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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9. 24. 선고 95후2046 판결

[상표등록무효][공1996.11.1.(21),3195]

판시사항

[1]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의 '저명한 상호'의 판단 기준

[2] 쌍용그룹 상호의 약칭인 "쌍용"이 저명성이 있다고 한 사례

[3] 저명기업이 사용하는 상표는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0호 의 '저명상표'가 되는지 여부(한정적극)

판결요지

[1]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6호 에 의하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 초상, 서명, 인장, 아호, 예명, 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바, 위 조항에서 규정하는 저명한 상호인지 여부는 그 상호의 사용의 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에 따라야 한다.

[2] 쌍용 그룹 소속 회사들의 상호에 대부분 "쌍용"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어 오고 있고, "쌍용"이라는 칭호가 포함된 그룹 공통의 심벌마크가 제작되어 각 기업의 홍보에 사용되어 왔으며, 그 그룹이 이미 우리 나라의 이른바 10대 재벌에 속하는 기업집단이라면, 우리의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그룹 내지 그 그룹 소속 회사들의 상호의 약칭에 해당하는 "쌍용"은 저명성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3]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10호 의 이른바 저명상표인가의 여부는 그 상표의 사용, 공급, 영업활동의 기간, 방법, 태양 및 거래 범위 등과 그 거래실정 또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 등이 일응의 기준이 되고, 한편 저명기업이 사용하는 상표라고 하여 모두 주지·저명상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호 자체가 저명한 경우에는 그 상호 자체만에 의하여도 그것이 저명한 영업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상호를 사용하는 상호상표 역시 주지·저명성을 취득하기가 용이하다고 보아야 한다.

심판청구인,상고인

주식회사 쌍용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윤배 외 2인)

피심판청구인,피상고인

피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 변리사 임석재)

주문

원심심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

원심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90. 3. 16. 상품류구분 제45류의 양말, 내의를 지정상품으로 하여 출원되어 1991. 6. 25. 등록된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번호 1 생략) 가 심판청구인이 소속된 쌍용그룹의 상호의 약칭인 "쌍용"(원심은 이를 인용상표라고 하여 인용상호와 인용상표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있으나, 이하에서는 그것이 상호의 약칭인 경우에는 '인용상호'로, 표장을 뜻하는 경우에는 '인용상표'로 구분하여 칭하기로 한다.)과의 관계에서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제6호 , 제9호 내지 제11호 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위 쌍용그룹이 국내에서 건설업체 또는 시멘트 생산업체로서 알려진 재벌이라는 사실, "쌍용"이라는 표장만으로 많은 상품류 및 서비스업류에 상표 및 서비스표로서 등록출원과 등록이 된 사실 및 쌍용그룹에서는 1972년 그 산하의 금성산업 주식회사가 쌍용산업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한 이래 위 상호의 약칭인 "쌍용"을 상표 또는 서비스표로 사용하여 온 사실이 인정이 되나, 그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내세운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가 1969. 10. 21. 출원되어 1970. 10. 6. 등록되었고 그 후 1차 존속기간이 갱신되었는데 1988. 3. 7. 그 상표권자인 피심판청구인의 부(부)가 사망하였음에도 피심판청구인이 상속에 따른 상표권이전등록절차를 취하지 아니하여 그 상표권이 소멸된 바 있으나, 피심판청구인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위와 같이 출원하여 등록을 받은 사실, 인용상표가 사용되기 수년 전부터 피심판청구인의 부(부)에 의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가, 뒤이어 피심판청구인에 의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가 각 그 지정상품인 양말에 계속하여 사용되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가 양말분야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출원 전에 국내의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진 인용상호 및 인용상표와 유사하여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6호 , 제9호 내지 제11호 의 규정에 위반하여 등록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에 의하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 초상, 서명, 인장, 아호, 예명, 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바, 위 조항에서 규정하는 저명한 상호인지 여부는 그 상호의 사용의 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에 따라야 할 것이다 ( 당원 1984. 1. 24. 선고 83후34 판결 참조).

