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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6. 6. 13. 선고 94구24802 판결 : 상고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취소등 ][하집1996-1, 515]

판시사항

[1]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에 의한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이 행정처분인지 여부(적극)

[2]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한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의 의미

[3]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4조 소정의 심의회에서 위촉위원의 위촉 없이 당연직 위원의 서면심의만으로 이루어진 심의가 부존재 또는 당연무효인지 여부(소극)

[4] 행정상 법률관계에 있어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

[5]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행위의 법적 성질(재량행위)

판결요지

[1]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에 의한 건설부장관의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은 그 처분의 고시에 의하여 개발할 토지의 위치, 면적과 그 행사가 제한되는 권리내용 등이 특정되어 특정 개인의 권리나 법률상 이익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제받게 되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갖는다.

[2] 건설부장관이 택지개발예정지구를 지정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어 이를 참고하라는 의미이지 그 의견을 들어 그에 따라서 처분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3] 관계 법령상 구 주택건설촉진법(1995. 1. 5. 법률 제49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소정의 심의회의 위원장은 그 구성원으로서 건설부장관이 추천한 2인 이내의 위촉위원을 반드시 위촉하여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가사 심의회의 위원장에게 위촉위원을 위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행정기관 내부의 구성에 관한 문제에 불과하며, 구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1994. 7. 30. 대통령령 제143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상의 규정이 반드시 심의회의 출석심의를 전제로 한 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그 심의회에서 위촉위원의 위촉 없이 당연직 위원의 서면심의만으로 이루어진 심의가 부존재하거나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

[4] 행정상 법률관계에 있어서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 그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행정청의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5]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은 건설부장관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시지역의 시급한 택지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를 집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주택정책상의 전문적, 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그 재량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 없는 한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정대균 외 21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영철 외 2인)

피고

건설교통부장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호합동법률사무소 담당 변호사 이진우 외 2인)

