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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77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4.2.15.(962),509]

판시사항

가.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매수인이 잔대금을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못하면 그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는 경우 계약이 자동해제되기 위한 요건

나. 매도인이 매수인이 원하는 자에게 등기소요서류를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는데 매수인이 이를 지정하지 않은 경우 매도인이 이행제공하여야 할 내용

다. 매매계약의 해제 또는 무효 주장에 동시이행의 항변이 포함되어 있다고볼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매수인이 잔대금지급기일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그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매도인이 잔대금지급기일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여 매수인에게 알리는 등 이행의 제공을 하여 매수인으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을 때에 비로소 자동적으로 매매계약이 해제된다고 보아야 하고 매수인이 그 약정기한을 도과하더라도 이행지체에 빠진 것이 아니라면 대금미지급으로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다고 볼 수 없다.

나. 매도인이 잔금지급시까지 등기서류 일체를 매수인이 원하는 자에게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면, 매수인이 잔금지급기일까지 이를 지정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도록 서류를 제공하거나 이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이행장소에 인감을 소지하는 등 매수인이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즉시 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을 정도로 이행제공을 하여야 한다.

다. 매매계약이 해제 또는 무효로 되었다는 매도인의 항변에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항변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상수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매수인이 잔대금지급기일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그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매도인이 잔대금지급기일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여 매수인에게 알리는 등 이행의 제공을 하여 매수인으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을 때에 비로소 자동적으로 매매계약이 해제된다고 보아야 하고 매수인이 그 약정기한을 도과하더라도 이행지체에 빠진 것이 아니라면 대금미지급으로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 당원 1992.7.24. 선고 91다15614 판결 참조).

원심은, 갑 제2호증(매매계약서 : 을 제2호증과 같다) 및 위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원·피고는 1990. 5. 11. 매매계약당시 "피고는 잔대금 수령시 원고에게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수속서류를 잔금과 상환하여야 하며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피고는 원고의 요구에 응하여야 한다”고 약정하면서 “인감은 원고가 원하는 명의로 하여 준다”고 특약하였고 잔금지급기일인 1990. 7. 20. 잔금지급기일을 같은 해 9. 10.로 연기하면서 원고가 위 연기된 잔금지급기일을 도과하면 중도금까지 포기하기로 하고 피고도 잔금지급시까지 등기서류 일체를 원고가 원하는 자에게 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위 1990. 7. 20.자 약정이 있다 하여 원고가 위 연기된 잔금지급기일까지 잔금지급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그것만으로 곧 원래의 매매계약이 자동적으로 무효 또는 해제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피고가 위 잔금지급기일에 자기채무의 이행제공을 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여야 비로소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의 사실인정은 수긍이 되며 원심의 판단은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2. 또 원심은 이와 같이 피고가 잔금지급시까지 등기서류 일체를 원고가 원하는 자에게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면, 원고가 잔금지급기일까지 이를 지정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피고로서는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도록 서류를 제공하거나 이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이행장소에 인감을 소지하는 등 원고나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즉시 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을 정도로 이행제공을 하여야 할 것인데, 피고가 이러한 이행제공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 점에 관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그러하다면 피고는 위 잔금지급기일에 원고에게 자기채무의 이행을 제공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제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잔금지급기일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피고의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 그 밖의 등기소요서류나 인감을 준비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수긍할 수 있고, 사실이 그러하다면 피고가 잔금지급기일에 토지거래신고필증(적어도 원고가 신고할 수 있도록 피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는 신고서)도 준비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는 원심의 인정판단이 적법한가 여부는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친 것이 되지 못하므로 이 점에 관한 소론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막연히 잔금수령을 거절하였다는 취지의 사실을 인정한 조치에는 소론 지적과 같은 잘못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잔대금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자기의 채무의 이행제공을 하지 않아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 또는 해제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 없음에 귀착된다.

4.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 또는 무효로 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에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원고의 잔대금지급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항변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반대되는 논지는 받아들일 것이 되지 못한다.

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있어서 매수인이 매매계약 사실을 주장, 입증하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게 되는 것이며, 매도인이 매매잔대금을 수령한 바 없다면 동시이행의 항변을 제기하여야 하는 것이고 법원은 매도인의 이와 같은 항변이 있을 때에 비로소 매수인의 매매잔대금지급 사실의 유무를 심리하여 매수인이 매매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매도인에 대하여 매수인으로부터 매매잔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당원 1990. 11. 27. 선고 90다카25222 판결 참조), 이와 다른 주장을 하는 논지 역시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용준 천경송(주심) 안용득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2.11.19.선고 92나23642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