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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7. 5. 31. 선고 2006헌바49 공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제1항 중 증여세 납부세액이 1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 위헌소원]

[공보(제128호)]

판시사항

가.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가하도록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제1항 본문 중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물납할 권리가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속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증여로 인해 취득하는 재산에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이 많고 이러한 재산은 그 처분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바, 납세의무자가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 예금 그 밖에 환가가 용이한 재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부나 신용으로 융자를 받거나 금원을 차용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조세

를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그 납부세액이 소액인 경우에는 증여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반면, 납부세액이 고액이어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그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부득이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처분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이 때는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처분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무리한 현금화가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이런 경우에도 금전납부를 강제하게 되면 물납을 허용하는 취지에 맞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허가의 요건으로 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제반사정을 고려한 입법정책적 판단에 기한 것이라 할 것이고, 나아가 위 1천만 원이라는 금액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으로서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물납허가의 요건인 납부세액의 크기를 1천만 원으로 정한 것이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물납은 조세 납부방법의 하나로서 조세채무의 임의적 실현절차에 해당하는바, 청구인이 말하는 물납할 권리란 것은 조세채무자가 조세채무 실현절차상 경제적 득실이 다를 수도 있는 복수의 채무이행방법을 가짐으로써 얻는 단순한 이익에 불과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이익 그 자체는 양도·양수할 수 없고 상속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물납할 권리라는 것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헌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9. 12. 28. 법률 제6048호로 개정된 것) 제73조 제1항 본문 중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

참조판례

가. 헌재 1995. 7. 27. 93헌바1 등, 판례집 7-2, 221, 253

헌재 1997. 1. 16. 90헌마110 등, 판례집 9-1, 90, 115

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87-788

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 판례집 13-1, 386, 403

헌재 2001. 6. 28. 99헌마516 , 판례집 13-1, 1393, 1406

헌재 2003. 6. 26. 2002헌가14 , 판례집 15-1, 624, 657

나. 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103

당사자

청 구 인 별지 1 목록과 같음

대리인 변호사 김욱균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05구합40119 물납불허가처분취소

주문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9. 12. 28. 법률 제6048호로 개정된 것) 제73조 제1항 본문 중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주식회사 ○○가 유상증자를 실시함에 있어 그 대주주가 신주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위 주식회사 ○○의 임직원들인 청구인들은 증자주식(실권주)을 각 배정받았는데, 이에 대해 [별지 2] 기재 각 세무서장은 청구인들에게 [별지 2] 기재 각 증여세액을 결정·고지하였다.

(2) 청구인들은 위 각 세무서장에게 위 증여세의 물납을 신청하였으나, 위 각 세무서장은 [별지 2] 기재 각 불허가처분일(2005. 7. 26.~2005. 10. 25.)에, 청구인들의 각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지 않아 물납허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 물납불허가처분을 하였다.

(3) 이에 청구인들은 2005. 12. 14. 서울행정법원에 위 각 물납불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2005구합40119호)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절차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제1항 중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2006아72호)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06. 5.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9. 12. 28. 법률 제6048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 제73조 제1항 본문 중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위 제73조 제1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73조(물납) ① 납세지관할세무서장은 상속 또는 증

여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당해 재산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고 상속세납부세액 또는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무자의 신청을 받아 당해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하여 물납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물납신청한 재산의 관리ㆍ처분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물납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와 법원의 제청신청기각이유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고 그 이하인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물납을 불허하도록 하여, 다액의 재산을 증여받은 자와 소액의 재산을 증여받은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

(2) 물납할 권리를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 그 제한방법은 납세자의 권리를 가장 적게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의 요건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입법자는 납세자들의 권리를 상대적으로 덜 제한하는 방법을 채택하여, 납부세액이 1천만 원에 미달하는 납세자들도 물납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판단의 여지없이 물납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권리제한 수단의 적합성을 결여하고 있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1조 제1항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제청신청기각이유