보조참가인

한국토지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진우 외 2인)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4. 3. 10. 남양주시 호평동 일원 1,008,000㎡ 및 같은 시 평내동 일원 910,000㎡에 대하여 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들이 거주하거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남양주시 호평동 일원 1,008,000㎡(원래 경기 남양주군 미금읍에서 1989. 1. 1.자로 미금시로 승격되었다가 1995. 1. 1.자로 남양주군과 통합되어 남양주시로 되었다. 이하 호평지구라 한다) 및 같은 시 평내동 일원 910,000㎡(이하 평내지구라 한다)는 원래 국토이용관리법상 취락, 경지, 산림보전 및 자연환경보전지역이었는데, 건축물이 무질서하게 건립되고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하여 도시로서 발전하지 못하게 되자, 남양주군수는 1987. 3. 20.경부터 위 호평·평내지구의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위하여 개발가능지역을 취락지역으로 확장·변경하고자 동 지구에서의 건축행위를 제한하고 국토이용관리법상 취락지역개발계획을 수립한 사실, 그 후 1989. 1. 1.자로 호평·평내지구 등이 미금시로 승격되자 미금시장은 같은 해 4. 10.부터 체계적이고 균형 있는 도시 발전을 위하여 국토이용관리법상 용도지역을 도시지역으로 변경하여 시단위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호평·평내지역건축통제규정"을 제정하여 30평 이내의 기존 주택의 증·개축, 공공시설 및 조립식 종교시설을 제외한 일체의 건축행위를 통제하는 한편,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지형도 제작 및 항공촬영 등으로 국토이용변경계획을 수립하여, 1991. 10. 4. 피고(당시는 건설부장관)로부터 건설부고시 제570호로 국토이용계획변경결정을 받은 사실, 이에 미금시장은 1991. 12. 13.부터 호평·평내지구가 포함된 구리도시기본계획변경에 착수하여 1992. 5. 21. 공청회를 개최한 후 도시기본계획안을 입안하여 같은 해 8. 11. 경기도에 승인신청하였고, 경기도는 같은 해 11. 4. 위 계획안을 건설부에 승인신청하여 1993. 4. 1. 피고로부터 구리도시기본계획을 조건부로 승인받았으며, 한편 미금시장은 1992. 6. 4.부터 건축법 제12조 에 의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아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건축제한을 계속하였고, 1993. 3. 30.부터는 경기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건축제한 기간을 연장하는 등으로 건축제한을 계속하여 온 사실, 미금시장은 1993. 4. 1.자로 피고로부터 구리도시계획승인을 받은 후부터 이에 따른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도시재정비계획을 수립하여 같은 해 6. 24. 공청회를 개최하고 지방의회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 같은 해 11. 17. 경기도지사로부터 경기도 고시 제391호로 구리도시계획변경결정을 받은 후, 같은 해 12. 3.부터 같은 달 16.까지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여 같은 달 22. 구리도시계획시설결정 안을 수립한 다음, 같은 달 23. 미금시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2. 29. 미금시 고시 제26, 27호로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지적을 고시하여 도시계획이 확정됨으로써 호평·평내지구는 도시계획상 주거지역 940,000㎡, 상업지역 25,000㎡ 및 자연녹지지역 953,000㎡로 지정되었고, 위 지구 중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건축제한 등 도시계획법 상의 행위제한이 해제되어 토지매매 등 거래가 가능하게 된 사실, 이에 따라 대명주택이라는 상호로 아파트건설업을 하는 소외 지승동이 1994. 1. 4.부터 같은 해 3. 10.까지 호평·평내지구의 주거지역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소외 이춘석, 이다정, 장옥춘 등과 사이에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미금시장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등으로 위 주거지역의 46필지 토지 28,460평(약 93,918㎡)을 금 28,500,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등 위 지구 내 토지에 대한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사실, 그런데 피고가 1993. 4. 1.자로 구리도시계획을 승인한 직후인 같은 해 5. 21.과 같은 해 6. 30. 2회에 걸쳐 피고 보조참가인(당시는 한국토지개발공사임. 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으로부터 호평·평내지구 일대는 1991. 10.경 도시계획구역으로 신규 편입된 지역으로 서울과 근거리에 위치하여 전원주택지로서 개발 잠재력이 높아 장차 서울로부터 대량의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또한 미금시의 주택 부족률(36%)을 감안하면 저렴한 택지 공급이 절실한 실정이며, 1993. 3.경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에서도 주거지역으로 계획하고 있어 토지의 투기적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공영개발을 통한 택지의 확보가 필요하고 정부의 주택 285만 호의 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공급 및 수도권 지역의 무주택 서민의 주택난 해소와 균형적인 도시 발전을 위하여 택지개발이 요청된다는 이유로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의 건의를 받은 사실, 이에 피고는 1993. 6. 5.과 같은 해 7. 20.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에게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과 관련한 의견 제출을 요구하였고, 미금시장은 같은 해 7. 27. 경기도지사에게 지난 7년간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건축행위를 통제하여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보조참가인에 의한 공영개발사업 시행시 집단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미금시의 재정자립도(35.7%)가 빈약하므로 주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단계적으로 시 자체에서 개발하여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공영개발사업의 추진을 검토 중에 있으므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경기도지사는 1993. 12. 29. 구리도시계획이 확정된 이후인 1994. 2. 14. 피고에게 위 미금시장의 의견서와 함께 호평·평내지구는 구리도시계획구역 내로서 위 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는 것은 도시기본계획과 상충될 뿐 아니라 특히 상수도 용수공급계획이 1996년 목표 28,000여 명을 230% 초과한 실정으로 별도의 용수공급대책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며, 원진레이온 공장이 폐쇄되어 현재 485,000㎡를 미금시에서 택지로 개발하고자 추진중인 점 등을 감안하면 택지의 과잉개발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에 반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는 1994. 2. 17. 보조참가인에게 지방자치단체장의 반대의견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여, 보조참가인으로부터 호평·평내지구는 1993. 4. 1. 