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미간행]
[1] 손해배상소송에서 동일한 사실에 관한 수개의 감정평가가 서로 상반되는 경우, 법원이 그 중 하나를 채용하거나 그 일부에 의거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위법한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사업상 필요한 기계장비를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자본비용의 산정기준
[3]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 및 비율확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적극)
[4] 파기환송판결이 갖는 기속력의 범위 및 환송판결이 부수적으로 지적한 사항에도 기속력이 미치는지 여부(소극)
[5] 상고법원으로부터 환송받은 법원이 변론을 거쳐 새로운 증거나 보강된 증거에 의하여 새로운 사실인정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1] 민사소송법 제202조 [2] 민사소송법 제202조 [3] 민법 제396조 , 제763조 , 민사소송법 제202조 , 제432조 [4]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5]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1] 대법원 1988. 3. 8. 선고 87다카1354 판결 (공1988, 654)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누14919 판결 (공1995하, 3409) [3]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4397 판결 (공2000하, 1603)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46894 판결 [4]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904 판결 (공1997상, 1588)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6858 판결 (공2000상, 1284) [5] 대법원 1992.9.14. 선고 92다4192 판결 (공1992, 2868)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순천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천경송외 3인)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각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감정은 법원이 어떤 사항을 판단함에 있어서 특별한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경우 그 판단의 보조수단으로 그러한 지식이나 경험을 이용하는데 지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소송에 있어서 동일한 사실에 관하여 상반되는 수개의 감정평가가 있는 경우 법원이 그 중 어느 하나를 채용하거나 하나의 감정평가중 일부만에 의거하여 사실을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88. 3. 8. 선고 87다카1354 판결 ,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누14919 판결 등 참조).
원심(이하, 특별한 기재가 없으면 이 사건에 관한 환송 후 원심을 말한다) 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소극적 손해(일실수익)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이른바 호스콜드(Hoskold) 평가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원심 감정인 윤문에 대한 감정촉탁결과를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채택하지 아니하고, 그 대신 환송 전 원심의 한국생산성본부 광주호남지부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와 같은 회계학적 평가방법, 즉 이 사건 임야에서의 부존량과 원고의 보유장비능력 등을 기준으로 한 골재 등의 생산수량, 연도별 골재 등의 단위당 시가와 추정원가 등을 파악한 후 그 각 수치로부터 각 기간별 추정매출액에서 추정원가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하여 추정수익을 산정하고 이를 불법행위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는 방법을 채택하여 위 손해액을 산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손해산정방법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임야의 가치 안에 골재채취용 토석의 가치가 별도로 존재하여 토석채취 후에는 임야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전제에서 위 토석 자체의 가치를 원가에 반영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나, 위 토석채취로 인하여 이 사건 임야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그 판시 기재와 같이 골재 등의 추정매출액에서 추정원가(재료비, 노무비, 제반경비, 일반관리비)와 기타 비용을 공제하면서 별도로 토석 자체의 가치를 원가비용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추정원가 및 추정수익 산정에 관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골재 등의 추정원가를 산정하면서 사업에 투입될 장비의 감가상각비를 경비로 산입하는 한편, 이 사건 채석사업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947,368,000원 상당의 기계장비의 구입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위 장비구입비 947,368,000원에 대한 각 사업연도의 정기예금 이자 상당액을 자본비용으로 공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비용의 산정방법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자본비용이란 자본의 사용을 위하여 지급되는 비용 즉 기업이 사업을 위하여 투하한 자본에 대한 사용대가를 말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이 사업을 위하여 기계장비의 구입이 필요하다면 그 구입비용 즉 기계장비의 원가에 대하여 자본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옳으나, 위 기계장비는 기간의 경과에 따라 매년 감가되므로 그 기계장비에 투하되는 자본은 기계장비의 구입비용에서 감가상각분을 차감한 금액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기계장비와 관련하여 매년 발생하는 자본비용 역시 위와 같은 감가상각 후의 잔존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각 사업연도의 자본비용을 산정함에 있어서 사업에 투하되는 기계장비의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신규 구입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하였는바, 이는 매년 기계장비에 투하되는 자본을 잘못 파악함으로써 위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자본비용만큼 과다계상된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비용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그르쳐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원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채석 및 골재채취 사업을 위하여 이 사건 지본리 토지 전체가 쇄석장비의 설치, 원석 및 골재의 적치장 등 작업장으로 필요하다고 본 원심의 사실인정에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이유 없다.
5.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있어서 과실상계는 공평 내지 신의칙의 견지에서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는 것으로, 그 적용에 있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위법행위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원인이 되어 있는가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배상액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나, 그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4397 판결 ,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4689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재량권 남용 등의 위법이 없다.
6. 피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임야에서의 채석불허가로 인하여 그 대신 전남 고흥군 대서면 상남리 산 93 토지에서 채석사업을 하여 수입을 올렸으니 그 수입 상당액을 손익상계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기재 배척증거나 부족증거를 제외하면 원고가 이 사건 채석불허가로 인하여 위 상남리 토지에서 채석사업을 운영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판시 기재 반대증거에 의하면 위 상남리 토지에서의 채석사업은 소외인이 이를 양수하였으되 그 명의로는 골재채취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한 관계로 원고의 명의를 빌려 사업을 운영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일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 사실인정에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점을 탓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에 관한 대법원의 종전 파기환송판결에서 원고가 위 상남리 토지에서 채석사업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그곳에서의 수입을 이 사건 일실수익 손해 산정에 감안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음에도 환송 후 원심판결이 이에 배치되는 판단을 하였으니 이는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단에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민사소송법 규정에 의한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이라 함은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는 것으로서, 여기에서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의 판단’이란 상고법원이 절차상의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 한 사실상의 판단을 말하고 본안에 관한 사실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6858 판결 등 참조), 환송판결에서 파기이유로 하지 않은 부분에서 부수적으로 지적한 사항에 미치지도 아니하고 (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904 판결 등 참조), 또한 환송을 받은 법원은 변론을 거쳐 새로운 증거나 보강된 증거에 의하여 본안의 쟁점에 관하여 새로운 사실인정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 심리과정에서 당사자의 주장·입증이 새로이 제출되거나 또는 보강되어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 때에는 환송판결의 기속력은 미치지 않는 것이다 ( 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419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환송 후의 원심판결이 새로운 사실심리를 거쳐 환송 전 원심판결이나 대법원 파기환송판결의 설시 중 일부 내용과 다소 다르게 사실 인정하였다고 해서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위반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7.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