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58889 판결

[분묘굴이][공2011상,222]

판시사항

[1]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2] 갑이 을 종중을 상대로 부동산의 소유권에 기하여 제기한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가 인용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판력은 소송물인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권에 한하여 생기고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되었을 뿐인 소유권에 관하여 생기는 것은 아니고, 나아가 그 효력 또한 갑과 을 종중 사이에만 미칠 뿐 종중의 종중원으로서 단순한 공동소송인의 관계에 있을 뿐인 병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갑의 을 종중에 대한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갑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음을 병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원심판단에는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것, 즉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그 자체에만 생기는 것이고, 판결이유에 설시된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고,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청구권을 소송물로 하는 소송은 소유권 자체의 확정이 아니라 건물철거청구권 및 토지인도청구권의 존부만을 목적으로 할 따름이므로 그 소송에서 부동산의 권리귀속에 관한 판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판력은 판결주문에 표시된 건물철거청구권 및 토지인도청구권에 국한되고 판결이유 중의 부동산 권리귀속에 관한 판단 부분에까지 미치지는 아니한다. 또한 기판력이 미치는 주관적 범위는 신분관계소송이나 회사관계소송 등에서 제3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이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의 그 다른 사람에 국한되고, 그 외의 제3자나 변론을 종결하기 전의 승계인에게는 미치지 않는 것이며(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 제3항 ), 한편 민사소송법 제52조 에 의하여 대표자가 있는 법인 아닌 사단이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도 그 법인 아닌 사단은 대표자나 구성원과는 별개의 주체이므로, 그 대표자나 구성원을 당사자로 한 판결의 기판력이 법인 아닌 사단에 미치지 아니함은 물론 그 법인 아닌 사단을 당사자로 한 판결의 기판력 또한 그 대표자나 구성원에게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 당연하다.

[2] 갑이 을 종중을 상대로 부동산의 소유권에 기하여 제기한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가 인용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판력은 소송물인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권에 한하여 생기고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되었을 뿐인 소유권에 관하여 생기는 것은 아니고, 나아가 그 효력 또한 갑과 을 종중 사이에만 미칠 뿐 을 종중의 종중원으로서 단순한 공동소송인의 관계에 있을 뿐인 병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갑의 을 종중에 대한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갑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음을 병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원심판단에는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형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것, 즉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그 자체에만 생기는 것이고, 판결이유에 설시된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고 ( 대법원 1990. 1. 12. 선고 88다카24622 판결 ,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1406 판결 등 참조),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청구권을 소송물로 하는 소송은 소유권 자체의 확정이 아니라 건물철거청구권 및 토지인도청구권의 존부만을 목적으로 할 따름이므로 그 소송에서 부동산의 권리귀속에 관한 판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판력은 판결주문에 표시된 건물철거청구권 및 토지인도청구권에 국한되고 판결이유 중의 부동산 권리귀속에 관한 판단 부분에까지 미치지는 아니한다 ( 대법원 1989. 4. 25. 선고 88다카3618 판결 등 참조). 또한 기판력이 미치는 주관적 범위는 신분관계소송이나 회사관계소송 등에서 제3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이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의 그 다른 사람에 국한되고, 그 외의 제3자나 변론을 종결하기 전의 승계인에게는 미치지 않는 것이며(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 제3항 ), 한편 민사소송법 제52조 에 의하여 대표자가 있는 법인 아닌 사단이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도 그 법인 아닌 사단은 대표자나 구성원과는 별개의 주체이므로, 그 대표자나 구성원을 당사자로 한 판결의 기판력이 법인 아닌 사단에 미치지 아니함은 물론 그 법인 아닌 사단을 당사자로 한 판결의 기판력 또한 그 대표자나 구성원에게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 당연하다 ( 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다1780 판결 , 대법원 1978. 11. 1. 선고 78다120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2006. 3. 7. 제1심 공동피고 금령김씨○○○파종중(이하 ‘이 사건 종중’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위에 존재하는 분묘의 파묘를 조건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06. 3. 2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이 사건 부동산 지상에는 이 사건 종중과 그 종중원인 피고가 설치한 분묘(비석, 상석 등의 시설물 포함) 20기 및 가묘 8기 등이 설치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그 지상의 피고가 관리하는 분묘들을 굴이하고, 비석 등을 철거하며, 그 토지 부분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종중의 규약에 의하면 종중 재산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종중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한 종중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함에도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결의한 2006. 1. 1.자 종중총회는 일부 종중원에 대한 소집통지를 누락하는 등 정당한 소집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종중원도 8명에 불과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 또한 무효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종중에 대하여도 이 사건 종중이 관리하는 분묘의 굴이 및 토지인도 등을 구하는 청구를 하여 제1심이 이를 인용하였고, 이와 같은 제1심판결은 이 사건 종중이 항소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종중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에 기하여 제기한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가 인용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판력은 소송물인 분묘굴이 및 토지인도 등 청구권에 한하여 생기고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되었을 뿐인 소유권에 관하여 생기는 것은 아니고, 나아가 그 효력 또한 원고와 이 사건 종중 사이에만 미칠 뿐 이 사건 종중의 종중원으로서 단순한 공동소송인의 관계에 있을 뿐인 피고에게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종중에 대한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음을 피고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유효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2호증의 7, 8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인의 증언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종중의 규약(2005. 7. 1.자) 제11조는 종중총회는 매년 음력 10월 시제일에 종장이 소집한다고 규정하고, 제12조는 종중 재산의 취득 및 처분에는 종중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종중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종중의 종중원은 60~70명 정도인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종중은 2006. 1. 1.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한 종중총회(위 규약 제11조에 비추어 임시총회로 보인다)를 개최함에 있어서 종중원 중 10여 명에게 전화통지를 하였을 뿐 연락 가능한 종중원 전원에게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고, 총회에도 종중원 중 8명만이 참석하여 결의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종중결의는 소집통지의 누락 및 규약상의 결의요건을 갖추지 못한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 또한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원심 증인 소외인은 위 종중 규약과 달리 이 사건 종중은 매년 1월 1일과 추석 직전에 정기총회를 개최하였고, 결의도 나이가 많은 어른들만 대표하여 참석하여 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증언하고 있고, 실제로 이 사건 종중은 피고가 대표자로 있던 2001년 12월경에도 종중 소유의 충남 서천군 마산면 나궁리 160-9 등 6필지의 토지를 종중원 5명의 결의로 처분한 적이 있는 점(갑 제12호증의 1 내지 5, 을 제2호증의 1 내지 11) 등에 비추어 위 종중 규약이 그 기재대로 효력이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없지 않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에 관하여도 아울러 심리한 다음 위 종중결의 및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만 것은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홍성지원 2009.9.30.선고 2009가단2033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