도시기본계획상 주거지역으로 결정되어 인근지역의 개발압력 가중과 주변지역 지가상승이 우려되며, 미금시 지역의 인구증가 추세 및 낮은 주택보급률에 따른 택지수요증가가 예상되어 조기개발에 착수하여 미금시 및 수도권지역의 택지수급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고, 위 지구의 용수공급에 대하여는 지구지정 후 관계 기관과 협의하여,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원진레이온 공장부지는 면적이 작아 택지개발지로서의 대체효과가 없고, 보조참가인이 호평·평내지구를 일괄 개발함으로써 제반 간선시설 및 민원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한 경제적이고 계획적인 시가지 개발을 도모하고 사업 완료 후 관계 규정에 의한 개발이익분담금을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여 지역개발사업에 재투자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1994. 2. 18.자 회신을 받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994. 3. 10.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1항 , 제7조 에 의하여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고시(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고, 택지개발사업시행자로 호평지구에 대하여는 보조참가인을, 평내지구에 대하여는 미금시장을 각 지정·고시하였으나, 같은 해 6. 3. 미금시장으로부터 평내지구의 용지보상비가 호평지구에 비하여 과다하게 소요되고, 약 20억 원에 달하는 택지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개발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비를 확보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사업추진 전담부서가 없어 사업시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평내지구의 사업시행자를 보조참가인으로 변경지정해 달라는 신청을 받고,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6. 15. 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사업시행자를 보조참가인으로 변경지정·고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갑 제45호증의 1, 을 제8호증의 3과 같다), 갑 제7호증(갑 제45호증의 2, 을 제8호증의 5와 같다), 갑 제16호증, 갑 제17, 18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19 내지 21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갑 제23, 24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27, 29호증의 각 1, 2, 갑 제28, 34, 35호증, 갑 제37호증의 4, 을 제3 내지 5호증, 을 제8호증의 1, 을 제9, 10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1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처분에 의하여 호평·평내지구에 거주하거나 토지를 소유하는 원고들이 택지개발촉진법 제6조 에 의하여 예정지구 안에서 토지의 형질의 변경·건축물의 건축·공작물의 설치 또는 토석·사력의 채취 등 일정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관할 시장이나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으로 받게 되는 행위의 제한은 법률에 의한 일반적인 제약에 불과하고, 위 처분에 의하여 원고들의 권리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약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어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에 의한 건설부장관의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은 그 처분의 고시에 의하여 개발할 토지의 위치, 면적과 그 행사가 제한되는 권리내용 등이 특정되어 특정 개인의 권리나 법률상 이익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제받게 되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갖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누11582 판결 참조), 이와 반대의 견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와 관계 법령 등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절차상의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에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에 의하여 미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주택건설촉진법 제4조 의 규정에 의한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회라 한다)의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처분 당시 이러한 사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즉 (가) 피고는 1994. 2. 5.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으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먼저 지정하고 추후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이 있을 경우에 이를 검토한다는 취지의 심의회에 상정할 심의안(갑 제5호증)에 결재함으로써 심의회의 심의에 앞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같은 해 2. 14.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으로부터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심의안(갑 제5호증)에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이 없는 것으로 기재된 "결재 참고" 서류가 첨부된 심의안(갑 제14, 43호증)을 심의회 위원장인 경제기획원장관에게 제출함으로써 그 후 위 심의안을 기초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이 없는 상태에서 심의가 이루어지게 하였으며, (나) 한편 주택건설촉진법과 그 시행령에 의하면 심의회에는 당연직 위원 이외에 주택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4인 이내의 공무원이 아닌 위촉위원을 두어야 하고, 위촉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과 여비를 지급할 수 있고, 위원장은 회무를 통할하며 심의회의 의장이 되며, 심의회의 실무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실무위원회를 둘 수 있고, 위원장이 심의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관계 기관의 장 또는 관계자를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으로 위원들의 출석심의를 전제로 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심의회에는 당연직 위원 17인 이외에 공무원이 아닌 위촉위원이 전혀 위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의 방식도 출석심의가 아닌 서면심의에 의하여 이루어짐으로써 결국 심의회의 심의는 부존재 하거나 당연무효이고, 가사 서면심의가 적법하다 하더라도 심의회 위원장인 경제기획원장관과 부위원장인 피고(당시 건설부장관)를 비롯한 당연직 위원 17인 중 피고, 내무부장관 및 환경처장관 3인은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교육부장관, 상공자원부장관, 체신부장관 및 교통부장관 4인은 심의기한인 1994. 2. 28. 이후에 의견서를 제출함으로써 결국 위 7인을 제외한 10인만이 동의한 셈이 되고, 피고가 설정한 가결요건인 심의회 위원 2/3의 동의를 받지 못하게 되어 호평·평내 지구에 대한 이 사건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에 관한 위 심의는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신뢰의 원칙 위배

