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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5. 8. 선고 2006다45275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기자회견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되기 위한 요건 및 그 허위 여부의 판단 기준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두섭외 3인)

피고, 상고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훈)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언론사 소속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등을 배포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하여 구두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한 기자회견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되려면, 적시된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허위이어야 할 것인바, 그 허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기자회견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 기자회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 아래에서 배포된 보도자료 및 구두설명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자들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53387 판결 등 참조), 설령 기자회견과 관련하여 배포된 보도자료 중 일부 내용의 진위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거기에 특정인에 대한 비판이 부가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도자료 중의 다른 기재 내용이나 구두설명 등을 전체적ㆍ객관적으로 파악하여 그것이 허위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고, 그 취지가 불분명한 일부 내용만을 따로 떼어내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 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4도1632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실을 적시한 표현행위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ㆍ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2049 판결 등 참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개인적인 목적 또는 동기가 내포되어 있거나 그 표현에 있어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들어 있더라도 무방하고( 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4도1632 판결 ,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6도1239 판결 등 참조), ‘진실한 사실’이라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 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3다5214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 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3다5214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은 교사이고(다만, 선정자 17은 2001.경 퇴직하였다), 피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라고 한다)은 학부모들을 회원으로 하여 설립된 비법인사단인 사실, 피고 학사모의 초대 상임대표로서 2003. 7.경부터 학사모 고문으로 있으면서 학사모의 활동을 주도해온 피고 2와 학사모 상임대표 권한대행이던 피고 4 등은 2004. 2.경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고 한다) 등이 보충수업을 반대하고 교원평가제에 대하여 소극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교사들의 퇴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서 학사모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부적격 교사의 선정작업을 시작하였는데, 피고 6 등 학사모 임원 2명을 비롯하여 교수, 변호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부적격 교사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2004. 3.경 위원회를 개최하여 평가기준을 세웠으며, 피고 2, 4는 학사모의 사무국장인 피고 3 등과 함께 그 평가기준에 따라서 부적격 교사를 선별하는 실무를 담당하였는바, 이러한 결과물로서 ㉮ 부적격 교사의 선정배경, 부적격 교사 선정자문위원회, 평가항목 및 사례 등 구체적인 작업내용을 정리한 다음 그 말미에 부적격 교사로 선정된 62명(실제로는 선정자 32가 중복 등재되어 61명임)의 성명, 소속학교 및 부적격 사유의 요지 등이 기재된 ‘상세명단’을 첨부한 자료(을 제4호증의 1, 이하 ‘원 자료’라고 한다)와 ㉯ 같은 작업내용을 정리한 다음 위 61명의 성명만이 기재된 ‘간이명단’을 첨부한 자료(갑 제3호증, 이하 ‘기자회견용 자료’라고 한다) 등을 작성한 사실, 피고 학사모는 2004. 4. 21. ‘성폭력, 폭행, 무단조퇴 및 결근 등 620명의 문제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계, 시민단체, 학부모단체와 연대하여 결성한 부적격 교사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마친 부적격 교사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다음,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2. 학사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이하 ‘이 사건 기자회견’이라고 한다)을 열고 참석한 기자들에게 “학부모 참여 교사평가제의 즉각적인 시행과 부적격 교사의 교단축출을 촉구한다!”라는 부제목이 기재된 기자회견문(이하 ‘이 사건 기자회견문’이라고 한다)을 배포한 사실, 이 사건 기자회견문은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온 수많은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을 지키고 있음을 감사히 생각해야 할 학부모들이 부적격 교사 명단을 발표해야만 하는 현실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우리 학부모들도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학부모의 의지와 결단은 교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아닌 정체된 교원사회의 안일주의에 대한 경종이며 교원들의 자발적 계몽에 대한 호소임을 밝힌다.”