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공2002.9.15.(162),2142]
[1]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서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직원을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한 지방공기업법 제83조 가 위헌인지 여부(소극) 및 이 때 간부직원만을 공무원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
[2] 뇌물죄에 있어 직무관련성 및 뇌물성
[1]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직원까지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한 지방공기업법 제83조 는 헌법 제11조 제1항 , 제37조 제2항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지방공기업법 제83조 의 명문의 규정에 반하여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직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소정의 간부직원, 즉 과장대리급 이상의 직원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수도 없다.
[2]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것이 그 사람이 종전에 공무원으로부터 접대 또는 수수받은 것을 갚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 받았다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
[1] 지방공기업법 제83조 , 형법 제129조 , 제130조 , 제131조 , 제132조 , 헌법 제11조 제1항 , 제37조 제2항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2] 형법 제129조 제1항
피고인 1 외 2인
피고인들
법무법인 대륙 담당변호사 장희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가. 지방공사는 사회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립하여 특정한 공공사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공기업이므로, 기업이윤보다는 사회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등 일반 사기업과 비교하여 그 공공성이 강하다 할 것이어서, 지방공사의 직원에게는 공무원에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과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불가매수성)이 요구되고, 지방공기업법 제83조 에서 "공사와 공단의 임원 및 직원은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고 규정하여 '임원 및 직원'을 모두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것은 이를 보호하고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위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 직원을 형법상의 뇌물죄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여 이를 부적절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또한, 지방공사 직원의 금품수수 관련 행위를 형법 제129조 제1항 에 의하여 처벌한다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지나치게 가혹하여 위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잉처벌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고, 공무원의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직무의 공공적 성격으로 인하여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이 요구되는 경우에 그 직무와 관련된 수재행위를 공무원의 뇌물수수 행위와 같거나 유사하게 처벌하는 사례는 우리 형사법 체계상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전체 형벌체계상 정당성을 상실하였거나 현저히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이 점은 지방공사의 직원이 정관에 따라 사장에 의하여 임면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지방공기업법 제63조 ) 공무원에 비하여 신분보장의 보호를 다소 덜 받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헌재 2001. 11. 29. 선고 01헌바4 결정 , 대법원 2001. 1. 19. 선고 99도575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18조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에서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관리기업체의 직원 중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범위가 위 지방공기업법 제83조 의 경우보다 제한되어 있기는 하나,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직원의 범위에 있어서 차이를 두는 것은 범죄의 처벌에 관한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에 관한 문제이고,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및 특가법과 지방공기업법은 그 입법 목적도 다를 뿐 아니라, 그 적용 범위나 기업체의 규모, 처리하는 대상 업무의 다양성 등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 및 공공성에 있어서 지방공사와는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측면도 있으므로, 이들에 대하여 함부로 지방공사와 같은 내용 또는 동일한 수준의 직원의 청렴성이나 직무의 불가매수성 등 공공성이 요구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지방공사와 위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관리기업체의 각 직원 중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범위에 있어서 차이를 둔 입법자의 결정에 헌법상 기본원칙의 제한에 있어서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서 정부투자기관이나 정부관리기업체의 직원과 대비하여 지방공사의 직원이 헌법상 기본권이나 기본원칙에 있어서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위반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또한 국립대학교병원설치법상의 국립대학교병원과 지방공사는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국립대학교병원설치법과 지방공기업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국립대학교병원과 지방공사는 기본적인 면에서 공공성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측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지방공사와 국립대학교병원의 직원을 서로 달리 취급한다 하더라도 이 역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며, 지방공사의 공공적 성격 및 이에서 도출되는 그 인적 구성원의 청렴성 및 직무의 불가매수성이라는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의료기관인 지방공사라 할지라도 국민의 공익생활과 무관한 사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방공사 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 등에 대하여 일반 사인과 달리 공무원의 수뢰죄와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할 것이고, 국민의 사경제활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직원까지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한 지방공기업법 제83조 는 헌법 제11조 제1항 , 제37조 제2항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또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지방공기업법 제83조 의 명문의 규정에 반하여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직원을 특가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간부직원, 즉 과장대리급 이상의 직원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나. 그리고 특가법시행령(1995. 12. 30. 대통령령 제14879호로 전문 개정된 것) 제2조 제33호 에서,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을 특가법 제4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간부직원만을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도록 한 정부관리기업체의 하나로 들고 있으나,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은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의료보험법에 의하여 설치되었던 것으로서(동법 제9조), 동법이 국민의료보험법(1997. 12. 31. 법률 제5488호) 제정으로 폐지됨에 따라 1997. 12. 31. 소멸하였고, 그 이후에는 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한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동법 제9조) 및 동법이 국민건강보험법(1999. 2. 8. 법률 제5854호) 제정으로 폐지된 이후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동법 제12조)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할 것인데, 국민의료보험법 제24조에서는 "공단의 임직원은 형법,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국민건강보험법 제26조 에서는 "공단의 임원 및 직원은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의료보험공단 직원인 공소외 1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공여한 1998. 9. 초순경부터 2000. 7. 초순경 사이에는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이 소멸하여 존재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여, 공소외 1이 위 특가법시행령 소정의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 소속 직원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할 것이어서 특가법 제4조 제1항 에 따라 공소외 1이 간부직원인 경우에 한하여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볼 여지 역시 전혀 없다 할 것이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국민의료보험법 및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각 직원을 뇌물죄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본다는 규정을 하고 있으므로, 공소외 1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공여한 행위는 뇌물공여죄를 구성함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외 1이 '공무원및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관리공단' 직원, 특히 간부직원인지 여부를 심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지방공기업법 제83조 를 적용하여 피고인들의 판시 각 행위 전부를 뇌물공여죄로 처벌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뇌물공여죄의 '공무원'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헌법위반, 공무원 지위 여부에 관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것이 그 사람이 종전에 공무원으로부터 접대 또는 수수받은 것을 갚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 받았다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 (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도2836 판결 , 2000. 1. 21. 선고 99도4940 판결 ,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과 원심 공동피고인들과의 관계, 원심 공동피고인 4 등이 이 사건 금품을 제공받은 동기 및 경위, 시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금품의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은 충분히 인정되고 이를 단순한 사교적 의례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직무관련성이 없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이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