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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1도5158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약사법위반방조][공2002.2.15.(148),440]

판시사항

[1]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대향적 공범에 대하여 공범이나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약사법위반죄의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정범의 범죄사실이 전혀 특정되지 않아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 역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정범의 판매목적의 의약품 취득범행과 대향범관계에 있는 정범에 대한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상 공범이나 방조범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어 정범의 범행에 대한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5]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추징의 법적 성질 및 추징의 범위

[6] 향정신성의약품의 매도의 대가로 받은 대금 등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의 필요적 몰수·추징의 대상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공소사실이란 범죄의 특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며 공소장에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공소의 원인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도록 형사소송법이 요구하고 있으므로,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

[2] 매도, 매수와 같이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공범이나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매도인에게 따로 처벌규정이 없는 이상 매도인의 매도행위는 그와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상대방의 매수범행에 대하여 공범이나 방조범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3] 약사법위반죄의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정범의 범죄사실이 전혀 특정되지 않아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 역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정범의 판매목적의 의약품 취득범행과 대향범관계에 있는 정범에 대한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상 공범이나 방조범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어 정범의 범행에 대한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4]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2조 제6호 (나)목, 제22조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마약류제조업자의 업무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조제 및 소분 포함)하여 그 제조한 마약을 마약류도매업자에게만 판매하거나, 그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수출입업자·마약류도매업자·마약류소매업자 또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만 판매"함에 있다 할 것인바, 마약류제조업자가 그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모두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나아가 마약류제조업자가 당초부터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할 목적을 위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하거나 그러한 목적을 위하여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다.

[5]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의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한 바 없다 하더라도 법원은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추징의 범위에 관하여는 죄를 범한 자가 여러 사람일 때에는 각자에 대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한다.

[6] 향정신성의약품을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에 있어 매도의 대가로 받은 대금 등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에 규정된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금으로서 필요적으로 몰수하여야 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안용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채증법칙 위배의 점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내세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염산날부핀이 매수자들에 의하여 국내에 불법유통될 것을 알고서도 이를 판매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약사법위반방조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

공소사실이란 범죄의 특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며 공소장에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공소의 원인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도록 형사소송법이 요구하고 있으므로,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하고 (대법원 1988. 4. 27. 선고 88도251 판결 등 참조), 한편 매도, 매수와 같이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공범이나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매도인에게 따로 처벌규정이 없는 이상 매도인의 매도행위는 그와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상대방의 매수범행에 대하여 공범이나 방조범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도2451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약국개설자도 아니고 의약품도소매허가도 없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음에도, 공소외인이 마약대용물로 남용되고 있는 전문의약품인 염산날부핀을 대량구입하여 이를 시중의 일반인들에게 유통시킨다는 정을 알면서도, 2001. 1. 17. 18:00경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 100,000 앰플을 84,000,000원에 판매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인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고 함에 있다.

우선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음에도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한다는 정을 알면서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함으로써,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할 수 있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는 점에 관하여 보면, 위 공소사실 부분은 정범인 공소외인의 염산날부핀 판매행위라는 범죄사실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방조범인 피고인들의 위 공소사실 부분 역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음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음에도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한다는 정을 알면서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함으로써,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판매의 목적으로 취득하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는 점에 관하여 보면, 위 공소사실 부분은 정범인 공소외인의 판매목적의 염산날부핀 취득행위라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 공급함으로써 공소외인의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공소외인이 판매의 목적으로 의약품을 취득한 범행과 대향범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의 공소외인에 대한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상 공범이나 방조범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을 공소외인의 범행에 대한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약사법 제35조 제1항 위반죄의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의 특정 및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다만, 이 사건과 같이 의약품 제조업자인 피고인들이 염산날부핀을 적법한 판매대상자도 아닌 공소외인에게 판매한 행위는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에게 유통시킨다는 정을 피고인들이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약사법 제35조 제1항 위반죄의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2조 제6호 (나)목, 제22조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마약류제조업자의 업무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조제 및 소분 포함)하여 그 제조한 마약을 마약류도매업자에게만 판매하거나, 그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수출입업자·마약류도매업자·마약류소매업자 또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만 판매"함에 있다 할 것인바, 마약류제조업자가 그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모두 같은 법 제22조 제2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나아가 마약류제조업자가 당초부터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할 목적을 위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하거나 그러한 목적을 위하여 제조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위와 같은 적법한 판매대상자인 마약류취급자 이외의 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같은 법 제61조 제1항 제5호, 제5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같은 법 제5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의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한 바 없다 하더라도 법원은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추징의 범위에 관하여는 죄를 범한 자가 여러 사람일 때에는 각자에 대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며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3250 판결,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도546 판결 등 참조), 또한 향정신성의약품을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에 있어 매도의 대가로 받은 대금 등은 같은 법 제67조에 규정된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금으로서 필요적으로 몰수하여야 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5. 12. 선고 98도508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 1로부터 금 256,000,000원을 추징한 조치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소정의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5.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에 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이고, 피고인들의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다고 할 것이나,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9.12.선고 2001노4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