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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9. 29. 선고 2004헌바53 공보 [소방공무원법 제14조의2 제1항 등 위헌소원 (제2항)]

[공보(제108호)]

판시사항

경찰공무원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예우법’이라 한다)상 순직군경으로 예우받을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에 한하여 순직군경으로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방공무원법 제14조의2 제1항과 제2항(이하 ‘이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은 업무의 내용이 서로 다르고, 그로 인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에 있어서도 서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경찰공무원의 경우에

는 전쟁이 발생하거나 이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군인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것이 기대되므로 정책적인 배려에서 예우법은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는 순직군경으로 예우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국가는 소방공무원이 국가유공자로 예우를 받게 되는 대상자의 범위 등을 국가의 재정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과 국가에 대한 공헌과 희생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렇다면 국가에 대한 공헌과 희생, 업무의 위험성의 정도, 국가의 재정상태 등을 고려하여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이외의 사유로 직무수행 중 사망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순직군경으로서의 보훈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합리적인 이유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소방업무나 경찰업무 모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위험을 예방하고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에 있어서도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 간에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소방공무원의 경우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하여 순직군경으로 예우받는 비율이 4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순직하였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예우법상 순직군경의 보훈혜택을 받지 못하는 순직 소방공무원의 수가 매년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가 순직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국가가 응분의 예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될 뿐만 아니라 직무수행 중 순직한 것이라는 동일한 사유에도 불구하고 소방공무원을 경찰공무원과 달리 예우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본다.

참조판례

헌재 1989. 1. 25. 88헌가7 , 판례집 1, 1, 2

헌재 1995. 7. 21. 93헌가14 , 판례집 7-2, 1, 19-22

헌재 1997. 6. 26. 94헌마52 , 판례집 9-1, 659, 668-669

헌재 1998. 2. 27. 97헌가10 등, 판례집 10-1, 15

헌재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39-641

헌재 1990. 6. 25. 90헌마107 , 판례집 2, 178, 197

헌재 1991. 2. 11. 90헌가27 , 판례집 3, 11, 25

당사자

청 구 인 윤○경 외 3인

대리인 변호사 김경영 외 1인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03구합33827 순직공무원유족결정처분취소 등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외 조○상(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서울○○소방서 ○○소방파출소의 지방소방교로 재직 중이던 2003. 6. 28. 06:00경 위 파출소에서 상황근무 중 같은 파출소에 근무하는 소방대원인 청구외 박○현이 휘두르는 칼에 찔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청구인 윤○경은 망인의 처이며, 같은 조○영, 조○백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2) 청구인들은 망인이 취침 중이던 다른 동료 소방공무원을 구조하던 중 사망한 것이므로 이는 소방공무원법 제14조의2 제1항에 규정된 구조·구급 업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여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예우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 소정의 ‘순직군경’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북부보훈지청장에게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으나, 위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2003. 9. 2. 망인이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11호 가목 소정의 ‘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순직군경유족등록신청을 거부하고 순직공무원유족등록결정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2003. 11. 8. 위 순직공무원유족결정의 취소와 청구인들이 순직군경의 유족이라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였다가(서울행정법원 2003구합33827) 이후 순직군경유족등록신청 거

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으며, 그 소송계속 중 위 소방공무원법 제14조의2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서울행정법원 2004아655)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2004. 7. 7.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함과 동시에 위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청구인들은 2004. 7.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소방공무원법(2001. 5. 24. 법률 제6485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4조의2 제1항과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법률조항

법 제14조의2(보훈) ① 소방공무원으로서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한 자(상이로 인하여 사망한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상이(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으로 인한 질병을 포함하며,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6조의4의 규정에 의한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입고 퇴직한 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에 의한 예우를 받는다.

② 제1항의 경우 사망한 자와 그 유족은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5호의 규정에 의한 순직군경과 그 유족으로 보고, 상이를 입고 퇴직한 자와 그 가족은 동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의한 공상군경과 그 가족으로 본다.

(2) 관련 규정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4조(적용대상국가유공자)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등(다른 법률에서 이 법에 규정된 예우등을 받도록 규정된 자를 포함한다)은 이 법에 의한 예우를 받는다.