(1) ① 증여세의 경우 납부할 세액이 고액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금납부원칙에 대한 예외로 물납제도를 인정한 측면이 강한 점, ② 소득수준의 향상과 경제규모의 성장으로 납세자의 담세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 ③ 납부세액의 다과에 따라 납세자들이 증여받은 부동산 등을 현금화하는 데 겪는 어려움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 점, ④ 납부 세액에 따른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 오히려 과세관청이 자의적인 집행을 할 가능성이 있는 점, ⑤ 현금으로 납부하는 납세의무자와의 형평을 고려하고 조세징수의 충실을 기하기 위하여 일정한 납부세액 이상의 납세자들에게만 물납을 허가하는 것이 오히려 평등의 원칙에 들어맞는 점, ⑥ 이 사건 법제56조, 제26조에 의하면, 증여세 과세표준액이 1억 원 이하인 때에는 세율을 10%의 단일세율로 하고, 과세표준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단계별 누진세율을 적용함으로써, 과세표준 1억 원(즉, 증여세액 1천만 원)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의 다과에 따라 이미 다른 취

급을 하고 있으며, 증여세액 1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단일세율로 더 이상 세율을 세분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을 지나치게 불합리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또 그 기준액수인 1천만 원은 지나치게 다액이어서 물납제도의 취지를 무의미하게 하는 정도에 이른 것도 아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상의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입법자의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을 지키면서 규정된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합리적 이유에 의한 차별로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납세의무자의 사유재산권을 중대하게 제한하지도 않는다.

3. 판 단

가. 물납제도와 증여세 물납의 허가 요건

(1) 물납이란 금전납부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금전납부에 갈음하여 금전 이외의 재산으로 조세를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화폐경제가 발달한 상황에서 세금의 납부는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하여야 하나(국세징수법시행령 제18조 참조), 세액이 다액이고 부동산 등 처분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재산에 관한 상속세나 증여세에 있어서 현금납부의 원칙을 예외 없이 고수하게 되면 납세자로서는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므로 이러한 납세자의 어려움을 덜어 줌과 동시에 세 수입의 확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물납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현행 세법상 물납이 인정되는 경우로는 상속세와 증여세에 있어 부동산 및 유가증권의 물납을 허용하는 경우 이외에, 법인세법이나 소득세법에서 공공사업의 시행자에게 토지 등을 양도하거나 토지 등이 수용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나 법인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하고 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대금으로 받은 채권(債券)으로 물납할 수 있도록 한 것(소득세법 제112조의2 제1항소득세법 시행령 제175조의2 제3항, 법인세법 제65조 제1항법인세법 시행령 제102조 제3항 참조)과 재산세의 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납세의무자의 신청을 받아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안에 소재하는 부동산에 한하여 물납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한 것(지방세법 제26조의3) 등을 들 수 있다.

(2) 증여세 물납의 허가는, ① 확정된 조세채무에 대하여 납세자의 적법한 신청이 있음을 전제로, ② 증여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당해 재산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고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③ 당해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하여, ④ 관리·처분에 적당한 재산에 대하여 하게 된다(이 사건 법제73조이 사건 법시행령 제70조제75조 참조).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평등원칙 위반 여부

(가) 차별의 존재

평등의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평등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 따라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1. 6. 28. 99헌마516 , 판례집 13-1, 1393, 1406).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가할 수 있게 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르면 납부세액이 1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물납을 허가할 수 없다. 그리하여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느냐에 따라 물납을 허가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어서 차별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차별을 헌법적으로 정당화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심사의 척도

평등원칙 심사는 차별근거와 규율영역의 특성 등에 따라 그 심사의 강도를 달리한다. 즉,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와 민주국가의 권력분립적 기능질서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헌법재판소의 심사기준이 되는 통제규범으로서의 평등원칙은 단지 자의적인 입법의 금지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는 입법자의 결정에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때에만 평등원칙의 위반을 선언하게 된다(헌재 1997. 1. 16. 90헌마110 등, 판례집 9-1, 90, 115 참조).

