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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매매대금][공2002.8.1.(159),1617]

판시사항

[1]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2항 소정의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 및 '그 상당한 범위'의 의미

[2]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 신뢰이익의 배상의 범위

[3] 채권입찰제 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매각한 후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아파트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시세에 상당하는 매각대금의 차액을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2항 에서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라고 하는 것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이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채무자가 위와 같이 항쟁함이 상당한 것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문제라고 할 것이고, 같은 항 후단의 '그 상당한 범위'는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라 하겠으므로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사실심의 판결 선고 전이기만 하면 법원은 그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를 적절히 정할 수 있고, 따라서 항소심은 제1심판결 선고시나 그 전후를 묻지 않고 그 기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2]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

[3] 채권입찰제 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매각한 후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아파트 분양계약이 해제된 경우,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시세에 상당하는 매각대금의 차액을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태영)

피고,피상고인

봉천7구역1지구주택개량재개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시대 담당변호사 김봉학 외 3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먼저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2항 에서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라고 하는 것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이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채무자가 위와 같이 항쟁함이 상당한 것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문제라고 할 것이고, 같은 항 후단의 '그 상당한 범위'는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라 하겠으므로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사실심의 판결 선고 전이기만 하면 법원은 그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를 적절히 정할 수 있고, 따라서 항소심은 제1심판결 선고시나 그 전후를 묻지 않고 그 기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다카187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원고들의 분양계약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고 원고들이 원상회복으로 청구한 금액을 전부 인용하면서도 피고가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보아 분양대금 수령일로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을 명하였는바,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특례법 소정의 법정이율의 적용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이어서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들은 1996. 12.경 피고로부터 피고가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신축하는 아파트의 1세대씩을 일반분양 받았으나, 피고가 건축한 아파트의 일조방해, 조망방해, 사생활침해 및 시야차단 등으로 인한 생활이익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은 것이었으므로 원심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인정하고 이를 원인으로 한 원고들의 분양계약 해제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하여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였다가 액면금액의 34%에 매각함으로써 액면가액의 66%에 상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함에 대하여 원심은 위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인데 피고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위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 그러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 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분양계약 당시 시행되던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15조 는 사업주체가 투기과열지구에서 민영주택을 분양하는 경우에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주택에 대하여는 제2종 국민주택채권 매입예정액이 많은 자를 우선하여 입주자로 선정하고,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제2종 국민주택채권의 매입예정액과 매입액을 확인한 후 매입필증을 제출받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채권입찰제 분양아파트를 당첨취득한 경우 그 주택채권의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대비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채권입찰제의 방식으로 분양받아 그 매입예정 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매각한 후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아파트분양계약이 해제된 이상, 원고들로서는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시세에 상당하는 매각대금의 차액을 신뢰이익으로서의 통상의 손해로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들이 구하는 주택채권매입액과 매각대금의 차액 상당의 손해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속단한 나머지 피고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하고 만 데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12.12.선고 2001나1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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