라는 문구로 시작하여 현재 우리 교육에 관한 여러 문제점의 원인 및 결과 등에 대하여 언급한 다음, 교육관료와 교원단체가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하고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화합과 조화의 교육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자성할 것을 바란다는 취지와 함께 5개 항목의 촉구내용을 정리하였는데, 거기에는 교육부가 부적격교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합리적 징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강화하고(제1항목), 학부모 참여 교사평가제를 정착시키며(제2항목), 학교는 교사평가제가 단순히 교육자의 기술적 평가가 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근무평가에 대한 학부모회 등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고(제3항목), 교육부와 학교는 행정직 교원을 확보하여 교사들의 불필요한 업무를 경감시켜서 자기개발과 학생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학교환경을 개선하라는 등(제4항목)의 내용과 함께, ‘무단연가 및 결근으로 학습권을 침해하는 교사, 성폭행 및 폭력행사 교사, 동료 교사간 폭행 및 폭언으로 교단 내 대립과 갈등을 유발시키는 교사 등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교사에 대해서는 교단에서 퇴출시켜 자리 지키기의 안일함에서 교사 스스로가 벗어날 수 있도록 교원징벌체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제5항목)’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 한편 피고들이 작성한 ‘원 자료’ 및 ‘기자회견용 자료’에는 부적격 교사의 평가 항목 및 사례로서, ① 학생 폭행 : 수업 중 학생 폭행, 감정적 체벌로 인한 상해, ② 학부모 폭행 : 수업결손을 항의하는 학부모와 몸싸움, ③ 교사 간 폭행 : 수업 중인 동료교사 폭행 및 회식자리 폭행폭력 방관, ④ 교실 내 폭력 방관 : 폭력상황에 대처 못하거나 폭력사건을 무마하려함, ⑤ 뇌물수뢰 : 인사발령을 위한 뇌물수뢰, ⑥ 상급자에 대한 유언비어 및 협박 : 학교장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 유포 및 협박, ⑦ 학생 선동 : 학내분규에 학생 선동 및 수업거부, ⑧ 무단결근 과다 참여 학교 : 집단적인(5인 이상) 무단결근으로 학습권 침해, ⑨ 수업지도 태만 : 음주수업, 실기연습을 이유로 학생 방치 등의 행위유형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기자회견문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적격 행위유형 중 하나로 ⑩ 성폭행이 예시되어 있는 사실(이하 위 10가지 유형을 총칭하는 경우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이라고 한다), 이 사건 기자회견 당시 피고 4는 참석한 기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용 자료’ 중 ‘간이명단’을 제외한 나머지 유인물을 배포한 다음, 구두로 부적격 교사의 선정배경, 부적격 교사 선정자문위원회, 평가항목 및 사례 등에 관한 부연설명을 하였는데, 기자들이 부적격 교사의 명단과 같은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하자 원고 등을 포함한 61명의 성명만 기재된 ‘간이명단’을 추가로 교부하면서 각 행위유형별 해당인원수를 발표한 사실, 그 당시 피고들은 기자들에게 ‘상세명단’을 배포하지는 아니하였지만, ‘명백한 학습권 침해로 인정되는 사례와 교단사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사례에 국한하여 발표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간이명단’을 교부하면서 각 행위유형별 해당 인원수를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61명이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 10개 모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고, 이에 따라 기자들이 실제로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서도 위 10개 유형을 예시적으로 표시하거나 각 행위유형별 해당 인원수를 부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61명은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부적격 교사로 선정된 것이라는 취지를 적시한 사실, 한편 원고 등을 비롯한 61명은 모두 ‘상세명단’의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 중 일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는데, 특히 상세명단에 기재된 일부 사람들의 경우 학내 문제를 이유로 수업거부와 교내 시위를 하였다가 학생들의 학습권 및 학부모들의 교육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다른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참가한 이른바 NEIS 연가투쟁(소속 학교장의 연가 또는 조퇴허가 없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 저지를 위한 전국교사대회 참가)건과 관련하여 징계처분이 내려지기도 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행위가 위법할 뿐만 아니라 교사로서 부적절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은 사실(피고들은 위 NEIS 연가투쟁에 참가한 모든 교사를 부적격 교사로 선정한 것이 아니라 NEIS 연가투쟁 이외에 교육과 무관한 발전노조 파업참가 및 민주노총 파업참가 등 3가지 사유에 모두 해당하는 교사만 선정하고 그것도 5명 이상이 참가한 학교의 연가투쟁을 주도한 교사만을 부적격 교사로 선정하였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학사모가 부적격 교사에 관한 평가기준으로 정립한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은 10개 유형 모두 객관적으로 위법ㆍ부당한 것으로서 교사로서의 적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유에 해당하고, 원고 등이 실제로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 중 일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이상, 피고들이 위와 같은 평가기준에 따라서 원고 등을 부적격 교사로 선정한 것에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기자회견의 전체적인 취지와 배포된 보도자료 및 구두설명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특히 피고들이 기자들에게 ‘간이명단’을 교부하면서 각 행위유형별 해당 인원수를 언급하는 등 원고 등을 비롯한 61명이 이 사건 부적격 행위유형 10개에 모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이상, 피고들이 이 사건 기자회견을 함에 있어서 원고 등을 부적격 교사로 지칭하는 등 비판적인 내용을 부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전체적인 취지는 원고 등에 대한 허위사실이 아니라 ‘진실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피고들이 제기한 부적격 교사의 선별문제는 널리 국가ㆍ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련된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볼 때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임이 분명하며, 기자들에게 배포된 이 사건 기자회견문 및 기자회견용 자료의 기재 내용 등의 표현방법,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될 수 있는 부적격 교사들의 명예침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기자회견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간이명단’에 포함된 61명 중 대다수가 전교조 소속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이 사건 기자회견이 원고 등에 관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위법한 것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 등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양승태 박일환 김능환(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6.6.7.선고 2005나4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