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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누5635 판결

[대중음식점업영업정지처분취소][공1993.9.1.(951),2170]

판시사항

가.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 별표 15의 법규성 유무

나.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

다. 위 “가”항 별표 15의 행정처분기준을 따르지 아니하고 특정인에 대하여만 그 기준을 초과하는 처분을 한 경우 그 행정처분의 효력

라. 영업허가 이전 1개월 이상 무허가 영업을 하였고 영업시간위반이 2시간 이상이라 하더라도 위 행정처분기준에 의하면 1월의 영업정지사유에 해당하는데도 2월 15일의 영업정지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 에서 별표 15로 같은 법 제58조 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형식은 부령으로 되어 있으나 성질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보건사회부장관이 관계행정기관 및 직원에 대하여 직무권한행사의 지침을 정하여 주기 위하여 발한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지 같은 법 제58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재량권을 기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취소 등의 사유가 있더라도 취소권 등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위법임을 면치 못한다.

다. 같은법시행규칙 제53조 에 따른 별표 15의 행정처분기준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규칙 제53조 단서의 식품 등의 수급정책 및 국민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정청은 당해 위반사항에 대하여 위 처분기준에 따라 행정처분을 함이 보통이라 할 것이므로, 행정청이 이러한 처분기준을 따르지 아니하고 특정한 개인에 대하여만 위 처분기준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라. 영업허가 이전 1개월 이상 무허가 영업을 하였고 영업시간위반이 2시간 이상이라 하더라도 위 행정처분기준에 의하면 1월의 영업정지사유에 해당하는데도 2월 15일의 영업정지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2.2.11. 02:10경까지 지정된 영업시간을 초과하여 시간외 영업을 하였고 3개의 밀실과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식품위생법 제21조 , 제31조 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같은 해 4.1. 원고에 대하여 같은 법 제57조 , 제58조 에 의하여 시설개수명령과 함께 같은 해 4.5.부터 6.19.까지 위 대중음식점업의 영업정지를 명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2.1.28. 피고로부터 대중음식점영업허가를 받기 전인 1991.12.24.부터 5명의 종업원으로 48평 정도의 업소에 투명한 유리칸막이로 4면이 모두 차단된 4평 규모의 방 3개, 원탁테이블 8개와 모니터, 앰프, 음향기기에 의한 반주시설인 이른바 가라오케를 설치하고 주류와 안주를 판매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손님들에게 위 기기를 이용하여 노래를 부르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여 왔는데, 원고가 1992.2.11. 00:00경 귀가한 이후에도 위 업소의 종업원인 소외 전용진이 위 업소의 뒷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같은 날 01:00경 위 업소에 놀러 온 다른 업소의 종업원들과 술과 안주를 먹고 마시던 중, 위 업소의 뒷문을 통하여 들어온 소외 박윤아 등 4명의 손님 이외에도 상당수의 손님들에게 술과 안주를 판매함으로써 서울특별시장이 고시한 영업제한시간인 24:00을 초과하여 영업을 하다가 같은 날 02:10경 단속경찰관에 의하여 적발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업소에서 업종별 시설기준에 위반되게 4면이 완전 차단된 방을 3개나 설치하였고, 위 단속 당시 지정된 영업시간을 초과하여 위 업소의 뒷문을 열어 놓고 상당수의 손님을 상대로 시간외 영업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 에서 별표 15로 식품위생법 제58조 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식은 부령으로 되어 있으나 그 성질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보건사회부장관이 관계행정기관 및 직원에 대하여 그 직무권한행사의 지침을 정하여 주기 위하여 발한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지 식품위생법 제58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재량권을 기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식품위생법 제58조 제1항 에 의한 처분의 적법여부는 위 규칙에 적합한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은 아니고 위 법 규정 및 그 취지에 적합한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당원 1991.5.14. 선고 90누9780 판결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원고가 가라오케시설을 한 것만으로는 유흥접객업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이 점을 처분사유의 하나로 한 이 사건 영업정지처분은 위법하다고 하면서도 서울특별시장이 고시한 지정된 영업시간을 초과하거나 시설기준에 위반되는 음식점영업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식품판매업의 질적 향상과 국민보건의 증진을 기하고자 하는 공익적인 측면과 이 사건 처분사유는 아니지만 원고가 위 업소의 영업허가를 받기 이전부터 1개월이 넘도록 위 업소를 허가 없이 운영하여 온 점과 원고의 위 영업시간위반이 2시간이나 넘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의 영업이 정지될 경우 원고가 많은 경제적인 손해를 입게 된다는 사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위반행위에 대하여 2월 15일 간의 영업정지를 명한 이 사건 처분은 식품위생법의 위 각 규정 및 그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익교량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행정청이 소위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그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취소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취소권 등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의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위법임을 면치 못한다 할 것이다( 당원 1991.11.8. 선고 91누4973 판결 참조).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 에 따른 별표 15의 행정처분기준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위 규칙 제53조 단서의 식품 등의 수급정책 및 국민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정청은 당해 위반사항에 대하여 위 처분기준에 따라 행정처분을 함이 보통이라 할 것이므로, 만일 행정청이 이러한 처분기준을 따르지 아니하고 특정한 개인에 대하여만 위 처분기준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는 일응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고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위 시행규칙 제53조 에 따른 별표 15의 행정처분기준에 따라, 원고가 가라오케시설을 하여 허가업종을 1차 위반하여 유흥접객업행위를 한 것은 영업정지 2월, 1차 시간외 영업을 한 것은 영업정지 1월, 밀실을 설치하여 시설기준을 1차 위반한 것은 시설개수명령에 각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영업정지처분사유 중 중한 처분기준인 위 2월에 나머지 경한 처분인 1월의 2분의 1인 15일을 더하여 원고에 대하여 2월 15일의 영업정지처분과 시설개수명령을 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데, 원심의 판단과 같이 원고가 허가업종을 위반하여 유흥접객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원고의 나머지 위반사유만으로는 위 행정처분기준에 의하면 1월의 영업정지처분과 시설개수명령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피고는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따르지 아니하고 원고에 대하여 존재하지 아니하는 위반사유를 추가하여 2월 15일의 영업정지처분과 시설개수명령을 한 셈이 되고, 여기에 원고가 이 사건 영업정지처분을 받게 된 경위, 위반정도, 위 업소의 규모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위 업소의 영업허가를 받기 이전부터 1개월이 넘도록 위 업소를 허가 없이 운영하여 왔고 원고의 위 영업시간위반이 2시간이나 넘었다 하더라도 위 행정처분기준을 훨씬 초과하여 2월 15일의 영업정지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을 범하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영업정지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재량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에 기인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최재호 김석수(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1.21.선고 92구8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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