그러나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 다시 말하여 헌법이 직접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되는 기준이나 차별을 특히 금지하는 영역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기준을 근거로 한 차별이나 그러한 영역에서의 차별에 대하여 엄격히 심사하여야 하며,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에도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야 한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87-788 참조). 여기서 엄격히 심사를 한다는 것은 단지 차별의 합리적 이유의 유무만을 확인하는 정도를 넘어, 차별의 이유와 차별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즉 비

교대상 간의 사실상의 차이의 성질 및 비중 또는 입법목적(차별목적)의 비중과 차별의 정도에 적정한 균형관계가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해서도 심사함을 의미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 판례집 13-1, 386, 403; 헌재 2003. 6. 26. 2002헌가14 , 판례집 15-1, 624, 657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영역은 물납 여부에 관한 것인바, 이는 헌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차별기준이나 차별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물납제도는 고액의 세금을 금전으로 납부하기가 곤란한 납세자의 편의를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서 이 제도를 이용할 것인가의 여부는 전적으로 납세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으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납세자에게 인정되는 권리의 하나일 뿐 납세자에게 부담을 강요함으로써 그에게 어떠한 의무를 지우는 것이 아니고(헌재 1995. 7. 27. 93헌바1 등, 판례집 7-2, 221, 253 참조),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결과는 세금납부를 그 원칙적인 방법인 금전납부의 방법으로 하게 된다는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이 경우 차별적 취급으로 인해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초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그 차별에 관하여 현저한 불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즉 입법자의 자의성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다) 차별의 합리성 유무

1)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허가의 요건으로 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물납제도는, 세액이 다액이고 취득한 재산이 부동산이나 일부 유가증권과 같이 그 처분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증여세에 있어서 현금납부의 원칙을 고수하게 되면 납세자로서는 조세납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증여재산의 무리한 현금화를 강요받는 등 커다란 어려움을 당하게 되므로, 이러한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함과 동시에 조세징수의 확보를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 물납은 현금납부에 비하여 그 수납절차가 복잡하다는 점, 국가로서는 물납재산을 관리ㆍ처분하여야 하는 등 징수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 세금의 납부는 현금납부가 원칙이고 물납은 그 예외인 만큼 현금으로 납부하는 납세의무자와의 형평을 고려하고 조세징수의 충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리고 특히 비상장주식은 대부분 가족중심으로 운영되는 소규모기

업 주식이어서 경영자 등의 사망으로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고 또 환금성이 없는데다가 그 처분가액이 당초 상속·증여가액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서 조세징수의 충실을 해치고 국가의 재정부담을 초래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물납제도를 채택할 경우에도 납세의무자에게 조세채무를 금전으로 이행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또는 납세의무자가 조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는 것으로 그 요건을 정하더라도 여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물납의 요건으로서 ‘납세의무자에게 조세채무를 금전으로 이행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것’ 또는 ‘납세의무자가 조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가 곤란할 것’을 물납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고, 그 대신 ‘증여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당해 재산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고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증여에 있어서는 그로 인해 취득하는 재산에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이 많고 이러한 재산은 그 처분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바, 이 경우 납세의무자가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 예금, 그 밖에 환가가 용이한 재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부나 신용으로 융자를 받거나 금원을 차용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조세를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그 납부세액이 소액인 경우라고 한다면 굳이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처분할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증여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반면, 납부세액이 고액이어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까지도 금전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한다면, 이제는 부득이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처분하여 세금을 납부할 자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데 이 때는 위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처분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무리한 현금화가 뒤따르게 된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도 금전납부를 강제하게 되면 물납을 허용하는 취지에 맞지 않게 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동산 및 유가증권이 재산가액의 1/2을 초과할 것을 요구하는 외에 여기에 더하여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허가