원심이 채택한 갑 제5호증(쌍용오십년사)과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6, 7호증(각 이의결정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쌍용그룹은 1939년경 최초로 설립된 삼공합자회사를 모태로 하여 발전을 한 기업집단으로서 1962년경 그 주력기업의 하나인 쌍용양회공업 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1972년에 이르러 위 그룹에 속한 금성해운 주식회사가 쌍용해운 주식회사로, 심판청구인 회사의 전신인 금성산업 주식회사가 쌍용산업 주식회사(쌍용산업 주식회사는 1975. 12. 1. 현재의 상호인 주식회사 쌍용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로 각 상호가 변경되고, 1976년에는 삼화제지 주식회사가 쌍용제지공업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으며, 1976년에는 쌍용중기 주식회사가, 1977년에는 쌍용종합건설 주식회사가, 1978년에는 쌍용운수 주식회사와 쌍용엔지니어링 주식회사가, 1979년에는 쌍용스카트제지 주식회사가 각 설립되었고, 1980년에는 한국·이란석유 주식회사가 쌍용정유 주식회사로, 1983년에는 우성정보산업 주식회사와 효성증권 주식회사가 각 쌍용컴퓨터 주식회사와 쌍용투자증권 주식회사로, 1988년에는 동아자동차 주식회사가 쌍용자동차공업 주식회사로, 1989년에는 동성개발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쌍용정공으로 상호가 변경되는 등 위 그룹 소속 회사들의 상호에 대부분 "쌍용"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어 오고 있고, "쌍용"이라는 칭호가 포함된 그룹 공통의 심벌마크가 제작되어 각 기업의 홍보에 사용되어 왔으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위 그룹은 이미 우리 나라의 이른바 10대 재벌에 속하는 기업집단이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우리의 사회통념에 비추어 위 그룹 내지 위 그룹 소속 회사들의 상호의 약칭에 해당하는 "쌍용"은 저명성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타인의 명칭 또는 상호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로서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에 해당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는 무효의 상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인용상호가 저명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심결에는 위 법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와 같은 위법은 심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나.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0호 의 이른바 저명상표인가의 여부는 그 상표의 사용, 공급, 영업활동의 기간, 방법, 태양 및 거래범위 등과 그 거래실정 또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 등이 일응의 기준이 된다 할 것이고 ( 당원 1990. 9. 28. 선고 89후2281 판결 , 1989. 6. 27. 선고 88후219 판결 , 1986. 10. 14. 선고 83후77 판결 등 참조), 한편 저명기업이 사용하는 상표라고 하여 모두 주지·저명상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상호 자체가 저명한 경우에는 그 상호 자체만에 의하여도 그것이 저명한 영업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상호를 사용하는 상호상표 역시 주지·저명성을 취득하기가 용이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원심은 위와 같이 인용상호와 인용상표를 명백히 구분하지 아니한 채 위 쌍용그룹의 상호의 약칭인 "쌍용"이 저명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0호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인용상호가 저명하다고 보이는 이상 이 사건 등록상표가 인용상호를 연상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인용상호가 저명하다는 사정만으로도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위 인용상호권자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표라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편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인용상표는 그 구체적인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나, 인용상표를 원심의 설시와 같이 추상적으로 위 쌍용그룹에서 사용하는 "쌍용"이라고 호칭되는 상표나 서비스표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쌍용그룹에서는 1981년경부터 인용상표를 출원하여 지금까지 사용하여 오고 있다는 것인바, 따라서 위 "쌍용"이라는 명칭 자체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저명한 상호의 약칭인 이상 그것을 사용하는 상호상표인 인용상표도 위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사용됨으로써 주지·저명성을 취득하였다고 볼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우선 인용상표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한 다음 그 사용의 기간, 방법 기타 거래실정을 더 심리하고, 또한 그것이 저명한 상호를 사용한 상표라는 점을 고려하여 그 저명성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심판청구인이나 그의 부(부)가 이 사건 등록상표나 그와 동일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실제로 사용하여 왔다거나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인 양말분야에 어느 정도 알려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위 상표들의 출원과 등록사실만으로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거나 추인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등록상표가 저명상표나 저명상호를 연상시킨다면 설사 그 지정상품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등록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인용상표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채 인용상호나 인용상표가 저명하지 아니한 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지정상품분야에서 어느 정도 알려졌다는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0호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심결에는 위 법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심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를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