피고는 1993. 4. 1.자로 남양주군수로부터 미금시장에 이르기까지 약 7년간에 걸쳐 수립된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을 승인하여 미금시 자체의 도시계획안이 수립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위 도시계획 승인 직후에 보조참가인으로부터 위 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 건의를 받아들여 이를 비밀리에 추진한 결과, 같은 해 12. 29. 도시계획결정이 확정됨으로써 이를 믿은 원고들을 비롯한 호평·평내지구의 토지 소유자인 주민들이 토지를 타에 매도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가 위 도시계획결정이 확정된 지 불과 70일만에 위 지구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다시 건축행위 등 일정한 행위가 제한되는 바람에 당장 체결한 매매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을 부담함을 물론 장차 토지가 수용됨으로써 생활의 터전을 상실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신뢰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3) 형평의 원칙 위배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주거지역에 소재하는 경기도 의회의원인 소외 이용휘 소유의 공장, 미금시 의회의장인 소외 우세승 소유의 공장 및 미금시 의회 부의장인 소외 여운태 소유의 공장과 주택 3채 등을 합리적 인 기준 없이 택지개발예정지구대상에서 제척함으로써 형평성을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비례의 원칙 위배

약 7년간의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수립 및 시행 과정을 통하여 지역실정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미금시장과 경기도지사가 택지수급사정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여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을 반대하고 미금시 자체의 단계적인 도시개발을 주장하였음에도 피고가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보조참가인의 건의만을 토대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그 처분의 필요성 내지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고, 또한 그 방법에 있어서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의한 구획정리의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음에도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호평·평내지구 주민들의 사유재산권을 가장 강하게 제한하는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의 방식을 선택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나. 판 단

(1) 사전절차 위반 여부

(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청취 여부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은 건설부장관이 택지개발예정지구를 지정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어 이를 참고하라는 의미이지 그 의견을 들어 그에 따라서 처분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누11582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고들의 (1)의 (가)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4호증(갑 제43호증과 같다), 갑 제25호증, 갑 제26호증(을 제7호증과 같다), 을 제5, 6호증, 을 제8호증의 1,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최광태의 증언, 이 법원의 재정경제원장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김돈수에 대한 당사자본인 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보조참가인으로부터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건의를 받고 1993. 6. 5.과 같은 해 7. 20.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에게 그에 대한 의견을 구하였으나, 경기도지사가 의견 제출을 하지 아니하여 1994. 1. 18. 경기도지사에게 같은 달 29.까지 의견 제출을 촉구하고 그 때까지 회신이 없는 경우에는 위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안에 대한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통지한 사실, 그럼에도 경기도지사가 같은 해 1. 27.에 이르러서야 같은 해 2. 26.까지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알려오자 피고는 다시 같은 해 1. 28. 경기도지사에게 같은 해 2. 5.까지 회신을 촉구하였는데, 같은 해 2. 2.경 건설부 주택도시국 택지개발과 1계장인 소외 김돈수가 경기도 담당 공무원과의 전화통화로 같은 해 2. 5.까지 경기도지사의 의견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무렵 경기도지사가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여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선지정한 후 추후 경기도지사의 의견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를 기재한 심 의회에 상정할 심의공문(갑 제5호증, 이하 심의공문이라 한다)을 작성한 다음 경기도지사 등의 의견이 기재되지 아니한 심의안을 첨부하여 같은 해 2. 5. 피고의 결재를 받은 사실, 그런데 경기도지사가 같은 해 2. 14.에야 이미 1993. 7. 27.자로 경기도에 접수된 미금시장의 반대의견서와 함께 모사전송(FAX)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반대의견서를 피고에게 보내오자, 피고는 보조참가인에게 이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여 보조참가인으로부터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검토의견을 제출받은 후, 건설부 주택도시국 택지개발과 사무관인 소외 최광태로 하여금 이미 심의공문이 작성되어 피고의 결재가 마쳐진 관계로 별도로 경기도지사 등의 의견이 제출되었다는 취지를 심의공문에 기재하여 피고의 서면결재를 받지 아니한 채 위 심의공문에 첨부되어 있던 당초의 심의안을 경기도지사 등의 반대의견을 추가로 기재한 심의안으로 교체·첨부한(을 제10호증) 후 이를 심의회 위원장인 경제기획원장관에게 제출케 하여, 같은 해 2. 21. 위원장의 결재를 받은 다음 같은 달 22. 심의회 위원들에게 위 심의안을 송부한 사실{그런데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지역투자계획과 행정사무관인 소외 우범기가 경제기획원장관의 결재에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서 "결재 참고"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심의공문에 첨부된 심의안에 기재되어 있는 경기도지사 등의 반대의견을 간과한 채 심의공문에 경기도지사의 의견이 도착하지 아니하여 선지정 후 추후 의견이 있을 경우 이를 검토하겠다는 기재만을 보고서 이와 동일한 취지가 기재된 "결재 참고" 문서를 작성·첨부하여(갑 제14호증, 갑 제43호증) 경제기획원장관의 결재를 받게 되었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그 이전에 지방자치단체장인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의 의견을 청취하였고, 또한 심의회에 상정된 심의안에도 경기도지사 등의 의견을 기재하여 심의에 참고하게 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당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청취 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심의회의 심의 여부