5. 순직군경: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

가.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사망한 자(공무상의 질병으로 사망한 자를 포함한다)

11.순직공무원: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

가.국가공무원법 제2조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공무원(군인 및 경찰공무원을 제외한다)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상적으로 공무에 종사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원으로서 공무로 인하여 사망한 자(공무상의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한 자를 포함한다)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12조(연금) ①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연금을 지급한다. 다만,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연금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전상군경·공상군경·재일학도의용군인·4.19혁명부상자 및 특별공로상이자

2.전몰군경·순직군경·4.19혁명사망자 및 특별공로순직자의 유족과 제1호에 해당하는 자가 사망한 경우의 그 유족중 선순위자 1인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69조(국립묘지에의 안장) 국가유공자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의 유골 또는 시체는 본인 또는 유족의 희망에 따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다.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 제88조(국립묘지안장대상) 법 제69조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라함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법 제4조 제1항 제3호 가목 또는 제5호 가목에 해당하는 자

국립묘지령 제3조(안장대상) ① 묘지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의 유골(수장된 자 기타 시체를 찾을 수 없는 자의 모발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또는 시체를 안장한다. 다만, 그 유가족이 이를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전투에 참가하여 전사한 향토예비군대원과 임무수행중 전사 또는 순직한 경찰관(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제73조의2의 규정에 의한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경찰관을 포함한다)

5.국가 또는 사회에 공헌한 공로가 현저한 자중 사망한 자로서 국방부장관의 제청에 의하여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지정한 자

2.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직무의 내용에 관계없이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에 의하여 ‘순직군경’이 되지만, 소방공무원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에 한하여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의 순직군경으로 간주되고, 그 이외의 직무수행 중 사망한 자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11호 가목에 의하여 순직공무원이 될 뿐이다. 순직군경은 예우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그 유족에게 연금이 지급되고 예우법시행령 제88조 제1호에 의하여 국립묘지에 안장되지만, 순직공무원의 경우에는 이러한 보훈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은 그 연혁, 조직, 직급체계, 업무수행의 위험성, 직업수행의 공공성 등에 있어 차별을 두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차별을 두는 것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방공무원을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과 비교하여 달리 취급하고 있는 것은, 비록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나 소방공무원 모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위험을 예방하고 보호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생명과 신체에 대한 상당한 위험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기는 하지만, 반면에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과 소방공무원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가 반드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의 경우에는 전쟁이 발생하거나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하면서, 그와 같은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인 배려에 의한 것으로 볼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일반공무원과 달리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한 자를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5호의 ‘순직군경’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도 역시 위와 같은 취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업무수행의 위험성에 내재하는 차이를 고려하여 소방공무원을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과 달리 처우하도록 규정한 것으로서 합리성이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다. 국가보훈처장의 의견

위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내용과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소방공무원의 신분체계·보훈제도의 변천

(1) 1949. 8. 12. 법률 제44호로 국가공무원법이 제정되면서 소방공무원은 경찰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일반직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게 되었다. 1950. 6. 25.전쟁을 전후한 공비토벌 및 적과의 교전 중 발생한 전사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원호를 위해 1951. 4. 12. 제정된「경찰원호법」은그 부칙에서 ‘소방관으로서 경찰과 행동을

같이하여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하는 행위로 인하여 상이를 입거나 전몰한 자’를 원호대상자로 규정하였는 바 이것이 소방공무원 보훈제도에 관한 최초의 근거법령이다.

「경찰원호법」「군사원호법」은 1961. 11. 1.「군사원호보상법」으로 통합되었는데, 통합 군사원호보상법에서도 1962. 12. 24. 개정시 부칙을 신설하여 ‘소방관으로서 군경과 행동을 같이하여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한 행위로 상이를 입거나 사망한 자는 상이군경 또는 전몰군경의 유족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역시 전투 중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소방공무원이 원호대상임을 명백히 하였다.

(2)이후 1969. 1. 7. 법률 제2077호로 제정된 경찰공무원법은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을 별정직공무원으로 규정하고 위 법에 의하여 규율하였다.

1973. 소방법의 개정으로 지방자치사무로 이관된 소방사무를 수행할 지방소방공무원의 지위를 규정하기 위하여 1973. 2. 8. 법률 제2502호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되었는데, 위 법에서는 소방공무원은 별정직공무원으로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국가소방공무원은 경찰공무원법에 의하여, 지방소방공무원은 지방소방공무원법에 의하여 규율됨으로써 신분이 이원화되었다.

그러나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은 그 직무가 이질적이고, 종래 경찰에서 관장하던 소방사무가 민방위체제로 이관됨에 따라 지휘·감독체계가 서로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단일신분법으로 규율하는 불비가 있어 국가소방공무원의 신분에 관한 규정을 경찰공무원법에서 분리하여 지방소방공무원법과 통합된 단일신분법을 제정하기로 하여 1977. 12. 31. 법률 제3042호로 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되었다. 이후 1982. 12. 31. 법률 제3593호 소방공무원법 개정으로 소방공무원은 별정직공무원에서 특정직공무원으로 변환되었다.

