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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447 판결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집43(1)민,153;공1995.5.1.(991),1751]

판시사항

가. 과거의 법률관계가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

나. 사실혼관계에 있던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 검사를 상대로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혼인, 입양과 같은 신분관계나 회사의 설립, 주주총회의 결의무효, 취소와 같은 사단적 관계, 행정처분과 같은 행정관계와 같이 그것을 전제로 하여 수많은 법률관계가 발생하고 그에 관하여 일일이 개별적으로 확인을 구하는 번잡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 과거의 법률관계 그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편이 관련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일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

나. 사실혼관계에 있던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였더라도, 현재적 또는 잠재적 법적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한, 그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고, 이러한 경우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에 관한 민법 제865조와 인지청구에 관한 민법 제863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생존 당사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과거의 사실혼관계에 대한 존부확인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대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은,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본안전 항변, 즉 원고와 소외 망인 사이에 사실상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과거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검사를 상대방으로 할 수 있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어 피고에게 당사자 적격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는 항변에 대하여, 과거의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청구는 단순한 과거사실의 확인이 아니라 과거 신분관계의 확인으로서 이 사건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의 수급권을 둘러싼 법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원고와 망인 사이의 신분관계를 즉시 확정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그 청구에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에 관한 민법 제865조 와 인지청구에 관한 민법 제863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함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1991.2.24.경 위 소외 망인과 혼인의 의사를 가지고 동거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었고, 그 부부공동생활은 1992.5.27. 위 소외 망인의 사망시까지 계속된 사실을 인정하고, 따라서 위 소외 망인과의 사이에 사실상혼인관계가 존재한다는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2.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나, 혼인, 입양과 같은 신분관계나 회사의 설립, 주주총회의 결의무효, 취소와 같은 사단적 관계, 행정처분과 같은 행정관계와 같이 그것을 전제로 하여 수많은 법률관계가 발생하고 그에 관하여 일일이 개별적으로 확인을 구하는 번잡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 과거의 법률관계 그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편이 관련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일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이다 ( 당원 1978.7.11. 선고 78므7 판결 참조).

그런데 사실혼 배우자는,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3항 (1994.12.22. 법률 제48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개정법상으로는 제4조 제3호)뿐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2호 , 선원법시행령 제29조 제1호 , 근로기준법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 , 군인연금법 제3조 제1항 제4호 , 독립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 등에서 각종의 급여 등을 받을 권리자로 규정되어 있는 등 법률상의 배우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법적 취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혼관계는 여러가지 법률관계의 전제가 되어 있고, 그 존부확인청구는 그 법률관계들과 관련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사실혼관계에 있던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였더라도, 현재적 또는 잠재적 법적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한, 그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에 관한 민법 제865조와 인지청구에 관한 민법 제863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생존 당사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과거의 사실혼관계에 대한 존부확인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당원 1983.3.8. 선고 81므76 판결 ; 1994.6.28. 선고 94므32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가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조치에 확인청구의 대상과 당사자 적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원고와 위 소외 망인 사이에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었다고 사실을 인정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미진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