먼저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거친 심의회의 심의는 주택건설촉진법령상 반드시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4인 이내의 위촉위원을 위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의방식도 출석심의가 아닌 서면심의에 의한 것이므로 심의 자체가 부존재하거나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주택건설촉진법(1995. 1. 5. 법률 제49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는 건설부장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건설, 택지수급에 관한 주택종합건설계획(장기계획)을 수립·실시하여야 하고( 제1항 ), 이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심의회를 두되( 제3항 ), 심의회의 위원장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이 되고 부위원장은 건설부장관이 되며 위원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하여 20인 이내로 하며( 제4항 ), 심의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5항 )고 규정하고 있고, 이의 위임에 따라 같은법시행령(1994. 7. 30. 대통령령 제143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은 심의회의 위원은 다음 각호의 자로 한다고 하면서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외한 내무부장관 등 15인의 당연직 위원(따라서 심의회의 당연직 위원은 총 17인이다) 이외에 주택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서 건설부장관의 추천으로 위원장이 위촉한 2인 이내의 위원을 들고 있고( 제10호 ), 이러한 위촉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제6항 ),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 및 여비를 지급할 수 있으며( 제2항 ), 위원장은 회무를 통할하며 심의회의 의장이 되고( 제5항 ), 심의회의 실무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심의회에 실무위원회를 둘 수 있으며( 제7항 ), 위원장 또는 실무위원회 위원장은 심의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관계 기관의 장 또는 관계자를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제9항 )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거친 심의회의 심의 당시 공무원이 아닌 위촉위원이 위촉된 사실이 없고, 심의회의 심의도 서면심의로 이루어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 관계 법령상 심의회의 위원장은 그 구성원으로서 건설부장관이 추천한 2인 이내의 위촉위원을 반드시 위촉하여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따라서 위원장이 위촉위원을 위촉하지 않는 경우에는 심의회는 당연직 위원만으로 구성된다고 보여진다), 가사 심의회의 위원장에게 위촉위원을 위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행정기관 내부의 구성에 관한 문제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위촉위원의 위촉 없이 당연직 위원만으로 구성된 심의회에서 이루어진 심의가 부존재하거나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으며, 또한 위 관계 법령상 심의회의 의결정족수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점, 증인 최광태의 증언에 의하면 부총리급 이상이 위원장으로 있는 각종 위원회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서면심의가 일반적인 관행이며, 이 사건 처분 당시까지 심의회의 심의도 서면심의로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내세우는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상의 규정이 반드시 심의회의 출석심의를 전제로 한 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거친 심의회의 서면심의가 피고 스스로 설정한 가결요건에 미달하여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든 을 제10호증, 갑 제16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14의 각 기재와 증인 최광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심의회 위원장인 경제기획원장관의 결재를 받아 1994. 2. 22.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의 심의안을 심의회 위원인 내무·재무·교육·농림수산·상공자원·보건사회·노동·교통·체신·환경처장관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 대한주택공사 사장, 보조참가인 및 한국주택은행장 등 15인에게 송부하였는데, 그 심의안에는 같은 해 2. 28.까지 심의안에 대한 가부(가부)의견을 제출해 줄 것과 심의위원 2/3 이상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을 하고자 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에 내무부장관과 환경처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심의회 위원들은 인편, 모사전송(FAX), 공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위 심의안에 대한 동의의견을 제출하였는데, 공문 형식으로 의견을 제출한 위원 중 교육부장관(1994. 3. 10. 접수), 상공자원부장관(1994. 3. 9. 접수), 교통부장관(1994. 3. 4. 접수) 및 체신부장관(1994. 3. 2. 접수) 4인만이 심의기한인 1994. 2. 28. 이후에 의견을 제출한 사실(다만 피고는 심의안의 제안자로서 별도로 의견을 제출하지는 않는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이 사건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심의안은 전체 심의위원 17인 중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한 내무부장관과 환경처장관 2인을 제외한 15인이 동의함으로써 전체 심의위원 2/3 이상의 동의로 가결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들은 피고의 의견제출이 없음을 이유로 피고가 심의안에 반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위 심의안의 제안자로서 당연히 이를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또한 원고들은 최종 심의기한 이후에 의견을 제출한 4인의 의견은 부적법한 것이므로 이를 동의의견에 산입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입법취지는 주택정책에 관한 행정 각 부처간의 상호견제를 통한 주택정책의 통일·조정과 주택정책 전반의 평가·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주택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고, 심의회의 '의결'이 아닌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의회의 심의의견은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까지 이를 수렴하면 족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신뢰의 원칙 위배 여부

