다루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만연히 시속 70키로미터의 속력을 늦추지 않고 피해자를 피하여 간다는 생각에서 약간 핸들을 우측으로 돌려 피해자 뒤를 빠져 나가려다가 본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니 만큼 피고인의 과실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과정에 채증법칙 위배의 허물이 없고 원심의 위 판단 또한 정당하며 과실의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사실오인 논은 이 사건에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고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주재황(재판장) 김용철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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