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헌재 1998. 2. 27. 선고 97헌마64 결정문 [공중위생법시행규칙[별표3]중2의나의(2)의(다)목 위헌확인]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김○애 외 173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선우 외 2인

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 김○애는 1995. 6. 22. 대구 달서구 두류 1동 소재 (주)○○관광호텔로부터 위 호텔 내에 설치된 터키탕(1997. 2. 24. 개정된 공중위생법시행령에서 증기탕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을 임대보증금 1억원에 5년간 임차하여 사업자등록을 한 다음 같은해 7. 3. 관광사업등록명의 이용허가를, 같은해 8. 10. 특수목욕장업(터키탕)허가를 받아 그 영업을 하고 있는 자이고, 그 나머지 청구인들은 터키탕업소에서 입욕보조자로 종사하는 여성들이다.

그런데 1996. 8. 20. 개정된 공중위생법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 제32호, 이하 “시행규칙”이라고 한다)제15조 영업자 준수사항의 [별표 3]의 2. 목욕장업 나. 업종별 준수사항 중 (2) 특수목욕장업의 (다)(이하 “이 사건 규칙조항”이라고 한다)에서는 터키탕 등 특수목욕장업소 안에는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두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시행규칙 부칙 제4조 제1항은 이 규칙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소는 이 규칙 시행일(1996. 8. 20.)로부터 2년간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규칙조항이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실질적으로 터키탕을 폐쇄하는 조치로서 이로 인하여 1998. 8. 20.부터 청구인 김정애는 실질적으로 터키탕업을 할 수 없게 되고, 나머지 청구인들은 터키탕의 입욕보조자로 종사할 수 없게 되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산권 및 직업선택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받았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규칙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및 관련조항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규칙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규칙조항 및 관련조항의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중위생법시행규칙(1996. 8. 20. 보건복지부령 제32호로 개정된 것)제15조(영업자 준수사항)법 제12조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위생접객업자 및 위생관련영업자의 준수사항은 [별표 3]과 같다.

[별표 3] 위생접객업자 및 위생관련영업자의 준수사항(제15조 관련)

1. 숙박업(생략)

2. 목욕장업

가. 공통 준수사항(생략)

나. 업종별 준수사항

(1) 일반목욕장업(생략)

(2) 특수목욕장업

(가)(나)(생략)

(다)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두어서는 아니된다.

(라)~(사)(생략)

3.~8.(생략)

공중위생법시행규칙(1996. 8. 20. 보건복지부령 제32호로 개정된 것)부칙 제4조(터키탕의 이성 입욕보조자에 관한 경과조치)

① 이 규칙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소는 [별표3]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이 규칙 시행일부터 2년간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다.

② 생 략

2.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터키탕업은 원래 이성의 입욕보조자가 목욕을 도와주는 영업형태로서 관광진흥정책상 당초 법률에 의하여 이성의 입욕보조자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호텔에 한하여 시설기준에 적합하면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가 문화체육부장관이 공중위생법 제11조 제2항에 의한 협의에 반대하였는데도 법률에 근거도 없이 보건복지부령인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하여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은 법률로써만 기본권을 제한 할 수 있다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

(2) 터키탕은 관광호텔에 한하여 설치할 수 있는 업소로서 주로 외국인관광객이 이용하고 미성년자는 출입할 수 있는 장소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퇴폐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시설기준을 강화하거나 철저히 단속을 하고 퇴폐행위를 하는 경우 형사처벌이나 영업장 폐쇄 등 행정제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칙조항이 터키탕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은 실질적으로 터키탕을 폐쇄하는 조치로서 이로인하여 1998. 8. 20.부터 임차보증 1억원을 투자하여 터키탕업을 하고 있는 청구인 김정애는 이 영업을 할 수 없게 되고 나머지 청구인들은 입욕보조자로 종사할 수 없게 되어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받았다.

(3) 이 사건 규칙조항이 터키탕 업소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하면서 시행규칙 부칙 제4조 제1항이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소는 시행일로부터 2년간(1998. 8.

19.까지)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외국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관광호텔에만 설치가 허용된 터키탕의 실제 이용자가 대부분 내국인이고 그곳에서 각종 퇴폐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인데다가 1995. 12. 29. 터키탕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함에 따라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호텔의 경우는 시설기준에만 적합하면 터키탕업을 개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터키탕 안에서의 퇴폐적인 영업형태가 사회전반에 확산될 우려가 있고, 시설기준이나 단속, 처벌의 강화만으로는 이를 도저히 막을 수 없어 터키탕업소 안에서의 퇴폐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규칙조항은 터키탕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터키탕업 자체를 금지하거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한 것이 아니므로 이는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제한으로서 직업의 자유나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고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소에 2년간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도록 한 것은 임대기간과 투자비용회수기간을 감안하여 기존 터키탕업자의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것이므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도 아니다.