행정상 법률관계에 있어서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 그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행정청의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9. 10. 선고 93누5741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1993. 4. 1. 미금시장이 시행하는 구리도시계획을 승인함으로써 호평·평내지구에 거주하거나 토지를 소유하는 원고들에게 장차 도시계획 확정으로 행위제한이 해제되어 토지의 매매 등이 가능하여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가, 1994. 3. 10.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또다시 건축행위 등이 제한되어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입게 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도시계획은 건설부장관이 직권 또는 도시계획입안자의 신청에 의하여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하되( 도시계획법 제12조 제1항 ), 그 권한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서울특별시장·직할시장 또는 도지사에게 위임할 수 있으며, 도지사 등은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그 위임받은 권한을 시장·군수 등에게 재위임할 수 있고( 같은 법 제10조 제1항 ), 건설부장관이 도지사 등에게 위임하는 권한에는 도시계획법 제2조 제1호 (가)목 에 규정된 도시계획구역의 결정 및 변경결정과 같은 조 제1항 제1호 (나)목 제2조 의 규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정비·개량에 관한 도시계획의 결정 및 변경결정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같은법시행령 제6조 제1항 제1 , 2호 ), 피고가 1993. 4. 1.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구리도시계획을 승인한 것은 경기도지사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위 지구에 대한 도시계획구역 결정 등에 관한 권한을 다시 미금시장에게 재위임하는 것에 대한 승인에 불과하므로, 피고가 위 도시계획을 승인함으로써 원고들을 비롯한 위 지구 내의 주민들에게 장차 도시계획 확정으로 행위제한이 해제되어 토지의 매매 등이 가능하게 된다는 등의 신뢰를 갖게 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설부장관은 주택건설촉진법 제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택지수급계획이 정하는 바에 따라 택지를 집단적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예정지구로 지정할 수 있고(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1항 ), 택지개발예정지구는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구역과 그 주변지역 중 건설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지역을 가리키므로( 같은 법 제2조 제3호 ), 건설부장관은 도시지역의 시급한 택지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를 집단적으로 개발할 목적으로 도시계획법상의 도시계획구역에 대하여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호평·평내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이 확정된 후 불과 70일만에 다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피고의 1993. 4. 1.자 위 도시계획승인에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볼 것 없이 이유 없다.