보훈혜택과 관련하여서는 1974.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이 개정되면서 순직공무원의 유족에 대한 원호제도가 신설됨에 따라 공무수행 중 사망한 소방공무원의 유족은 순직공무원의 유족으로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연금 및 제수당의 지급대상에서는 배제되었다.

(3)그 후 1995. 12. 6. 소방공무원법 개정시 제14조의2를 신설, 화재진압 또는 구조·구급업무 수행 중 사망·상이자는「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상의 순직·공상군경으로 보아 국가유공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국가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

루어졌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01. 5. 24. 법률 제6485호로 개정되면서 화재진압, 구조·구급업무 수행 중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소방공무원 외에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소방공무원에 대하여도 보훈혜택이 미치도록 그 대상이 확대되었다.

나. 예우법상 소방공무원에 대한 보훈혜택

(1)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이하 ‘현장활동등’이라 한다) 중 사망하는 경우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의 순직군경으로 간주되고, 그 이외의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는 예우법 제4조 제1항 제11호 가목에 의하여 순직공무원으로서 보훈혜택을 받게 된다. 이 때 소방공무원이 순직군경이나 순직공무원으로 보훈혜택을 받음에 있어서 그 차이점은 연금과 사망일시금등을 수령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예우법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보훈혜택과의 비교

(가)우선 보훈대상의 범위와 관련하여, 소방공무원과는 달리 경찰공무원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예우법상 순직군경으로 예우를 받도록 되어 있어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는 대상자의 범위가 소방공무원보다 넓다.

(나)지원내용에 있어서도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은 차이가 있다.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하여 순직군경에 해당되면 그 유족은 연금, 사망일시금 등을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소방공무원이 현장활동등 이외의 직무수행 중 사망하여 순직공무원에 해당되는 때에는 이러한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예우법 제69조에 의하면 국가유공자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의 유골 또는 시체는 본인 또는 유족의 희망에 따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으며, 예우법시행령 제88조에서는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으로서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전몰군경과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순직군경을 국립묘지안장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묘지령 제3조 제1항 제3호는 임무수행 중 전사 또는 순직한 경찰관만을 안장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따라 경찰공무원은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 반면, 소방공무원은 현장활동등으로 사망하여 순직군경으로 간주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국립묘지령 제3조 제1항 제5호에서 규정하는 “국가 또는 사회에 공헌한 공로가 현저한 자중 사망한 자로서 국방부장관의 제청에 의하여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지정한 자”에 해당될 때에만 국립묘지안장대상이 된다. 소방

공무원이 현장활동등 이외의 사유로 사망하여 순직공무원으로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1) 쟁 점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국민에게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는바, 평등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헌재 1989. 1. 25. 88헌가7 , 판례집 1, 1, 2).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 따라서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 내지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소방공무원이 예우법에 의한 보훈대상이나 지원내용의 측면에서 경찰공무원과 달리 대우받고 있는 것이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의 지위 비교

(가) 업무의 성격

소방공무원은 화재를 예방·경계하거나 진압하고 화재, 재난·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활동 등을 통하여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소방기본법 제1조, 제2조 제5호).

한편 경찰공무원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경찰법 제3조).

(나) 순직·공상 발생 현황

소방공무원은 2004년 말 현재 총 27,604명으로,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총 53명이며, 그 중 현장활동등으로 인한 순직자는 22명, 그 외의 직무수행으로 인한 순직자는 31명이다. 그리고 위 같은 기간 동안 공상자는 총 1,414명이며, 그 중 현장활동등으로 인한 공상자는 954명, 기타 직무수행으로 인한 공상자는 460명에 이른다(소방방재청 제출자료). 이러한 자료에 따르면 직무수행으로 사망한 소방공무

원 중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여 예우법상 순직군경으로 보훈혜택을 받는 비율은 41% 정도이다.

한편 경찰공무원은 2004년말 현재 총93,271명으로,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 순직한 경찰공무원은 총 162명이며, 그 원인을 보면 과로로 인한 순직자가 107명으로 제일 비율이 높고, 그 다음이 교통사고로 40명이다. 위 같은 기간 동안의 공상자는 총 4,395명이며, 그 원인은 안전사고가 1,713명, 교통사고가 1,217명의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경찰청홈페이지 통계자료).