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허가의 요건으로 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2) 다음으로, 이와 같이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허가의 요건으로 하는 것이 조세평등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그 금액을 ‘1천만 원’으로 하는 것이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것은 아닌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문제는 위 1천만 원이라고 하는 납부세액의 크기가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인가의 여부에 달려 있는 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납부세액이면 그러한 정도의 금액을 넘어서게 되어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하다고 볼 수 있게 되는지의 문제는 결국 입법자가 그 입법의 목적, 경제규모, 일반 납세자의 소득수준과 현금·저축·환가성 있는 재산 등의 보유정도나 비율, 금융제도와 그 운용실태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야 하는 문제라 할 것이고, 그렇게 정해진 금액이 현저하게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위 납부세액의 크기는 1950. 3. 22. 법률 제114호로 제정된 구 상속세법과 1950. 4. 8. 법률 제123호로 제정된 구 증여세법에서 상속세와 증여세의 각 물납제도를 도입할 당시 10만 원에서 시작하여 1996. 12. 30. 법률 제5193로 전부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1천만 원으로 된 이후 현재까지 1천만 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위 상속세나 증여세의 경우뿐만 아니라 소득세, 법인세, 지방세 등 다른 조세의 경우에도 그 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소득세법 제112조의2 제1항소득세법 시행령 제175조의2 제3항법인세법 제65조 제1항법인세법 시행령 제102조 제3항지방세법 제26조의3). 이처럼 증여세의 물납에 있어 증여세납부세액이 증액된 것은, 우리 나라 경제규모나 납세자 소득수준의 향상, 금융시장의 확대, 신용사회로의 이전으로 인한 신용카드의 보급 및 신용대출액의 증가 등 여러 사정이 변동된 것에 맞추어 입법자가 납부세액을 상향조정한 데 기인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증여세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이 제반사정을 고려한 입법정책적 판단에 기한 것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1천만 원이라는 금액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으로서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물납허가의 요건인 납부세액의 크기를 1천만 원으로 정한 것이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납부세액의 다과를 물납의 허가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 그리고 그 기준액수를 1천만 원으로 정한 것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하여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재산권 침해 여부

청구인들은, 물납할 권리를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납부세액이 1천만 원에 미달하는 납세자들도 물납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어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납부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판단의 여지없이 물납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으므로 권리제한 수단의 적합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헌법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보장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등은 재산권 보장의 대상이 아니라 할 것이다(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103).

그런데 물납은 조세 납부방법의 하나로서 조세채무의 임의적 실현절차에 해당하는바, 청구인이 말하는 물납할 권리란 것은 조세채무자가 조세채무 실현절차상 경제적 득실이 다를 수도 있는 복수의 채무이행방법을 가짐으로써 얻는 단순한 이익에 불과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이익 그 자체는 양도·양수할 수 없고 상속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물납할 권리라는 것은 사적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청구인들이 말하는 물납할 권리라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위 물납할 권리가 재산권의 보호대상임을 전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권리제한 수단의 적합성을 결여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하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공현(재판장)(해외출장으로 서명날인 불능)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주심) 목영준 송두환

[별지 1] 청구인 목록:생략

[별지 2] 청구인별 증여세납부세액

청구인
처분청
불허가처분일
증자
주식수
증여세납부세액
1
양○혜
반포세무서장
2005. 8. 5.
750
금 4,455,465원
2
김○환
마포세무서장
2005. 7. 26.
700
금 4,158,434원
3
허○욱
양천세무서장
2005. 8. 8.
1,100
금 7,128,744원
4
한○미
구로세무서장
2005. 7. 27.
200
금 1,188,120원
5
조○일
노원세무서장
2005. 7. 27.
1,500
금 8,910,930원
6
정○문
성동세무서장
2005. 8. 2.
300
금 782,186원
7
이○현
동작세무서장
2005. 7. 29.
300
금 1,782,186원
8
김○경
동작세무서장
2005. 7. 29.
1,200
금 7,128,744원
9
백○석
동작세무서장
2005. 7. 29.
1,100
금 6,534,682원
10
이○우
서대문세무서장
2005. 8. 9.
1,500
금 8,910,930원
11
윤○호
성북세무서장
2005. 8. 2.
2,000
금 4,672,735원
12
양○운
강남세무서장
2005. 8. 3.
1,000
금 5,940,620원
13
설○욱
강서세무서장
2005. 8. 2.
200
금 1,188,120원
14
박○슬
반포세무서장
2005. 8. 5.
500
금 2,970,310원
15
박○민
영등포세무서장
2005. 7. 26.
300
금 1,782,186원
16
박○미
서대문세무서장
2005. 8. 9.
500
금 2,970,310원
17
김○석
마포세무서장
2005. 7. 26.
800
금 4,752,496원
18
금○철
성동세무서장
2005. 8. 2.
450
금 2,673,279원
19
윤○하
동작세무서장
2005. 10. 25.
700
금 4,158,434원
20
박○호
금천세무서장
2005. 9. 22.
700
금 4,158,434원
21
김○수
영등포세무서장
2005. 9. 21.
250
금 1,485,155원
22
김○규
동대문세무서장
2005. 10. 20.
1,000
금 5,940,62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