3. 판 단

가.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한 기본권제한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

정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직업의 자유도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의 방법은 법률로써만 가능하고 제한의 정도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고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터키탕영업을 하거나 입욕보조자로 종사하는 것은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속적인 소득활동으로서 헌법 제15조에서 보장하는 직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로써만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법률이 아닌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하여 터키탕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 것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규정에 위반되는 것인가의 점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아울러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에 대한 입법권한의 위임에 관한 규정이지만, 국무총리나 행정각부의 장으로 하여금 법률의 위임에 따라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헌법 제95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기만 한다면 대통령령 뿐만 아니라 부령에 입법사항을 위임할 수도 있음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위 규정에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임입법의 위와같은 구체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요구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인데 특히 국민의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처벌법규 등에서는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보다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나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조항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것이다(헌재1994. 6. 30. 93헌가15 등; 1994. 7. 29. 93헌가12 ; 1997. 5. 29. 94헌바22 등 참조).

(3) 그런데 공중위생법 제12조 제2항은 “위생접객업자는……영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 위임에 따라 시행규칙 제15조는 영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한 것인데 위임법률규정 자체에 “위생접객업자가 영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지켜야 할 사항”으로 범위를 한정하여 위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중위생법의 입법목적을 규정한 법 제1조와 시·도지사는 공익상 필요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위생접객업의 영업시간 또는 영업소의 관리·운영 기타 영업에 관하여 필요한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 제11조 제1항, 법 제12조 제2항 자체에 규정된 공중

접객업자의 준수사항 등 관련 법률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면 법 제12조 제2항에서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한 범위가 공익상 필요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유지하기 위하여 위생접객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이라는 것을 확정할 수 있고 이 사건 규칙조항은 법률의 위임범위내에서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문화체육부장관이 공중위생법 제11조 제2항의 협의에 대하여 반대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규칙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나.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한 기본권제한이 과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규칙조항의 입법목적

터키탕은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당초 설치목적과는 달리 주로 내국인이 이용하고 개실로 구획되어 있어 밀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입욕자와 입욕보조자와의 신체적 접촉이 수반되는 등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터키탕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경우 개실로 구획된 욕실에서 이성 입욕보조자와 입욕자 사이에 은밀한 가운데 윤락행위 등 퇴폐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인데다가 1995. 12. 29. 공중위생법의 개정으로 터키탕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됨에 따라 누구든지 시설기준에 적합하면 터키탕업을 쉽게 개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층 터키탕 안에서의 퇴폐적인 영업형태가 사회전반에 확산될 우려가 있고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그대로 두고서는 아무리 시설기준이나 단속, 처벌을 강화한다고 하여도 퇴폐행위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이 사건 규칙조항은 터키탕

안에서의 퇴폐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하여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은 선량한 풍속의 유지 및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것으로서 정당하다.

(2) 방법의 적정성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여러 수단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결정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입법 재량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영업활동 또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법의 경우에는 직업결정의 자유나 전직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넓은 법률상의 규제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3. 5. 13. 92헌마80 참조).

터키탕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두면서 윤락행위 등 퇴폐행위를 단속하는 데에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필요한데다가 터키탕영업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단속에 한계가 있는데 비하여 터키탕업소 안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하는 경우에는 인력과 비용이 크게 들지 아니하면서도 퇴폐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할 수 있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고, 이 사건 규칙조항은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을 뿐 터키탕영업을 금지시키거나 입욕보조자 자체를 둘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지도 아니하여 터키탕 영업에 종사하는 청구인들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규칙조항에 의한 기본권제한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으로서 과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규칙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이 사건 규칙조항이 터키탕업소에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도록 규정하면서 시행규칙 부칙 제4조 제1항이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소는 시행일로부터 2년간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이성의 입욕보조자를 둘 수 있다고 믿고 허가를 받은 터키탕업자의 신뢰이익을 보호하고 임대기간, 투자회수기간 등을 감안하여 손해를 최소화하기위한 조치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이 평등권을 침해받는 것도 아니므로 이 부분 주장도 이유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주심) 신창언 이영모 한 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