(3) 형평의 원칙 위배 여부

갑 제8호증, 갑 제35호증, 갑 제3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경기도 의회 의원인 소외 이용휘는 호평지구에 13필지 토지 4,386㎡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 2,096㎡가 택지개발예정지구에 편입되고 나머지 2,290㎡는 주거밀집지역 또는 터널입구에 위치하여 제척되었고(특히 위 이용휘의 공장은 지구지정 경계선인 대로 밖에 위치하여 제척되었다), 미금시 의회 의장인 소외 우세승은 호평·평내지구에 8필지 토지 6,703㎡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 400㎡만이 택지개발예정지구에 편입되고 나머지 6,303㎡는 기존 아파트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제척되었으며(위 우세승 소유의 공장도 같은 이유로 제척되었다), 미금시 의회 부의장인 소외 여운태는 호평지구에 21필지 토지 15,526㎡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 8,645㎡가 택지개발예정지구에 편입되고 나머지 6,881㎡는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제척된 사실(위 여운태 소유의 공장과 주택 3채도 같은 이유로 제척되었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 이용휘 등의 일부 토지를 택지개발예정기구에서 제척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와 달리 피고가 위 특정인들에 대한 특혜조치로서 택지개발예정지구에서 동인들 소유의 공장 등을 제척시킨 것이라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비례의 원칙 위배 여부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은 건설부장관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시지역의 시급한 택지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를 집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주택정책상의 전문적, 기술적 판단을 기초로하여 그 재량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 없는 한 그 처분을 위법하다 할 수 없고(도시재개발구역지정처분에 관한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누10569 판결 취지 참조), 또한 어떠한 지역의 토지들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의한 구획정리의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의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의 여부는 그 입지조건이나 개발 당시의 사회 경제적 여건, 사업의 목표 등 각각의 특성에 따라 달리 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4)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지구 일대는 1991. 10.경 도시계획구역으로 신규 편입된 지역으로 서울과 근거리에 위치하여 전원주택지로서 개발 잠재력이 높아 장차 서울로부터 대량의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또한 미금시의 주택 부족률(36%)을 감안하면 저렴한 택지 공급이 절실한 실정이며, 1993. 3.경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에서도 주거지역으로 계획하고 있어 토지의 투지적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공영개발을 통한 택지의 확보가 필요하고 정부의 주택 285만 호의 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공급 및 수도권 지역의 무주택 서민의 주택난 해소와 균형적인 도시발전을 위하여 택지개발이 요청된다는 보조참가인의 지정건의를 받고 이를 검토한 결과 도시지역의 시급한 택지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택지를 집단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지므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약 7년 동안 자체 도시계획을 수립·시행해 온 미금시장이나 경기도지사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6개월의 단기간에 보조참가인의 건의를 토대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그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그 밖에 달리 피고가 그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의 목적 즉, 미금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서민의 시급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공영개발을 통한 택지를 집단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토지의 투기적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고 좁은 면적을 균형 있게 활용하여 많은 무주택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쾌적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점 등에 비추어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는 토지구획정리사업 방식에 의한 토지개발보다는 토지의 수용을 통한 택지개발사업 방식에 의한 토지개발이 보다 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며, 또한 호평·평내지구는 택지개발촉진법 제9조 제4항 , 같은법시행령 제8조 제7항 에 의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경우로 규정된 사항 즉,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당시 이미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로 결정 고시된 지역으로서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7조 제1항의 각 호 에 해당하거나, 위 지구의 지가가 토지의 수용을 통한 택지개발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현저히 높은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각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융웅(재판장) 박홍우 최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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