(3) 평등권 침해 여부

(가)법에 의한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예우는 생명 또는 신체의 손상이라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국가 보상적 내지 국가 보훈적 성격을 띠는 한편, 장기간에 걸쳐 수급권자의 생활보호를 위하여 주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회보장적 성질도 겸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가가 국가유공자에게 예우할 구체적인 의무의 내용이나 범위, 그 방법·시기 등은 국가의 재정부담능력과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국가유공자에 대한 평가기준 등에 따라 정하여지는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국가의 입법정책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5. 7. 21. 93헌가14 , 판례집 7-2, 1, 19-22; 1997. 6. 26. 94헌마52 , 판례집 9-1, 659, 668-669; 1998. 2. 27. 97헌가10 등, 판례집 10-1, 15;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39-641 각 참조).

또한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에 관한 사항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국가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인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모든 사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평등의 원칙 때문에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결과에 이르게 되어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평등의 원칙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헌재 1990. 6. 25. 90헌마107 , 판례집 2, 178, 197; 1991. 2. 11. 90헌가27 , 판례집 3, 11, 25 각 참조).

(나) 우선 업무의 측면에서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을 비교해보면, 양쪽 모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위험을 예방하고 보호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생명과 신체에 대한 상당한 위험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소방공무원은 화재의 예방·경계·진압과 구조·구급활동을, 경찰공무원은 치안유지와 교통단속 등을 주된 업무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연혁적으로 보더라도 1969년 경찰공무원법 제정당시 위 법에서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을 같이 별정직공무원으로 규율하였으나,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직무의 이질성 등을 고려하여 1977년 소방공무원의 신분에 관한 규정을 경찰공무원법에서 분리하여 별도로 소방공무원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나아가 이와 같이 업무의 내용이 다름으로 인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에 있어서도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이 서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경찰공무원의 경우에는 전쟁이 발생하거나 이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군인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것이 기대되므로 그와 같은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하여 정책적인 배려에서 예우법은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는 순직군경으로 예우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국가는 소방공무원이 국가유공자로 예우를 받게 되는 대상자의 범위 등을 국가의 재정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과 국가에 대한 공헌과 희생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소방공무원에 대한 보훈혜택의 연혁을 보면, 1951. 경찰원호법제정으로 소방관으로서 군경과 행동을 같이하여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한 행위로 상이를 입거나 사망한 자만이 원호대상이었다가, 1974.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의 개정으로 순직공무원이 원호대상에 포함되면서 공무수행 중 사망한 소방공무원은 순직공무원으로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1995.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로 화재진압 또는 구조·구급업무 수행 중 사망한 자에 대하여는 예우법상 순직군경으로서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졌고, 2001. 5. 24. 개정시에는 화재진압, 구조·구급업무 수행 중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소방공무원 외에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소방공무원에 대하여도 보훈혜택이 미치도록 그 대상이 확대되었다.

그렇다면 국가에 대한 공헌과 희생, 업무의 위험성의 정도, 국가의 재정상태 등을 고려하여 현장활동등 이외의 사유로 직무수행 중 사망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순직군경으로서의 보훈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합리적인 이유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매년 현장활동등 이외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순직하는 소방공무원의 수가 해마다 10명이 채 되지 않으므로 이들에게 연금지급 등의 혜택을 부여하더라도 국가에 큰 재정적인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개선, 사기진작을 위하여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도 순직군경으로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예산이나 재정,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인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안이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현장활동등 이외의 사유로 직무수행 중 사망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순직군경으로서의 보훈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평등원칙이나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조대현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다수의견은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서로 다르고, 이로 인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도 동일하지 않으며, 경찰공무원의 경우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군인과 같이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것이 기대되어 정책적인 배려를 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 간에 보훈대상의 범위나 보훈혜택의 내용에 있어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소방업무나 경찰업무 모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위험을 예방하고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업무수행 중에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에 있어서도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 간에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나온 경찰공무원의 순직 또는 공상발생현황자료에 의하면, 순직원인 중 과로가 약 66%, 교통사고가 약 25%에 이르며, 공상원인은 안전사고가 약 38%, 교통사고가 약 27%로 나타

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경찰공무원의 순직·공상원인을 볼 때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교통안전을 주된 업무로 하는 경찰업무가 화재의 예방·경계·진압, 화재, 재난·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활동을 주된 업무로 하는 소방업무에 비하여 특별히 더 위험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나아가 소방공무원의 경우 화재진압, 구조·구급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 중 사망하여 순직군경으로 예우받는 비율이 4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순직하였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예우법상 순직군경의 보훈혜택을 받지 못하는 순직 소방공무원의 수가 매년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가 순직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국가가 응분의 예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될 뿐만 아니라 직무수행 중 순직한 것이라는 동일한 사유에도 불구하고 소방공무원을 경찰공무원과 달리 예우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없는 차별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본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공현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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