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부존재확인][공1995.10.1.(1001),3271]
가. 토지소유권의 상실 원인이 되는 포락의 의의 및 포락 여부의 판단 시점
나. 해면 하의 포락으로 인하여 토지소유권이 소멸되었다고 보아, 포락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가. 토지소유권의 상실 원인이 되는 포락이라 함은 토지가 바닷물이나 하천법상의 적용 하천의 물에 개먹어 무너져 바다나 적용 하천에 떨어져 그 원상복구가 과다한 비용이 요하는 등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를 말하고, 그 원상회복의 불가능 여부는 포락 당시를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나. 해변에 있는 토지가 1972년 이전부터 바닷물에 잠겨 있었고, 그러한 상태로 계속 방치되어 오다가 1988년경 하구둑 건설을 위하여 방파제를 축조하면서 성토된 것이라면, 그 토지는 1972년 이전부터 포락되었고 이러한 상태가 일시적이 아니고 장기간 계속된 것으로 보아 현재와 같은 대규모적인 장비와 인력의 동원이 어려웠던 당시로서는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는 그 복구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고 할 것이니, 포락으로 당시에 이미 그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소멸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1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3인
호승산업 주식회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원심판시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1990. 8.29. 부터 1990.9.15. 사이에 소외 1 외 10인의 공유자들로부터 매매를 원인으로 한 피고 앞으로의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이 사건 임야의 분할 전 토지인 부산 사하구 (주소 1 생략) 임야 34,810㎡에서 1987.1.7. 같은 번지의 1 임야 1,990㎡와 같은 번지의 2 임야 660㎡가 각 분할되었고, 1988.12.29. 다시 이 사건 임야가 분할되어 나온 사실, 원고들이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와 함께 이 사건 임야를 공동점유하면서 그 지상 일부에 건물을 점유,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임야 중 원심 별지도면 (가) 부분 1,301㎡{이하 위 (가) 부분 토지라 한다}의 소유권은 전 소유자 소유 당시 이미 포락(포락) 현상으로 소유권이 소멸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토지소유권의 상실원인이 되는 해면 하의 포락이라 함은 그 토지가 바닷물에 개먹어 무너져 바다에 떨어짐으로써 토지가 황폐화되었거나 물밑에 잠겨 해면 아래 침하되어 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사회 통념상 원상복구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 이르렀을 때를 말한다고 전제한 후, 제1심의 부산직할시장 및 사하구청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 중 바닷가에 위치한 위 (가) 부분 토지와 거의 일치하는 토지가 항측사진상 바닷물에 잠겨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첫째, 이 사건 임야 중 바다와 연접한 위 (가) 부분 토지가 만조시에는 바닷물에 잠기나 간조시에는 갯벌로서 그 곳에서 어민들이 재첩조개 양식을 하고 있었고, 만조시의 바닷물의 깊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 지역이 조수간만의 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에 비추어 그 수심은 그리 깊지 않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이 수면 아래의 침하 상태가 계속된 것이 아니라 만조시에만 잠시 해수에 침수되었다가 평상시에는 갯벌로서 어민들의 조개양식업에 제공되고 있었던 토지를 가르켜 사회통념상 토지의 원상복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원상복구할 만한 경제적·재산적 가치가 없는 상태로 포락되었다고 볼 수 없고, 둘째, 소외 동진물산에서 1985년부터 1986년 사이에 이 사건 임야에 인접한 토지상에 공장건물을 신축하면서 이 사건 임야 중 위 (가) 부분의 남서쪽 가장자리 일부를 매립하여 차량통행을 위한 진입로를 개설하였고, 한국수자원공사에서 1988년경 부산 사하구 장림동 일대 낙동강 하구둑 건설사업을 하면서 그 매립공사의 일환으로 이 사건 임야 앞 북동쪽에서부터 북서쪽 방향으로 방파제를 축조하여 해수의 유입을 막아 방파제 안쪽의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매립공사를 시행할 때, 이 사건 임야는 부산시의 대위분할 신청에 의하여 모지번에서 분할되었으나, 그 매립공사구역 내에 편입되지 않았고, 위 방파제 공사의 완공으로 해변가 쪽으로의 해수 유입이 막히자 원고들을 포함한 그 주민들이 스스로 바닷가에 위치한 이 사건 임야 일부분을 흙으로 매립하여 성토한 다음 그 지상에 무허가 건물을 건축하였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임야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시행한 매립공사 구역에서 애당초 제외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임야 일부를 개인의 비용을 들여 차량통행을 위한 진입로까지 개설할 정도였고 또한 나중에 주민들 스스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매립하여 성토한 것이라면 이 사건 임야가 원상복구하는데 과다한 비용을 요하거나 원상복구가 사실상 곤란하여 토지로서의 효용을 영구적으로 상실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셋째, 이 사건 임야는 1935.9.19. 소외 6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가 같은 날 소외 7 외 6인 명의의 공유등기가 경료되고, 그 후 경주이씨제정공파사하종친회에서 위 공유자들로부터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다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순차로 경료되는 등 최종적으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시까지 상속 또는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수차 경료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이 사건 임야가 부동산 거래의 객체로 되어 그 소유권의 변동이 여러 차례 있었고, 또 이러한 소유권의 변동 사항이 등기부상에 사실과 부합되게 명확하게 등재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이 사건 임야가 포락으로 인하여 토지로서의 효용이 영구적으로 상실하여 종전 소유자의 지배 가능성이 상실되었다거나 소유자들이 이 사건 임야를 원상복구할 계획도 없이 그대로 방치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종전 토지는 포락되어 원래의 소유권은 상실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그러나 토지소유권의 상실 원인이 되는 포락이라 함은 토지가 바닷물이나 하천법상의 적용하천의 물에 개먹어 무너져 바다나 적용 하천에 떨어져 그 원상복구가 과다한 비용이 요하는 등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를 말하고, 그 원상회복의 불가능 여부는 포락 당시를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 (대법원 1994.12.13. 선고 94다25209 판결 참조)인데, 원심이 사실 인정 자료로 사용한 제1심의 부산직할시장 및 사하구청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위 (가) 부분의 토지가 1972년 이전부터 바닷물에 잠겨 있었고, 그러한 상태로 계속 방치되어 오다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1988년경 낙동강 하구둑 건설 사업을 위하여 방파제를 축조하면서 위 (가) 부분의 토지가 성토가 된 점을 엿볼 수 있는바, 해변에 있는 위 (가) 부분의 토지가 이와 같은 상태였더라면(비록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만조시에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시에는 갯벌이 되어 있었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다) 위 (가) 부분의 토지는 1972년 이전부터 포락되었고 이러한 상태가 일시적이 아니고 장기간 계속된 것으로 보아 현재와 같은 대규모적인 장비와 인력의 동원이 어려웠던 당시로서는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는 그 복구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고 할 것이니 위 포락으로 당시에 이미 위 (가) 부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소멸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고 여겨진다(대법원 1981.6.23. 선고 80다2523 판결, 1978.2.28. 선고 77다2321 판결 등 참조).
그러함에도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막연한 증거들과 추측에 의존하여 위 (가) 부분의 토지에 대하여 원상복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아니하고 그 복구에 과다한 비용이 들어가지 아니하여 토지로서의 효용이 영구적으로 상실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이 사건 주장을 배척한 것은 필경 포락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